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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마지막 전시를 보기 위해 예술의 전당을 다녀왔는데요. 현재 예당에서 하고 있는 전시가 엄청 많네요. 연말에 분주하게 전시를 연달아 보다가 당분간 쉬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당에서 앙리 마티스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얼리버드 티켓을 후다닥 구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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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마티스 전시 소개

작가 '앙리 마티스'는 너무 유명하지만, 실제로 전시를 보는 것은 처음이라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유명한 작가는 하도 이곳저곳에서 작품을 많이 봐서 그런지 간혹 실제로 작품을 본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하는데, 앙리 마티스도 그런 느낌드는 대표 작가 중 한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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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입구에 작가별 테마에 어울리게 꾸며놓는데, 이번 앙리 마티스 전은 정말 감각적으로 너무 예쁘게 꾸며놨더라구요. 전시장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수십장 찍을뻔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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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는 앙리 마티스를 영감으로 그린 초대 작가들의 작품이 있었는데, 제가 아는 작가도 있고, 모르는 작가도 있었어요. 사실 어떤 기준으로 선정된 건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과거 예능 프로 <아빠 어디가>의 윤후 그림도 있더라구요. 진짜 재밌게 봤던 프로였는데 반갑긴 하더라구요. 물론 얼굴을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무료로 이용가능한 오디오 가이드

오디오 가이드는 VIBE 앱으로 무료로 제공된다고 하는데, 큐알코드를 없애버려서 결국 못 들었어요. 전 VIBE 앱을 안 쓰거든요. 막 깔고 가입도 해야되서 귀찮아서 넘거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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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실제 도슨트를 듣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코로나로 인해 요근래 전시는 도슨트를 들을 수가 없어서 너무 아쉬워요. 오디오 도슨트는 그냥 쭉 대본 읽는 거 같아서 재미없단 말이죠. 가끔 재밌는 도슨트분 만나면 숨겨진 썰도 말씀해주시고 그러는데 그런게 진짜 꿀잼이거든요. 그런면에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오디오는 무료로 가능하니 혹시 필요하신 분들은 앱을 다운받아 이용하시면 됩니다.

 

 

 

일부 구간만 사진촬영 가능

전시장은 대부분 찍을 수 없는데, 중반부 넘어가면 찍을 수 있는 공간이 나와요. 다른 전시에 비해서는 찍을 수 있는 공간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근데 알고보니 전시장에서 사진을 못 찍는 건 우리나라뿐이라고 하더라구요.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해외같은 경우는 사진찍는 거 허용한다던데요. 전 그것도 모르고 작품 망가질까봐 못 찍는 줄 알았지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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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부터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보통 저렇게 그리다 만듯한 작품을 봤다면 뭐 이런 낙서같은 거를 걸어놓은 걸까 생각이 들텐데, 확실히 앙리 마티스의 작품은 간단한 선만으로도 깔끔하면서도 명확한 느낌을 표현하는게 디자인적으로 굉장히 심미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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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이 오기를 기다리지 말라. 영감은 열중하고 있을 때 찾아온다.

 

순간적인 드로잉으로 대상의 특징을 정확히 잡아냈달까요. 앙리 마티스는 초기부터 꾸준히 순간적인 획을 그리는 연습을 해온듯한 느낌입니다. 사실 막상 누구나 그릴 것 같이 간단해보여도, 실제로 저런 대담하고 균형있는 선을 그려내기란 쉽지 않거든요. 파란 벽지가 보이는 구간은 맘껏 사진을 찍어도 됩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이 많았어요. 

 

 

 

아름다운 조형미와 화려한 색체의 조화

이번 전시에서 대표이미지로 사용된 그림이 첫 작품으로 등장했는데요. 다양한 색깔을 사용하면서도 조화롭게 배치하여 굉장히 디자인적으로 멋스러운 그림이에요. 실제로 보면 색감이 더 쨍하니 밝아서 이쁘더라구요. 역시 프린트는 원화를 따라올 수가 없다는 생각이 여실히 드는 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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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감의 복잡한듯 전혀 복잡해보이지 않는듯한 작품도 있구요. 화려한데 보면 다 철저히 계산되어 배치가 된 걸 알 수 잇어요. 분명 그림인데 마치 색종이를 오려서 붙인듯한 모양새네요. 여기서 말년에 색종이로 작업한 스타일이 연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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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신 아폴론을 앙리 마티스의 시각으로 그린 작품. 굉장히 개성적이더라구요. 그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는데요. 뭔가 일부 작품은 대충 색종이를 붙여놓은 듯한 이미지의 조합같지만, 색끼리의 충돌과 크기의 배치 등 많은 것을 고려하여 만든 작품들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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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화 조차도 앙리 마티스 스러워요. 진짜 작품들이 하나같이 다 마음에 쏙 들만큼 너무 좋아서 셔터를 한참동안 누를 수밖에 없었네요. 실제로 보면 색의 조화가 더 기가막힌데, 저런 자유로운 선이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더욱 디자인스럽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현대에 쓰여도 충분히 세련됨을 느낄 수 있는 앞서가는 그의 감각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말이죠.

 

 

 

앙리 마티스의 종이 오리기 기법

마티스의 종이 오리기 첫 번째 단계는 큰 종이 위에 밝은 색상을 칠하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과슈 물감을 사용해 단색으로 칠한 종이를 가위로 오려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인데요. 가위를 마치 붓인 양 사용하며 형태를 오리는 것이 특징이죠. 이러한 종이 오리기 기법 덕분에 마티스는 가위로 붓으 유동성을 재발견하며 "가위는 연필보다 더 감각적이다"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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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를 곧장 잘라 나가는 것은 조각가에게 색채를 가지고 하는 일을 연상시킨다.

 

그에게 종이를 자르는 것은 조각가의 작업이기도 했는데요. 그는 원래 화가이자 조각가였기 때문이죠. 마지막은 조립의 단계로 마티스는 집의 벽면을 활용하여, 원하는 구성이 나올 때까지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붙이고 떼기를 반복한다고 합니다. 공간 안에서 조명, 색상 모양의 놀이를 재발견하고, 마치 즉흥 연주를 하듯 이미지를 구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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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하는 사람들의 역동적인 모습이 느껴지지 않나요. 시원하고 파도를 가르는 모습이 절로 상쾌해집니다. 단순히 심벌같은 꽃과 과일의 배치인데도, 디자인적으로 너무 이뻤던 작품. 한참을 바라봤네요. 이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겠다 생각이 들만큼 그의 작품은 대중성이 높다고 생각 되어지는 것이 많았어요. 특히 패턴스러운 작품이 많아서 굿즈같은데 만들면 진짜 너무 이쁠듯 싶더라구요.

 

 

 

매력적이였던 판화 작품

파란색의 단색으로만 이루어진 몸 연작들. 다양한 몸의 구조를 이리저리 연습한 습작들이 참 많더라구요. 다른 유명한 작가들도 그랬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유명한 작품들을 만들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시행착오가 숨겨져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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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판화 작품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앙리 마티스의 작품들은 조형적으로 굉장히 임팩트있고 재미가 있어서 그런지 전혀 지루함 없이 한 작품마다 몰입해서 보게 되더라구요. 전시장의 배치도 무척 괜찮았어요. 사람들이 꽤 있는데도 불구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에도 영향을 주는 앙리 마티스의 독보적인 그래픽 디자인

한쪽에는 앙리 마티스가 작업한 출판물들이 놓여져 있거나 벽에 붙여져 있었는데요. 생각보다 양이 방대하더라구요. 그 누구보다 다작했던 작가 중 한 명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앙리 마티스는 위대한 화가인 동시에 20세기가 낳은 그래픽 아트 거장이기도 한데요. 판화, 일러스트, 북 디자인부터 카펫 등의 섬유 디자인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으며, 이러한 그의 업적은 현재 그래픽 디자인에서도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하고, 심지어 독보적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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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을 그리는 일 못지 않게 책을 만들고 일러스트를 그리는 일에 무게를 둔다

 

원래 다른 화가들처럼 유화를 작업했었지만, 1941년 십이지장 암 수술 후유증을 힘겹게 이겨낸 그가 병상에서 편하게 할 수 있는 작업은 바로 일러스트였다고 해요. 일러스트 작업은 육체적으로 덜 힘들고, 정신을 집중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갖는데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죠. 

 

 

 

앙리 마티스의 출판물 디자인들

하단에는 <베르베 4호> 내지인데요. 오른쪽 상단의 파란색 배경은 그 유명한 '이카루스'를 그린 컬러 석판화라고 해요. 석판화 뿐만 아니라 9점의 유화와 더불어 유화 작업 전에 세밀하게 구성을 짜놓은 스케치가 공개된 희귀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인물의 표정, 동장, 정물의 위치, 구조까지 상세한 메모와 아이디어가 빼곡히 써 넣어진 걸 볼 수 있는데요. 마티스가 작업할 때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율여 구성하고, 철저히 계획하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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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는 <아폴리네르>로 프랑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이름을 컷 아웃 기법으로 표현한 표지가 담겨있는 아트북인데요.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그를 기리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디자인적인 타이포그래피로 아름다움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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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아 퓨 Pierrre a Feu>(오른쪽 첫번째 책)는 프랑스어로 '부싯돌'이라는 뜻의 제목이 붙여진 이 책은 프랑스 대표하는 미술 재단 매그에서 출판된 아트북입니다. <결정적 순간> 뱅글뱅글 돌아가는 세번째 표지의 책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집 <결정적 순간>의 초판본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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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노란색 종이 표지로 이루어진 독특한 구성의 아트북 작품입니다. 370권 한정으로 출판됐으며, 마티스의 친필 사인이 표지에 담겼다고 하네요. 프랑스 작가, 만화가, 그래픽 아티스트였던 '앙드레 루베이르'의 자전 소설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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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은 정직함의 예술이다.

 

<베르베 6호> 마티스는 식물을 굉장히 좋아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다양한 꽃과 식물이 많이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볼수 있어요. 이 책은 마티스의 유화에 드러나는 식물의 패턴과, 그외 별도 드로잉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마티스가 프로방스 지역에 거주하던 시절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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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 1호>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지드'의 회화론과 마티스의 여담과 드로잉 작품이 실려있습니다.

 

 

 

마지막 체험존과 포토존

마지막 섹션에는 직접 카드를 만들어 볼 수 있는데요. 앙리 마티스의 다양한 선 모양 도장이 있어서 그냥 찍고 색연필로 내멋대로 그리면 됩니다. 무료이기도 하고 남녀노소 모두 자유롭게 체험이 가능해서 저도 하나 완성해서 붙여놓고 왔네요. 물론 안 붙이고 가져가셔도 되지만, 거의 대부분 붙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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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기대했던 포토존이였는데요. 희안하게도 밖이 아니라 전시 내부 마지막 구간에 있더라구요. 한마디로 전시를 보지 않으면 찍을 수 없는 것이죠. 진짜 딱 가운데에서 이쁘게 찍고 싶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뛰놀아서 도저히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중앙에 파란 공간은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이 있는데요. 사람들이 잠시 구멍에 들어간 틈을 타서 잽싸게 한 장 찍었네요. 진짜 너무 이쁜 포토존인 것 같아요. 색도 선명하고 이뻐서 혹시 전시 오신 분들은 꼭 인생샷 건지시기를 바랍니다.

 

 

 

아트숍

마지막으로 아트샵 구경을 합니다. 굿즈들이 앙리 마티스 그림이 가득해서 뭔가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천 프린트가 있는데, 오히려 프린트보다 더 색깔이 선명하고 포근한 게 잘 어울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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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마티스 모양을 딴 너무 귀여운 배지. 그 외에 수많은 굿즈들 열심히 구경합니다. 가격은 역시 저렴하진 않았어요. 엽서도 팔고 있었는데요. 한쪽에 몇 개의 작품만 실크스크린 엽서로 제작해서 팔더라구요. 판화로 찍은 실크스크린 엽서가 좀 더 선명해서 더 이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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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록은 4만원으로 파란 표지에 이쁜 빨강 영문 이름이 적혀 있었어요. 역시나 전 구경만 하고 구매하지는 않았는데, 이번 전시가 마음에 드셨다면 도록을 구매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앙리 마티스의 아름답고 세련된 작품에 푹 빠진 시간

이름으로만 익히 알고있던 앙리 마티스의 작품들을 보면서 그의 세련된 감각과 아름다운 조형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어요. 왜 사람들이 단순하게 선으로만 그려진 앙리 마티스의 그림에 열광하고 그의 작품이 실린 굿즈를 살까 의문이 있었는데, 직접 작품들을 한꺼번에 쫙 보고나니 그의 감각적인 작품들에 푹 빠져버렸네요. 

 

이번 전시는 주로 판화 작업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색감과 조형감이 살아있어서 그런지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는데요. 오히려 유화가 없다보니 상대적으로 집중할 게 덜해서 그런지 피로함이 덜하기도 하고 말이죠. 그냥 가볍게 둘러보기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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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된다면 앙리 마티스의 대표작 <춤>같은 유화작품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벼운 선과는 또 다른 유화만의 묵직함이 더해진다면 과연 어떤 감동이 올지 궁금하거든요.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앙리 마티스 전시 가볍게 구경하러 예술의 전당으로 놀러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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