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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수의 책그림>이라는 책을 읽다가 저자가 소개했던 것들 중 흥미로워보이는 책들을 읽는 요즘이다. 둘 다 만화책인데, 다니구치 지로와 타카노 후미코의 작품이다. 차례대로 쭉 보고 있는데, 타카노 후미코라는 작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알고 보니 만화가들의 만화가라 불릴 정도로 굉장히 유명한 작가였다니...한창 만화를 많이 읽었을 땐 왜 몰랐을까.
노란책 책소개
알고보니 작가가 1957년생으로 꽤 연배가 있었다. 무려 40년 가까이 만화를 그렸다고 하는데, 그에 비해 작품 수는 극히 드물었다. 그래서 그런지 국내에서는 발간도 늦고, 되었다고 하더라도 절판된 작품이 많은 듯 했다. 그래도 다행히 도서관에 몇 권이 있어서 하나 둘 읽어볼 수 있었다. 없는 책은 따로 중고로라도 구해서 읽어야 할 듯.
출판년도 : 2018
출판사 : 북스토리
저자 : 타카노 후미코
그녀의 이력은 참으로 독특한데 간호사가 본업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틈틈히 만화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고 하니 참 다재다능한 작가지 않았나 싶다. 둘 다 쉽지 않은 본업이지 않은가. 이 작가의 책 특히 추천을 받은 <노란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글로 읽었음에도 느껴지는 독특한 연출을 두 눈으로 보고싶어서였다.
누워서 책을 어떻게든 읽으려고 요리조리 애쓰는 모습이 괜시리 공감이 되었다고 해서, 도대체 어떤 모습이길래 궁금증을 일으켰는데, 막상 책 속에 리얼한 책읽기 모습을 보니 풋 하고 웃음이 나왔다. 이런 나랑도 비슷하네.
독특한 전개와 연출을 보는 재미
어떤 문학 책 한 권에 푹 빠져 읽고 있는 한 소녀의 이야기로 만화는 시작되는데, 책에 얼마나 푹 빠졌던지 어딜가든 불현듯 책 속의 장면과 대사를 떠올리며 소녀는 그야말로 책에 몰입되어 있었다. 보통 책을 빨리 읽으려고 노력하는 게 다반사인데, 소녀는 전혀 서두름없이 책의 글귀, 문장 하나하나 곱씹으며 그야말로 제대로 된 깊은 독서를 한다.
솔직히 내용 측면으로 보면 만화책이라고 가정했을 때 술술 넘어갈만큼 재밌진 않았다. 그런데 확실히 연출적인 모습이 독특해서 자꾸 뒷장을 여러 번 넘겨보게 되는 신비한 마력이 있긴 했다. 드로잉이 엄청 섬세하거나 꼼꼼한 스타일이 아닌데 휙 그려진 듯한 가벼운 라인이 은근 생생하게 다 묘사되어서 감탄스럽달까. 마치 어느 정도 통달한 대가의 솜씨같다.
분명 과거의 순정만화를 좋아하던 시절의 나에겐 이 작품은 더욱 재미없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 정도 책의 깊이를 알게 된 지금 읽게 되어 차라리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다. 자유로운 선의 맛과 자연스러운 전개와 독특한 연출이 참 매력적인 작품이다. 얼른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어졌다. 모조리 찾아서 다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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