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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 마이아트뮤지엄 전시 관람 후기

일러스트레이터 '맥스 달튼'의 단독전이 4월 16일에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열렸는데요.

 

15일까지 얼리버드 50% 할인티켓을 오픈했는데, 운좋게도 딱 15일에 이 전시를 발견했거든요. 그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전시를 다녀올 수 있었어요. 

 

이번 전시는 90일간 진행되며, 총 220여점의 작품을 선보여 작가의 최대 규모 개인전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총 5가지 섹션으로 나뉘어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어요. 전시 주제가 '영화의 순간들'이기 때문에 주로 유명한 영화 작품들을 모티브한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영화를 소재로 표현한 일러스트 외에도 이번 국내 전시를 위해 커미션 신작으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기생충>과 판타지 대작 <반지의 제왕> 포스터를 선보이며, 추가적으로 미공개 작품, 초안 드로잉 등의 38점도 최초로 공개되었다고 하네요.

평소 그림 전시를 좋아해서 꽤 많이 다녔다고 자부했는데, 마이아트뮤지엄은 처음 가보는 장소였어요. 삼성역은 코엑스 행사로 많이 가봤지만, 근처에 이렇게 아트뮤지엄이 있는줄은 몰랐네요. 

 

뮤지엄은 삼성역 4번 출구에서 나오면 보이는 현대백화점 바로 앞 건물 지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찾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주차의 경우 전시티켓 구매자에 한하여 할인권을 준다고 하네요. 

 

전시에 빠질 수 없는 도슨트는 평일은 4회(11시, 2시, 4시, 6시), 주말은 3회(11시, 2시, 4시)에 진행하는데요.

 

운좋게도 2시에 도착해서 바로 도슨트를 들을 수 있었어요. 설명을 듣고 작품을 보니 더욱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매번 도슨트는 필수가 되었어요.

 

 작가 소개

맥스 달튼은 유대계 오스트리아와 일본 오키나와 혈통의 부모 밑에서 태어나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어린시절이 보낸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20년 동안 대중문화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여 인상적인 작업을 이어온 작가로 <웨스 앤더슨 컬렉션>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더욱 유명해졌는데요.

 

3살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이후 독학으로 그래픽 아트 대부분을 공부했다고 해요. 스페인어, 독일어,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를 배운 다재다능한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음악 대학에 입학했고, 음악의 그의 작품과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이후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주해 예술적 커리어를 이어나갔고, 2004년에는 파리로 옮겨가 정식 화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림 외에도 재즈 기타리스트, 영화 대본 작가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2008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여러 유명 출판사의 일러스트를 그리며 현재까지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1부 우주 & 2부 영화

공상과학 키드로 자라오며 오래전부터 매료되었던 SF영화나 TV시리즈를 오마주한 작품이 전시 시작부터 등장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만한 유명한 작품들부터 아주 오래 전에 만들어진 정석같은 명화까지 한 곳에 모여있는데요.

 

특히 SF작품들의 거대한 계보가 담긴 전시물은 SF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환호할 만큼 엄청나더라구요.

 

SF 장르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서 모든 작품들이 다 눈에 익진 않았는데, 익숙한 전화부스 하나가 눈에 띄더라구요. 바로 영국 유명 TV시리즈 <닥터후>의 타디스였습니다. 보는 순간 어찌나 반갑던지요.

2부 영화섹션으로 넘어가니 더욱 반가운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요. 작가는 지난 반세기 동안 손꼽는 다양한 장르의 명작들을 선택해 여러 번 반복적으로 보며 영감을 받아 내러티브를 구조화하여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작업 구성은 보통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다양한 인물들을 한 장에 나열하듯이 특징을 그려놓은 것과 마치 인형의 집같이 내부도가 들여다보이는 미니어처 방식으로 보통 작품을 만드는 것 같더라구요.

 

각 인물들의 특징을 간결하게 잘 담아내, 작품을 봤던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알 정도인데요. 또 한 가지의 특징은 그려진 인물들이 꽤 많이 눈을 감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 차이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인 것 같아요.

아름다운 프랑스 풍경을 담은 영화 <아멜리에>를 오마주한 작품인데요. 영화가 일어나는 배경들은 한 곳에 압출해서 담아 각 방들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동시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상황들을 주시하게 되는데요. 

추가적으로 공개된 스케치 작업본을 보면서 어디가 비슷하고 다른지 비교해보는 것도 나름 재밌더라구요.

작가는 일러스트에 그치지 않고, 유명한 작품들을 퍼즐이나 트럼프 카드로 만든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지금으로 치면 굿즈같은 거라고 볼 수 있죠.

 

<반지의 제왕>퍼즐같은 경우는 아트샵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요. 가격이 후덜덜하여 그냥 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작품명 '러브 스토리'는 다수의 로맨스 영화속 커플들은 한 자리에 배친해 놓은 작품인데요. 좋아하는 캐릭터 커플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자세히 보면 디테일한 센스를 살펴볼 수 있는데요.

 

<사랑의 영혼>에서 샘은 유령이기에 몸 주변이 빛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카사블랑카>의 인물들은 흑백영화답게 색감이 흑백으로 묘사된 것을 알 수 있어요.

 

 웨스 앤더슨 컬렉션

맥스 달튼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대표적인 작품은 바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들을 일러스트로 그린 덕분인데요.

 

웨스 앤더슨 감독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영화들 1편

웨스 앤더슨 감독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영화들 2편

 

국내에서도 확고한 매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미장센의 대가 웨스 앤더슨의 작품과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맥스 달튼의 색감이 더해진 일러스트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불렀는데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전 작품을 아우르는 컬렉션이 담긴 아트북과 <부다페스트 호텔>을 중점으로 한 아트북에 삽화가로 참여하였고, 이 책은 아마존과 뉴욕타임즈에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큰 호평과 관심을 받았습니다.

웨스 앤더슨과 맥스 달튼 모두 경험하지 못했던 시대와 장소를 현실과 환상을 절묘히 섞어 묘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을 주로 하는 공통적인 취향 덕분에 이렇게 많은 작업을 함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웨스 앤더슨 작품을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지만, 특히 <그랜드 부다패스트 호텔>은 너무 아름다워서 이야기보다도 이미지적인 미장센이 계쏙적으로 기억에 남는 작품인데요. 전시장 한 부분을 아예 부다페스트 호텔 코너로 아름답게 꾸며서 너무 예쁘더라구요. 

작품을 그리기 전 스케치본을 보면 생각보다 대략적인 구성을 볼 수 있는데요. 대충그린 것 같아도 완성본과 별 차이 없는 꼼꼼한 구성력을 볼 수 있어요. 

그 외에도 다양한 스케치와 드로잉을 조금이라도 볼수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어요. 

계속 이어지는 웨스 앤더슨 작품들이 하나둘씩 펼쳐지는데요. 한 공간의 단면도에서 영화의 여러 에피소드들을 함께 볼 수 있는 것이 정말 흥미롭더라구요. 영화를 재밌게 봤던 분들이라면 더욱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영화 <스티브지소와의 해저여행>을 모티브한 그림은 작가가 개인적으로 아끼는 그림이라고 하는데요. 어린 시절 배의 단면도가 그려진 그림책을 보고 반해서 이러한 현식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위에는 <다즐링 주식회사>와 아래는 <판타스틱 Mr.폭스>라는 영화인데요. 다즐링은 실사영화이며, 판타스틱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둘 다 인물이며 배경들이 독특해서 재밌게 본 기억이 나네요.

단면도를 바라보고 있으면 수많은 인물들이 같은 공간에 있지만,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진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작가의 의도로 쳐다보는 방향이나 여러가진 숨겨진 장치들이 많아서 은근히 꼼꼼하게 보게되더라구요. 숨겨진 것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서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캐릭터들은 다들 너무 독특해서 한 곳에 나열해놓아도 누가 누구인지 쉽게 분별이 가능하더라구요. 그리고 특징적인 부분을 맥스 달튼이 너무 잘 잡아놔서 표정이나 디테일을 자세히 보면 굉장히 웃기기도 하더라구요.

 

단순히 잘 그리는 것만 아니라 특징을 잘 잡아내는 것도 일러스트레이터의 또 다른 능력임을 새삼 느껴지는 작품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직 국내에 개봉하지 않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의 일러스트도 추가로 공개되었는데요. 아직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행동과 표정만으로도 대략적으로 어떤 느낌의 영화일지 살짝 맛보기 할 수 있었습니다.

 

 추가 공개 작품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히 작가가 추가적으로 그림 작품이 함께 공개되었는데요. 가장 반가웠던 작품은 바로 최근 세계적인 수상과 더불어 화제를 일으킨 <기생충>을 모티브로 한 그림이였어요.

영화 속 인물들과 사건들을 한 번에 볼 수 있으며, 옆쪽에는 작가가 드로잉하는 과정이 담긴 영상을 태블릿을 볼 수 있는데요. 생각보다 너무 순식간에 채색을 해나가서 너무 놀랍더라구요. 

 

특히 몇 가지 영화적 장치를 넣어놓은 것이 보이는데요. 곧 무슨 일이 터질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안개 낀 하늘이라던가, 옆에 영어로 적은 기생충의 글자를 모스부호로 표현한 것 등 다양한 숨겨진 장치들을 보는 재미도 가득합니다.

그 외에도 작업한 그림책과 음악을 사랑하는 작가의 애정이 담긴 LP판 커버와 세계적인 음악가들을 나열한 일러스트까지 추가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재밌는 작품은 마지막쯤에 등장하는데요. 우리가 익히 않는 작가들의 작업실을 그린 8종의 작품으로, 작가의 성격과 작품과 어울리는 다양한 작업실 풍경이 재치있게 담겨있어요.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던 시리즈였습니다.

 

 최종 후기

처음 가본 장소였지만, 전시구성이 괜찮더라구요. 간혹 전시구성이 복잡하거나 비효율적이여서 관람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곳이 꽤 있는데, 그럴 때는 몰입에 방해가 되더라구요. 

 

아쉬운 것은 작가가 디지털작업을 하기 때문에 원하가 따로 없고 프린팅 이미지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점인데요.

 

사실 작가의 작품들이 온라인에서도 다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전시를 올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전시장에서 한꺼번에 작가의 작품들을 감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전시 프린티 자체가 특수인쇄를 하기 때문에 일반 인쇄물보다 컬러감에서 차이가 크고, 워낙 작품이 커서 세밀한 디테일을 살펴보기 더없이 좋더라구요.

 

그리고 전시 곳곳 포토존을 아름답게 꾸며나서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도 무척 많았습니다. 아 무엇보다 이번 전시가 좋았던 점은 사진찍기가 가능하다는 점이죠.

전시장을 나가긴 전 해본 사다리타기인데요. 저는 어드벤쳐 판타지 장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왔네요. 장르물은 좋아하는 저에게는 잘 어울리는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전시가 끝나면 당연히 아트숍을 둘러봐주어야겠죠. 한정판 포스터부터 다양한 프린팅된 이미지를 볼 수 있었는데요.

 

가격이 무척 후덜덜하다보니 그저 구경에 그쳐야만 했네요. 역시 가난한 문화인은 엽서로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밖에요. 하지만 굳이 사지 않아도 구경하는 것도 재밌더라구요.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특히 웨스 앤더슨 감독의 팬이시라면 이 전시 추천드립니다. 오랫만에 구성도 알차고 꽤 볼만한 전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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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은 매주 마지막 주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능하다고 하니, 보고싶은신 분들은 7월 11일 전까지 가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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