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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75주년 특별 원화전 관람후기1

앞서 삼성역에서 앨리스 달튼 브라운 전시를 보고 바로 성수동으로 이동했습니다. 바로 무민 특별 전시를 보기 위함이였죠.

 

무민 75주년 특별 원화전 관람후기2

앨리스 달튼 브라운 빛이 머무는 자리 전시 관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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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시소 성수는 워낙 최근 핫한 장소로 떠오르고 있어서 무척 궁금도 하고 기대가 되더라구요. 위치는 역 앞에 바로 있진 않아서, 조금 애매하긴 하더라구요.

 

신기하게도 2호선인 성수역과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그리고 2, 7호선 건대입구역 딱 중간에 있어서 사실 어느 역에서 내려도 비슷할 둣합니다. 무조건 걸어야할 각이죠. 따릉이 추천합니다.

걷다보면 고층빌딩 사이에 이렇게 이쁜 빨간벽돌 건물이 딱 보입니다. 옆에 초록 잔디와 함께 너무 아기자기하니 이뻤지만, 생각보다 규모는 작더라구요. 타지역의 아트센터처럼 규모가 엄청 클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지금 보이는 건물이 그라운드시소 성수는 아니고, 성수낙낙이라는 건물입니다. 외부에 이케아 로고가 보이는데요. 최근 이곳에 이케아 팝업스토어가 입점했더라구요. 궁금했지만 전시 후에 보기로 하고, 서둘러 전시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무려 작년 11월에 얼리버드로 구매해놨는데, 9월이 되어서야 관람을 하게 되었네요. 사실 원래 이 전시는 올해 11월 14일까지여서 여유가 있었는데요.

 

갑자기 9월 22일에 조기 종료된다는 안내가 와서 급하게 서둘러 가게되었어요. 진짜 종료되기 딱 2일전에야 간신히 갈 수 있었어요.

 

혹시나 무민팀의 개인사정으로 조기종료가 되었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다음 예정 전시 일정으로 인해 변경되었다고 하네요. 

성수낙낙 건물을 지나 보이는 정면 건물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이렇게 전시장을 만날 수 있스니다. 이날은 마지막날에 가까워지기도 했고, 거의 마감일에 가까운 늦은 시간이라 사람이 많진 않더라구요. 덕분에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어요. 

 

이 전시는 75년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무민 가족이 펼치는 모험의 이야기를 직접 따라가며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고 하는데요. 

 

무민이 가진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도 이번 전시에서는 1945년부터 1970년까지 출간된 총 8편의 무민 연작 소설 시리즈의 내용과 다채로운 원화와 삽화들을 담았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원화가 무척 궁금해서 이 전시를 미리 예매를 했었어요.

 

전시 구성은 크게 인트로, 무민 그림책, 무민 소설, 토베 얀손과 스페셜 원화, 무민밸리, 무민 코믹 스트립으로 총 6가지로 되어있는데요.

 

무민 소설 구간이 무려 8개의 섹션으로 나뉘다 보니까, 총 14개의 많은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더라구요. 그중 가장 기대했던 원화는 거의 끝부분 섹션으로 가야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의 구성은 대부분 무민 소설을 소개하는 데 큰 비중을 둔 것 같더라구요. 

전시장에 바로 들어서면 북유럽의 사랑받는 캐릭터 중 하나인 무민과 그의 친구들의 소개를 볼 수 있어요. 특유의 북유럽 갬성이 느껴지는 실루엣과 포스를 지닌 아이들이죠.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가 아니라 각자 다양한 생각과 사연을 지닌 독특함을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합니다. 알고보니 이 귀여운 모습의 캐릭터들과 평화롭고 아름다운 무민 골짜기의 탄생은 전쟁 중에 착안된 것이라고 하네요.

 

2차 대전의 충격으로 인하여 작가 토베는 소설 속에 전쟁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을 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만은 전쟁이 닿지 않는 오히려 반대적으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무민 골짜기를 창조해 낸 것이죠. 

첫번째 섹션으로는 거대한 그림책의 세계가 등장합니다. 사실 여러 그림책들을 출간했지만, 그 중에서 첫번째 그림책인 <그 다음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라는 책의 삽화가 실제 크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 책은 재미있게도 페이지마다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서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가를 예상하게 하는 형식을 지녀 당시에 파격적이고 새로운 형식으로 아주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다양한 형식의 그림책들이 있지만, 이 책이 1952년도 출간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창의적인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죠. 

곳곳에 사진이 절로 찍고 싶어지는 핫스폿들이 많았어요. 다른 관람객들과 함께 열심히 셔터를 눌렀습니다.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 물어보니 사진은 원화섹션만 제외하고는 마음껏 찍어도 된다고 하네요. 아마 대부분 프린팅된 이미지라 회손되지 않아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섹션인 무민의 소설 무대로 들어갑니다. 총 8편의 섹션으로 나뉘며, 각 섹션마다 무민 소설의 테마로 꾸며져 있었어요.

1. 혜성이 다가온다

혜성이 지구에 떨어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무민 가족은 어둡고 삭막한 무민 골짜기를 시작으로 험난한 여정 끝에 도착한 천문대를 거쳐 소풍을 가장한 피난을 떠났던 동굴까지 가게 되는데...

 

1946년 출판된 첫번째 소설로 전쟁의 공포를 겪은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토베는 방공호에서 소설처럼 유사한 상황을 경험했다고 하는데요.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불안이 견딜 수 없었다고 회고합니다. 이러한 두려움에 대한 묘사와 혜성의 위협은 당시 실제 토베가 겪거나 간접적으로 바라봤을 핵폭탄 폭발 상황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토베는 이 작품을 통해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긴박하고 끔찍한 재난 상황에서도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무민 가족을 통해 희망을 전달합니다. 

2.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

우연히 발견한 마법사의 모자에 무민마마는 식물을 넣게 되고, 식물은 순식간에 자라 무민 하우스를 정글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 정글 속에서 무민과 스노크메이든은 타잔 놀이를 하게 되는데...

 

이전 두 편의 자연재해를 다운 전작과는 달리 밝고 유쾌한 내용을 담은 이 소설은 토베의 작품이 전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기회가 되는 계기가 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무민과 친구들은 토프슬란과 비프슬란 그리고 그로크를 만나 여러 새로운 난관들을 헤쳐 나가며, 마법사의 손에서 피어나는 황홀한 마법을 즐기며, 인생은 매 순간 마법같은 순간의 연속임을 느끼게 해줍니다.

 

3. 무민파파의 회고록

대단한 모험가이자 작가인 무민파파는 자신의 서재에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행과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동안의 젊은 시절을 회고하며 이야기를 써나기 시작합니다. 

 

1968년 출간된 이 소설은 무민 연작 소설의 다섯 번째 작품으로 토베가 1950년에 쓴 <아빠 무민의 모험>을 각색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무민파파가 무민과 스니프에게 자신의 젊었을 적 이야기를 회고하듯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그녀의 작품에서 유일한 액자 소설 기법이 사용되었습니다. 더불어 가장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소설이기도 하다네요. 

 

4. 위험한 여름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해일로 인해 무민하우스는 잠겨버리고 설상가상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 무민과 친구들. 무민마마와 무민파파는 집을 잃은 무민이 찾아올 수 있도록 소극장에서 연극을 하기로 결심하는데... 

 

1954년 출간된 이 소설은 연극 감독이자 당시 토베의 연이이었던 비비카 반들러에 대한 헌정 작품으로 씌여졌으며, 이후 비비카 반들러가 감독을 맡아 실제 연극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은 재난이라는 큰 서사를 바탕으로 모험과 휴머니즘, 추격, 복수 등의 소소하고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5. 무민의 겨울

모두가 겨울잠이 든 사이에 혼자 깨어나는 건 어떤 느낌일까? 겨울잠에서 홀로 깨어버린 무민의 첫 겨울나기가 시작됩니다. 세상을 새하얗게 만들어 버린 눈과 혹독한 추위가 처음인 무민이지만 투티키를 만나 따뜻한 우정을 나누는데...

 

1957년 추간된 이 소설은 추운 겨울을 따뜻한 감성으로 담아낸 핀란드 특유의 배경과 감성이 돋보입니다. 이 소설로 그녀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어린이 문학 노벨상)'과 '엘사 베스코브상(스웨덴 최고 그림책)'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이 소설을 쓸 당시 그녀는 일생의 동반자인 뚤리끼와의 사랑에 빠져있을 때여서 그런지 이전 작품들보다 더욱 평화롭고 따뜻한 느낌이 가득납니다. 그리고 실제로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름도 자신의 연인과 비슷하게 '투티키'라고 지은 것을 알 수 있죠.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것에는 두려움을 느낄 수 있지만, 그래도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는 따뜻한 격려를 전달합니다.

 

6. 보이지 않는 아이

상처 받은 아이 닌니를 보살펴 주기 위해 무민마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합니다. 무민마마의 노력 덕분에 드디어 서서히 닌니는 상처를 극복해 나가기 시작하는데...

 

1962년에 출간된 무민의 여섯 번째 소설로 총 9편의 단편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작품을 통해 핀란드 아동 청소년 문학상인 '안니 스반 메달'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9편의 소소한 단편들 중에서 '보이지 않는 아이'는 타이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처 받은 아이의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하는 감각적인 연출을 통해 이야기의 핵심을 제대로 전달하고 더불어 감동을 주는 멋진 이야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7. 무민파파와 바다

지루해진 일상을 버리고 새로운 모험을 찾아 바다로 떠난 무민파파와 무민 가족들. 그렇지만 바다는 고독함을 안겨주지만, 사실은 바다와 마주하는 것은 고독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깨닫게 되는데...

1965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연상시키는 느낌의 이야기인데요. 고독하고 광활한 바다가 있는 새로운 섬에 적응하는 무민 가족들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그 중에서 무민파파는 가장이라는 역할과 모험가라는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고민에 빠지지만, 곧 가족의 힘으로 함께 극복해나가면 진한 감동을 줍니다. 토베는 이 소설을 1958년에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헌정했다고 합니다.

 

작가는 누구에게 한 번쯤 자신의 존재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외로움이 극대화되는 시기가 찾아올 때 외로움과 고독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탐색하며 그 과정을 천천히 보내면 반드시 극복해낼 수 있다는 담담한 위로를 전달합니다.

8. 늦가을 무민 골짜기

1970년 출간된 마지막 연작 소설입니다. 당시 어머니를 잃은 후 견딜 수 없는 상실감에 이 소설을 써내려갔다고 하는데요.

 

이 소설 이후에는 더 이상 행복한 무민 골짜기를 상상하기 힘들어 이후에는 연작 소설 쓰기를 중단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소설과 달리 분위기가 굉장히 어둡고 침울하다고 합니다. 

 

무민 가족이 떠난 무민 골짜기에 모인 여성 명의 친구들이 무민 가족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무엇인가 하나씩 결핍된 상태엿던 친구들은 서로의 따뜻함으로 무민 가족의 부재를 채워나가며, 무민 가족이 없는 빈자리와 상실감을 힘차게 견디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전시를 오래 본 것 같진 않은데, 포스팅 글을 쓰다보니 생각보다 많이 길어졌네요. 워낙 좋아하는 캐릭터라서 더욱 애정있게 글을 써서 그런가봅니다.

 

사실상 소설 섹션이 워낙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너무 길어져서 잠시 쉬어가기 위해 나머지 섹션은 다음 포스팅에 남겨볼게요. 혹시 작가 토베 얀손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다음 포스팅에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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