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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희열3 짧지만 반가웠던 감동적인 토크예능

봄에 시작해서 12회라는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여름에 끝이 나버린 토크예능 <대화의 희열3>.

 

이전부터 유명한 게스트를 초대한 토크쇼는 많았지만, 대화의 희열은 조금 편안한 분위기에서 좀 더 대화하는 느낌이라 게스트들의 더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참 좋아했던 프로그램인데, 이렇게 시즌3로 돌아오니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전 시즌에는 다니엘이 빠지고 이승국 유투버가 MC군단에 합류했는데요. 보기보다 생각보다 나이가 많아 조금 놀랐어요. 사실 이 분은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들과 인터뷰를 많이 진행한 것으로 유명하더라구요.

 

시즌3를 통해 알린 새로운 소식은 이전 시즌들을 이야기들이 책으로 엮어 출간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단순히 대화를 넘어서 그 속에 게스트들의 삶의 철학과 가치관이 담겨 있기 때문에 글로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대화의 희열 시즌3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들이 게스트로 출연했는데요. 소설가 황석영, 가수 제시, 소아청소년 정신과 의사 오은영, 축구선수 박지성과 차범근, 가수 양희은, 골프선수 박세리, 패션 디자이너 밀라논나, 배우 성동일, 재심 전문 변호사 박준영까지...

 

방송에서 익숙한 모습과 달리 새로운 그들의 삶을 진솔한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참 애정하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이번 시즌은 생각보다 짧게 끝이 났지만, 언젠가 다시 새로운 시즌으로 반갑게 돌아올 것을 기약하며, 시즌3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들을 한 번 정리해봅니다. 좋은 말은 계속 반복해서 곱씹어 나가야죠.

제시 편

한 작가는 죽을 때까지 100편을 쓰든 1,000편을 쓰든 하나의 메시지를 반복해서 쓰는 사람일 뿐이에요. 형식이 다르고 방식이 다를뿐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추구하고 싶은 이상을 계속 관철시키고 싶어서 계속 예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 김중혁

 

흔히 방송에서 나오는 유쾌하고 오바스러운 이미지의 그녀 모습과는 전혀 다른 진짜 제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던 편이였어요. 제가 알게모르게 방송이미지로 가지고 있었던 선입견이 깨질 수 있었던 대화였는데요.

 

간혹 방송에서 단편적인 그들의 모습을 보고 쉽게 판단해버리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모습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실패와 힘듦이 있었는지 그 과정을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어요.

 

그러고 보면 그냥 나오는 결과는 없는 것 같아요. 많은 삶의 경험들을 통해 점차 당당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그녀가 참 멋있어 보였습니다.

연습해서 만들어진 목소리와 고민해서 만들어진 목소리는 달라요.

 

연습은 기술의 발전이고, 고민은 존재의 성찰같은 거네요.

 

트레이닝을 받은 목소리가 정답을 향해 가는 거고, 표현을 우아하게 하자면 예술은 매력적인 오답을 찾는 작업이에요. 정답은 A.I죠. 튠으로 완벽하게 만들어서 최고의 노래를 만들어내도 우리가 매력을 못 느껴요.

 

하지만 그 매력적인 오답을 자신만의 정답으로 발전시키는 게 아닐까요?

 

- 유희열 & 김중혁

양희은 편

돌아보면 그 모든 일들이 다 고마운데.

참 힘겹고, 내 소관이 아닌 실패.

그건 베풀어주는 거죠.

뜻대로 할 수 없었던 실패 같은 것들 다 고마운 거죠.

난 인생에서 가장 강한 에너지가 결핍이라고 생각해요.

결핍만큼 강한 추진력도 없어요.

- 양희은

 

오랜 인생을 살아옴을 통해 여유와 푸근함이 느껴졌던 진짜 어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편이였습니다. "그러라 그래~" 국민적 유행어가 되어버린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느껴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어요.

박세리 편

해저드에서 빠져나오는 가장 빠른 방법은 해저드로 기꺼이 걸어 들어가는 것임을 박세리는 가장 우아한 방식으로 보여주었다. 골프와 삶을 향한 그의 태도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고, 또 세대를 거듭해 계승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세리 언니가 '리치'한 이유

 

후배들이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선배의 마음

 

내 자신하테 인색하지 말자는 거

왜냐하면 제가 스스로에게 인색하다 보니까

되게 많은 걸 놓치더라구요.

내 자신을 더 잘 알고, 자신을 더 아껴주는 게 가장 큰 것 같아요.

그래야지 다시 시작할 힘도 원동력도 생기는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후배들한텐 항상 자신을 아끼고 덜 인색하라고 꼭 그 말을 항상 해주고 있어요.

-박세리

 

재밌게 보고있는 예능 <노는 언니>를 통해 단순히 돈많고 성공한 골프선수가 아닌 넉넉하고 친근한 리치언니임을 느끼게 해주었던 박세리 선수의 인생을 유쾌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기가막힌 운과 유쾌한 진실 속에서도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꾸준한 노력과 함께 스스로를 아끼는 마음이라는 거.

 

역시 한 분야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성공한 분들의 이야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에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었던 방법을 이야기 하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고 인상깊었습니다. 

밀라논나(장명숙) 편

 

저는 선생님 얘기를 들으면서 죽음을 가까이 느껴본 사람이 깨닫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사실은 우리 근처에 늘 죽음이 있거든요. 인지하지 못할 뿐이지. 예를 들어서 제가 횡단보도를 지나왔는데 제 뒤에 횡당보도에서 제신호를 받지못하고 있던 차가 죽을 수 있거든요. 죽음은 어디에나 있는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뿐 맞닥뜨릴 때만 알 수 있는 거잖아요. 죽음은.

 

그런데 가까이에 있다는 생각을 하면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더 뭔가 해보게 될 것 같아요. 죽음을 인식하는 순간 오히려 바닥을 짚고 올라오는 스프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김중혁

 

나이 드는 게 이런 게 좋더라고요. 조금 이렇게 관조하면서 제 삶을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은 거 있잖아요. 삶이라는 게 그쵸? 아픔도 제 일생에 한 부분이고, 그거로 인해서 제가 얻은 게 많고...

- 밀라논나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멋진 조언을 해주신 밀라논나 편. 늘 도전하고 노력했던 그녀의 삶을 지나 새로운 도전을 이뤄나가시는 모습이 참 멋있는 것 같아요. 정말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편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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