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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거장들 예술의 전당 전시 후기
예술의 전당에서 새로운 명화전시가 열려 누구보다 빠르게 관람을 하고 왔습니다. 한가람 미술관은 7월 전시 이후에 정말 오랜만에 왔는데요.
1, 2층은 예정된 전시 준비로 부지런히 공사중이였고, 제가 볼 전시는 3층에서 하고 있었어요. (처음에 방황하고 돌아다니는 걸 보고, 안내해주시는 분이 친절하게 알려주셨어요. 많이들 저처럼 헤매셨나봐요.)
후지시로 세이지 전 - 카게에 거장의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생각해보면 예술의 전당은 전시는 거의 매분기별로 항상 가게되는 것 같은데, 갈때마다 조금 마음을 먹어야 됩니다. 남부터미널역에 위치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조금 멀기도 하고, 역에서도 조금 떨어져 있어 버스를 타고 가야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가는 이유는 제가 좋아하는 유명한 작가의 명화 전시가 꽤 자주 열리기 때문이죠.
전시소개
이번 겨울에 올라온 전시는 특정 작가가 지정된 전시는 아니고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 소장품을 선보이는 전시인데요.
마르셸 뒤상,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호안 미로, 만 레이, 막스 에른스트, 이브 탕기 등의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초현실주의 거장들 :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 걸작전이 되겠습니다.
전시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전시기간 : 20201.11.27(토) - 2022.03.06(일)
관람시간 : 화-일 10시 - 오후 7시 (입장마감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문의 : 02-6273-4242
무료 도슨트 : 화-금 10:30, 2시, 4시(유료 프리미엄 도슨트는 홈페이지 참고), 주말 운영 안함
입장료 : 성인 2만원, 청소년 16,000원, 어린이 12,000원 (20명 단체 2천원 할인/사전예약 필)
특별요금 : 50%할인, 경로우대(만 65세 이상), 장애인 1-3급 본인 및 동반1인, 4-6급 본인, 국가유공자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중심부에 위치한 독특하고모양새의 박물관인데요.
프란스 보이만스와 다니엘 조지 판뵈닝언이라는 두 명의 주요 수집가의 이름을 따왔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초현실주의 미술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데이비드 호크니, 앤디 워홀, 클라스 올덴버그 등의 영미 팝아트의 컬렉션도 보유하고 있어, 중세와 현재까지의 예술의 모두 포괄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명화뿐만 아니라 중세 도자기와 르네상스 유리, 가구, 현대 네덜란드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장식 예술과 디자인을 선보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9년에 걸쳐 현대화된 대규모 개조를 시작한 박물관은 2021년 11월 6일 새롭게 본관 옆에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미리 1차 얼리버드(50%)에 인터파크 전시지원(5천원 할인)을 통해 저렴하게 5천원에 티켓을 끊을 수 있었는데요. 정말 싸게 구매하긴 했지만, 12/5일까지 봐야한다는 거...
원래 전시는 보통 평일 오전때를 선호하지만, 티켓 사용기간이 촉박해서 어쩔 수 없이 개막 첫날인 토요일에 다녀왔어요. 진짜 전시를 첫날에 가보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첫날이 아니여도 주말에는 늘 사람이 많아서 정말 서둘러 갔는데요. 다행히도 이전 피카소전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었어요.(대기 2시간 했었음..역시 피카소)
물론 오프닝 시간에 맞춰가긴 했지만, 생각보다 대기도 없고 여유롭게 바로 들어갈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늘 이러면 참 좋을텐데 말이에요.)
전시구성과 내용
20세기 초 파리에서 등장한 초현실주의자들은 꿈과 욕망, 무의식의 세계를 기이한 형태로 일상을 뒤엎었으며, 이러한 무의식의 욕망을 예술로 표출하는 그들의 작업은 예술영역을 확장시키고, 더불어 현대 예술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다고 하는데요.
많은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지만,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작가들을 간단히 소개해봅니다.
살바도르 달리 -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영화 제작자. 대표작 <기억의 지속>
마르셸 뒤상 -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미친 프랑스의 조각가이자 화가로 개념미술의 창시자. 대표작 <샘>
르네 마그리트 -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로 현대 많은 예술 분야에 영향을 끼침. 대표작 <사람의 아들>
호안 미로 - 바르셀로나 출신의 스페인 화가로 입체주의, 초현실주에서 비중이 큰 역할을 함.
만 레이 -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 미국의 시각미술가로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에 상당한 기여를 함.
막스 에른스트 - 독일의 다다이스트 화가. 그의 몽화적인 작품 <셀레베스>는 최초 초현실주의 작품중 하나.
이브 탕기 - 프랑스 출신의 미국 초현실주의 화가로 초현실주의 원칙을 가장 충실하게 따름.
전시 섹션은 총 6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섹션1. 초현실주의 혁명
문학과 시에서 시작된 초현실주의는 빠르게 회화, 조각, 영화, 사진 공연, 디자인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미학이나 문체로 정의되기 보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들어 우리가 보는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게 합니다.
섹션2. 다다와 초현실주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 중립국 스위스로 도피한 에술가들은 자극적인 연극과 춤, 귀에 거슬리는 음악, 비문맥환된 시로 관객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다다주의자들은 제 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현실에 안주하는 사회를 거부하며, 예술작품을 통해 아름다움, 이성, 질서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을 뒤엎었습니다.
섹션3. 꿈꾸는 사유
길들여지지 않는 생각을 활요하기 위한 도구로 꿈에 깊은 관심을 가진 초현실주의자들. 특히 살바도르 달리는 편집증적 사고에 기초한 새로운 기술법을 시작했는데요.
환각에 시달리곤 했던 그는 그림으로 그것을 실체화하여 관객이 그의 그림을 통해 망상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섹션4. 우연과 비합리성
극단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고, 서로의 꿈을 기록하고 환각을 추구하며, 초현실주의자들은 무의식으로 가는 길을 열기위해 수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섹션5. 욕망
초현실주의자들에게 사랑과 욕망은 매우 중요한 주제였으며, 그들은 사회의 구조와 성에 대해 얌전한 체하는 인식을 허물었습니다.
섹션6. 기묘한 낯익음
우연한 만남에서 가능성의 세계를 보았던 초현실주의자들은 일상용품을 이용해 익숙한 이미지와 사물들을 놀라운 방법으로 모아 묘하고 신비롭게 만들었습니다.
살바도르 달리나 르네 마그리트의 유명한 몇몇 작품 빼고는 대분분의 작품들이 생소했는데요. 안개가 낀 듯 인식하고 있었던 초현실주의라는 장르를 이번 전시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세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는 오디오보다는 직접 말로 해주시는 도슨트를 선호하는데, 주말에는 운영하지 않아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어요. 도슨트와 작품들을 봤다면 충분히 더 깊게 이해를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인상파 작품을 좋아해서(고흐나 모네 등) 생각보다 제 취향의 작품들은 이번 전시에서 많이 보이진 않았어요. 사실 피카소의 입체파나 다다이즘 같이 뭔가 해체되고 난해한 작품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아서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시각적인 질감에 예민한 편이다 보니, 일부의 작품들은 조금 징그럽게 느껴져서, 사람에 따라 충분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체적으로 여러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보고나니 제 취향도 더욱 분명히 느낄 수 있어서 나쁘지 않은 전시였던 것 같아요.
완전히 빠져드는 작품은 없긴 했지만, 그래도 이번 전시 덕분에 초현실주의라는 장르를 조금이나마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어요.
그림뿐만 아니라 조각이나 선언문같은 책 등의 다양한 매체를 접할 수 있어서 보는 재미도 충분히 있었던 것 같아요.
아트숍과 굿즈
생각보다 전시 구성이 알차고 볼거리가 많아서 그런지 약 2시간 정도 관람을 했어요. 마지막으로는 아트숍을 구경하면서 마무리해봅니다.
원래 굿즈는 잘 사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미술전시를 보고나면 마음에 드는 그림 엽서는 꼭 1~2장씩은 사게되더라구요. 그리고 그냥 사지 않아도 아트숍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예전에는 비싼 도록도 잘 사고 그랬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집에 전시된채 먼지가 쌓여가는 것을 보며 더 이상 구매하진 않는데요. 그래도 전시를 보고 나오면, 내가 마음에 든 작품이 잘 실려있는지 궁금해서 꼭 한번씩 들쳐보게 되더라구요.
도록은 39,000원으로 가격대는 좀 있어요. 하지만 꽤 탄탄한 재질에 두께도 꽤 되어서 이번 전시가 마음에 드셨던 분들은 도록을 사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담겨있으니 말이에요.
도록 표지의 그림은 이번 전시에서 대표 그림으로 미는 작품 중에 하나인 것 같은데요. 바로 르네 마그리트의 <금지된 재현>이라는 작품입니다.
티켓 구매하는 곳 옆에서 실제로 작품을 재현해볼 수 있는 특수 거울이 있어요. 거울에 비추면 자신의 작품처럼 자신의 뒷모습이 나오는게 꽤 신기해요.
실제로 전시에서 이 작품의 원화를 볼 수 있었는데요. 분명 따로 그렸을텐데, 디테일한 묘사가 거의 비슷해서 은근 묘한 느낌을 불러일으켜요.
그리고 자꾸 보면서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됩니다. (뒷통수가 잘생겼으니 왠지 앞모습도 잘생겼을 것 같다든가..뭐 이런거 말이죠.)
"기이한 것은 언제나 아름답고,
기이한 것은 모두 아름다우며,
사실 기이한 것만이 아름답다."
- 앙드레 브르통, 1924
다양한 엽서들이 있는데요. 보통 주로 전시된 작품들만 있는 것과는 달리 이번 전시 굿즈에서는 전시에서 볼 수 없는 작품들 엽서도 꽤 많더라구요.
전시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어서 한참을 바라봤던 원화 작품 중 하나인데요.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였던 것 같아요. 기억이 정확히 안 나네요. (보통 글자는 대충 보는 편이라...)
확실히 엽서도 잘 안사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원화의 감동적인 포인트가 엽서에는 제대로 표현이 안되어서 그런 것도 있는데요. 특히 유화는 유광을 띠는 특성이 있는데, 그런 반짝이는 광채가 인쇄물에는 잘 안 담기더라구요.
이 작품의 압권은 더위로 가득해 보이는 사막인데도, 앞에 놓인 철제 탁자와 타일, 유리컵, 그리고 인물이 그늘진 모습을 통해 굉장히 시원한 느낌이 들어서, 배경과 사물의 부조화가 굉장히 이색적으로 다가왔어요.
대형 프린팅으로 르네 마그리트의 대표작들이 실려있습니다. 이번 원화전에는 아쉽게도 볼 수 없었어요.
앞서 소개해드린 작품에 이어 또 한참을 바라봤던 작품은 두번째 해질녘 건물인데요. 이건 도저히 누구 작품인지는 모르겠네요. 해가지는 하늘 아래로 까맣게 그늘진 건물 속에 뜬 달과 별이 무척 아름다웠떤 작품이였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오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꼭 보고싶은 작품인 르네 마그리트 <빛의 제국> 관련 굿즈도 있네요. 언젠가 이 작품을 보러 벨기에에 있는 르네 마그리트 미술관에 꼭 가보고 싶어요.
혹시 가게된다면 기쁜 마음으로 생생한 포스팅 남겨볼게요.
놓여진 엽서 중 두번째는 르네 마그리트의 <붉은모델 lll>이라는 작품인데요. 마치 발인지 신발인지 경계가 모호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꾸 쳐다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에요.
기발한 아이디어에 섬세하고 정밀한 터치가 더해져 원화로 보면 굉장히 몰입감이 상당합니다. 바닥에 흙은 꼭 진짜 같이 묘사했더라구요.
두번째로 놓여있는 굿즈 속 그림은 살바도르 달리 <머리 속에 구름 가득한 커플>입니다. 두 커플이 기대고 있는 모습인데요. 실제로 인물 모양의 대형 액자속에 풍경 그림이 담겨 있더라구요.
액자조차 그림의 일부분으로 활용한 틀을 깨는 독특함이 굉장히 인상적이였어요. 이 작품은 들어가자마다 전시 초입에 바로 보실 수 있어요. 이 그림은 이번 티켓에 사용되었더라구요.
초현실주의 거장들의 실제 모습을 일러스트화한 굿즈를 마지막으로 포스팅을 마무리해봅니다.
초현실주의를 좋아하시거나 관심이 있으셨던 분들은 꼭 한 번 가보시길 바라구요. 저처럼 잘 모르시는 분들도 이번 기회에 초현실주의라는 장르에 대해 배워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 - 예술의 전당 전시 후기
내맘쏙 모두의 그림책 전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전시
전시는 내년 3월까지로 아직 여유가 있어서, 이왕 멀리가는거 12월 말쯤에 가서, 12/24일에 개막하는 앙리 마티스전과 내맘쏙 모두의 그림책전도 함께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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