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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삶의 다양한 경험들은 정말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곳에서 듣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에 반하는 제목의 책을 발견하여 호기심에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경험의 함정>이라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무척 궁금해서 얼른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 읽혀서 조금 힘겹게 완독을 했습니다.
경험의 함정 책소개
저 또한 그랬듯이 현대사회에서는 경험에 대한 부분을 굉장히 높에 평가하고 우러러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일에 있어서는 경력자를 엄청 선호하고, 무엇이든 관련된 업무를 해본 사람들이 눈길이 가듯이 말이죠.
출판년도 : 2021
출판사 : 사이
저자 : 로빈 M. 호가스, 엠레 소이야르
분명 인류의 태초에는 생존을 위해서 이러한 경험이 정말 든든한 아군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생존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살아가야하는 지금에는 오히려 이러한 경험들이 고정관념과 장애물을 만들어 우리를 쉽게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고 저자는 조심스레 경고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로빈 M.호가스는 20대부터 사람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이 주제에 푹 빠져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스페인의 한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행동과학자이자 기업가인 엠레 소이야르와 함께 이 책을 공동 지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 책의 두 저자가 15년 전 처음 만났을 때는 사람들이 통찰력을 키우고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데 경험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를 연구할 목적이였다고 합니다. 책의 제목과는 전혀 상반된 주제로 연구를 시작했던 것이죠.
그렇지만 연구를 지속할수록 경험이 도움이 되기 보다는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눈에 띄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경험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고,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것이죠.
창의성에 방해가 되는 경험
우리는 보통 다른 사람들이 성공한 결과물은 접하지만, 그들이 그러한 성과를 이루기까지의 수많은 시행착오의 과정은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합니다. 과거에 그런 좌절과 실패가 있었을 것이라 쉽게 예상조차 못 하는 것이죠.
더불어 성공 가능성이 있음에도 거절당해 포기해버린 무수한 아이디어들과 성공적으로 시작했으나 끝까지 완주하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사례들 또한 우리는 경험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많은 경험을 해온 전문가라도 과거와 미래의 시간적 간극이 커지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경험을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자신만의 좁은 경험과 생각에 갇혀 고착화되고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볼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죠. 창의성은 개인의 한정적인 경험으로 발휘되기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에 맞서기보다 그들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발전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죠.
독창성을 창의성의 핵심 요소로 보는 시각 때문에 문제 해결을 꿈꾸는 사람들은 잘못된 굴레에 갇힌다. 자기 관점만 중요하게 여기거나 심지어 자기 관점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에 갇히면 불필요하게 타인의 업적을 무시하게 된다. 아이디어를 내려는 사람은 다른 전문가들이 발명하고 개선시킨 해결안까지도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낼 수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 자체보다는 이후에 그것을 발전시키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다양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서로의 아이디어에 편승해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한 것이죠.
이후에도 끊임없이 프로젝트를 들여다보며 발생할만한 문제들을 점검하고 계속 보안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결국 창의성과 혁신은 특별한 사람만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도 충분히 자시느이 경험의 한계를 넘어본다면 뛰어난 무언가를 만들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때문에 아이디어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레짐작으로 걱정하지 말고, 빨리 아이디어를 실행해보고, 이러한 창의성을 펼쳐나갈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데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타인의 성공과 실패 경험담의 함정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이나 경험을 담은 여러 자기계발서를 읽곤 합니다. 하지만 많은 수의 비슷한 자기계발서를 읽다 보면 문득 서로가 반대되는 주장의 모순에 맞딱뜨리게 됩니다. 그리고 도대체 뭐가 맞는거야 하는 의문이 들게 되죠.
타인의 성공은 결과적으로 성공했기 때문에 그러한 여러 전략이 그럴듯해 보일 수도 있씁니다. 실제로 그들은 성공 습관의 일부만 따랐을 수도 있고, 이러한 습관들이 진정 성공으로 모두 연결되게 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죠. 그리고 또한 그들의 성공 습관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다고 믿을 수도 없습니다.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이러한 전략들은 전혀 다른 가치를 지닐 수 있기 때문이죠. 타인과 자신의 경험에서 성공과 실패의 교훈을 없는 것은 이처럼 꽤 복잡 미묘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정확성, 인과관계, 시간 등 다양한 문제가 우리의 결정에 오류를 일으키죠. 때문에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요인을 제대로 이애하기 위해 둘 간의 차이를 제대로 분석하여 경험에서 놓친 것들을 밝히려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마음속으로는 모두 인생의 많은 어려움 문제들에 대해 마법의 해결책 같은 특효약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경험에서는 전혀 다른 결론을 얻을 수도 있다. 예전에 성공한 전략이 지금도 유효한지 점검하지도 않고 무조건 따르고 싶을 수도 있다. 또 위기가 닥쳤을 때는 그것을 의심하기보다는 늘 하던 대로 습관적인 행동을 반복하고 싶어 한다. 더 좋은 전략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대로 빠르게 시험해 보고 안 좋은 예감은 빨리 떨쳐버리는 것이다.
성공한 이들의 경우 과거의 자신의 경험에 도취되어 능력을 과시하는 경함이 있는데, 이러한 경험에 만족하지 말고 아이디어에 대한 반응을 신속하게 점검하고 어떤 부분이 뛰어나고, 비현실적인지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간혹 유능한 성인들보다 뛰어난 성적과 성취를 보여줄 때가 있는데, 이는 어른들이 아이디어를 일찍 효과적으로 시험해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당장 이리저리 시도해 보는 반면, 어른들은 하나의 세련되 계획을 세워 성실하게 작업 한 뒤 마지막 순간에야 마시멜로를 위에 올려 완성하려고 하죠. 이 때문에 여러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그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고치는 팀이 첫 아이디어를 끝가지 구현하려는 팀을 거의 항상 이기는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행복과 경험의 상관관계
사람은 한정적인 기억만 취사선택해 가지게 되는데요. 전체적인 경험을 되돌아 볼때 처음과 마지막 그리고 가장 인상깊은 장면만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때문에 강렬한 기억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 전체 기억의 감정을 만들게 되는 것이죠. 또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에 행복한 기억 조차 금세 적응되고 이러한 행복한 감정이 곧 무덤덤해지게 되기도 합니다.
행복에 관한 한 적당함이 핵심이다. 기억하는 자아를 위해 경험의 매 순간을 빠짐없이 포착하려고 애쓰는 것은 경험하는 자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경험하는 바로 그 순간의 기쁨 또한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간혹 경험을 쌓을수록 더 큰 기쁨을 느끼기 위해 더 깊이 구덩이에 파고들게 되고 경험에 스스로 갇히게 되기도 합니다. 그동아 해온 것을 모두 잃을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에 행복하지 않음에도 자꾸 불행한 상황에 스스로 가두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죠.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경험이 우리의 행복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고도 더 만족스러운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경험에서 놓친 것들과 무시해야할 것들
재난에 있어서 우리들의 일상적 경험은 굉장히 큰 걸림돌을 만들어냅니다. 평온한 상황에서는 긴급한 재난 상황을 쉽게 예측하기도 상상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을 미리 예방하기도 어렵기 때문이죠. 그리고 보통 우리는 재난을 예방한 것보다 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수습된 것에 더욱 포커싱되기 때문에 예방이 쉽게 간과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연히 미리 예방을 통해 재난을 피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직접 재난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후 벌어질 재난에 둔감해지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위기일발로 벌어졌던 사건들도 일부 사람들의 사건 은폐와 우리들의 무심함으로 인해 쉽게 잊혀지고, 다음 사건에 예방하지 못하는 일도 다반사로 벌어집니다.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위기일발 상황에서 열린 자세로 쉽게 지나치지 말고 사건을 인지하고 교훈을 얻는 태도가 필요하며, 때론 전문가의 통계가 실제와 다르게 벌어지더라도 통계 자체의 이해력을 높여 잠재적 위험에 대한 경고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난뿐만 아니라 우리는 다양한 정보와 기술을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러한 정보와 기술을 설계하는 사람들로부터 선택과 결정에 상당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만드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우리가 원하는대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 같지만, 이러한 치밀한 경험 설계자들의 여러 광고 배치와 홍보들로 인해 의도적으로 이끌리듯 조종당할 위험성이 아주 많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다른 주변에서 정한 경험 설계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장기적 목표에 의해 이루어져 야 합니다. 일명 5W1H 사고방식을 통해서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죠.
인간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특성 때문에 간혹 오래 기억하기 위한 용도로 경험과 배운 교훈을 이야기화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즉각적이고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는 간혹 사실보다 더욱 강렬한 매력 때문에 원인과 결과 사이를 정확히 추론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일반화하여 루머를 생성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때론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빠져 행동하기도 하죠. 때문에 즉시 떠오르는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의문을 제기하며 항상 희의론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사실적 사고와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이야기 전체를 의심해보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죠.
안락한 경험이 주는 위험성
현재의 안락한 경험이 미래의 선택을 방해하기도 하는데요. 풍요로운 사회에서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은 결과에 만족했던 지난 경험에 취해 무감각 상태에 빠져버리고 윤리적 가치에 맞게 선택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죠. 앞서 말했듯 우리는 결과만 볼 뿐 과정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긴 어렵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결과가 되기까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두 외면하기 쉽죠. 결과물이 아무리 긍정적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그들 뒤에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부정 행위가 도사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외면은 이러한 부정을 오랫동안 방치하는 결과를 낫게 되죠.
혹여 우리가 이러한 윤리적 문제나 어떤 희생자의 사연을 듣게 된다고 하더라도, 각 개인이 갖고 있는 경험치에 따라 연민의 크기는 달라집니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의 사연을 전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두각되는 소수의 희생자에는 연민의 마음이 커지지만, 희생자가 늘수록 이러한 마음은 약해지고 둔감해지게 됩니다.
경험의 틀 밖에서 생각하는 힘을 기르자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경험의 부정적인 시각을 담고 있지만, 저자는 이러한 경험을 무작정 좋지 않다고 배척하진 않습니다. 어느 정도 선에서는 충분히 경험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지만, 무조건적인 숭배 또는 믿음은 자칫 잘못된 결과로 이끌 수 있다고 것이죠.
경험이 많이 쌓일수록 생각을 고수하는 경향이 늘고, 이 때문에 오히려 상황이 나빠지고, 흔들리지 않지만 잘못된 확신에 찬 지도자층을 양성하는 문제를 만들어낸다고 저자는 경고합니다.
성공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구현되는 과정을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는 못하는데 이 때문에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는 접근법이 얼마나 유용한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하지만 비록 조금씩일지라도 모든 것은 리믹스다. 뛰어난 성과는 종종 빌리거나, 결합하거나, 바꿔서 만든다. 이런 연결고리를 직접 경험하고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경험을 반드시 비판적인 눈으로 뜯어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분야나 환경이 다양한 만큼 경험을 분석하는 일은 만만치 않고, 어떤 환경이든 어느 정도의 경험이 있어야 문제 해결을 해나갈 수 있지만,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배움을 얻고 개척해나가라는 것이죠.
잘 읽히지 않았지만 새로운 시각을 얻게 해준 책
이상하게도 다른 책들과 달리 엄청 명확히 내용이 들어오지도 않고, 쉽게 읽히지도 않아서 완독을 하는데 꽤 어려웠던 책입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어려웠던 것은 아닌데 말이죠. 여타 다른 자기계발서와 달리 명확한 주장을 반복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닐 <그릿>처럼 여러 가지 경험의 함정들을 길게 서술해놓은 책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다 읽고 나서도 책의 내용들이 완전히 기억에 남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의 무조건적인 믿음이 위험하는 저자의 생각에는 무척 공감했고, 덕분에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경험을 굉장히 중요시 여겼는데 앞으로는 좀 더 경험보다 행동에 집중해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지금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니까요. 하지만 이미 했던 경험에 매몰되는 것만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러한 생각의 실천을 아무래도 항상 의식하며 해나가야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은 기본적으로 익숙하고 편안한 습관으로 금세 빠져버리곤 하니까 말이죠.
혹시 그동안 경험에 많은 것을 의존하여 행동을 하셨던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한 번 정도는 그 경험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리프레시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내용이 다소 모호하고 잘 읽히는 편은 아니여서 천천히 차근차근 읽어나가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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