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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수히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어봤지만 딱히 엄청 큰 도움이 된다기 보다는 뭔가 루즈해졌을 바짝 긴장감이나 동기부여를 얻기 위해 가볍게 읽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일잘잘>이라는 책도 우연히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보여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한 마음에 들여다보게 되었는데요. 좀 더 에세이에 가벼운 문체라 술술 읽혀서 금방 완독해버렸네요.

 

 

 

 

일잘잘 책 소개

책 <일잘잘>은 일 잘하고 잘 사는 삶의 기술이라는 뜻인데요. 천문학자부터 청소노동자, 유튜버, PD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꿋꿋한 신념으로 멋지게 일을 하는 일잘러들의 지치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해나가고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일잘잘-표지

출판년도 : 2023
출판사 : 창비
저자 : 김명남, 심채경, 홍민지, 조소담, 김예지, 이연, 추혜인, 무과수, 황효진

 

과학전문번역가 김명남,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심채경, SBS 피디 홍민지, 전 닷페이스 대표 조소담, 청소노동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김예지, 작가이자 유튜버인 이연, 살림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추혜인, 전 오늘의 집 브랜드마케터 무과수, 뉴그라운드 대표이자 작가인 황효진. 이렇게 저자는 총 9명인데요.

 

 

아무래도 여러명이 함께 쓴 책이다 보니 서문이나 에필로그같은 앞 뒤에 붙는 정리하는 글 없이, 딱 9명의 일과 관련된 생각과 이야기들이 9개의 목차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긴 서두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아주 깔끔하게 떨어지는 책의 레이아웃이 참 마음에 들더라구요.

 

 

 

목차

김명남 - 프로 번역가의 시간 관리법

심채경 - 연구자의 동기 부여법

홍민지 - 프로 회사원의 하기 싫은 일 해내는 법

조소담 - 일을 나의 도구로 만들기

김예지 - 꿈을 지탱하는 육체노동

이연 -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퍼스널 브랜딩

추혜인 - 협동조합이 일하는 방식

무과수 - 직장인의 회사 이용법

황효진 - 혼자 일하는 사람들의 동료 만들기

 

 

 

9인 9색의 일을 대하는 자세

9명의 각기 다른 저자들을 한 가지의 공통점으로 묶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하나를 꼽아보자면 마음이 가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사실 언젠가부터 일은 그저 돈을 버는 수단이고, 그것에 온전히 삶을 몰입하기 보다는 부업이나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시도가 더욱 많아지고 있는 시대인데요.

 

 

물론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면 제일 좋겠지만, 어디 세상일이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던가요. 하지만 그녀들 또한 그렇게 녹록한 상황만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인터뷰나 직접 쓴 만화로 알게 되었던 일러스트레이터 김예지 작가의 경우 안정적인 돈과 시간을 얻을 수 있는 청소 일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에요.

 

사실 일은 그저 일일 뿐인데, 그녀는 시작부터 왜 젊은 사람이 이런 일을 하느냐고 따가운 편견의 시선에 마딱뜨려야 했습니다. 그로 인해 상처가 되고 자존심이 무너지는 날도 있었지만, 덕분에 마음이 좀 더 단단해졌다고 말하는 저자는 비록 힘든긴 했지만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지탱해주는 그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저자들 중에는 이렇게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일을 하기 시작하기도 했지만, 일부는 자연스럽게 관심사를 따라 일을 하게 되거나 아예 전혀 관심도 없다가 우연하 계기로 시작하는 등 경로는 무척이나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게 된 일에 최대한 일에서 무언가를 배우려고 했고, 더 나아가 좀 더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죠.

 

책 속에서 공감이 되었던 점은 모든 일이든 힘든 점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물론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적어도 그 힘듦이 조금은 덜하지 않을까 싶지만 말이죠. 어떤 일이든 힘든 점은 있기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갈등을 하게 되지만 결국 그에 대한 답은 스스로에게 있는 듯 합니다. 찿거나 깨닫기가 쉽지 않겠지만 말이죠.

 

 

 

일은 혼자서 할 수 없다

 

 

사람에 따라 여럿이 함께 하는 일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 또한 그런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일들이 동료들과 함께 조율하고 협동해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혹여 프리랜서로 홀로 하게 된다 하더라도 여러 프로젝트의 경우 여러 사람들과 협업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든든한 동료이자 친구인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우리가 숲에 있는 한그루의 나무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나무는 자기의 발달 과정 모두를 오롯이 혼자 감당하지 않잖아요. 옆에 있는 나무들이, 숲이 함께 나무를 키워주니까요. 필요할 땐 도움을 청하고, 함께 흔들리며 성장해갈 수 있다는 믿음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 조소담(전 닷페이스 대표)

  이 글을 쓰는 내내 '왜 여성에게 커뮤니티 혹은 네트워크가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곱씹고 또 곱씹었다. 지금까지 여러가지 이유를 댔지만, 결국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인 것 같다. 새로운 여성들을 만나는 것은 우리 각자에게 새로운 우정의 얼굴을 더하는 일이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을수록, 아는 얼굴과 이름들을 만드는 것만큼 어렵지만 꼭 필요한 일이 또 있을까. 친구를 만들고 잘 대화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살아가는 내내 배워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건 분명, 다른 여성들과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 황효진(뉴 그라운드 대표)

 

하지만 책 속에는 단순히 협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분야와 일을 하는 동료로서 다른 시각을 갖기를 조언합니다. 물론 맞지 않는 사람이 당연히 어느 조직이나 일터나 있을 수 있죠. 하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 좋은 이들이 있을 것이고, 잘 인연을 쌓아간다면 다음 번 일에도 자연스레 연결될지 모릅니다. 말은 쉽지만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책 속의 내용처럼 굳이 일터가 아니라 밖에서 얼마든지 새로운 인연을 만들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혼자만 일을 한다면 고립되기 쉬운데, 다른 분야라 할지라도 현장에서 일을 하는 여성들끼리 함께 고민을 나누고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관점을 달리하면 세상은 넓어진다

 

 

저자들은 대부분 한 가지 일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물론 한 가지 분야에 전문성을 갖는 건 굉장히 중요하고 멋진 일이지만, 지금처럼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일찍이 다양한 일을 접해보고 경험해볼 수 있었던 그녀들이 참으로 부럽더라구요.

 

물론 처음 해보는 일이다 보니 쉽지 않고, 그로 인한 시행착오도 많을테지만 그 속에서도 분명 배우는 점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일이든 자신만의 기준과 루틴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데요. 물론 이 같은 계획과 결심을 매일 지속하는 건 쉽지 않아서 중간에 자주 무너지기도 합니다.

 

  고백하자면 이 글을 루틴이 무너진 어느 일요일에 쓰고 있다. 지금 간신히 나의 하루를 수습하는 중이다. 이것도 삶이라 생각한다. 내가 이대로 매일 살고 있지는 않아도, 반 이상은 이렇게 해내곤 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돌아갈 거니까. 중요한 건 루틴은 철저히 잘 지키기 위해 있는 거라기보다는, 힘들거나 무너졌을 때 다시 돌아갈 곳을 마련하는 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 이연(그림 유튜버)

 

하지만 그렇다고 자책하지 말고 오늘은 어쩔 수 없지 하며 가볍게 넘기고 다음 날 리세된 하루에 또 다시 성실히 자신만이 루틴을 지켜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는 자기계발서 내용을 어떻게든 적용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생각보다 큰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깨닫고 요새는 그냥 가볍게 읽습니다.

 

사실 남의 경험을 내 삶에 적용한다고 해서 꼭 맞이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책을 통해 다양한 생각과 삶을 경험해보는 건 여전히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N잡러라고 할지라도 많은 삶을 직접 경험해볼 수는 없으니까 말에요. 이 책 덕분에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멋진 여성들의 이야기르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가볍게 읽히는 덤이였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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