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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아트뮤지엄에서 10월 24일까지 진행되는 앨리스 달튼 브라운 전시가 있어 다녀왔는데요. 사실 전시를 보기 전에는 작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는데요. 이전에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진행했던 맥스 달튼 전시가 구성도 알차고 재밌었던 기억이 있었고, 마침 얼리버드 티켓판매가 진행되고 있어 덜컥 충독적으로 구매해버렸네요. 

 

 

 

 

앨리스 달튼 브라운 전시 소개

전시를 보기 위해 삼성역으로 이동했습니다. 4번출구로 쭉 나오면 보이는 현대백화점 앞쪽에 보이는 건물인데요. 이전에는 건물 정문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코로나로 인해 막았는데, 오른쪽 지하로 따로 내려갈 수 있도록 위치가 바뀌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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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매일 10시부터 8시까지이며, 마지막 입장 마감시간은 7시라고 하네요. 공휴일도 정상개관이며 따로 휴관일은 없는 것 같아요. 아마 추석같은 특별한 공휴일의 경우에는 따로 홈페이지에 공지가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8,000원, 청소년(8세-19세 미만) 12,000원, 어린이(만3세-7세) 10,000원인데요.

 

저는 얼리버드로 구매해서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었어요. 도슨트는 원래 진짜 유명한 도슨트분이 예정되어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지금은 진행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사실 오디오 가이드보다는 도슨트를 좋아하는 편이라 그점은 조금 아쉽지만, 지금은 안전은 생각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요.

 

 

 

앨리슨 달튼 브라운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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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관심사는 빛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와 모양, 그림자, 반사와 구성에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알게된 앨리스 달튼 브라운(1939~)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리얼리즘 기법으로 세밀한 작업을 해온 화가라고 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뉴욕 공립도서관 등 유명 기관이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컬렉터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현대 작가라고 할 수 있죠. 

 

그녀는 인공적인 소재와 자연적인 소재의 관계에 관심을 두며, 두 요소가 만나는 지점의 빛을 탐구하는데 집중해서 작업하다고 하는데요. 지난 50년간 작가는 건물의 외부와 실내의 경계, 그리고 실내를 옮겨와 빛이 머무는 자리를 섬세하게 그려내왔습니다.

 

 

특히 작가가 60세에 접어든 시기에 친구의 집에서 본 창가의 풍경은 그녀의 인생의 하나의 전환점으로 작용하여, 그때부터 작가의 시그니처 작품인 커튼이 있는 물가의 풍경을 그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현재 80세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작품을 제작할 때마다 미리 여러 차례의 습작을 그려보면서 본 작품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고 하는데요. 그 열정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해외 최대규모의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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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특별하게도 그녀의 해외 최대규모 회고전이며, 특별히 국내 전시를 위해 오리지널 유화 작품 외에도 마이아트뮤지엄 커미션으로 특별 제작한 대형 신작 3점이 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신작을 포함하여 총 80여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자연과 인공적인 소재의 대비를 굉장히 섬세하게 그려내는 그녀의 작품 속에서 보여지는 빛과 물, 바람 등의 시각적인 아름다움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시원한 청량감과 평화로운 안정감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국내 드라마 속에서도 그녀의 작품이 걸린 장면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도 꽤 인지도를 얻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갔을 때도 평일 낮임에도 꽤 사람들이 많아서 이 전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어요. 

 

 

 

4가지 주제로 이루어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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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총 4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입구와 출구 그리고 커미션 대형신작 3점만 사진촬영이 가능하고, 나머지 섹션은 모두 사진촬영이 안 되었습니다.

 

섹션1 (빛과 그림자)

건물 밖에 비친 그림자를 탐구하던 작가의 1970년대 후반 초기작을 탐구합니다. 이 시기 앨리스의 작품은 건물에 묘사된 빛의 흐름을 쫓는데요. 그러한 빛의 흐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섹션2 (집으로의 초대)

작가의 시선이 건물 밖에서 본격적으로 주택으로 옮겨집니다. 현관과 창문과 같은 안과 밖의 경계에 쏟아지는 빛이 주요 탐구 대상이었죠. 앨리스가 초대하는 집의 문을 두들겨보며 직접 경험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섹션3 (여름 바람)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대표작인 여름 바람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친구의 집에서 본 창문을 그린 <여름 바람>을 필두로 앨리스는 커튼과 물가가 있는 풍경으로 가상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섹션4 (이탈리아의 정취)

앨리스가 이탈리아에 머물면서 영감을 받아 그린 그림들을 선보입니다. 이탈리아의 고전적인 풍경들의 정취가 파스텔 특유의 거친 질감과 따듯한 색채로 잘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죠.

 

 

 

사진 촬영 가능했던 첫번째 작품 : 정적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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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사진 촬영이 되었던 3작품은 바로 <정적인 순간>, <설레임>, <차오르는 빛>입니다. 사진 촬영이 되는 만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저도 서둘러 찍고 다음 작품들로 넘어가야되서 아쉽게도 작품을 오랫동안 들여다 보지는 못했어요. 

 

워낙 폰카가 구렸던 탓도 있지만, 막상 찍어보니 실제 원화의 10분의 1도 담기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어요. 역시 원화는 실제 눈으로 볼때가 제일 감동이고,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고 해서 그 순간의 감동을 남기고 싶어 찍긴 했지만, 차라리 사진 촬영 허용을 안 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찍어 갈 수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눈에 오래 담아가려고 자세히 들여다봤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3작품은 뒤에 밀린 사람들로 인한 부분들도 있고, 워낙 찰칵 소리로 정신이 없어서 그런지 작품을 충분히 집중해서 보기 어렵더라구요. 마치 이 구간만 다른 분위기인 것처럼 말이죠. 

 

 

 

강렬한 햇빛이 눈부시게 빛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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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시그니처 격인 물가에서 커튼이 날리는 구성의 작품이 가장 메인에 위치하고 있고, 실제로 바라 보고있으면 그저 기분이 절로 좋아질 정도로 왜 인기가 있는지 여실히 느껴졌는데요. 특히 신작인 이 3작품은 여름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다른 비슷한 구도의 작품보다도 더 밝고 햇빛이 강렬하게 느껴졌어요.

 

마치 햇빛이 전체적으로 비추고 있어서 눈이 사르르 부신듯한 느낌이랄까요. 이 작품의 경우 원래 나무가 그려질 뻔했는데, 추후 완성본에서는 나무는 그림자로만 비추게 하여 마치 그 자리에 나무가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게끔 연출하였다고 합니다. 

 

작품을 멀리서 보면 정말 완벽에 가까운 사진인데, 특히 일렁이는 저 물결이 가까이서 보면 정말 섬세하게 점으로 찍은 것이 보여서 너무 신기해요. 자꾸만 멀리서 봤다 가까이서 봤다 하게되더라구요. 

 

 

 

두번째 신작 : 설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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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신작인 설레임은 바라보고 있으면, 기분좋은 순간의 살짝 스치는 설렘이 느껴지는 듯한 가벼운 바람이 느껴졌어요. 가로형과는 달리 세로로 배치되어, 오히려 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한 순간에 집중되어 있는 듯한 기분이였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 차오르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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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3점의 신작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였어요. 빛이 차오른다는 제목이 찰떡으로 느껴질 정도로 그 찬란함을 커튼과 쏟아지는 빛으로 명확히 그 순간을 담아낸 작품이에요. 이 작품의 경우 실내 바닥이 등장하지 않고, 자연속에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커튼만 비추기 때문에 더더욱 경계가 흐트러져 보이는데요.

 

환상적인 자연속의 풍경과 바람이 느껴지는 듯한 착각을 경험하게 해주는 멋진 작품이였어요. 이렇게 3점의 신작과 함께 여러 작품들을 봤는데요.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보면서 생각보다 즐겁게 오랫동안 관람하게 되었어요.

 

 

 

실제 장소에 와 있는 듯한 신비로운 착각

 

 

원래 실사화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작품들은 단순히 실사화에 그치지 않고, 공간의 어느 한 순간의 분위기와 향취를 느낌게 해주어 조금은 다른 느낌이 들어 너무 좋았습니다. 워낙 대형 사이즈의 작품들이 많아서 그런지 실제로 보면, 그림 속에 있는 공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면서, 그 특정 장소와 분위기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오히려 정면보다는 사선에서 그림을 보러 들어갈 때 실제로 그 장소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더욱 강렬했습니다. 특히 작품들 중 한쪽에 큰 기둥 또는 커튼 등의 사물이 배치될 때가 있는데, 그 방향에서 들어가듯 보게되면, 실제로 작품이 그 세계로 인도하는 듯한 신기한 시각적 효과가 느껴지기도 하구요.

 

작품을 오래 보다보면 캔버스를 넘어 마치 그림속 공간이 확장되는 듯한 시원한 풍경을 통해 고요하고도 정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어 바라보고 있으면 편안하고, 기분좋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아마 소재 자체가 집과 자연을 주로 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취향저격 당해버린 앨리슨 달튼의 작품

 

 

원래부터도 바람, 빛, 건축적인 요소를 좋아하는데,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작품에서는 이 3가지가 메인으로 등장해서 너무 취향저격당해버렸어요. 특히 여러 작품들 중에서도 무한한 개방감을 느끼게 해주는 창가에 휘날리는 커튼이 가장 좋았는데요. 단순히 방안의 특별한 것 없는 배경인데요.

 

그곳에 투명한 커튼을 바람에 날리는 효과를 주어 전혀 다른 반전된 분위기를 전달한 것 같아요. 그림에 아이디어나 컨셉이 얼마나 중요한가 여실히 느끼게 해주었어요. 그리고 전시를 통해 작가가 특유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습작과 연습을 기울였는지 볼 수 있었고, 습작들을 통해 보니 더더욱 본 작품이 더욱 훌륭하게 느껴졌습니다.

 

창밖에 건물들을 주로 보고사는 현대인들의 삶을 반추해보면, 이렇게 자연과 시원한 개방감을 주는 작가의 작품이 왜 인기가 있는지 납득이 되었어요. 어찌보면 작가의 작품이 실사처럼 그려졌지만, 그려진 그림은 환상과 다를바가 없거든요. 그래서 저 또한 제 방에 걸어두어 답답할 때마다 그림을 보며 조금이라도 시원함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 앨리슨 달튼 브라운은 이번 전시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덕분에 팬이 되어버렸네요. 기회가 된다면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한 번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너무 매력적이고 만족스러운 전시였습니다.

 

 

 

아트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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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마지막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는 굿즈타임. 역시나 많은 굿즈들이 가득했는데요. 옛날에는 엽서도 많이 곧잘 사곤했는데, 하도 전시를 많이 보러다니다 보니 요새는 조금 감흥이 줄어들어 잘 안사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워낙 엽서 자체가 비싸기도 하고, 생각보다 원작과 색감이나 디테일이 너무 다르게 프린팅되어 흥미가 읽어버리기도 하구요.

 

 

역시나 굿즈에는 가장 인기가 좋은 물가 커튼 풍경 작품들이 가득 채웠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는 작게 보는 것보다는 크게 보는 게 좋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방 한쪽에 프린팅이여도 하나 걸어놓으면 진짜 시원해보이고 힐링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벽에 걸어두었을 때 진가가 크게 발휘되는 작품이랄까요. 그래서 그런지 다양한 사이즈의 포스터도 많이 판매되고 있었어요.

 

포스터는 1만 5천원인가 했던 것 같은데 아주 부담스럽게 생각들지는 않았어요. 차라리 작품을 걸어놓을 목적이면 작은 엽서보다 포스터가 괜찮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제 눈길은 이미 다른곳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이왕 걸어놓을려면 탄탄하고 변색이 적은 아크릴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거든요. 평소 같으면 아크릴 프린팅은 쳐다보지도 않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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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프린팅 생각이 너무 이쁘게 잘 제작되었더라구요. 그런데 가격이 7만원으로 너무 비싸더라구요. 진짜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워낙 굿즈를 사 놓고 후회한 적이 많다보니 결국 아쉽게도 구매하지는 않았습니다. 아트샵에는 이번 전시 굿즈 외에도 이전 전시의 굿즈도 소량 팔고 있어서 혹시나 관심있으신 분들은 같이 구경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무민 전시를 보기 위해 따릉이 타고 영동대교 건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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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전시는 한 번 보면 1~3시간 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두탕을 뛰진 않는데요. 얼리버드를 사놓고도 바쁘다고 미루다 보니 전시 마감이 임박해서 하는 수 없이 바쁘게 다음 전시장으로 이동합니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 전시보다 훨씬 이전에 사 놓은 무민전이 갑자기 전시 마감일정이 당겨졌는데, 생각보다 삼성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전시장이 있더라구요.

 

지도에서보니 영동대교만 건너면 금방 가겠구나 생각이 들어 따릉이를 타고 가기로 결정했죠. 하지만 지도만 보고 결정한 이 선택에 엄청난 후회와 고생을 단단히 겪었습니다. 영동대교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그 길로 가는 여정은 전혀 아름답지 않았어요.

 

 

TMI지만 봉은사역에서 청담역으로 가는 길은 오르막이라 절대 따릉이의 빈약한 페달로는 올라갈 수 없구요. 영동대교는 다른 다리보다 인도가 좁아서 수시로 반대쪽에 오는 사람들로 막히고 말이죠. 다리를 넘어간 성수동은 그야말로 인도가 울퉁불퉁해서 수많은 방지턱을 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비추.

 

따릉이를 타기 시작하면서 은근 자전거 타기 어려운 구간들이 많더라구요. 유럽처럼 시원스럽게 도로를 달려보고 싶은데 생각보다 탈만한 구간이 별로 없어서 아쉽더라구요. 힘겹게 넘어간 성수에서 본 무민전시 리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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