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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게에(그림자 회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작가 '후지시로 세이지'의 전시가 열러 피카소전 이후에 오랫만에 예술의 전당에 다녀왔습니다. 작가도 그림자 회화라는 장르도 모두 생소해서 큰 기대없이 갔는데요. 생각보다 압도적인 멋진 작품들에 매료되어 감탄을 연발하면 즐겁게 관람했어요.

 

 

 

 

후지시로 세이지 전시 소개

이번 전시는 후지시로 세이지의 초기작인 <서유기>,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을 소재로 한 작품을 비롯해 160점이 넘는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라고 하는데요. 그림자 회화 외에도 다양한 영상들이 많아서 정말 볼거리가 많아서 재미있었어요.

 

후지시로-세이지-전시-포스터

일시 : 2021년 6월 10일 - 10월 12일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3층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 (월 휴관)
요금 : 일반 18,000원, 청소년 14,000원, 어린이&유아 10,000원

 

원래 이 전시는 작년에 올 예정이었다고 하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올해로 연기되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원래 도슨트가 기획이 안 된건지 코로나로 무산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도슨트는 없는 것 같아요. 대신 오디오 가이드는 있습니다.

 

 

 

후지시로 세이지(1924~) 작가 소개

10대에 남다른 재능으로 일본의 독립미술협회전 외 다양한 곳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며, 1949년 요미우리 신문사가 주최한 <일본 앙데팡당전> 첫 회부터 몇 차례 출품도 한 실력가였으나, 이후 홀로 걷는 길을 택하며, 카케에(그림자 회화)에 전념한 결과 그 방면에 독보적인 거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후지시로-세이지-전시1

 

그의 작품은 NHK 방송 개국 시험 방송에서부터 방송 컨텐츠의 큰 역할을 담당하며 대중에게 깊이 스며들었고, 이후 수많은 기업에서도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수 차례의 국가 훈장과 명성 높은 예술, 문학상을 받았으며, 98세인 지금도 폭넓고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작가는 2차 세계대전 직후 폐허가 된 도쿄를 위해 카게에 제작을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평화를 기원하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잿더미가 된 들판 어디서라도 구할 수 있는 쇄인 골판지와 전구를 사용해 빛과 그림자의 '카게에'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후지시로-세이지-전시2

 

새까만 실루엣과 빛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심플한 그의 작품들은 보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죠. 초기에는 흑백의 모노톤으로만 작업을 진행했으나, 점차 색채와 다양한 기법을 구사하기 시작하면서 스케일도 커지고 화려하면 다채로운 작업으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카게에 제작은 모든 것에 빛을 비추고 생명을 불어넣는 수작업이다.
아름답고 화려한 세계를 표현하는 '카게에' 그 예술의 추구는 끝이 없다.

 

 

카케에 작업뿐만 아니라 캐로용이라는 케릭터를 만들어 인형극을 선보였으며, 큰 반향과 인기를 얻었습니다. 전국 유치원생들을 관람객으로 하는 순회공연들을 진행하면서 일본 상업연극 역사에 큰 업적을 남겼습니다. 현재 일본 부도칸에서 개최되는 공연양식과 대형 극장에서 어린이용 공연의 뿌리가 되었죠.

 

후지시로-세이지-전시3

 

이후 캐로용쇼 외에도 작은아씨들 등의 다양한 작품도 선보였습니다. 특히 <은하철도의 밤>은 1959년 초연 이후 1000회 이상 상연되었으며 수많은 상을 수상하며 후지시로 '카게에 극'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동화 원작인 <울어버린 빵강도깨비>도 1000회 이상 상연되면서 그의 대표작이 되었죠.

 

 

작가는 5년 동안 잡지에서 삽화를 담당하면서 서유기같은 고전작품의 삽화를 매월 6장씩 총 380장을 제작하기도 하였는데요. 캐리커처같은 키치하면서 심플한 구성으로 성인 카케에로서도 큰 평판을 얻었습니다. 이후 작가가 좋아하는 안데르센 동화 <The Bottle Neck 포도주병의 이상한 여행>을 첫 그림책으로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전시는 좋았지만 아쉬웠던 관람객을 위한 배려

초기의 작품은 굉장히 심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장을 겹치는 방식으로 은은한 원근감이나 흐릿함을 강약을 살려 그림자 회화의 진수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는데요. 중반부터 작품의 스케일도 커지고, 겹쳐지는 레이아웃의 수도 많아지면서 굉장히 섬세하면서도 화려하고 다채로워져서 굉장히 아름답더라구요.

 

후지시로-세이지-전시4

 

회화를 보는 듯한 섬세한 층을 쌓은 기법으로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감탄스러웠고, 어떻게 작업을 했을지 무척 궁금해져서 한참을 들여다보게되더라구요. 그래서 생각보다 작품 하나 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그림자 회화 외에도 작품 하단에 물이 흐르도록 연출한 부분, 여러 인형극 영상들 등의 다양한 볼거리도 가득해서,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다만 아쉬운 것은 작품 수가 많고, 오래도록 봐야 감상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앉을 공간이 전혀 없어서 다리가 너무 아프더라구요. 

 

 

물론 초반에 캐로용 영상에 유일하게 앉는 공간이 있었지만, 그 외에도 영상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앉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고 작품들을 온전히 즐기기 어려웠어요. 심지어 영상들은 한 편당 18분이 넘어가는 것도 있었는데, 왜 이렇게 구성을 해놨는지 의아하더라구요.

 

식당도 아니고 회전율을 따지기 보다는 감상하는 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구성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제발 전시회장에 의자들 좀 많이 배치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항상하는데요. 이번 전시회는 그런 면에서 가장 힘들더라구요.

 

 

아트샵

그런 아쉬움 점에도 불구하고 전시 자체는 무척 좋았습니다. 전시장을 나오면 매표소 근처에 아트샵이 있는데요. 생각보다 금액 단위가 쎄서 조금 놀랐어요. 예전에는 엽서나 부록을 사곤했는데요. 어느 순간 잘 사용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후지시로-세이지-아트샵

 

무엇보다 기본 엽서같은 경우도 원화보다 색감이 떨어지다보니 점차 잘 안사게 되었는데요. 이번 작품은 특히나 입체감이 돋보이는 전시였기 때문에 원화의 느낌이 잘 살지는 않는 것 같아 따로 구매하진 않았어요. 기대하지 않았던 전시에서 예상치 못한 감동을 얻을 때 더 큰 만족감이 오듯이, 이번 전시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았어요.

 

 

단순히 검은 종이로 그림자모양의 그림을 오려 붙이는 정도로만 생각했던 그림자 회화의 폭넓은 표현력을 보면서 새삼 새로운 시선을 갖게되기도 했구요. 한 장르를 평생 몰두해온 작가의 내공이 녹아든 멋진 작품들은 10월까지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보면 정말 멋지고 아름답기 때문에 한 번쯤 가보실 것을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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