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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밖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니. 흔히 프리랜서하면 굉장히 자유롭고 막연히 좋을 것이라는 환상을 다소 현실적인 조언으로 샅샅히 깨주는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확 꽃히는 공감되는 제목에 가벼운 카툰이 곁들어져서 그런지 부담없이 읽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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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책소개

요새 많이 접할 수 있는 N잡이나 프리랜서라는 용어에 굉장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과연 그 세계는 어떻게 진입이 되는 것인가 호기심에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책 속에는 작가가 퇴사 후 프리랜서가 되기로 마음 먹은 후 찬찬히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이 소소하게 담겨있어서 재밌더라구요.

책표지

이 책을 쓴 서메리 작가는 문과 출신에 남들처럼 열심히 스펙을 쌓아 취업을 해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조직 생활을 경험했다고 하는데요. 마지막 회사에서 5년을 온갖 스트레스에 쌓여 버텨가던 중 스스로 회사 체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퇴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회사 밖에 먹고 살 방법이 없을까 이리저리 궁리하던 중에 출판번역가로서의 새로운 꿈을 꾸고 1년간 영어학원과 출판번역 아카데미에서 공부를 한 뒤 천천히 번역가로서의 경력을 쌓아가며 진정한 프리랜서로 거듭나게 됩니다.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사실 책이 출간될 당시에는 회사 체질인 사람이 어딨냐고 일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직장생활과 프리랜서 생활을 모두 경험해 본 저자는 단순히 어떤 것이 좋고 나쁘냐가 아니라 틀에 박힌 루트로 흘러가는 한국의 사회생활에서 나에게 맞지 않는 생활을 꼭 계속 이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해줍니다. 

 

남들도 똑같이 힘들게 버티고 있지 않느냐는 주변의 우려속에서도 '체질'이라는 관점으로 상황을 다시 바라보고 나니 그동안 너무 힘들었던 이유가 비로소 무엇있는지 객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던 것이죠. 예를 들면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복숭아를 만지면 왜 두드러기가 나는지 따져 물어볼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만약 내가 회사생활을 아무리 지속해도 적응이 되지 않고 버티기 힘들만큼 괴롭다면 어쩌면 그건 내 성격이나 능력, 인내심 등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저 회사 체질이 아닌 것이죠. 사실 유럽이나 미국, 심지어 옆나라 일본에서 조차 다양한 형태의 근무형태가 나오고 있는데 그저 복숭아 과수원에서 일하는 방식밖에 가르쳐 주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남들과 다른 길을 가기란 생각보다 두렵고 큰 용기를 내야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회사 밖에서 먹고 살기 가능할까

프리랜서가 되어보고자 마음을 먹었지만 기술 하나 없이 과연 무슨 일로 먹고 살 수 있을까 가장 큰 고민이 되었던 저자는 여러 취미나 특기 목록을 나열하고 그와 관련된 여러 책들과 검색을 통해 직업을 추려나가기 시작합니다. 핸드메이드 소품 판매자, 일러스트레이터, 요리사, 작가, 번역가 등 프리랜서의 직업의 세계는 실로 다양하고 굉장히 방대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수많은 세계 중 저자가 고른 직업군들은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바로 혼자 하는 일이라는 점이죠. 이러한 탐색 과정을 통해 자신 스스로의 성향을 다시금 발견하게 되고, 진정 내가 행복해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나가는 소소한 과정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냥 단순하게 바로 프리랜서로 일한 것이 아니라 치열한 시기가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씩 직업들의 세세한 정보들을 찾아보고 오랜 고민 끝에 저자는 출판번역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영문과 출신이였던 점과 평소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취미와 더불어 온전히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 흡족하여 선택하게 된 것이죠.

 

사실 영문과 출신이라고는 해도 번역가로서 엄청난 이점이 되는 전공이 아니였다는 것은 추후 아카데미에서 공부를 하면서 깨닫게 됩니다. 뛰어난 영어 환경과 재능을 겸비한 어린 수강생들 틈에서 저자는 가장 입문단계의 반에서 차근차근 현타를 맞이하며 공부를 해나가게 되죠.

 

 

 

만만치 않은 프리랜서의 삶

3개월의 영어학원 수강, 그리고 9개월의 출판번역 아카데미 교육과정을 끝마치고 탄탄한 대로를 겪을 것 같았지만, 일이 바로 들어오진 않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아무런 경럭없는 번역가에게 덜컥 번역을 맡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죠. 하지만 저자는 에이전시에 등록하여 번역일을 꾸준히 기다렸고, 자잘한 번역 기회에도 최선을 다해서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막하게 이어지는 비수기 시절에는 경제적인 여력도 떨어지고 자신감도 낮아져서 굉장히 불안과 초조함이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일러스트나 글쓰기를 해나가면서 번역이 아닌 일러스트 작업을 얻기도 하고, 이전 회사를 통해 이어진 인연을 통해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파트타임으로 잠시 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계속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내공을 쌓으며 기다린 덕분에 첫 번역을 하게 되죠. 물론 첫 번역 이후에도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진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음 번역 작업을 이전보다 빠르게 기회가 오고, 이후에 번역 경험이 생기면서 입이 겹쳐서 들어오는 성수기를 많이하게 되죠.

 

하지만 직접 경험해본 프리랜서의 삶은 생각보다 꿈의 환상같은 느낌은 아니였다고 합니다. 작업을 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생리에 직접 모든 세무를 포함하여 스스로 해야하고, 누군가에게 떠맡길 수도 또한 배울 수도 없는 고독한 씨름의 과정이 부단히 필요하기 때문이죠. 

 

물론 단점만큼 장점도 존재합니다. 굳이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없고, 여유롭게 느린 식사와 더불어 한가지게 평일의 일부 시간을 휴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긴 것이 바로 그 점이죠. 덕분에 회사생활 때보다는 안정감과 경제적 여유는 줄었지만 전보다 훨씬 행복해졌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왜냐하면 이제서야 체질에 맞는 일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현실적인 조언을 담은 경험담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단순히 나의 경험을 책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 아니라 이러한 경험담을 통해 자신처럼 프리랜서가 어떻게 되어야 할지 막막한 고민에 빠진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합니다. 퇴사를 하기 전 당시 서점가에는 퇴사 후 여행이나 왜 퇴사하는지 같은 에세이 등의 퇴사 자체를 다룬 책들이 많았던 반면, 퇴사 이후 현실을 다룬 책들은 없었다고 하는데요. 그 순간 과연 퇴사 후의 이들의 삶은 어떻게 이어질까 라는 궁금증에서 이 책이 시작되게 되었다고 합니다.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회사 밖이라는 달콤하면서도 냉혹한 현실을 이야기하는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4년 전까지만 해도 번역과도, 글과도, 그림과도 아주 거리가 먼 평범한 사무직 회사원이었고, 3년 전에는 오로지 회사가 싫다는 마음 하나로 기술 하나 없이 퇴사를 선택한 백수였던 저자가 아등바등 갖은 노력을 한 끝에 마침내 혼자 밥벌이할 수 있는 어엿한 프리랜서가 되는 데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온통 불이 꺼진 사무실, 유일하게 자신의 컴퓨터만 빛나고 있던 그날 밤 저자는 퇴사를 결심했고, 수많은 채용공고를 훑으며 어떤 사실을 깨달았다. 그 어떤 회사도 지금껏 겪은 회사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말이다. ‘어쩌면 나는 회사 체질이 아닐지도 몰라.’ 그 깨달음은 지금껏 정해진 수순대로의 삶만 살아온 그녀를 완전히 흔들어놓았고, 인생 최초로 회사 밖의 삶이라는 선택지가 생겨났다. 흔한 자격증 하나, 심지어 운전면허조차 없던 저자는 오로지 회사 밖에서 먹고살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번역 기술을 배우는 데 도전했다. 적성에도 맞고 전공에도 부합한다며 패기 있게 고른 일이지만 생각보다 높은 장벽에 당황하고, 기술을 배운 후에도 일감이 들어오지 않아 전전긍긍하며 겨우 일 하나를 마친 후에는 하염없이 긴 제2의 백수기가 찾아와 허덕이기도 했다. 저자는 어쩌면 프리랜서는 회사원보다도 훨씬 많은 책임과 위험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하는 삶인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체질에 안 맞는 회사를 다니는 것보다는 지금의 삶이 훨씬 더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며 회사 밖이라는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독립근무의 꿀팁을 전한다.
저자
서메리
출판
미래의창
출판일
2019.03.29

 

사실 책을 읽으면서 기술 하나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라기엔 저자의 능력이 엄청 열악하다고 느껴지진 않았어요. 법률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오래 일한 덕분에 어깨 넘어로나마 기초 법률 상식을 가지고 있었고, 비록 엄청난 실력은 아니여도 영문과 출신으로 어느 정도 영어를 했기 때문에 번역가에 도전할 용기를 내기 더 쉽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더불어 비수기 과정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도 단순히 아무 능력없이는 얻기 쉬운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짝 넘사벽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정말 현실적으로 담겨진 이야기들은 조금이나마 프리랜서 세계가 이렇게 시작되는구나 라는 점을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물론 저자의 본직업인 출판번역가에 초점이 강하게 맞춰져 있긴 하지만 말이죠. 더불어 출판 번역이 단순히 영어만 잘해서 할 수 있는게 아니라 글쓰게 맞춰 굉장히 복합적으로 어렵게 이뤄지는 일이라는 점도 알게 되었고, 프리랜서가 되기 위해 무조건 한 가지만 밀고 부딪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우물을 조금씩 파 나가야한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굉장히 와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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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번역가로서의 꿈을 갖고 있지 않다면 다소 많은 정보를 얻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프리랜서로서의 마음가짐과 현실적인 조언들이 소소하게 잘 담겨있어서 혹여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가볍게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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