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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지만 짧은 영상에 익숙해져서 진득하게 2~3시간을 보기 어려운 요즘은 영화 추천 영상으로 보고싶은 작품만 추려서 보고 있다. 그런 영상에서 추천을 받아서 보게 된 <스트레인저 월드>. 디즈니 영화인데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의아했는데 아주 폭망했기 때문이란다. 역시. 하지만 의외로 기대없이 보면 꽤 괜찮다는 추천에 덜컥 봐버렸다.
스트레인지 월드 영화소개
영화 <스트레이지 월드>는 2022년 겨울에 개봉된 비교적 최근 영화이다. 디즈니의 61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인데, 어쩌다 이렇게 소리소문없이 묻히게 되었는지. 요새 나오는 것마다 논란에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는 디즈니의 현주소를 보는 듯 하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디즈니니까. 기본 정도의 퀄리티와 재미는 있지 않겠나 싶은 기대가 살짝 들긴 했다.
스트레인지 월드
2022 | 미국 | 102분
장르 : 모험/코미디
감독 : 돈 홀
출연 : 퀴 응우옌, 제이크 질렌할, 루시 리우, 데니스 퀘이드
영화는 가상의 국가인 아발로니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판타지다. 가장 주요 인물과 스토리의 갈등은 부자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는데,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로 주인공이 성소수자인 청소년이다. 아마도 이 부분이 호불호를 크게 갈린 듯한 느낌. 판타지이긴 하지만 기상 이변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현재와도 와 닿는 맥락점이 전혀 없진 않다.
위험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떠난 위험한 탐험
전설적인 탐험가로 불리는 예거 클레이드는 위기에 처한 국가 '아발로니아'를 구하기 위해, 아들 서처와 함께 탐험을 하면서 우연히 전기를 품은 희귀한 식물 '판도'를 발견하게 된다. 이 때 서치는 식물을 가지고 돌아가기로 하고, 아버지는 좀 더 탐험을 하겠다며 떠난 뒤 행방불명되고 만다.
몇 년이 흐른 후 아발로니아는 판도 덕분에 급격한 발전을 이룬 도시가 되고, 외곽 농장에 터전을 잡은 서처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판도를 키우고 판매하며 매우 평화롭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판도들이 서서히 시들기 시작하고, 위기를 감지한 대통령 칼리스토는 서처 가족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과거의 사건으로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용기를 내어 가족과 함께 떠난 서처는 자신의 세계와 다른 신비로운 모습을 간직한 미지의 세계에 들어서게 되고, 그 곳에서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와 재회하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도 잠시 여전히 엉뚱하고 자기멋대로인 아버지와 갈등이 생기고, 안정 추구인 자신과 달리 새로운 것을 꿈꾸는 아들 이든과도 부딪힌다.
부자와 부자의 갈등. 각자 너무 개성이 강한 세 부자는 누구도 본 적 없고, 가본 적 없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세계에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려 노력하는데, 그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진실을 발견하게 되고 큰 위기에 처하게 된다. 과연 그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환상적인 세계와 상반된 지루하고 뻔한 전개
배경은 판타지지만 사실상 가족 이야기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부자간의 틀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이야기라고 보면 되는데, 어찌보면 기후위기로 위기에 처했던 아발로니아가 새로운 세계와 접점을 찾으며 기적처럼 회생하는 과정도 은유적으로 이들 부자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솔직히 이렇게 깊게 해석하지 않아도 스토리의 전개나 설정은 꽤나 뻔하고 익숙하게 보인다. 3대 부자의 갈등의 주요 원인은 서로 다른 성격과 자신이 맞다고 하는 가치관을 자식에게 강요함으로써 생기는 듯 한다. 예거는 서처에게 용감하게 나서기를, 반면 서처는 이든에게 안전하고 편하게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정작 자식은 이를 원치 않는다.
이런 갈등을 안고 더불어 생존까지 함께 해야하는 모험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은연중 속마음을 터놓게 되고 서로를 이해하며 화해에 이르는 과정은 굉장히 정형적인 방식 중 하나라 다소 뻔하게 느껴지긴 했다. 그나마 새로움과 시대적인 부분을 방영하려고 아들에게 동성애자 컨셉을 넣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무난했던 스토리.
그래서 그런지 중간에 새로운 세계에 대해 묘사한 장면들은 꽤 매력적이였지만, 스토리는 충분히 예상이 가능해서 큰 기대가 느껴지진 않았다. 분명 추천할 때도 큰 기대없이 보라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기대를 품은 게 잘못이었던 듯 하다. 정말 가볍게 아무생각없이 봐야 그나마 조금 괜찮구나 싶을 정도.
눈은 즐겁지만 다소 아쉬운 깊이와 설정 (결말 스포O)
그래도 확실히 발전된 아발로니아의 모습을 보는 건 굉장히 눈이 즐거운 일이였는데, 바로 모험을 떠나기 때문에 굉장히 장면이 짧은 게 아쉬웠다. 차라리 아발로니아 세계를 좀 더 깊게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뭔가 퀄리티적으로 아주 단편적으로 쓰인 세계가 조금 아쉬웠다.
신비로운 세계에서 여러 독특한 생명체와의 조우도 굉장히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는데, 이든을 시종일관 따라다니는 퍼덕이가 기억에 남는다. 다단한 슬라임같은 독특한 모양새에 귀여운 모션이 역시나 디즈니스러운 매력이 느껴지게 하는 부분이었다.
뭐 이래저래 스토리는 매우 아쉽긴 해도 애니메이션 명가답게 무난한 퀄리티라 심심할 때 가볍게 보긴 좋다. 다만 갈등을 해결하는 요소라던가 모험극 특유의 극적인 요소가 다소 약해서 카타르시스가 잘 느껴지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굉장히 반전적인 요소로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은 좋은 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요새 디즈니의 행보는 살짝 걱정스럽긴 한데 이 작품에서도 여실히 느껴진다. 다양한 인종과 성향을 내포하려는 시도와 노력은 충분히 괜찮닫고 생각하지만, 그 적당한 선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인어공주>나 <백설공주> 실사화도 그렇고.
그나마 이 작품은 창작인데도 불구 호불호가 갈리는 것을 보면 좀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디 다음 작품에서는 한 차원 더 성숙된 시도와 연출이 담겨있기를. 결론적으로 이 영화의 추천은 중간이다. 디즈니를 좋아하는데 시간이 남아돌아서 가볍게 러닝타임 때우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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