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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여행유튜버 원지님의 책을 읽고 리뷰를 남겼는데요. 이번에는 그림 유튜버로 활동하고 계신 이연님의 책을 연달아 보게 되어 이렇게 리뷰를 남겨봅니다.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책소개
사실 그림유튜버라고 지칭하긴 했지만, 그림을 알려주거나 소개하는 쪽은 아니고 조용한 저녁이나 새벽 시간 때에 홀로 그림 그리시면서 이런 저런 나직한 말로 인생이야기를 들려주는 영상에 가까운데요. 마치 보이는 팟캐스트마냥 조용히 연필과 팬 긋는 소리와 더불어 나직히 울리는 말이 굉장히 편안함을 주고 묘하게 공감력을 일으켜서 종종 봤었죠.
출판년도 : 2021
출판사 : 미술문화
저자 : 이연
그런데 어느 순간 인기 유튜버의 반열에 올라서더니 이렇게 첫 책까지 나오시게 되었네요. 뭔가 조용히 팬으로서 지켜보고 열심히 챙겨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발전하시는 모습이 참 신기하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림으로 풀어내는 삶에 대한 이야기
그림유튜버가 낸 책이니 당연히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선 긋는법부터 가르치는 미술 교재 서적은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이연이라는 사람에 대한 삶과 철학이 담긴 에세이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는 일에는 정년이 없다. 앞으로 남은 긴 세월을 생각한다면, 무엇을 그릴지 찾기 위해 무엇이든 그려보는 일에 조급함을 갖지 않아도 된다. 뭐든 그려내어 여러 종이를 낭비해 보는 것. 이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모두들 스스로를 정의할 때 하나를 택하여 구분짓지는 않았으면 한다. 생각 외로 당신이 둘 다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못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기분' 때문에 시도도 하지 않고 도망치지 말길 바란다. 모든 일이 똑같다. 아직 서툴 뿐이지 영영 못 할 일들은 별로 없다. 그러니 일단 마음을 열어두고 생각하자. 손으로 그릴까, 디지털 그림을 그릴까? 그런 생각부터 집어치우길. 당신은 둘 다 할 수 있다.
내가 겪은 바에 의하면 멋진 일은 대개 두려움을 동반한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만큼 그 여정은 험난하다. 그럴 때는 이 사실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내가 지금 굉장히 멋진 일을 하고 있구나' 이 사실을 계속 떠올려야 한다. 우리는 싸워보지도 않고 많은 일들을 포기한다. 미술 때문에 가난해졌다고 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대부분 '가난해질 것 같다' 라고 말한다. 차라리 겪어봐야 한다.
물론 그림을 그리거나 좋아하시는 분들은 더 없이 뜻깊게 와닿을 내용이지만, 그림에 전혀 문외한이여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그림 그리는 법만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대하는 마음 더불어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왔던 인생을 바탕으로 넌지시 말을 건네는 책이거든요.
가볍게 읽기 좋은 에세이
아주 청량함을 내뿜는 아주 짙은 파란 빛의 마치 연필의 흑연이 반짝이는 듯한 회색의 연필 드로잉 으로 휘갈겨진 심플한 표지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들고, 담백하고 따뜻한 작가와 참 잘 어울리다는 생각이 듭니다.
판형은 마치 시집처럼 얇고 세로로 긴 편인데요. 한 손에 쏙 들어와서 가지고 다니기도 좋고, 어디서나 가볍게 읽기도 너무 좋았어요. 한 마디로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죠.
깔끔하고 담백한 문체가 작가의 영상과 말투와 참 닮아있다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확실히 책이라는 매체가 주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영상 속에서 단편적으로 그려지는 이미지와 달리 깊숙히 내면에서 끌어올려 한 자 한 자 내리 눌러쓰고 고치고 다듬어진 글의 무게는 좀 더 묵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성공의 뒤에 가려져 있는 것들
지금에서야 너무 유명해진 유튜버가 되었지만, 사실 그것을 하기 까지 많은 과정과 고민 그리고 힘겨움이 있었고, 더불어 이 유튜버조차 우울했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나아간 한 발이였다는 점이더라구요.
사실 꽤 많은 유튜버들이 이렇게 시작한 경우가 꽤 많은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지금 어느 정도 인지도와 빛을 본 분들의 공통적인 한 가지는 정말 꾸준히 오랫동안 될 때까지 해왔다는 것과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 말이죠.
한 길을 정해서 걸어가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길이어도 충분히 용기를 갖고 도전할 수 있다. 그리고 그림을 배운 경험은 어느 분야에서든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다른 진로를 탐색하게 된다면, 그때 자신을 그림밖에 모르는 인간이 아니라 그림도 그릴 수 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남들이 갖고 있는 것만 부러워하기보다는 나만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창조'가 아니다. 당신이라는 하나뿐인 특별한 인간을 '발견'하는 일이다. 새로움은 무에서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에서 비롯된다.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은가. 이것이 선택의 기준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그다지 고민하지 않고, 언제나 불필요한 것들을 혹처럼 달아두고 모른체한다. 이렇게 가려내는 과정에서 겪는 실패도 경험이 된다. 나는 실제로 아까운 몇몇 기회를 좋치면서 기회를 더 잘 주시하고, 살펴보고, 놓치지 않게 잡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모든 일이 원래 쉽지 않다. 슬럼프는 허상이야, 라고 말하지만 때로는 너무나 실재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불안과 슬럼프는 우리 머릿속에나 있다. 그러니 한번 꺼내보자. 그게 정말 그렇게 무서운 일일까? 두 눈 똑바로 뜨고 확인해 보자. 작더라도 사라지지 않는 질긴 의지 하나만 있으면 우리는 언제든 슬럼프를 끝낼 수 있다.
사실 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 작곡가 등 창작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홀로 무언가를 성취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고 외로울 수 밖에 없는데요. 작가 이연은 이들에게 외로운 창작을 계속해 나갈 힘을 전달해줍니다.
더불어 이러한 창작가가 아니여도 모든 사람들은 충분히 어떤 형태로든 자신만의 색과 가치를 찾고 일상을 계속 나아가는 방법 또한 따뜻한 말투로 건네는데요. 그렇다고 막연히 조언을 하기 보다는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고 담담하게 전달해서 굉장히 읽기가 편했어요.
오히려 모른다는 것은 모른다로 솔직하게 말하는 그녀의 정직함이 더욱 신뢰감을 높이는 건지도 모릅니다. 최근 본인이 오랫동안 써 오던 그림일기를 엮어 새로운 책인 <매일을 헤엄치는 법>이 출간되었다는데요. 그림일기라 가볍게 읽기 좋을 것 같아서 얼른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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