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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주로 떠나는 날이 왔습니다.오랜만에 여행에 그것도 장기라 무척 설레더라구요. 보름살기를 하는거라 챙길 짐도 많아서 정말 떠나기 전까지도 꼼꼼히 체크했던 것 같아요. 이번 여행은 가벼운 마음으로 가기로 한 터라 짐은 최대한 가볍게 싸려 노력했는데도, 캐리어가 꽉 차더라구요. 원래 배낭가져가려고 했으나 짐 넣어보니 무리여서 결국 기내용 캐리어와 작은 크로스백으로 결정했습니다.
제주 도착
제주 첫날부터 여행의 묘미를 느끼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늦은 항공편이라 제주에 거의 5시쯤 도착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심지어 숙소가 거리가 있어서 서둘러 버스를 타느라 정말 휙- 스치듯 공항을 떠났습니다. 운좋게도 바로 숙소인 월정리로 가는 101번 버스가 와서 얼른 탔습니다. 놓치면 꽤 기다려야 한다고 하던데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지도상으로는 굉장히 가까워보여서 금방 갈 줄 알았는데, 꽤 오랫동안 가더라구요. 거즌 1~2시간 걸린 것 같아요.
덕분에 북동쪽 동네를 스치며 둘러볼 수 있었네요. 유명한 함덕도 보구... 김녕도 보구😜
함덕은 진짜 유명한 해변답게 동네가 굉장히 번화하고 컸는데요.
그에 비하여 월정리는 아주 작고 정겨운 시골동네 느깜이에요. 개인적으로 이런 소소한 동네를 좋아해서 숙소를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미 버스 타고 얼마 안 있어 해가 지기 시작하더니, 월정리 도착할 때는 동네가 아주 어둑어둑하더라구요.
숙소는 하차한 월정리[남] 정류장에서 꽤 가까워서 좋았어요. 정류장 앞쪽에는 편의점도 있어서 어둑한데도 그리 무섭지 않았어요.
숙소에 체크인 한 시점이 대략 7시쯤이였는데요. 펜션 사장님께서 곧 식당 닫을 시간이라고 얼른 밥먹으러 가라고 하시더라구요. 음식점은 해변 근처에 많고, 가는길에도 종종 있었는데요. 닫은 곳이 많았어요.
숙소에서 나오자 마자 눈에 띈 가게. 저희 숙소 바로 앞 빵집인데요.
얼마전 오픈한 따끈따끈한 신상 카페라고 하더라구요. 이날은 문을 닫아서 다음날 오기로 합니다.
동네가 어둑한데도 곳곳에 조명이 있어서 굉장히 운치가 있는 느낌이였어요. 가게들이 대부분 닫혀 있긴 했지만, 천천히 동네를 걸으며 풍경을 보다 보니 제주에 온 것이 슬슬 실감이 나더라구요.
운치있었던 월정리 밤바다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 나오니 드디어 바다가 펼쳐집니다. 사진에서 어둡게 나오긴 했지만, 생각보다 밝아서 놀랐어요. 해변가 주변으로 카페나 식당이 많아서 조명 빛에 바다가 반짝이는 느낌이였는데요. 그래서 더 운치있고 기분이 좋더라구요.
밤인데도 바다로 가까이 다가가니 투명하고 에메랄드 빛이라 정말 감탄하면서 봤는데요. 늦은 시간이긴 하지만 바다로 오길 잘했다 싶더라구요.
제주 향토음식 고사리 육개장 맛집 추천
바다에 빠져있는라 순간 밥 먹는 걸 잊어버렸는데요. 급 깨닫고 혹여 식당문이 닫을까 부랴부랴 찾아다녔어요. 사실 이날 너무 늦기도 하고, 평일이라 그런지 연 곳이 많지 않아서 일단 해변 근처 눈에 띄는 곳으로 턱하니 들어갔는데요. 당시의 급한 심정이 사진에서도 느껴지네요.
봉덕
제주 제주시 구좌읍 월정7길 28-21 1층 봉덕
8:00 - 20:00 (매주 화 휴무)
0507-1469-8252
생각보다 내부가 따뜻하고 분위기 좋더라구요. 혹시나 늦게 와서 주문이 안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라스트 오더인 7시 30분이 넘지 않아서 다행히 주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주문한 음식은 바로 고사리상(10,000원)인데요. 고사리육개장이 나오는데요. 생각보다 구성이 알차더라구요.
알고 보니 고사리육개장이 제주 향토음식 중에 하나라고 하더라구요. 이번에는 꼭 향토음식들을 많이 먹어야지 마음 먹었는데, 첫 날부터 먹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육개장 맛인데 뭔가 더 진하면서도 맛이 순하달까. 막 엄청 짜지 않아서 부담없이 먹기 좋더라구요. 안에 고사리도 가득 들어가 있어서 정말 맛있었습니다.
더불어 반찬으로 나온 것 중에 저 위에 까만게 바로 톳이라는 건데요. 식감이 토독한 것이 괜찮더라구요. 배가 고팠는지 금새 후루룩 다 먹어버렸네요. 듣기로는 제주 물가가 비싸서 보통 한끼에 1만 5천원에서 2만원 정도 할 수 있다고 해서 조금 걱정했었는데요. 이 집은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면서도 음식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아서 진짜 완전 강추하는 식당이에요. 혹시 월정리 가시는 분들은 한번쯤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고사리상 외의 다른 음식도 제주 향토음식으로 굉장히 맛있을 것 같더라구요.
비바람을 헤치고 숙소 가는길 (길 잃음)
식당을 들어가기 전부터 하늘이 심상치 않더라니, 밥을 먹고 나오니까 비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여행 전부터 첫날 비 예보가 있어서 우산을 미리 챙겨오긴 했는데요. 사실상 우산은 쓰나마나였네요. 제주의 바람이 엄청난지라 우산은 이미 발라당 제 기능을 거의 할 수 없었습니다.
진짜 식당을 갈 때까지도 평온했는데, 나온 뒤부터 숙소까지는 정말 혼돈의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네요. 분명 바다 보러 올 때에는 그리 먼 거리라고 느껴지지 않았는데, 힘든 날씨에 가려니 꽤 거리가 되더라구요. 거기다 골목들은 비슷하고 매우 어둑해져서 너무 헷갈리더라구요. 결국 길 한 번 잘못 들고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숙소에 간신히 도착했습니다. 휴.
간신히 도착한 숙소에 발라당 바로 눕고 싶었으나, 이미 쫄딱 맞은 상태라 숙소를 둘러볼 새도 없이 얼른 씻으로 화장실로 달려갑니다. 숙소는 싱글 침대가 둘로 나눠져 있고, 그리 공간이 크진 않지만, 깔끔하고 내부 화장실도 있어서 좋았어요. 사장님의 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아기자기함이 있더라구요.
아무래도 공간이 작다보니 조금 답답해서 창문 대신 아쉬운 대로 문을 살짝 열어놨는데요. 다행히 위쪽에 살짝 지붕이 있는 건지 비가 들어차진 않더라구요. 하지만 바람 소리가 엄청났습니다. 들어가기 전 사장님이 제주 바람 소리 크니까 자다가 놀라지 말라고 미리 언질을 해주시더라구요.
▼ 제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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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힙겹게 돌아오고 나니 밖은 이미 깜깜한 어둠으로 뒤덮여 버렸습니다. 제주 여행의 첫 날인데 긴 이동을 하느라 하루가 벌써 끝나버렸네요. 그래도 마지막에 매우 다이나믹한 제주의 바람을 제대로 느껴서 당분간 잊지 못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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