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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이 드디어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왔는데요. 굉장히 역사와 전통이 있는 행사라 매년 이 원화전을 볼 수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행사가 취소되면서 3년 만에 오프라인 전시를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전시라 설렘을 안고 전시가 끝나기 전에 서둘러 다녀왔습니다.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소개

전시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올해 4월 13일부터 6월 25일까지 열렸는데요. 전시가 열리기 전 관련 소식을 듣자마자 너무 기대했던 전시라 서둘러 얼리버드를 끊어놓았음에도 불구 3달간의 전시가 기간이 후딱 지나가버리더라구요.

 

정말 느즈막에 겨우 다녀왔습니다. 전시를 좋아해서 자주 가는 예술의 전당이지만 매번 너무 멀고 접근성이 별로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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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도 예술의 전당에서 열였는데요. 항상 위층 전시관에 열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1층에 진행하고 있어서 손쉽게 전시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 입구 옆에는 국내 출판사 몇 곳의 다양한 그림책들이 진열되어 있어서 손쉽게 꺼내 볼 수 있었는데요. 1층 티켓부스 바로 옆이다 보니까 접근성이 매우 좋긴 했지만, 다소 로비층의 산만함에 조금 정신이 없다고 느껴지긴 하더라구요.

 

 

티켓 가격 및 주차요금

티켓은 만 19세 이상 성인 15,000원, 만 13세 이상 청소년 12,000원, 어린이 10,000원이였는데요. 일반 회화 전시에 비해 조금 더 저렴한 편이였어요. 현장에서는 3,000원의 오디오 가이드도 구매가 가능했는데요. 벽에 있는 내용을 그냥 읽자 싶어서 따로 구매하진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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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는 평일의 경우 3시간에 4천원이였는데요. 초과시 10분당 1천원이였습니다. 주말 및 공휴일의 경우에는 3시간에 6천원이였고, 초과시 10분당 1,500원이였는데요. 아무래도 평일과 주말의 요금 차이가 있네요. 주차를 하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기본 시간이 넉넉했고 아주 비싸다고 느껴지진 않았는데요. 뭔가 초과시 금액이 조금 비싸다고 느껴지네요.

 

 

전시 티켓과 전시장에서 모을 수 있는 종이카드

티켓을 끊고 안내 브로슈어와 함께 전시장으로 들어갑니다. 티켓 사이에 '님보'라는 토끼 캐릭터가 그려진 작은 종이 한 장도 챙겼는데요. 바로 이번 볼로냐 아동 도서전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로 손꼽힌 솔린 세쿠르의 작품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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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곳곳에 이런 종이가 몇 개 있는데요. 다 다른 캐릭터가 그려져 있기 때문에 모으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맘같아서는 해당 캐릭터 전체를 다 모으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3장인가밖에 없더라구요. 아마도 못 찾았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볼로냐 아동 도서전이란

볼로냐 아동 도서전은 전 세계 80여개의 국가에서 1,500여 개의 출판사와 멀티미디어 업체와 3,000명이 넘는 아티스트가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도서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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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중북부에 위치한 오래된 대학과 미식의 도시라고 불리는 볼로냐에서 매해 열리며 2022년에 59회를 맞이하는 유서깊은 도서전입니다. 보통 1년에 한 번 3월 말에서 4월초 즈음에 열리고 있는 아주 국제적인 도서전 중 한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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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이 도서전의 핵심 프로그램인데요. 1967년부터 시작하여 2022년에 56회를 맞는 역사깊은 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각지의 젊고 재능있는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성공과 성장의 발판이 되어 주고 있으며,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을 통해 70여 명의 작가들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하고 작품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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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는 92개국의 3,873명의 작가가 이 전시를 위해 작품을 출품하였는데요. 그 중 5명의 국제 심사위원단에 의해 단 2%인 26개국 78명의 작가가 최종 선정이 되었는데요. 역대 가장 많은 참가 인원이 참가한 치열했던 공모전으로 기록되었다고 하네요.

 

 

2021 BCBF 비주얼 아이덴티티 작가 : 솔린 세쿠르(멕시코)

볼로냐 아동 도서전 비주얼 아이텐티티 워크숍은 6년 연속 열리고 있는데요. 원화전에 선정된 젊은 예술가들에게 전시회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담당하는 디자인 그룹인 치아랩 디자인과 공동 제작하여 다음 볼로냐 아동 도서전을 위한 시각적 세계관을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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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 55회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에 참여한 77명의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명으로 BCBF 비주얼 아이덴티티 작가로 선정된 솔린 세쿠르의 작품을 입장하면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데요. 솔린 세쿠르(Solin Sekkur)는 1990년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나 2013년부터 여러 출판사와 함께 작업하며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상 2021 우승자 : 페이신 조(대만)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상은 2009년 어린이책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독서를 장려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상인데요. 35세 미만의 일러스트레이터 중 가장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수여되는 상입니다.

 

스페인 출판사인 SM은 세계 시장에 출시할 그림책 개발을 위해 수상자에게 1만 5천 달러의 상금을 지급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제작된 그림책의 원본 일러스트는 책으로 출판되고 다음 해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특별전을 통해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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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번째 우승자는 대만 출신인 페이신 조(Pei-Hsin Cho)인데요. 그녀는 일러스트레이션과 애니메이션으로 이야기를 그려내는 비주얼 스토리텔러로 현재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페이신 조의 작품은 서사에 기반하며 감상주의와 자기성찰을 중심으로 그려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 전통적인 매체와 디지털 매체를 결합하여 유형적이고 촉각적인 이미지로 내적 감정을 묘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당신에게 영혼의 가치는 무엇입니까?

전시된 작품은 <어부와 그의 영혼>이라는 오스카 와일드가 쓴 동명의 이야기를 각색한 페이신 조의 그림책인데요. 사랑, 육체, 영혼의 연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랑과 고통, 기쁨과 괴로움과 같은 상충되는 감정 사이에는 의외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저자는 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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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사람을 위해 젊은 어부는 자신의 영혼을 멀리 보내기를 원했고 망설임 없이 그렇게 했습니다. 영혼은 몇 년 동안 혼자 세상을 떠돌게 되는데요. 하지만 영혼은 해마다 해안으로 돌아와 어부를 불러 선과 악으로 그를 유혹하여 재회하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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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을 본 심사위원들은 페이신 조의 드로잉 선과 에너지가 겹겹이 쌓이 풍부한 공간감 덕분에 뽑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페이신 조는 관객들을 확장된 공간과 캐릭터의 내면 깊은 곳으로 초대하여, 형태와 감정을 그녀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탐구한 시각적 기록물로 만들어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1. 행복한 동물들, 귀여운 건 포기못해!

고양이, 강아지, 물고기 등 다양한 동물들은 그림책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소재인데요. 사랑스럽고 친근한 동물들은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하고 독자들에게 편안한 교감과 위로를 전합니다. 첫번째 섹션에서는 바라보기만 해도 귀엽고 마음 가득 행복해지는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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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연령대에 독특한 개성을 가진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그들의 다양한 출신만큼이나 다양한 생각과 스타일이 모여 정말 독특한 동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2. 세계 속 한국 일러스트

세계 그림책의 현재 트랜드와 미래의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라가치상과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는 항상 주목을 받는데요. 라가치상을 포함해 국제상 플랫폼에서 최근 들어 한국 작가들의 선전이 엄청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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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백희나 작가가 아스트린드 린드그렌상, 2022년 이수지 작가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하였는데요. 거기다 2022년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멘션엔 이수지 작가의 <여름이 온다>, 그리고 논픽션 부문엔 스페셜멘션으로 최덕규 작가의 <커다란 손>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원화전에서는 78명의 작가 중 한국자가가 10명이 포함되어 가장 많은 선정 작가를 배출한 나라 중 하나가 되었죠. 한국 그림책 작가들의 과감하고 실험적인 시도가 다양한 그림책들을 출시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예술성과 작품성 또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가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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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한국 작가들은 앞으로 국내 그림책 분야를 이끌 기대주일뿐만 아니라 세계 그림책에 담긴 예술성과 미래를 그려 나갈 도전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자연, 깊은 공감과 경이로움

자연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창작의 원천이 되어왔는데요. 3번째 섹션에서는 자연의 변화를 예민하게 관찰하고 교감하며, 존중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였고, 자연도 우리의 일부였어.
- 데보라 언더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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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자연의 이야기에 귀 귀울여 고요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신비하고 거대한 에너지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 사람의 공존, 사유의 힘에 대해 작품을 보면서 다시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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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섹션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작품은 헝가리 출신의 1978년생 작가 마리안 마라이(Mariann Maray) 작가였어요. 과일과 채소라는 제목의 작품 속에는 다소 기괸한 듯 익살스러운 다양한 종류의 과일과 채소가 의인화되어 표현되었는데요.

 

보통 귀엽게 그려진 작품은 많이 봤는데, 이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개성으로 굉장히 인상적으로 표현해서 눈길을 끌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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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3번째 섹션까지 전시 리뷰를 해보았는데요. 수많은 나라가 참여한 대규모 국제 원화 전시답게 공간이 매우 크지 않았음에도 전시된 그림들이 정말 많아서 여기까지 보는데도 시간이 꽤 걸린 듯 합니다. 

 

전시를 들어가기 전에도 마음에 드는 작품만 조금 찍자는 마음으로 호기롭게 들어갔는데, 트렌드를 이끄는 선정된 작가들 답게 하나같이 다 독특하고 매력적인 작품들이 많아서 정말 많이도 찍었네요. 사진이 너무 많은 관계로 나머지 섹션은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서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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