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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 디아더사이드 전 관람후기2

생각보다 전시 구성이 알차고 작품도 방대해서 볼거리가 많아 좋았는데요.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앉을 곳이 충분치 않아서 조금 피곤하더라구요.

 

작품이 워낙 세밀하다보니 오래도록 들여다 봐야하고, 하물여 영상도 많아서 천천히 보고싶었는데, 정작 영상관에는 의자가 없어서 조금 아이러니하더라구요. 결국 다리가 아파서 영상은 보다 말았어요.

 

SuperM 슈퍼엠 호랑이 김정기 라이브드로잉 컬래버레이션

김정기 디아더사이드 전 관람후기1

김건주 4번째 개인전 Portraits of a day

 

관람한 날이 평일이긴 했지만 관람객이 정말 없었는데요. 이미 전시 후반부라 그런건지 아니면 평일 낮이여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진짜 사람이 없더라구요. 제가 처음에 들어갈 때는 전시장에 저 혼자만 있는 기분이였습니다.

 

물론 혼자 자유롭게 독점하듯 볼 수 있다는 것은 편하고 기분 좋은 일이였지만, 이전에 피카소전과 비교해보면, 너무 극심한 차이가 느껴져서 아쉽더라구요.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전시라고 생각되는 데 말이죠. 

 

초기작과 라이브드로잉 섹션 다음으로 여행과 기업 협업 작업 섹션, 그리고 마지막으로 굿즈관으로 이어졌습니다.

 

 여행

김정기 작가는 유년 시절부터 관심 있는 대상들을 머리 속에서 반복적으로 연상하며 그리는 연습을 한 덕분에 현재의 와벽한 테크닉을 구사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후 여행을 시작하면서 작품의 소재나 표현방식도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접했던 영행지를 직접 경험하게 되면서, 그리는 소재의 범위도 넓어지고, 작가의 기억 속의 자료들도 많이 쌓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

작가는 '김정기미술관' 건립을 위해 2달간 말레이시아 페낭에 머무르며 생활했다고 하는데요. 그의 여행지를 그린 작품을 보면 3인칭 시점으로 그려져 현지의 상황과 분위기를 생생히 느낄 수 있어 무척 신기합니다.

 

"인물만 있는 화면에 공간을 함께 그려 넣으면 자연스러움과 생동감 그리고 하나의 이야기가 담긴다.

공간은 시간을 만들고 연속되는 장면은 인물의 삶까지 담게 된다."

 

머무른 명소나 도시들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구성하여,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마치 동영상을 보는 듯한 생생한 화면 구도를 느낄 수 있는데요. 그래서 더욱 생동감 넘치는 도시 풍경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기분이였어요.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하며 그린 일상의 다양한 모습들이 새동감 넘치는 표정과 모션으로 담겨있는데, 그 나라만의 특징과 작가만의 유머가 결합되어 엄청 유쾌한 작품이 많더라구요. 특히 극장 부분은 곳곳에 유머코드가 가득하게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협업

라이브드로잉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듦과 동시에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김정기 작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분야에서 협업을 해오고 있는데요. 생각보다 그 범위가 굉장히 광대하고, 무척 유명한 기업과의 협업이 많아서 정말 놀랐어요.

 

다큐, 영화, 게임, 엔터테이먼트 등에 이르기까지 정말 상반된 분위기의 다양한 작업들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사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섹션이 아니였나 싶어요.

KBS <역사저널 그날>

우리의 역사를 바꾼 결정적인 그날로 돌아가서 당시 역사적 정황을 소개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보는 다큐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에서 2020년 현대사편에 참여했는데요. 

 

그동안 겪어온 격동의 현대사 시대 속에서 물줄기를 바꾼 5.18 광주민주화 운동, 6월 민주 항쟁, 경부 고속도로 건설, 파독 광부와 간호사 등의 가장 결정적인 사건과 상황들을 작가만의 상상력을 거쳐 정교하고 세심하게 묘사하였습니다.

기생충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4관왕을 차지하며 한 획을 그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기념하여 작업한 라이브드로잉입니다.

 

화면 중앙에 기생충 타이틀 글자를 중심으로 봉준호 감독의 전 작품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 <기생충>의 인상적인 장면들 위주로 밀접하게 구성하였는데요.


 

드로잉을 진행하기 전 전 작품을 모두 보고, 시각적인 기억을 더듬어 밑그림없이 한 번에 완성했다고 합니다. 라이브 영상을 보시면, 그 생생함이 이루말할 수 없이 멋지고, 대단한 것 같아요.

 

"인간은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 한다. 나에게는 멈춘다는 것이 곧 죽음을 뜻한다.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생의 증명이라고 생각한다."

기묘한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대표적이고 인기있는 작품인 <기묘한 이야기>가 시즌3를 기념하여 18명의 글로벌 아티스트와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그 첫 번째 주자로 김정기 작가가 선정되었습니다.

 

<기묘한 시리즈>는 1980년를 배경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소년 '윌'과 미국 인디애나주 호킨스 마을의 기묘한 비밀을 쫓는 이야기 인데요. 미스터리하고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생동감 넘치는 전개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유명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유럽에서 시작된 <The Find Art of Fan Art> 캠페인의 연장선인 <아티스트 오브 워크래프트> 시리즈로 한국에서 2명의 아티스트를 선정했는데요. 

 

김정기 작가는 시네마틱 영상만 보고, 게임 속 배경과 댈비 구도를 섬세하고 웅장하게 담아내었습니다. 밑그림 없이 오직 기억과 붓으로 흑백의 명암을 살려 긴장감 있는 대립상황을 정말 현장감 넘치게 그려 감탄을 자아냈죠.

Super M (슈퍼엠) 

SM의 프로젝트 그룹 Super M(슈퍼엠)의 신곡 '호랑이' 뮤지비디오를 콜라보레이션하였는데요. 곡의 '모두에게 숨겨진 내면의 야수성을 끌어내 힘든 일을 극복해내자'라는 의미를 담아 그림에 녹여냈다고 합니다.

드렁큰 타이거

드렁큰 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이자 데뷔 20주년을 기념하여 발매한 정규 10집과 협업한 작품인데요. 타이거 JK를 상징하는 마이크, CD, LP, 호랑이 등을 조합해 리듬감 넘치게 화면을 구성한 것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더불어 한국 힙합 대중화를 이끌고 힙합 장르에서 중요한 역할을 보여주었던 드렁큰 타이거의 개성과 음악 그리고 정체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였는데요.

 

특히 앨범 내지에는 그와 지금까지 함께한 타이거 JK의 아내 윤미래, 아들 조단, 그리고 이번 앨범에 참여한 여러 인물들을 위트있게 작품속에 담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을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담을 것인지 결정하면, 그려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어떤 것을 그려야 전달하고 싶은 바를 더 명확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더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굿즈

이렇게 협업 작품들을 끝으로 전시는 끝이 났는데요. 마지막 보너스 섹션에서는 그의 작업실 모습과 여러 물품들을 볼 수 있고, 더불어 19세 섹션이 작게 마련되어있었습니다.

 

작가가 제작한 제품외에도 여러 영향을 받은 유명한 아티스트의 화집과 애장품도 한 곳에서 볼 수 있어요. 생각보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많아서 조금 놀랍더라구요.

전시장을 나오면 마지막으로 아트숍을 거치게 되는데요. 티셔츠, 컵, 노트, 등 다양한 종류의 아트상품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당기는 것은 없었어요. 

그리고 한 가지 도록인지 아트북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4가지 종류로 되어 있는데, 전시에 일정부분 19세 섹션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런지, 19세 이상만 구입이 가능하더라구요.

 

생각보다 방대한 양의 다양한 작품들이 많아서 무려 2~3시간은 족히 있었네요. 볼거리가 풍부한 전시라 손그림이나 세밀한 디테일 그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방문하실 것을 권장해드려요.

 

제가 간 날이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생각보다 사람도 많지 않아서 굉장히 여유롭게 관람하기 좋더라구요. 전시는 다음달 7월 11일까지라고 하니, 혹시 가실분들은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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