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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호프>를 접하고 꼭 보고 싶어서 올해 티켓팅에 호기롭게 도전해봤는데요. 너무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 아쉽게도 티켓팅에는 실패했습니다. 진짜 오픈시간에 딱 맞춰 들어갔는데도 이미 회색으로 변한 좌석밖에 없던데, 다들 어떻게 하시는지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그렇게 올해는 못보다 싶었는데 다행히 공연실황이 CGV에서 상영된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예매해서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드디어 고대하던 <호프>를 스크린 화면으로나마 보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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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호프 소개

뮤지컬 <호프>는 2019년에 초연된 국내 창작뮤지컬인데요. <마마 돈 크라이>, <더 데빌>을 제작한 R&D웍스에서 만든 작품입니다. 체코 출신의 독일어를 쓴 유대인 대문호 프란츠 카프카의 미발표 원고를 둘러산 이스라엘 국립도서관과 호프라는 인물의 실제 재판을 모티브를 뮤지컬로 재구성하였는데요. 탄탄한 스토리와 귀에 착 감기는 매력적인 넘버들로 많은 뮤지컬상들을 휩쓸은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넘버 중 특히나 제목과 똑같은 '호프'라는 곡은 난이도가 상당해서 연기력이 뛰어난 실력파 배우들이 맡는 걸로 유명합니다.

뮤지컬-호프-포스터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제작 : R&Dworks
연출 : 오루피나
작사 : 강남
작곡 : 김효은
러닝타임 : 110분
2019년 초연

 

이번 실황은 재연 공연시 참여했던 배우들 중 김선영, 이예은, 고훈정, 김려원, 진태화, 김순택 배우들의 중계 영상인데요. 마침 개인적으로 정말 보고싶었던 캐스트 조합이여서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 배우들도 다 좋았지만, 특히 김선영 배우가 연기한 호프를 정말 보고싶었는데, 초연 때도 공연하셨고 워낙에 유명한 배우라 그런지 티켓을 구하기가 정말 어렵더라구요. 하지만 이렇게 CGV에서 공연실황을 상영해준 덕분에 보게 되었네요. 

뮤지컬-호프-캐스트

금액은 2만원으로 기존 영화보다는 비싼 편이였는데요. 원래 뮤지컬 <호프>의 가격이 10만원대였떤 것을 생각하면, 2만원 정도는 충분히 내고 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현장감은 다소 떨어지겠지만, 실제 무대에서라면 다소 보기 힘들 수도 있는 배우들의 생생한 표정을 아주 편하게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으니 말이죠.

 

이번 뮤지컬 <호프> 공연실황은 전국 10개의 상영관에서 개봉했는데요. 아무래도 녹화중계라는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뮤지컬 장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상영 일수도 굉장히 짧고, 하루에 1~3회 상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생각보다 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홍대 마지막 표는 놓치고, 막바지에 겨우 종로 피카디리1958 상영관에서 볼 수 있었네요. 앞으로도 뮤지컬 실황중계가 종종 영화관에서 상영할 것 같은데, 거의 이런 식의 스케줄일 것 같더라구요. 혹시 보고싶으신 분들은 꼭 개봉 이후 빠르게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종로 CGV 피카디리1958 가는 방법

종로 CGV 피카디리1958에서 영화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였는데요. 종로3가 2번출구에서 나와 골목을 살짝 들어가면 바로 나오더라구요. 영화관은 지하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변에 이삭토스트도 있고, 저렴하고 양 많은 커피집도 많아서 먹을 것들을 사고 가기도 좋더라구요.

종로3가역
종로-CGV-피카디리1958-외관1

6시 40분 영화를 보기 위해 서둘러 갔는데요. 평일 저녁시간이긴 하지만 사람이 별로 없고 한산하더라구요. 코로나 때문에 없는건지, 아니면 원래 없는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3관 G열 11번 시야 후기

제가 본 상영관은 3관으로 가장 큰 편에 속하는 상영관이였어요. 워낙 기대를 했던 작품이라 정면에서 사람들 신경쓰지 않고 집중해서 보고싶어서 좌석 선정에 신중을 기했는데요. 피카디리 영화관이 다소 좁고 경사가 높은편이라 너무 앞쪽에서 보는 것은 별로 추천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오래 고민 끝에 G열 11번으로 결정했습니다. 딱 정중앙에 양 옆에 거리두기 좌석제로 비어있어서 옆사람 신경쓰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 좋을 것 같았거든요.

종로-CGV-피카디리1958-상영관

사람에 대한 걱정은 결론적으로 괜한 걱정이였습니다. 그 이유는 관객이 저 포함 총 3명이였기 때문이죠. 처음에는 아무도 안 들어오길래 혼자 보게되나 싶어 사실 조금 무서웠는데요. 다행히 뒤에 2분이 더 들어오더라구요. 모두 조금씩은 떨어져 조용히 관람했기에 덕분에 최고의 집중력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종로-CGV-피카디리1958-상영관2

좌석에 대한 짧은 평을 하자면, 제가 선택한 좌석은 정말 좋았습니다. 거의 정면에 위치해 있었고, 앞에 다행히도 사람이 없어서 화면에 가리는 것 없어 집중하기 좋았거든요. 하지만 앞에 사람이 가리는 게 걱정된다면, 한 칸 앞쪽인 F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앞쪽 좌석과 살짝 떨어져 있는 통로석이고, 발을 놓을 수 있는 바가 있거든요. 다만 살짝 올려다 본다는 느낌이 들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보자면, G열에서 I열까지가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라고 생각됩니다. 

 

 

 

서정적이고 호소력 짙은 감동적인 작품

매진으로 볼 수 없었던 무대를 영상이나마 볼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아주 기뻤는데요. 보고나니 이 작품이 왜 수많은 호평과 함께 수상도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굉장히 서정적이고 슬픈 내용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중간마다 분위기나 음악장르에 변화를 줘서 지루할 틈이 없었고, 워낙 충줄한 배우들의 연기력과 호소력 짙은 가창력 덕분에 영화관 사운드임에도 생생하게 느껴져 더욱 감동스러웠어요.

 

무엇보다 정말 좋은 좌석에 앉지 않으면 보이질 못한 배우들의 세밀한 표정들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굉장히 몰입하는데 좋았던 것 같아요. 특히 저처럼 처음 이 작품을 보는 분들이라면 더욱 내용을 이해하는 데 좋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뮤지컬 작품을 영화로 보는 것에 조금 우려가 있긴 했는데, 비록 현장감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영화관에서 편하게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어요.

 

어두운 극장에서 커다란 스크린 화면이 마치 무대에 배우들이 서 있는 비율과 비슷해서 오히려 집중하기가 좋았거든요. 이번 상영 덕분에 영화관에서 뮤지컬 작품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관객이 적었던 이점도 있었던 듯해요. 

 

 

 

뮤지컬과는 맞지 않았던 아쉬운 카메라 연출

영화관 상영의 아쉬운 점도 당연히 존재하는데요. 사실 우려와는 달리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고, 일단 이렇게라도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에는 기뻤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단점은 커버가 되었는데요. 다만 아쉬운 점은 마지막 부분에 크게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무대를 고정해서 촬영한 것이 아니라 영화적 기법으로 인물들을 돌아가면서 집중시키는 연출을 하고 있어서, 찍는 사람이 원하는 시선을 강제로 볼 수밖에 없는데요. 물론 그 부분은 이미 예상하고 봤던 부분이라 크게 어색하지 않았어요.

 

물론 한 명의 주인공을 포커스하면 다른 인물들의 행동을 다 볼 수 없는 점이 아쉽긴 했지만, 실제 공연에서도 한쪽에 집중하면 다른쪽은 못 보는 것은 마찬가지라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같은 연출은 마지막 가장 유명한 곡인 '호프'장면에서는 완전 집중을 깨뜨렸어요. 후반부에 등장하며 나이든 호프가 자신의 삶을 애절하게 외치며 '이게 나야'라는 가사와 함께 굉장히 감동적인 메인 넘버인데요. 단순히 노래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온 몸으로 부르며 표현하는 인물을 보는 것이 중요한데, 갑자기 인물의 눈코입만 보여서 너무 당혹스러웠어요.

 

제발 카메라 좀 뒤로 빼줘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극강의 클로즈업 되어서 오히려 집중이 깨지더라구요. 오히려 너무 클로즈업에 현란한 카메라 워크보다는 그 장면만은 호프의 모습을 보여주며, 고정된 연출로 가도 나쁘지 않지 않았을까 싶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작품만큼은 정말 보길 잘 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너무 감동적이였고 좋았습니다. 

 

 

 

실제 무대로 보면 어떨까

모든 배우분들이 다 좋았지만, 정말 기억에 남았던 K역의 고훈정 배우님. 친근하면서도 따뜻한 그리고 유일하게 호프 곁에 있어주었던 원고의 의인화된 인물이 바로 K인데요. 힘있으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를 때 정말 찡하고, 너무 멋있었습니다.


 

 

막상 보고나니, 현장에서의 호프는 또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해졌어요. 영화를 보고나니, 수 많은 넘버들을 무한 재생하게 되네요. 사실 넘버들이 유명한 다른 뮤지컬곡처럼 뚜렷하게 기억에 확 남지는 않아요. 하지만 들었을 때 듣기 싫은 곡이 없고, 배우들의 화음이 어우러져서 정말 귀가 호강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들으면 들을수록 좋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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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 뮤지컬 <호프>는 꼭 현장에서 제대로 느껴보고 싶네요. 그때까지 감동의 넘버들과 영상을 보면서 기다려야겠습니다.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매력적인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뮤지컬 <호프>인데요. 서정적이고 감동적인 극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 보시길 완전 강추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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