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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만큼 볼 게 없는 일드의 세계이지만 비교적 최근에 추천받은 한 편이 딱 있는데요. 바로 <콩트가 시작된다>라는 작품이였습니다. 이상하게도 왠만한 OTT에 중드는 가득한데, 일드는 의외로 보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신작의 경우 도라마 코리아 사이트를 이용하면 되는데, 제가 보고 싶은 작품들은 아쉽게도 모두 신작이 아니였습니다.

 

 

 

 

콩트가 시작된다 소개

그런데 다행히도 <콩트가 시작된다>는 국내 OTT에서 볼 수 있더라구요. 그것도 딱 한 곳 왓챠에서 말이죠. 언제 또 내려갈지 모르니까 서둘러 왓챠를 구독하고 열심히 정주행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티빙과 웨이브에도 작품이 올라와서 이제는 전보다 더 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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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가 시작된다

방영 : 2021
채널 : 일본 NTV
회차 : 10부작
출연 : 스다 마사키, 나카노 타이가, 카미키 류노스케, 아리무라 카스미, 후루카와 코토네

 

주인공은 5명인데요. 국내에서도 너무 유명한 스다 마사키, 아리무라 카스미 그리고 카미키 류노스케가 출연하더라구요. 스다 마사키는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와 연기력으로 꾸준히 비중있는 주연작들을 맡고 있는데요. 다만 거친 언사로 인해 논란이 많아서 딱히 호감이 가는 배우는 아니지만 캐릭터 소화력이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1년에 방영된 <콩트가 시작된다>는 20대 후반 젊은 청춘들의 꿈과 일 그리고 사랑을 그린 청춘 군상극인데요. 한 명의 주인공을 중점적으로 이야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 흐름에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으로 서술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굉장히 스토리가 다채롭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군상극을 좋아해서 재밌게 봤습니다. 

 

 

 

줄거리 (스포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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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토, 준페이, 슌타는 고등학교 동창인데요. 어느 날 준페이의 갑작스런 제안으로 하루토는 학교 축제에서 콩트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준페이는 좋아하는 동급생 나츠미에게 관심을 끌고자 콩트를 했던 것이었죠. 그러나 축제 이후 하루토는 콩트에 흥미를 느끼고 준페이에게 개그콤비를 제안합니다. 그렇게 '맥베스'가 탄생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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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 잘 나갔던 프로게이머 슌타까비 합류하면서 개그트리오로 열심히 활동하는데요. 그렇게 1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작은 공연장 하나 채우지 못하는 무명 개그맨으로 그들은 어느새 29살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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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가 콩트를 이렇게 오래 해올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반대와 주변의 걱정 속에서도 꾸준히 해나갈 수 있었던 것은 30살까지 뜨지 못하면 관두겠다 서로 약속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긴 시간 동안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아도 꾸준히 작은 집에서 함께 살면서 매일 밤낮없이 콩트를 짜고 연습을 해왔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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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상황에 놓여있던 그들의 앞에 갑자기 열혈팬 리호코가 나타납니다. 사실 그녀는 개그트리오가 항상 아이디어를 회의하던 카페에서 일하던 직원이였는데요. 처음에는 그들의 존재를 몰랐다가 알바를 하면서 손님으로 오게 된 맥베스를 관찰하면서 점차 그들의 팬이 되어버린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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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리호코는 학창 시절부터 모범생에 좋은 대학교를 졸업한 수재였는데요. 졸업 후 대기업까지 입사하며 아주 순탄한 인생의 첫 출발을 했지만 남자친구의 바람과 회상에서 어떠한 사건으로 인한 상처들로 인해 일도 관두고 집에 처박혀 거의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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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소식이 끊긴 언니가 걱정되어 달려온 것이 바로 여동생 츠무기였죠. 어린 시절 우등생 언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충격을 받은 츠무기는 곧바로 함께 살면서 씻겨주고 밥도 해먹이면서 리호코를 열심히 보살핍니다. 그 덕에 리호코는 서서히 기운을 되찾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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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때 더욱 웃음과 힘을 주었던 것이 바로 맥베스의 콩트 영상이였습니다. 그렇게 매일 영상을 찾아보며 덕질을 한 덕분에 리호코는 우울증에서 벗어나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와 일도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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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열혈팬이 생긴 맥베스이지만 이제 약속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앞으로의 미래도 여전히 막막한 상황에서 다시 하기 위한 힘을 내기 위해 트리오는 과거 고교 시절의 자신들을 응원해주었던 선생님을 찾아가는데요. 

 

그러나 이번에도 포기하지 말라 말해줄 것이라 생각과 달리 선생님은 이미 충분히 하지 않았냐며, 앞으로의 10년은 지금과는 다르게 더 괴로울 것이라 뼈아픔 조언을 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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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삼총사는 비로소 현실을 깨닫고 서서히 주변 상황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그 동안 꿈만 쫓다가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을 말이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이제는 꿈을 그만 놓아주어야 할 때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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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사정 속에서 현실을 맞닥뜨린 맥베스 삼총사는 마지막 콩트를 아주 열심히 준비합니다. 마치 끝나지 않을 것처럼 그동안 해왔듯이 똑같이 콘티를 짜고 맹연습에 돌입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소속사 매니저와 주변 친구들의 적극적인 도움 덕분에 그들이 10년간 간직해왔던 꿈의 마지막 여정이 반짝반짝 빛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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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연출 속에 담긴 묵직한 감동

<콩트가 시작된다>는 국내에서는 낯선 만담같은 콩트를 진행하면서 매회 에피소드가 시작되는데요. 그나마 비슷한 건 개그콘서트같은 공개코미디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 확실히 결이 다릅니다. 실제 일본에서는 재밌다고 느끼는 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웃기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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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처음에 도대체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내가 보고싶었던 드라마가 맞는지 살짝 낯설었는데요. 하지만 찬찬히 진행되는 이들의 이야기 속에 서서히 감화되기 시작하더니 마지막 즈음에는 굉장히 뭉클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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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청춘드라마는 흔히 그렇듯 꿈을 쫓고 처절하게 실패해도 결국 웃으며 아주 긍정적으로 꿈을 이뤄내는 방식으로 발랄하게 마무리 될 때가 많은데, 이 작품은 끝까지 아주 담담히 실패한 꿈을 마무리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사실상 말이 실패지 개그맨으로서 인기가 없었다 해서 그들이 10년간 해온 것이 실패라고 볼 순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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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호코의 말처럼 우리는 한 때 치열하게 살다가 인생의 쓴맛을 보고 나가떨어질 때가 있지만, 결국은 그 시간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였다고 말이죠. 남들이 보기에는 실패한 인생이였겠지만, 정말 열정적으로 열심히 일해온 과정이 결코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분명 언젠가 보상받는 일이 있을 거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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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경험담에 나온 깊은 위로에 하루토뿐만 아니라 저 또한 큰 위안이 되는 듯 했습니다. 꿈을 꾸지만 각박한 현실에서 쉽게 좌절되는 상황이 올 때, 리호코가 했던 말처럼 이러한 노력들이 쌓여서 언젠가 나에게 큰 밑거름이 주겠지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시 일어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내 옆의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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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등생으로 탄탄대로를 걷던 리호코가 무너졌을 때 바로 달려와주고 힘이 되어준 것은 바로 여동생이였는데요. 잘난 언니와 달리 꿈도 목표도 없이 그냥 살고 있는 츠무기에게 언니는 아마도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자신에게 갇혀버린 언니를 돌보면서 츠무기는 서서히 자신이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찾아갑니다. 화려한 의상에 진한 화장을 하고 스낵바에 출근하는 겉모습과 달리 츠무기는 굉장히 사랑스러운 캐릭터였어요.

 

 

동생임에도 언니를 챙기는 굉장히 어른스러운 책임감과 더불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 고민도 참 잘 헤아려주는 굉장히 친절하고 선한 인물이라 더욱 예쁘게 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남몰래 상처를 안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구는 슌타와의 로맨스가 더욱 잘 어울렸고 열렬히 응원하게 만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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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보면서 클리셰대로라면 하루토와 리호코가 연인이 되는게 확실해 보였는데, 끝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아주 담담한 관계로 나아가는데 참 신선했습니다. 오히려 주변 인물들이 다 러브러브 상태랄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또 시니컬한 하루토의 성격상에도 달달한 연애모드가 나오는 건 조금 어색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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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소소한 로맨스도 곁다리고 사실상 멕베스 트리오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흘러가서 개인적으로는 좋더라구요. 그나저나 초반부터 세 명이 티격태격대면서도 열심히 회의도 하고 콩트연습을 하는 모습을 봐와서 그런지 마지막즘에는 진짜 왈칵 눈물이 날 정도로 뭉클했습니다.

 

 

마지막 공연을 끝내고 멕베스는 결국 해체가 되었고, 함께 지내던 집도 내놓게 되는데요. 그동안의 웃긴 추억 이야기도 하고 서로 좋은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하면서 웃고 떠들었지만 어느새 눈물 가득 오열하는 장면이 너무 공감이 가면서 슬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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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가 해체되고 각자 자신의 집으로 가더라도 이들의 우정은 분명 계속될 것임을 알고 있지만, 함께 살고 꿈을 쫓던 때와는 분명 달라질 것임을 은연 중에 느껴지기 때문이였죠. 그래서 더욱 마지막 순간을 소중하게 마무리하는 이들의 모습에 열렬한 응원을 보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발견한 보석같은 작품

<콩트가 시작된다>는 확실히 일드만의 매력이 다분한 드라마였어요. 요새 일드가 예전같지 못하고 특유의 교훈식 연출 때문에 불호가 뜨긴 하지만 이런 담담하면서도 뭉클한 감동을 주는 것 또한 일드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기 전부터 호평이 꽤 많았던 작품이라 기대가 컸는데, 보고 나니 기대가 완전히 충족되는 좋은 드라마였어요. 

 

 

특히 현재 꿈을 쫓느라 힘들거나 좌절을 겪고 있는 청춘 시기의 모든 이들이 보면 위로와 공감이 될 참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박하고 정겨운 청춘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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