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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온도 - 우리가 잊고 있었던 언어의 아름다움
한창 이 책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서 내 시선을 사로잡은 적이 있습니다.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분명 에세이같은데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지 궁금했었는데, 일상에 휩쓸려 미쳐 당시에는 읽지 못했죠. 그러다 문득 시간이 흐르고 나서 갑자기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습니다.
기자나 여타 글과 관련된 일을 해온 이기주 작가의 세밀하고 묵직한 문장이 읽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위안을 가져다 주는데요.
사랑은 함부로 변명하지 않는다.
사랑은 순간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이리저리 돌려 말하거나 방패막이가 될 만한 부차적인 이유를 내세우지 않는다.
사랑은, 핑계를 댈 시간에 둘 사이를 가로막는 문턱을 넘어가며 서로에게 향한다.
우리가 흔히 타고 다니는 지하철에서 조차 다른 시선과 관찰로 새로운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전달해줄때에는 괜시리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본질은 다른 것과 잘 섞이지 않는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언젠가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엉뚱한 방식으로 드러나곤 한다.
늘 쉽게 사용되어진 언어에도 온도가 있음을 알려주며, 그 다양한 온도의 무게를 가볍우면서도 가볍지 않은 필체로 담담히 이야기하는데요.
많은 에세이들을 읽어봤지만, 이렇게 단어와 문자의 깊이가 느껴진 책은 정말 오랫만이라 작가의 말처럼 단숨에 읽기보다는 그날의 기분과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읽게되었어요.
사람은 누구나 가슴속에 낙원을 품고 살아간다.
우리는 그것을 꿈이라고 부르다.
낙원에 도달하려면 일단 떠나야 한다.
어떻게? 호기심이라는 배에 올라 스스로 물음을 던지고 자신만의 길을 찾는 수밖에.
여러 문장들이 머리속에 마구 뒤섞여 버리지 않게, 찬찬히 문장들을 읽고 새기기 위한 천천한 독서가 어울리는 책이죠. 덕분에 새로운 단어를 만나게 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은유적 문장에 감탄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기주야, 인생 말이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어찌보면 간단해.
산타클로스를 믿다가, 믿지 않다가, 결국에는 본인이 산타 할아버지가 되는 거야.
그게 인생이야.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언어가 지닌 고유의 온도가 다른이에게 전달되어진다는 그 무게를 알게될 때, 비로소 우리는 좀 더 진중히 언어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별한 글쓰기 비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일은 고치는 행위의 연속일 뿐이다.
문장을 작성하고 마침표를 찍는다고 해서 괜찮은 글이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날 리 없다.
좀 더 가치 있는 단어와 문장을 찾아낼 때까지 펜을 들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지루하고 평범한 일에 익숙해질 때, 반복과의 싸움을 견딜 때 글은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우리 고유의 말과 단어는 뜻이 좋을 뿐만 아니라 어감과 모양새도 아름다운데요.
숨겨있거나 잊혀진 아름다운 언어들의 잘 활용하여, 생생히 살아갈 수 있도록 말과 글을 쓸 때 조심히 소중하게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불어 일상을 관찰하며 글을 썼던 작가님의 일화처럼, 다르시선을 바라보며 관찰하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까 직접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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