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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후원라이브에 올라오기 전에 미리 제작사에서 공지가 나갔던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로 올해 6월에 막을 내렸는데, 도스토예프스키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후원 라이브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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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소개

오직 네이버 후원 라이브를 위한 녹화 중계만을 위한 캐스팅으로 오랜 시간 제작하여 단독 촬영되었다고 하는데요. 국내 최고의 영상팀과 더불어 4K 카메라 10대로 엄청난 퀄리티의 영상을 완성하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실제 무대 중앙에서도 보기 힘들듯한 배우들의 표정연기를 생생하게 볼 수 있었어요. 작품의 특유의 무거운 분위기에 맞춰 연출도 과하지 않고 깔끔해서 그런지 정말 몰입해서 볼 수 있었구요. 

브라더스-까라마조프-포스터

무엇보다 온라인 관극시 항상 우려되는 부분이 소리가 잘 안들려서 대사를 못 알아듣는 경우인데, 이번 녹화 중계는 국내 최고의 음향팀이 참여해서 그런지 사운드가 풍성하고 잘 들려서 정말 좋았습니다. 진짜 1회 온라인 관극만으로는 아까운 퀄리티의 영상이였어요. 워낙 퀄리티가 좋았기 때문에 집에서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큰 화면이 있는 영화관에서 보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 소설 원작

이 작품의 원작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도스토예프스키의 5대 장편 소설 중 하나로 원래는 3부의 대장편인데 작가가 출간 후 3개월만에 타계하여 미완성으로 남은 유작입니다. 2부는 알렉세이가 주인공으로 혁명에 가담하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였고, 사실상 1부는 프롤로그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완성작이지만 1부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완결성을 보여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 중 가장 최고로 평가받는다고 합니다.

브라더스-까라마조프-네이버

사실 작품이 굉장히 방대하고 인물들의 관계나 감정선이 복잡해서 원작을 보고 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무려 약 1600페이지를 읽어야 하는 관계로 가볍게 스킵했습니다. 그런 방대한 원작에 분량과는 달리 러닝타임은 100분으로 충분히 집중해서 보기 좋은 시간이였네요. 관람료는 2만원으로 소소티켓을 적용하게 감사하게도 저렴하게 볼 수 있었어요. 진짜 올해는 온라인밖에 적용이 안되지만, 소소티켓 덕분에 부담없이 다양한 작품들을 맘껏 볼 수 있어서 행복했네요.

 

 

 

시놉시스

러시아 지방의 지주인 표도르 까라마조프는 평생 방탕하게 욕정을 쫓으며 살아온 호색한입니다. 첫번째 아내로부터는 드미트리를 두번째 아내로부터는 이반과 알료사를 얻었으나 모두 내팽개치고, 자신의 아들로 추정되는 사생아인 스메르쟈코프를 하인으로 부리며 살고 있던 그가 어느 날 밤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고 맙니다.

 

평소 유산 문제로 아버지와 다투며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 공언하고 다닌 드리트리가 유력한 용의자로 수감되고, 모스크바에서 유학 중이던 이반과 견습 수도생 알료샤, 거기에 하인 스메르쟈코프까지. 아버지를 향한 증오와 혐오가 있던 네 형제들은 점점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점차 충격적인 진실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됩니다.

 

 

 

1. 표도르 (김주호)

까라마조프의 가장으로 작품 시작할 때 이미 사망한 상태로 등장하는데, 마치 몸에서 빠져 나온 영혼의 모습인양 작품 중간마다 움직이며 서로를 의심하고 갈등을 겪는 형제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연출을 보여줍니다.

표도르

진짜 전형적으로 나쁜 아버지상인 표도르. 오로지 자신의 본능과 욕망대로 살아가면서 아내들과 자식들을 모두 불행하게 만들어 놓고 전혀 신경쓰지 않는 방탕한 인물로 결국은 자신의 자식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인물이죠. 표도르를 연기한 김주호 배우는 정말 거칠면서도 방탕한 자유로운 인물을 제대로 표현한 것 같아요. 극 중 이미 죽어 거의 대부분 누워있지만, 움직일 때마다 극의 중심을 한층 더 무겁게 누르며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주시더라구요.

 

 

 

2. 드미트리 (조풍래)

표도르의 장남으로 아버지와 많이 닮은 불같은 성미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어머니처럼 버림을 받을까 두려워하며 아버지와 연인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애정결핍적인 여린 내면을 보이는 인물입니다. 

드미트리

모든 것을 드러내는 거친 성격 때문에 결국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사실 말과는 다라리 누구보다 아버지를 사랑하면서도 미원하는 애증 속에 놓인 인물이죠. 자신의 약혼자가 아닌 그루첸카라는 여성을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가 아버지와 놀아나게 되자 분노를 품고됩니다. 조풍래 배우의 연기는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이후로 두번째로 보게 되었네요.

 

 

 

3. 이반 (안재영)

표도르의 차남으로 알료샤와 같은 어머니에게 태어났는데요. 어린 시절 친했던 두 형제는 점차 성장하면서 상반된 성향으로 인해 멀어직제 됩니다. 신을 믿고 평생 그를 모시기로 선택한 동생을 이해할 수 없는 그는 신을 믿지 않고, 오로지 이성적인 생각으로 증명된 것들만 믿는 인물인데요. 유학 후 오랫만에 만난 형제들에게도 날카롭고 차가운 팩폭을 날리며 비판을 서슴치 않았던 똑똑한 그는 점차 자기가 주장한 말들의 모순에 빠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반

딤프 창작지원자 <조선변호사>에서 일본인 인권변호사 '후세 다츠지'역으로 처음 봤는데, 아쉽게도 공연을 못받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이 작품에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사실 이반이라는 역할이 굉장히 뮤지컬에서는 굉장히 주인공같이 엄청 중심적인 인물로 그려지는데, 초반에 냉철했던 인물이 스스로의 모순에 의해 갈등을 겪으며 점차 심오한 내면연기를 선보이는데, 안재영 배우의 생생한 표정연기와 열연이 정말 압권이였던 것 같아요. 특히 강렬한 눈빛연기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기회가 된다면 실제 무대에서 한번 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4. 알료사 (유현석)

원래 이름은 '알렉세이'이나 애칭인 알료사로 불리는 알료사는 이반의 친동생인데요. 냉정하고 이성적인 학문으로 도피한 형과 달리 아버지와 추악한 현실을 견딜 수 없었던 그는 수도사의 길로 도피합니다. 마치 신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마음으로 행동하지만 실제적으로는 감정의 문을 닫고 그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은채 방관자적 자세로 멀찍히 떨어져 바라보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죠.

알료사

사실 이번 브깜에서 또 새롭게 발견한 배우 중 한명인 유현석 배우는. 알료사의 차분한 모습과 이미지적으로 너무 찰떡으로 잘 어울려서 기억에 남았는데요. 특히 홀로 부르는 넘버에서 목소리 톤이 너무 취향저격이라 앞으로의 다음 무대들도 무척 기대가 되었던 배우였습니다. 

 

 

 

5. 스메르쟈코프 (박준휘)

파벨 표도로비치 스메르쟈코프가 풀네임으로 표도르의 사생아로 추정되지만 표도르가 인정하지 않아 까리마조프의 하인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다른 형제들과 달리 까라마조프 가문의 성을 얻지 못한 비운의 인물입니다. 초반에는 개성 강한 형제들의 의해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다가 점차 후반부에 폭발적인 모습을 보이는 반전 인물인데요. 모든 형제들에게 우호적인 알료사조차 스메르를 대할 때는 차가웠던 모습으로 보아서 굉장히 불쌍하고 외로운 인물이 바로 스메르인 것 같아요. 순수한 마음으로 이반을 동경하며 그의 말을 전적으로 믿어 결국 왜곡된 신념으로 일을 저질러버린 스메르.

스메르쟈코프

사실 뮤지컬에선 나오지 않지만, 실제 원작에서의 비화는 더 가슴아프더라구요. 그의 어머니는 백치의 거지였는데 표도르가 겁탈하여 스메르를 낳게되고, 그 후유증으로 그녀는 곧 죽게되죠. 후에 그에 대한 사실을 안 스메르는 자신을 아들로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를 결국 죽여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하게 됩니다.

 

가족들의 무시 속에서 외롭게 살아가던 그가 마지막에 보이는 광기는 마치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가진 인물처럼 조금 무서워 보이지만, 그의 불행한 출생의 비밀을 알고나니 그 절규가 너무 슬프게 들리더라구요. 특히 후반부 박준휘 배우가 스메르의 넘버인 '발작'을 부르며 선보이는 열연은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압권이엿던 장면이였어요. 연기가 참 무서울정도로 훌륭했지만, 매번 이렇게 열연해야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는 참 쉽지 않은 장면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네요.

 

 

 

인상깊은 넘버 <헛소리>

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정말 좋았던 넘버들. 그 중에서도 브깜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유명한 넘버인 '헛소리'라는 곡이 기억에 가장 남는데요. 4명이 동시에 번갈아가듯 함께 부르는 곡이라 정말 웅장하고 멋지지만, 동시에 부르기 때문에 사실 모든 가사를 한번에 알아듣기는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가사는 대충 흘려 듣고, 인물들의 화음과 분위기에 초점을 맞춰 봤는데,  '헛소리야. 헛소리야. 헛소리야. 헛소리야..." 라는 가사가 매우 중독적이여서 계속 머리에 남더라구요. 그런데 우연히 발견한 헛소리 영상. 안재영 배우가 무려 1인 4역을 연기하며 고퀄로 부른 헛소리 넘버 영상이 있더라구요. 정말이지 이분의 매력 점점 알아갈수록 엄청납닌다. 진짜 이번 브깜보고 완전 팬이 되어버렸어요.


 

뮤지컬 브깜을 너무 인상깊게 보아서 실제 관극도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 무대에서 보면 사운드도 그렇고 작품의 분위기 속에 푹 빠져들어가 제대로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음번 사연엔 직접 무대에서 꼭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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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된다면 원작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데, 도저히 1600페이지 엄두가 나질 않네요. 그래서 인물들의 감정선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아 언제 한 번 천천히 들여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라도 독서를 해낸다면 소설 후기를 한 번 남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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