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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골랩소디 요즘 즐겨보는 보컬경연프로그램
공중파, 케이블 할 것 없이 오디션이나 보컬경연 등 다양한 음악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많은데요. 처음에는 재미있게 보다가도, 시즌을 거듭할수록 비슷한 형식에 질려버리곤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새로운 컨셉을 가진 보컬프로그램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호기심에 1화를 보다가 어느새 열광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이번에 새롭게 빠진 프로그램은 E채널이라는 생소한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한 <탑골랩소디>라는 보컬경연프로그램인데요. 처음에는 정말 호기심에 보기 시작했는데, 단숨에 빠져 매회 애청하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인데요. 여타 다른 프로그램에서 외국인이 멋지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낮설진 않지만, 이 프로그램이 매력이 있던 접은, 제목에 탑골이 들어갔듯이, 최근 유행하는 아이돌 노래가 아닌 옛날노래를 포함한 한국가요를 선택해서 부른다는 점입니다. 사실 외국에는 K-POP이라고 하면 아이돌 노래만 많이 알려져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웠거든요. 아이돌 노래도 물론 좋은 음악이 많지만, 가요, 트로트, 인디 등 다양한 장르에 좋은 곡들도 너무 많기 때문에, 아름다운 곡들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 취지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관점 포인트는 1절은 한국어 버전으로, 2절은 본인이 직접 번안한 자국어 버전으 부른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었는데요. 아무리 음악은 세계공용어이고 느낄 수 있다지만, 가사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듣는 것만큼 음악을 와닿게 듣는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해외버전으로 불리는 가요의 신선함과 더불어 의외로 어울리는 언어를 알게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이 매력적이였던 부분은, 외국인 참가자들 대부분이 정말 실력파가 많아서 경쟁구도가 굉장히 쟁쟁했고, 무대 퀄리티도 생각보다 높아서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만 심사위원이 구성이나 평가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어요. 이런 부분은 좀 더 개선되면 좋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경연무대
라라 베니또 (스페인)
예쁜 외모만큼이나 섬세하고 감성적인 가창을 선보인 스페인에서 온 라라 베니또. 1대 가왕이 되어 가왕전에 진출했는데요. 경연곡으로는 영화 '여자정혜'의 OST인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불렀는데요. 워낙 유명하고 가수 본인조차 부르기 힘든 곡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나름 ㅈ라 소화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애절한 노래에 에스파냐어가 정말 잘 어울리더라구요.
아비가일 (파라과이)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아비가일 맞나요? 능숙한 한국말로 과거 예능 '미녀들의 수다'와 수많은 리포터로 활약하면서, 정말 친숙한 분인데요. 경연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놀랐는데요. 생각보다 노래를 엄청 잘 불러서 더 놀랬던 것 같아요. 노래 부르기 전에는 한국인도 부르기 힘든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곡을 선곡해서 우려가 많았는데, 아비가일만의 발랄함과 리듬감으로 전혀 어색함 없이 잘 소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이 곡에 에스파냐어가 이렇게 찰떡일줄은 정말 놀라웠어요. 에스파냐어로 새로 발매해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을 정도네요.
마테우스 (브라질)
여러 나라에서 음악을 공부하며, 한국에서도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음악학도 브라질의 마테우스. 전문가 포스를 뿜뿜 뽐내며 고른 곡은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를 선곡했는데요. 파워풀한 가창력을 보이는 여러 출연자 속에서, 오히려 섬세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깔끔하게 불러서 더욱 기억에 남아요. 음악을 오랫동안 공부한 내공이 돋보이는 무대였는데요. 개인적으로 파워풀한 노래보다는 계속 무한반복하고 싶은 노래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분명 경연에서 이런 곡이 우승이 안될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떨어져서 매우 아쉽더라구요.
아넬 노논 (미국)
본인만의 강렬한 소울이 느껴지는 미국에서 온 아넬 노논. 듣자마자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가슴이 찡해지는 대표적인 곡인 '거위의 꿈'을 아주 멋지게 불렀어요. 처음 등장할 때부터 강렬한 포스로 눈길을 사로잡았는데요. 노래를 듣는 순간 굉장히 감동적이더라구요. 결국 가왕이 되었는데요. 가왕전에 나올 때 개인적으로 이 곡을 불렀던 아넬 노논을 생각하며 매우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가왕전 곡은 약간의 실수와 함께 조금 아쉬운 무대로 끝이 났네요.
제이 마리 (미국)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등장했던 제이 마리. 목소리가 너무 예뻐서 듣는 순간 너무 좋더라구요. 이미 한국에서 틈틈히 무대에서 활동하시는 분이더라구요.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앞으로도 한국에서 많이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메간 아드리아노 (필리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파워풀한 가창력의 나라로 불리게 된 필리핀. 왜냐하면 나오는 참가자마자 엄청난 가창력을 선보였거든요. 그것도 마치 이선희같은 파워풀이랄까. 하지만 시원스러운 가창력에 비해 약간 섬세한 감성적인 부분은 보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는데요. 또 다른 필리핀 참가자인 '메간 아드리아노'는 달랐습니다. 청아하고 예쁜 목소리로 서정적인 곡을 선택했는데요. 너무 아름답게 불러서 개인적으로 필린피에서 온 참가자 중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듣기 힘든 필리핀의 언어인 따갈로그어로 듣는 노래는 생각보다 신기하고 듣기 좋았습니다.
미카엘라 (파라과이)
어쩜 저렇게 작은 체구로도 파워풀한 에너지를 내보일 수 있는지, 멋진 춤과 함께 시원스럽고 예쁜 목소리를 노래를 불른 파라과이에서 온 미카엘라인데요. 정말 옛날에 보아가 데뷔했을 때 모습을 보는 듯한 밝은 에너지의 소녀같은 모습이었어요. 다시 봐도 격렬한 춤동작을 하면서도 노래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지 정말 신기하네요.
카메론 리 워드 (미국)
트로트 버전 특집방송을 했을 때, 다양한 외국 참가자들이 트로트를 멋지게 불렀는데요. 아무래도 트로트라는 장르가 굉장히 한국적이고, 기교가 어려워 친숙한 장르임에도 잘 부르지 못하는데요. 특히 가끔 타프로에서 외국인들이 트로트를 부르면 특유의 어색함이 더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잘 못 보겠더라구요. 그러데 개인적으로 이번 참가자들이 다들 잘 소화했지만, 특히 카메론 리 워드 참가자는 생각보다 너무 잘 소화해서 놀랐어요. 그리고 더 놀란 점은 번안한 영어버전이 너무 잘 어울렸다는 것이죠. 이제 트로트도 세계로 가나요..?!!
조이 블랭크 (미국)
이 경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참가자가 있다면 바로 이분. 미국에서 온 조이 블랭크입니다. 처음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어요. 본인만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등장했는데요. 미국의 전통노래인 컨트리 장르를 주로 하는데요. 다소 밋밋하고 단조롭고 시골느낌 가득하다 생각했던 컨트리라는 장르를 조이 블랭크 덕분에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마치 선율을 가지고 요리하고 노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자신만의 색으로 2곡을 아름답게 표현했는데요. 계속 듣고 싶을 만큼 너무 좋았어요. 아쉽게도 쟁쟁한 참가자들로 인해 가왕이 되지 못했지만, 마지막 가왕전에 다시 한 번 그녀의 곡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았습니다. 미국에서 음악을 같이 했던 친구들이 음악을 떠나게 되어, 음악을 계속 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는 그녀. 앞으로도 멋진 노래 국내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덕분에 정말 팬이되었습니다.
룰리아 에스떼브 (프랑스)
한국의 실용음악과 대학생인 프랑스에서 온 참가자. 룰리아 에스떼브. 그녀만의 독특한 음색과 개성적인 무대매너와 뛰어난 음악적 표현으로 예상치 못한 선곡과 더불어 훌륭하게 본인만의 색깔로 표현한 덕분에 가왕에 이어 두 번째 가왕전에서 우승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만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보이스가 자꾸 듣게 만드는데요. 앞으로도 많은 활약이 기대가 됩니다.
그러나.. 두 번째 가왕전을 재미있게 보던 중, 마지막에 믿기지 않는 자막이 뜨더라구요.
그동안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익숙한 문구말이죠. 이제 겨우 2달 했는데 말이죠.
믿기지 않아 검색을 해보니, 종영이 맞더군요... 매회 아껴가며 시청했는데, 결국 안타깝게도 10부작을 끝으로 아쉽게 끝이 나버렸습니다. 가왕전은 겨우 2번 밖에 진행을 못했는데 말이죠. 국내에 잘 부르는 외국인 참가자가 더 이상 없었던걸까요? 아니면 케이블채널이라 더이상 이끌어 가기가 어려웠던 건지, 그것도 아니면 원래 10부작을 기획으로 시작했던 것인지 알 수는 없네요. 결국, 중국의 찐룬지와 프랑스의 룰리아 에스떼브라는 훌륭한 2명의 가왕을 끝으로 프로그램은 화려한 막을 갑작스럽게 내려버렸습니다. 2명의 우승자는 음원 발매의 기회가 주어지게 되는데요. 프로그램이 종영 후, 음원을 바로 들을 수 있더라구요.
유튜브 영사을 통해 우연히 빠져든 저처럼, 생각보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알음알음 소문이 나서 얼마든지 인기를 끌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너무 아쉬워요. 무엇보다 기존에 보기 힘든 색다른 방식의 경연이여서 정말 신선했는데 말이죠. 부디 재정비해서 시즌2로 다시 돌아와주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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