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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꽤 일찍 예고편이 공개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주 짧지만 강렬했던 영상. 짧은 영상 속에서 픽사 특유의 독특한 관점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너무 잘 느껴져서 굉장히 기대를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개봉 후에 꽤 호평이 자자해서 궁금증을 더욱 불러 일으켰던 <엘리멘탈>을 드디어 봤다.
엘리멘탈 소개
개봉한지 꽤 된 작품이라 개봉 당시에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뒤늦게 보고 뒥북처럼 리뷰를 남기게 되었다. 그만큼 시감이 흘러 초반의 호평 일색이던 리뷰를 지나 호불호를 넘어 이제 객관적으로 자리잡은 평점을 지니게 되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호평과 혹평의 리뷰가 모두 공감이 되었다. 기대만큼 좋았지만 딱 그만큼 아쉬움도 남았달까.

엘리멘탈
2023 | 미국 | 109분
장르 :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 가족, 성장
감독 : 피터 손
출연 : 레아 루이스, 마무두 아티
지금은 디즈니에 속하게 된 픽사. 디즈니 애니메이션도 빠짐없이 보는 편이지만 개인적으로 픽사의 감성을 더 좋아한다. 뭔가 주류가 아닌듯한 독특한 주인공 설정과 섬세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감정선이랄까. 물론 과거에 비해 많이 디즈니화된 듯한 느낌이지만 여전히 픽사라는 이름이 남아있는 이유를 알려주는 듯하다.
열정적인 불과 유쾌한 물의 흥미로운 로맨스

이야기는 불, 물, 공기, 흙이라는 총 4개의 원소들이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진행된다. 불 원소인 여주인공 앰버의 부모님은 아주 오래 전 피치 못할 사정으로 본래 살던 파이어랜드를 떠나 엘리멘트 시티 한 구석에서 자리를 잡은 이주민이였다.
낯선 도시에서 간신히 비슷한 사람들과 마을을 이루며 터를 안정적으로 잡고 그 곳에서 앰버도 태어나게 된다. 다른 원소들과 달리 독보적인 특성에 특히 주류 원소인 물과는 상성이 안 맞았던 이들은 이주해온 시티에서 오랜 세월 많은 차별을 받아왔고, 그 때문에 앰버의 아버지 버니는 다른 원소와 섞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하지만 호탕하고 가족적인 면모가 강해서 손님들에게 친절하고 가족들에게 굉장히 다정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버니는 처음에 오랫 동안 운영해온 슈퍼를 딸에게 물려주려고 했지만 딸에게 또 다른 꿈이 있는 것을 알고 너그렇게 이해하고 지지해준다.

그러던 어느 날 앰버는 우연히 시청 조사관으로 조사를 하다가 파이프관을 통해 앰버네로 들어온 유쾌하고 재미있는 물 원소 웨이드를 만나게 된다. 감정을 숨기고 불같은 성격의 앰버는 풍부한 감수성 울보에 유연한 웨이드를 처음엔 불편해하지만 점차 그의 편안하고 따뜻한 매력에 빠져들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와 똑닮은 유쾌하고 포용력 높은 가족들을 만나면서 앰버는 점차 새로운 경험들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알아가는 기회를 맞게 된다. 그러나 웨이드를 못마땅해 하는 버니로 인해 부녀는 큰 갈등을 맞이하는데...
소재는 신선했지만 다소 진부한 스토리

판타지계에서 속성으로 흔히 쓰이는 원소 자체를 캐릭터화했다는 점에서 정말 신박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과연 어떻게 표현했을지 무척이나 궁금하게 만들었다. 막상 영상을 보니 원소들 각각의 설정이라던가 둘이 만났을 때 어떤 화학 작용이 벌어지는지 등이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다만 그런 부분이 생각보다 조금 맛보기 느낌이였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니였는지 외신에서는 초반에 꽤나 평이 안 좋았던 모양이다.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랬던걸까. 이왕 매력적으로 만든 캐릭터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아까웠다. 좀 더 4원소의 특징을 명확히 보여주는 스토리였다면 훨씬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더불어 메인 스토리면에서는 너무 우리에게 익숙한 진행이라 생각보다 많이 실망스러웠고 진부했다. 이미 초반부터 전개가 어떻게 될지 뻔히 보이니까 한숨이 나오는 느낌이랄까. 물론 둘의 관계가 독특한 화학작용으로 드러나는 장면들은 무척 흥미로웠는데, 그에 반해 기본 플롯은 뻔해도 너무 뻔했다. 금수저 남과 흙수저 여의 만나. 거기다 여자쪽 아버지의 반대까지.

이번 애니의 감독이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하는데, 본인의 자전적인 스토리를 담아서 그런지 앰버에게서 K-장녀 느낌이 물씬 난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에서는 크게 흥행하지 못하고 국내에서만 흥행몰이를 한 것 같다. 아마도 우리 정서에 공감이 많이 되서 그런 듯. 그래서 그런지 픽사 치고는 스토리가 엄청 신박한 느낌은 아니여서 그 부분은 살짝 아쉬웠다. 약간 K-신파가 솔솔 가미된 느낌이랄까.
그래도 여전히 기대되는 픽사 애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소라는 신박한 설정과 재밌는 연출 등은 여전히 픽사의 다음 애니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들인 것 같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거기다 흥미롭기까지 한 장면들로 비록 내용은 살짝 익숙하고 진부했지만 어느 정도 커버가 될 만큼 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것 같다.
그냥 뭔가 4원소 설정이 너무 좋았는데 더욱 활용되어 나오면 더 좋겠다는 아쉬운만 남는달까. 그렇다는 건 결국 후속작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인데, 해외에서 흥행이 별로 안 되서 그 부분은 어려울 것 같다. 그냥 이렇게 좋은 소재가 시도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듯.

그래도 나름 재밌게 보았고, 최근에 픽사의 최고 흥행작 중 하나인 <인사이드 아웃2>도 무척 재밌게 보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픽사 이야기도 기대가 안 될 수가 없다. 작품에 따라 흥행이 극단적으로 갈리긴 하지만 픽사 특유의 감성은 여전히 매력적이기에. 과연 다음 번에는 어떤 신박한 소재와 스토리로 돌아올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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