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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맨오브라만차 관람 후기

2021년 라인업 기대작 중 첫번째로 꼽았던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를 드디어 보게되었는데요. 오랫만에 대극장 관람이라 무척 설레이더라구요.

 

공연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어찌나 사뿐하던지 얼른 보고싶은 마음에 공연 시작 한참 전에 일찍 도착해버리고 말았답니다. 

 

이번 공연은 원래 작년 12월부터 시작해서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는데요. 워낙 인기가 높은 작품이고, 이번 캐스팅이 엄청나서 정말 치열한 피켓팅이 예상이 되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좋은 좌석 티켓팅은 하늘의 별따기 마냥 쉽지가 않았어요. 

같은 VIP석이라도 좌석 위치에 따라 몰입감에 엄청난 차이를 주기 때문에 이왕 보는 공연 좋은 자리에서 보고싶었거든요. 결국 티켓팅에 실패하고 올해는 못보려나 싶었는데, 갑자기 연장공연 확정이라는 기쁜소식이 들리더라구요.

 

홍광호 배우님은 다음 공연인 <그레이트 코멧> 때문에 연장공연에는 합류하지 못해서 다소 아쉽더라구요. 하지만 저희에겐 조승우, 류정한 배우님이 계시니까요. 연장 소식을 듣자마자 이건 맨오브를 보라는 하늘의 뜻이구나 생각하며 자기 합리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모든 배우님들이 다 훌륭한 연기력을 지니고 있지만, 소문으로는 조승우 배우님의 돈키가 정말 심금을 울린다고 해서 너무 보고싶었거든요.

 

하지만 오픈하자마자 매진매진매진.... 도대체 조승우님 티켓을 구하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건가 심히 궁금해지는 순간이였습니다.

 

다행히 상대적으로 류정한 배우님은 티켓이 조금 남아있어서 열심히 기다린 끝에 취소표로 나온 1층 4열 16번 겟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좋은 자리를 얻은 것에 감격하며, 공연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요. 드디어 공연날이 다가왔네요.

연장공연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진행되었는데요. 처음 가보는 공연장이였지만, 나쁘지 않았어요. 뮤지컬 전문가들의 평을 들어봐도 나름 괜찮은 공연장이라고 하더라구요. 

 

다만 아쉬운 것이 주변에 먹을때가 그렇게 많지 않거나 멀더라구요. 당연히 앞에 음식점이 많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아서 조금 찾다가 그냥 간단히 먹는 것으로 해결했어요. 든든한 식사를 원하시는 분들은 맛집을 검색해서 가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충무아트센터는 2호선, 6호선 신당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9번 출구에서 나와 조금 걸으면 바로 보여서 접근도는 좋았어요. 공연장 내부에 앉아서 쉴 곳도 놓여있고 나름 쾌적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모바일 출입등록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한데요. 공연 시작 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므로 예약하신 분들은 미리 티켓팅과 모바일 출입등록을 해두면 더 빠르게 입장이 가능합니다. 

 

쉬는 시간을 포함한 총 공연시간은 170분으로 중간에 쉬는 시간이 20분 주어집니다. 공연 시간이 꽤 길기 때문에 7시 30분에 공연 시작하면 10시가 넘어서 끝나게 되서, 다소 평일에는 피곤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본 날의 메인 캐스트는 류정한, 윤공주, 이훈진, 서영주님이였는데요. 오랫동안 꾸준히 맨오브를 해오신 류정한 배우의 청년과 노인을 넘나드는 자연스러운 연기력은 압도적이였어요.

 

류정한 배우는 오랫동안 활동해오신 만큼 원래 알고있었지만 실물로 보는 건 처음이였는데요. 생각보다 훨칠한 피지컬에 청년 목소리가 굉장히 좋았고, 에너지가 넘쳐서 왜 인기가 많은지 알겠더라구요.

 

그리고 윤공주 배우의 알돈자는 정말 그녀 자체의 모습이였어요. 괴롭운 상황속에서 쓰러져 가는 알돈자의 아픔이 느껴졌는데요.

 

대단한 보컬은 지닌 것을 알고있었지만, 실제로 들으니 성량이 엄청나시더라구요. 극 초반 알돈자가 자신의 신세를 노래를 부르며 외칠 때 관객을 향해 바라보던 눈빛이 너무 생생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산초장인으로 불리는 이훈진 배우. 왜 장인으로 불리는 보는 순간 깨닫게 됩니다. 마치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하여 그냥 산초 그 자체였어요. 

 

그 다음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도지사와 다소 여성스럽고 친절한 여관주인을 함께 연기해 반전매력을 보여준 서영주 배우인데요. 돈키호테가 여관주인을 영주로 착각하여 부르는 장면에서 실제로 배우 이름이 영주다 보니, 류배우가 이름가지고 애드립을 하는 장면에서 정말 빵빵터졌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코러스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도 너무 훌륭했는데요. 많은 배우들 중 유난히 잘생김으로 눈에 띄는 배우가 있었는데, '홍이삭'이라는 배우더라구요. 하필이면 또 장발로 곱게 묶고 나오셔서 저도 모르게 눈길이 가더라구요. 극 중 인물은 나쁜놈 중 하나였지만 말입니다.

이 작품은 소설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가 지하감옥에 들어오게 되고 자신의 작품을 태우려는 죄수들을 공연을 통해 설득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라만차에 살고 있는 알론조는 자신을 돈키호테라는 기사로 착각하고 시종 산초와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요.

 

풍차를 괴수로 착각하며 싸우고, 여관을 성으로 착각하여 찾아가 그곳 하녀 알돈자를 성스러운 아가씨 둘시네아로 부르며 고백하는 등의 기행을 일삼는데요. 처음에는 사람들은 그의 이상 행동을 조롱하고 무시합니다. 

 

한편 알돈자는 계속적으로 자신을 소중히 대해주는 돈키호테 덕분에 자신의 삶의 처음으로 희망을 품게되는데요. 하지만 이런 희망도 억센 노새끌이들에게 처참히 짓밟히게 되고, 엉망이 된 알돈자는 돈키호테를 향해 자신의 비정한 신세를 울부짖습니다. 

 

그녀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돈키호테의 앞에 거울의 기사들이 나타나 결투를 신청하고, 결투 중 거울 속의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게된 그는 그만 쓰러지고 맙니다.

 

탄탄한 원작과 더불어 이룰 수 없는 꿈을 향한 이야기 자체가 주는 힘을 가진 작품이였는데요. 실제로 현장에서 빵빵한 라이브 사운드로 들으니 더욱 좋았던 넘버들이 귀에 착 감기는 느낌이였어요. 세트장의 구성과 임팩트있는 몇 가지 연출들이 굉장히 임팩트있는 무대였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고전소설이라 그런지 여성인 알돈자의 삶이 너무 비극적이고 인물의 행동이 다소 수동적으로 느껴졌고, 인물 캐릭터가 다소 연극적으로 과장된 톤이여서 그런지 완전히 몰입되지는 않더라구요.

 

그리고 앞으로 흘러갈 스토리가 대략적으로 예상되고, 인물들이 한 곳에 고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많다보니 살짝 지루함이 있었어요. 하지만 워낙 메인 넘버가 훌륭하다보니, 그런 부분들을 상쇄할만큼 또 다른 감동을 주더라구요. 

 

무엇보다 돈키호테가 부르는 이룰 수 없는 꿈은 괴로운 현실일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메세지를 전달하면서 공연이 끝난 뒤에도 강렬한 여운을 남겨주더라구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자신의 길을 꿋꿋히 걸어갔던 돈키호테를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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