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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볼일이 있어 연희동에 갔다가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골목 분위기에 한껏 반해서 돌아온 적이 있는데요. 짧게 다녀온 것이 아쉬워서 다시 한 번 재방문했네요. 모처럼 다시 온 김에 맛있는 것도 먹고 골목들도 걸어다니며 시간을 보내길 했는데요. 점심으로 무얼 먹을까 하다가 맛깔스러운 음식 사진에 매료되어 일식점인 <시오>로 픽했습니다.

 

 

 

 

시오 식당소개

연희동에 위치한 <시오>는 정갈한 일본가정식을 메뉴로 하는 가게인데요.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회색 건물에 아주 심플한 외관을 지녀서 처음에는 바로 앞에서도 간판을 찾지 못해 헤매었네요.

 

시오-식당-외관1

시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23 1층
매일 11:40 - 21:30 (브레이크 타임 : 15:30 - 17:10)
02-3144-6919

 

그런데 사실 연희동에 이런 주택을 개조한 식당이나 카페가 꽤 많더라구요. 같은 건물에는 다른 카페도 있기 때문에 입구를 잘 살펴보고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하마터면 옆 가게로 들어갈 뻔했지 뭐에요.

 

 

위치는 지하철을 타고오기에는 애매한 곳인데요. 보통 연희동 자체가 역세권에 있지 않다 보니 차라리 버스를 타고 오는 것이 편할 수 있습니다. 연희 104고지앞, 구성산회관(중)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소푸리 콩나물국밥집 골목으로 쭉 들어오면 되서 찾는 건 어렵지 않더라구요. 그저 간판이 작아서 지나치기 쉽다는 점 빼고는 말이죠.

 

 

주차의 경우 가게 앞에는 골목이라 차를 대놓을 곳은 없어보였어요. 사실 연희동같은 골목은 다 그런 듯 합니다. 아마도 근처 공용주차장에 대고 와야 할 듯 한데요. 생각보다 많지 않고 규모도 크지 않거나 주말의 경우 금방 꽉찰 수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편하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협소하지만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내부

시오-식당-외관2

 

외관만 봤을 때는 낡은 느낌이 강했는데, 안으로 들어가는 따뜻한 체리원목톤의 우드 장식이 눈길을 끄는데요. 찬장에 정갈하게 놓인 그릇들을 보니 일식당에 들어온 기분이 확 들더라구요. 바로 들어서자마자 주방이 보이는 구조였는데요. 직원들이 아주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오-식당-내부1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였는데 자리가 없었는지 직원분께서 바로 대기실로 안내해주었습니다. 대기실 공간이 꽤 넓게 되어 있더라구요. 대기실에 대기자 이름을 적는 곳과 메뉴판이 나란히 있었는데요. 나올 때 찍은 거라 사진상에는 대기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주문할 당시에는 사람들이 꽤 많아서 맛집임을 실감했습니다.

 

 

사실 그냥 리뷰 사진만 보고 왔는데 알고 보니까 주말의 경우에는 엄청 오래 기다려야 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더라구요.평일에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이라 운좋게도 오래 대기하지 않고 빠르게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시오-식당-내부2

 

대기실을 나와서 보니 중앙에 있는 주방을 중심으로 양 옆에 총 2개의 룸 공감이 있었는데요. 오른쪽보다 왼쪽은 좀 더 규모가 작았는데, 큰 창이 있어서 답답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왼쪽 공간은 작아서 금방 자리가 찼기 때문에 오른쪽 공간으로 안내되었습니다.

 

시오-식당-내부3

 

밖에서는 차가운 회색 벽 때문에 삭막한 느낌이 있었는데, 안쪽으로 들어와 보니 전혀 다른 따뜻한 인테리어가 굉장히 편안한 느낌을 주더라구요. 거의 대부분의 테이블이 가득 차 있었는데도 불구 책상도 크고 공간 배치도 여유롭게 해놔서 그렇게 불편하거나 답답하진 않아서 좋았습니다.

 

시오-식당-내부4

 

간혹 맛집의 경우 많은 테이블을 다닥다닥 붙여놓아서 불편한 적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정갈한 일식과 어울리 게 적당히 여유로운 공간 배치가 번잡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대기를 더 오래 해야겠지만, 이왕 먹는 거 편하게 먹는 게 좋지 않나 싶어요.

 

 

더불어 벽마다 큰 통창이 있어서 개방감도 넘치고 좋더라구요. 자리가 없어서 비록 벽쪽에 앉게 되었지만, 창가 자리에 앉았더라면 바깥도 보면서 굉장히 운치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특히 꽃피는 봄이나 낙엽지는 가을에 더욱 분위기가 좋지 않을까 싶네요.

 

시오-식당-내부5

 

 

 

메뉴 및 가격

메뉴가 아주 심플하니 가짓수가 많지 않아서 고르기 편했습니다. 기본 메뉴는 5가지였는데 스끼야끼의 경우에는 저녁에만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4가지 메뉴 중에 고심 끝에 선택했습니다. 메인 메뉴의 가격은 대부분 만원 중반대라 연희동의 다른 가게들 치고는 메뉴 구성이나 가격대비 가성비가 좋다고 느껴지더라구요.

 

시오-식당-메뉴판

 

사이드 메뉴로는 가라아게와 크림 치즈 고로케 2가지가 있는데요. 워낙 메인 메뉴가 반찬도 많고 먹을 게 많아서 배가 부를 것 같아 추가로 시키진 않았습니다. 더불어 탄산과 에이드, 맥주까지 다양한 음료를 판매하고 있으니 취향에 따라 주문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양하게 먹는 재미가 쏠쏠했던 일본가정식

대체적으로 아시아 음식이 다 맛있지만 일식 또한 너무 좋아하는데요. 다만 생각보다 적은 양 때문에 낭패를 본 적이 많아서 밖에서 먹을 때는 살짝 꺼려지는 메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오>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가정식이기 때문인지 메인 메뉴말고도 여러가지 반찬이 푸짐하게 나오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시오-식당-음식1

 

물론 반찬의 가짓수가 많은 건 뭔가 한식화된 것 같긴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양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솔직히 요새 외식 물가가 상당하잖아요. 이왕 기분내서 비싸게 먹는 거 맛도 좋고 배도 적당히 부르게 먹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요. <시오>에서 먹은 가정식 세트는 둘 다 완전 만족이였습니다. 

 

 

먼저 나온 메뉴는 바로 <시오>의 시그니처인 삼색야끼도리인데요. 상당히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직접 나온 걸 보니 왜 그런지 알 것 같더라구요. 일단 3가지 재료의 색의 조화가 굉장히 아름답고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달달하고 감칠맛 나는 간장 베이스인데요. 닭이 아주 부드럽게 씹혀서 계란과 청경채와 함께 씹는 맛이 일품입니다. 정말 부담 하나도 없이 맛있게 넘어가는 굉장히 건강한 기분 좋은 맛이였어요. 

 

시오-식당-음식2

 

다음으로 나온 메뉴는 삿포로식의 국물 카레인데요. 국물 카레라는 게 생소하기도 했고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시켜봤습니다. 진하고 묽은 카레 소스 안에 계란, 단호박, 버섯 등 다양한 건더기가 들어있는데요. 옆에 치즈를 얹힌 밥 위에 뿌려서 슥삭 비벼먹으면 됩니다. 익숙하면서도 약간 다른 진한 카레의 맛이 아주 이색적이더라구요.

 

사실 국물만 멀건하고 안에 국수같은 게 없나 싶어 조금 아쉬웠는데, 먹는 중간에 작은 돈가스 덩어리가 들어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뜻밖의 발견에 기뻤지만, 소스가 가득 베인 눅눅해진 돈가스가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더 없는게 아쉽더라구요. 맘같아서는 리필해서 소스에 더 적셔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네요.

 

시오-식당-음식3

 

메인 음식과 같이 나온 반찬들과 샐러드도 모두 맛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작은 그릇에 나온 진한 단호박 스프였는데요. 한 입 먹는 순간 씁쓸함이 전혀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원래도 단호박죽같은 걸 좋아하는데 진짜 너무 맛있어서 양이 적은 게 못내 아쉽더라구요.

 

 

연희동에서 먹는 첫 식사였지만 운좋게 맛집을 발견해서 덕분에 든든하고 맛있게 배를 채웠습니다. 주말같은 경우에는 대기 시간이 많을 것 같아 엄두가 안 나지만 평일에 한 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직 못 먹어본 메뉴도 있고 말이죠. 다만 아쉬운 것은 주방 앞에 있는 공용화장실이 한 개라 이용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인데요.

 

그것 빼고는 가게 내부도 예쁘고 사람이 많은데도 생각보다 정신없지 않아서 굉장히 흡족한 한 끼였습니다. 혹시 연희동에서 가성비 좋은 맛있는 한 끼를 드시고 싶다면 <시오> 한 번 방문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왕 가실꺼라면 점심시간은 사뿐히 피해서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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