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 공연실황 녹화중계 관람후기

매번 네이버에서 보다가 오랫만에 뮤지컬<차미>에 이어 티켓링크에서 뮤지컬<미오 프라텔로>라는 작품의 녹화중계를 관람했습니다.

 

이번 녹화중계는 그 동안 온라인 스트리밍 작품들과 다르게 제작사 보관용으로 촬영된 영상이라 그다지 화질이 좋지 않아요. 그래서 미리 공지에도 화질과 음향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뮤덕들의 성원에 힘입어 이렇게 녹화중계를 결정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정말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었어요. 

사실 이 작품은 이번 중계 덕분에 알게되었는데, 알고보니 최근에 봤던 뮤지컬 <블랙 메리 포핀스>처럼 시리즈로 있더라구요.

 

다른 점은 극을 진행하는 인물의 관점만 바뀔 뿐 스토리가 동일한 블랙메리와는 달리 이 작품은 연결되는 전혀 다른 스토리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미아 파밀리아, 미오 프라텔로, 아폴로니아를 묶어 '마피아 시리즈'로 불린다고 하는데, 이번에 본 미오는 사실상 미아 파밀리아의 프리퀄같은 극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미아 파밀리아는 '나의 가족'을 뜻하고, 미오 프라텔로는 '나의 형제'를 뜻한다고 하네요. 

이번 녹화중계는 3가지의 다른 캐스팅 조합으로 볼 수 있는데요. 가격이 워낙 저렴해서 모든 캐스팅으로 봐도 그리 부담되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보기 전에는 어떤 캐슷으로 볼까 고민했는데, 사실 모르는 배우들이 대부분이라 그냥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걸로 골랐습니다. 혹시라도 극이 취향이면 다음 회차도 또 보면 되니까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

늦은 밤 도박장 산타루치아에서 마피아 히트맨 '스티비'는 상원위원에 출마하는 보스 '써니보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 창작의 고통과 영감에 사로잡혀 있는 스티비에게 전대 마피아 보스 루치아노의 아들 '치치'가 유령처럼 찾아온다.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더 치치가 찾아오자 쉽사리 믿지 못하는 스티비, 치치는 현 보스인 써니보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스티비가 써놓은 원고를 훑어본다. 두 사람은 써니보이와 얽힌 이야기로 과거와 현실의 벽을 넘나들며 엇갈린 사랑, 형제애, 그리고 미처 알지 못했던 진실을 알게 되는데...

치치 (김대현) - 전대 마피아 보스 루치아노 보체티의 아들

아버지가 길에서 데려온 써니보이와 함께 형제처럼 자랐다. 자신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강한 척 행동한다. 아버지의 예쁨을 받는 써니보이를 미워하면서도 동경한다.

 

락적인 요소가 가득한 넘버를 화끈하게 소화하시던 김대현 배우. 얇은 미성을 낼 땐 약간 김준수 배우님과 목소리가 비슷한 느낌이 나다가, 샤우팅할 때는 또 엄청 시원스럽게 내셔서 놀랐어요.

 

초반에는 치치가 말로는 써니보이를 미워하는 듯 굴다가도 집착하는 듯한 느낌도 나서 우정이 아니라 연인을 질투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마치 애증같은... 근데 보면 볼수록 참 두 사람이 형제애가 정말 끈끈하다는 것이 느껴지더라구요.

 

거칠게 구는 성격과 달리 참 꽃을 좋아하고 여린 치치. 사실상 아버지와 형제같은 써니보이 모두를 사랑하지만 인정받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자신의 본모습과 다른 행동을 해야했던 안타까운 인물이였어요. 결론에 이르러서야 둘의 사랑과 보호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죠. 그 부분 좀 감동이였어요.

 

스티비 (최호승) - 마피아 히트맨

마피아 패밀리의 일원이 된 신문팔이 소년으로 플로렌스에게 상처를 준 써니보이를 미워했지만 그녀 대신 그의 곁을 지켜주기로 결심한다. 상원위원에 출마하는 써니보이를 위해 책을 집필하고 있다.

 

어른 스티비일때는 굉장히 똑부러진 범생이같은 이미지였는데, 소년으로 나올때는 또랑또랑하고 어리숙한 모습으로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던 최호승 배우.

 

1인 다역을 맡았는데, 그 다역들 중에서도 깨알같이 많이 등장하며 존재감을 보여주었던 역할은 바로 전 보스 보체티가 아닐까 싶습니다. 엄금진한 모습에서 개그캐까지 찰떡같이 소화하셔서 완전 멀티맨같았어요.

 

써니보이 (김이담) - 보체티 패밀리의 실질적 보스

루치아노 보체티의 아들이자 조직의 일원이었으나, 아버지의 사망 후 조직을 떠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차린 곳에서 운명적인 사랑 플로렌스를 만나게 된다. 자유를 꿈꿨으나 치치가 위험에 빠지자 모든 걸 포기하고 패밀리로 돌아온다.

 

처음에는 이름이 써니보이가 뭐야 싶었지만, 점점 가면갈수록 멋있었던 써니보이. 마치 키다리 아저씨마냥 뒤에서 치치를 챙겨주고 있었던 멋진 인물이긴 한데, 사실상 과묵한 탓인지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아 오히려 치치의 오해를 사게 만든 원인을 제공한게 아닌가 싶은 살짝 답답한 면모도 있어요.

 

의도한건지는 모르겠지만 포스터와 함께 극 중 메인소품으로 등장하는 노랑장미와 같은 노란색 머리를 하고 나오는 써니보이. 김이담 배우 톤과 얼굴이 부드러워서 그런지 플로렌스 역으로도 잘 어울리시더라구요.

 

하지만 키와 체구는 드레스에 가려지지 않아서, 스티비와 함께 애절하게 부르는 넘버에서는 다소 몰입이 깨지더라구요. 어리다고 해도 남자인 스티비보다 건장한 플로렌스라뇨... 개그를 노렸다기엔 또 너무 진지하게 연기를 잘해서 또 그런데도 보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보다보니 써니보이와 플로렌스를 굳이 같은 배우가 맡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했어요. 플로렌스 역에 여성배우를 캐스팅했으면 더욱 몰입도 되고, 써니보이와 플로렌스가 같이 등장하는 다양한 연출도 가능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다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피아라는 게 다소 남자들의 세계이긴 하지만, 분명 여성 마피아도 있을 꺼고, 요즘엔 젠더 프리 캐스팅도 있으니, 남장으로 다양한 멀티역할을 함께 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사실 보기 전부터 마피아나 누아르 장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요. 결론은 역시 누아르는 취향에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스토리에 전혀 공감력이 생기지 않더라구요. 개인취향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가볍고 유쾌하게 흘러가기도 해서 그 부분은 재미있었어요. 특히 엔딩 직후 짧게 2분 정도의 에필로그 장면은 진짜 내용은 겁나 막장인데, 너무 웃겨서 빵빵 터졌네요. 진짜 마지막 부분만 계속 돌려보고 싶어요.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는 미오 프라텔로에서 스티비가 치치와 써니보이의 이야기를 쓴 책의 내용이 아폴로니아 방에서 공연으로 올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미아 파밀리아에는 미오에 나왔던 스티비와 리차드가 출연하고, 추가적으로 오스카라는 인물이 나온다고 하네요. 

 

미오가 생각보다 취향극은 아니였지만, 미아 파밀리아는 한층 더 밝고 유쾌한 느낌이 난다고 해서 조금 궁금해요. 이왕이면 같이 묶어서 이번에 함께 중계해주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넘버는 전체적으로 다 괜찮았는데, 뭔가 반복되는 느낌이 들긴해서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맨 처음 시작할 때 부른 '미아 파밀리아'라는 넘버는 듣자마자 귀에 확 꽂혀서 좋더라구요. 실제로도 이 작품에서 가장 인기있고 대표적인 넘버 중 하나라고 하네요.

 

결론적으로 미오의 스토리는 사실 초반에 이해가 잘 가지 않고, 극 중반에는 살짝 지루한 면도 없잖아 있었어요. 아마 첫공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여러 모로 몰입은 잘 되지 않았어요. 그래도 후반부에 반전과 써니보이의 멋짐 그리고 끈끈한 세 사람의 연대가 아름답게 그려진 부분은 조금 인상깊게 남았어요.

 

누와르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께는 추천드리긴 어렵지만, 생각보다 극이 아주 무겁지만은 않아서 가볍게 한번쯤 봐도 좋을 극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온라인 라이브 관람후기

뮤지컬 차미 리부트 - 온라인 스트리밍 관람후기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네이버 후원라이브 후기(스포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