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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본태박물관 2편 - 쿠사마 야요이, 제임스 터렐과 야외풍경

제 1,2전시관을 다 보고 다음 전시관을 가려면 다른 건물로 이동해야 하는데요. 바로 옆 건물에 제 3 -5전시관이 별도로 있더라구요. 

 

제주도 본태박물관 - 알찬 전시와 아름다운 건축물의 조화

 

혹여나 놓치고 갈 일은 없겠지만, 건물이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헷갈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른 전시관보다도 제 3전시관은 꼭 보고 가야됩니다. 바로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제 3전시관 : 쿠사마 야요이

처음에 들어갔던 입구로 다시 나와서, 자그맣게 표시된 제 3-5 전시관 이동표시에 따라 왼쪽으로 이동하면 되는데요.

이곳에서는 장애인용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을 넘어 가면~

이렇게 큰 건물이 새롭게 보입니다. 입구에서부터 쿠사마 야요이를 알리는 그림이 걸려져 있네요. 안타깝게도 건물쪽 벽은 색이 바래져 버렸더라구요. 똑같이 선명했다면 참 이뻤을텐데 아쉽...😫

 

쿠사마 야요이는 1929년 나가노 마추모토 출생의 일본 현대미술 거장인데요. 어리시절부터 시달렸던 환각증세를 치유하기 위해 예술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머릿속에 가득 차 있던 환각상태의 이미지를 쏟아낸 그녀의 독특한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얻었다고 해요. 그녀가 자주 사용하는 물방울 무늬의 경우 무한 반복되고 증식, 확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 같은 이미지는 그녀가 인간 존재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삶의 영원성을 표현하는 거라고 하네요.

제 3전시관 관람 시 안내사항이 별도로 있더라구요. 이 곳에는 심플하게 딱 2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먼저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 잡는 <호박>이라는 작품을 볼 수 있구요. 이 작품은 작가의 대표적인 모티브로 그녀의 작품세계를 압축하고 있는 형태라고 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창고에 항상 가득차 있던 지역 농산물인 호박을 보면서 불규칙하고 동글납작한 형태에 특별한 애척을 갖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거기에 그녀의 반복되어 사용하는 점을 통해 독창적인 호박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그 다음 작품으로는 <무한 거울 방 - 영혼의 광채>이라는 작품인데요. 일행 별 입장이 가능하고(최대 6인), 관람시간 2분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그 전에 도착하는 순서대로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앉아 <호박>이라는 작품 앞에 놓인 대기석에 앉아 있어야 합니다. 

 

제가 갔을 때도 앞에 몇 팀이 있었지만, 2분씩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에 다행히 금방 볼 수 있었는데요. 내부가 굉장히 협소하기 때문에 금방 뒷사람들로 차더라구요.😅

 

주말이나 공휴일같은 날은 굉장히 대기시간이 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드디어 제 차례가 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문이 닫히고 2분의 시간이 오롯이 주어지는데요.

 

앞에 어느 정도 걸어갈 수 있는 바닥이 있고 그 주변은 물과 더불어 사방이 거울로 뒤덮여 있고, 곳곳에 쿠사마 야요이의 상징이 동그라미 조명이 가득했습니다.

 

시시각각 조명색이 바뀌면서 사방에 내가 무수히 반복되어 벽과 바닥 그리고 천장까지 비추는데, 정말 우주에 떠 있는 듯한 기묘한 신비로움이 느껴지더라구요. 한마디로 환상적인 2분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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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너무 짧은 2분이였지만, 그만큼 그날 전시 중에 가장 인상깊은 순간이 아니였나 싶은데요. 다행히도 재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니, 혹여 아쉬운 분들은 한 번 더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사진 촬영이 가능해서 정말 엄청 셔텨를 눌렀는데요. 개인적으로 동영상으로 남기시는 걸 추천드려 봅니다. 조명색이 바뀌는 것이 참 이뻐요.😆


제 4전시관 : 상여와 꼭두 그리고 불교

제 3전시관을 나와 옆으로 이동하면 바로 제 4전시관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오는데요.

지하로 내려가는 형태인데, 양쪽 전시관으로 나뉘어져 있더라구요.

먼저 <피안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상여와 관련된 전시품들이 모여 있더라구요. 사실 과거 우리 선조들에겐 죽음이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가게 해주는 마지막 행차를 도와주는 역할이 바로 상여인데요. 

 

신분 사회였던 조선시대에 유일하게 신분에 따른 차등을 두지 않는 경우는 바로 죽음이였다고 합니다.😌

 

신분에 따른 상여의 모양은 각양각색이였지만, 그 위에 태워 보내는 망자는 상주에게 가장 고귀한 조재로서 모두가 함께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보내주려는 사람들의 진솔한 미덕의 문화가 있었다고 해요.

안쪽에는 따로 큰 상여가 전시되어 있는데요. 이것은 경상남도 충무지방에서 사용되었던 것으로 남해지역의 상례문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합니다. 

상여의 장식물 중 하나인 꼭두의 경우 지역 사람들이 봤던 가장 화려했던 관원들의 행차를 흉내내기도 하고, 실제 있었던 악공과 광대들을 꼭두로 만들어 장식했다고 하는데요.

 

악공과 광대 꼭두는 타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남해 상여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하네요. 생각보다 상여에 꾸며진 디테일이 섬세하고 너무 아름다웠어요.🥰

실제 가마를 본 따 만든듯한 귀여운 미니 가마모양의 장식물도 있었어요.

상여에 쓰였던 다양한 장식물들이 가득했는데요.

종류도 다양했지만, 모양도 독특하고 색감도 화려해서, 정말 망자를 위한 옛선조들의 진심이 엄청 깊엇구나 싶더라구요.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바로 꼭두. 꼭두는 예전에 평창올림픽 폐회식 때 인상깊게 본 기억이 나더라구요.


 

당시 '기억의 여정'이란 제목의 공연으로 거북과 꼭두들이 등장하면서 세상을 떠난 올림픽 선수들을 추모했었는데요. 당시 봤을 때 정말 한국적이면서도 뭔가 괜시리 찡한 느낌이 드는 공연이였습니다.😥

꼭두는 상여의 대표적인 장식물로써 인물꼭두와 동물꼭두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인물꼭두는 망자의 가는 길에 동반자로서 안내인, 수호자, 시종, 광대 등의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해요. 

물구나무서기하는 꼭두가 가장 인상적이였음.

그리고 동물꼭두의 경우는 갖가지 성서로운 의미들을 지닌 용, 봉황, 거북이, 학 등을 주로 만들었고, 아름다움의 상징으로는 연꽃, 모란, 소나무 등의 꽃과 나무도 장식에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신분과 성스러운 것들로 채워진 꼭두는 유가족에겐 위로와 더불어 망자에게는 신분에 상관없이 마지막 가는 길 왕과 왕비처럼 호사를 누렸으면 하는 기원이 담겨있다고 합니다.(뜻을 듣고 나니 더 슬픔😭)

상여 전시관을 다 보고 옆 전시관으로 이동했는데요. 북교관련 유물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굉장히 작고 몇 개의 유물밖에 없어서 빠르게 보고 나왔습니다. 

 

전시물이 많지 않기도 하고, 주제가 워낙 상여나 불교같은 것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관람객이 많이 없었던 제 4전시관이였어요.

제 4전시관을 나오자마자 아까 나가고 싶었던 정원이 또 보입니다. 못 들어가는데 자꾸 들어가고싶게 유혹하네요. 진짜 저 멀리 벽 그림 자세히 보고싶은데 말이죠.😫

이제 마지막 제 5전시관으로 이동합니다.


제 5전시관 : 제임스 터렐

제 5전시관은 같은 건물이지만 입구가 달라요. 제 4전시관에서 나와서 기억자로 꺽어가면 바로 입구가 나오는데요. 이곳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오직 눈과 오감으로 감상해야 합니다.😁

 

내부의 전시된 작품은 불교와 유교 미술작품인데요. 굉장히 섬세한 작품도 많았고, 여러 옛 유명한 선조들의 필체도 볼 수 있었지만, 사실 둘 다 그리 관심 주제가 아니라서 그런지 술렁 술렁 보게되더라구요.

 

하지만 내부공간은 꽤 커서 사람들도 꽤 많았고, 작품수도 많아서 볼거리는 충분했던 것 같아요. 아마도 불교문화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더욱 재밌게 보지 않으실까 싶네요.😉

그래도 제 5전시관에서 유일하게 사진이 허락된 공간이 있었는데요. 바로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였어요. 제임스 터렐은 빛과 공간의 예술가로 불리며, 어린 시절 파일럿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많은 비행 경험을 갖게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퀘이커 교리를 통해 빛과 공간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이후 대학에서 전공한 지각심리학 분야의 지식을 더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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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미 원주의 뮤지엄 산에서 그의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요. 놀랍게도 이 건물 또한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자연과 명상적인 느낌이 가득한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자연친화적인 안도 타다오의 건축과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뮤지엄 산은 정말 그 자체가 작품이라고 할 정도로 멋지고 전시도 한 번쯤 보면 좋을 아주 이색적인데요.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 번 가보시길 추천드려봅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이렇게 파란 빛을 쪼는 공간이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사실 뜻을 모르고 본다면 다소 난해할 수 있어요. 작품명인 Orca는 '범고래'를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작품을 보는 방법은 파란 사각형 중심의 빈 곳을 응시하고, 멀리서, 가까이서, 옆에서 다양하게 이동해보면서 파란 빛이 만든 사각형의 입체감과 공간감을 느껴봅니다.

 

그 후 범고래가 헤엄치는 바다를 상상해라고...되어 있는데, 사실 온전히 느껴지진 않았어요.😅 다만 방 가득 묘한 파란빛이 은은하게 비추는 걸 자꾸 바라보는 살짝 시각적 착시가 느껴지긴 하더라구요.

이렇게 모든 전시관을 다 관람하고 마지막으로 제 5전시관 입구 옆에 있던 계단으로 올라가 봅니다. 

올라가니 넓은 옥상이 펼쳐져있었는데요. 정말 사람은 한 명도 없더라구요.(살짝 휑했음.😅)

휑하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사진스팟도 꾸며져 있었는데요.

이건 도대체 무얼 의미하는 전시물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신호등같기도 하고 당구공 같기도 했음.😜

이 건물 옥상이 가장 높은 건지 아까 다른 건물에서 봤을 때보다 더 멀리 풍경들이 보여서 좋았어요. 저렇게 이름 모를 오름들도 보이고~

조금이지만 바다도 보입니다.(우왕 신기😆)


아트샵 그 외

전시를 보고나니 거의 2~3시간을 훌쩍 지났더라구요. 다시 아까 티켓 샀던 입구로 돌아와서 마지막으로 굿즈들을 구경합니다. 조각보 만들기 키트도 있고, 다양한 전통문화 관련된 굿즈들이 많더라구요.

더불어 도록도 있었습니다.

다 보고 나서 아쉬운 마음에 정원 좀 더 구경했어요. 

못 들어가는 곳이 안타깝게도 많았지만, 진짜 곳곳이 정말 아기자기 이쁘게 잘 꾸며졌더라구요.

심지어 미니 첨성대로 있었습니다.😁

특히 쉬어가기 너무 좋았던 카페 야외 테이블. 연못 바라보며 커피 한 잔 하면 너무 좋을 것 같더라구요.(다음번에는 꼭 카페에서 쉬어가리...😋)

연못 옆에서 굉장히 화려한 야외 전시물이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전시물은 박물관 처음 들어올 때부터 보였던 바로 사람 모양의 철제구조물과 쿠사마 야요이를 연상시키는 원형풍선이였어요.

사람모형이 꽤 커서 저기 안에 쏙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물론 들어가진 않았어요.😉)

나가는 도중 우연히 발견한 체험관. 놓칠 수 없죠. 호기심에 못 이겨 또 들어가봅니다.

아까 갔던 아트샵 바로 아래에 쏙- 숨어있더라구요.

안으로 들어가니 직접 한지로 체험해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 나왔는데요. 안내하는 직원분들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리저리 둘러봤어요. 

 

다양한 색한지와 풀, 가위, 실들이 있어서 저렇게 매다는 모빌을 만들거나 벽에 이쁘게 조각보처럼 붙여볼 수 있습니다.

'본태'란 본연의 모습이라는 뜻으로 인류의 무화적 소산에 담겨진 본래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기 위해 2012년 제주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설립자가 30년간 애정으로 수집한 한국 공예 소장품과 더불어 여러 현대 미술품을 함께 아름다운 경치와 건축물 속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딱 봐도 설립자나 건축가가 이 건물을 만들고 꾸미는데 힘쓴 애정이 뚝뚝 느껴지거든요. 건물과 주변경관 자체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생각보다 전시물이 더욱 알차서 오랜만에 정말 여유롭고 충만한 관람을 했다는 뿌뜻함이 들었습니다.🤗

 

당연 전시라는 것은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혹여 제주를 방문하신다면 한 번쯤 본태박물관을 방문해보시라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제주도 뚜벅이 보름살기 13일차 (방주교회, 본태뮤지엄, 포도뮤지엄 버스타고 걸어가기)

 

굳이 전시물을 꼼꼼히 보지 않아도 그저 자연속에서만 쉬어만 가도 충분히 좋을만한 장소였습니다.

 

전시를 너무 꼼꼼히 본 터라 당분간은 방문할 일이 없을 것 같지만, 만약 또 방문하게 된다면 그땐 좀 더 여유를 두고 한가롭게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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