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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온라인으로 뮤지컬<풍월주>를 봤습니다. 사실 뮤지컬 <풍월주>는 진짜 극이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가지고 꼭 보고 싶었는데, 작년 겨울 오픈 때 놓쳐버렸거든요. 비단 놓친게 풍월주뿐만 아니지만. 다음 번에 봐야하나 굉장히 아쉬웠었는데, 감사하게도 네이버에서 온라인 중계를 해주더라구요. 

 

 

 

뮤지컬 풍월주 소개

온라인 가격은 좀 비싸다고 느껴지긴 했지만, 너무 보고싶었던 극인지라 바로 석준휘(이석준/박준휘) 페어로 구매했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당일 취소가 되어버렸어요. 

 

뮤지컬-풍월주-포스터

풍월주

제작 : CJ E&M(2012-2015), 랑(2018-)
작사 : 정민아
작곡 : 박기헌
러닝타임 : 110분
2012년 초연

 

 

영문을 모르고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다행히 중계 직전에 영상오류가 발견되어 취소된 거더라구요. 다행히 따로 날짜가 공지되어 무사히 볼 수 있었습니다. 하마터면 못 볼까봐 엄청 걱정했네요.

 

뮤지컬 풍월주(바람과 달의 주인)는 신라시대 풍월주(화랑의 단체 이름 중 하나)를 소재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인데요. 소재만 따 왔을뿐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하네요. 뮤지컬에서 풍월은 남자기생을 부르는 말로 사용되었답니다. 

 

보기 전에는 시놉을 대충봐서 BL성향이 짙을 줄은 알았지만, 기생이야긴줄 몰랐어 가지고 조금 당황스럽긴 했어요. 저는 화랑들의 우정 뭐 그런 느낌일 줄 알았거든요.

 

 

 

줄거리 및 등장인물 소개 (스포O)

여성귀족을 접대하는 천한 신분의 풍월인 열은 어릴 때 담과 함께 운루로 들어왔는데요.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춤솜씨와 대범한 말솜씨를 견비한 그는 단번에 운루 최고 풍월이 되어 진성 여왕의 마음을 사로잡게 됩니다. 

 

뮤지컬-풍월주-캐스트

 

 

오로지 열이만 찾는 그녀와 달리 열의 마음 속에는 오로지 담이만 있는데요. 담이와 함께 사는 조건으로 풍월이 된 그는 어떻게든 담이를 지키려고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난 진성 여왕은 질투에 사로잡힙니다.

 

열의 아이를 가진 것에 기뻐한 여왕은 열에게 입궁할 것을 강요하지만 열은 거부하고, 자신을 거부한 이유가 사담 때문이라 생각한 여왕은 담이에게 찾아가 죽으라 명합니다. 담이는 열을 위해 떠나기로 결심하고, 이를 눈치 챈 열은 담이를 붙잡고 함께 떠나자 말합니다.

 

열이 먼저 가서 기다리는 사이 짐을 정리한 담은 그를 위해 바다 속으로 투신자살하고, 사담의 죽음에 절규하던 열은 진성 여왕의 칼에 스스로 걸어들어가 목숨을 끊고 맙니다.

 

 

 

1. 열(이석준)

열은 운루 최고의 풍월로 진성 여왕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데요. 열은 어릴 적 운루로 함께 온 사담을 매우 아끼며, 그를 지키는 대가로 진성 여왕을 모시기로 한 것으로 추측되나 극 중에서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습니다.

 

뮤지컬-풍월주-이석준

 

열은 훤칠하고 춤을 잘 추며, 능청스럽게 말을 잘 해서 권위에 눌리지 않는 예의바른 당당함이 가지고 있는데요. 사담이 곤경에 처하면 물불 안 가리고 나서면서 깊은 우정을 보여줍니다.

 

2. 사담(박준휘)

뮤지컬-풍월주-박준휘

 

 

사담은 운루에서 몸종으로 일하며, 열의 절친한 친구인데요. 글을 모르고 숫자도 잘 세지 못하는 등의 어리숙하지만 착한 인물로 열이 앞에서는 한없이 순둥이가 되버리죠. 하지만 자신의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소신있게 행동에 나서기도 해서 안타까운 비극을 겪게 됩니다.

 

 

3. 진성 여왕(전성민)

진성 여왕은 권력의 최고의 위치에 올랐으나 지병으로 온 몸이 심한 흉터로 덮여있는데요. 나이가 있음에도 아직 아이가 없어 포기했다가 갑작스럽게 열의 아이를 가지게 됩니다.

 

뮤지컬-풍월주-진성민

 

수근대는 세간의 소문의 고통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이름을 따뜻하게 불러준 열에게 사랑을 느끼고 아이를 미끼로 입궁을 강요하는데요. 열의 거부에 화가 난 그녀는 사담의 자살 할 것을 종용하고, 결국 사랑하는 이조차 잃게 된 비운의 여인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4. 운장(김태한) | 궁곰(송상훈)

운장은 운루의 주인으로 열에게 여왕을 모실 것을 강요하는데요. 알고 보니 그녀를 사모하고 있음이 추후 밝혀집니다. 헐. 그는 사담의 죽음 후 방황하는 열에게 시간이 흐르면 잊혀진다 충고를 하지만 결국 비극을 막지 못합니다.

 

뮤지컬-풍월주-김태한-송상훈

 

 

궁곰은 열과 같은 풍월로 행동이 둔하고 사고뭉치지만, 항상 해맑고 긍정적인 성격의 친구인데요. 열의 장난에 늘 당하면서도 크게 화내지 않으며, 끝가지 이들을 챙기는 의리의 인물입니다.

 

 

 

석준휘 유명한 찐케미 제대로 봄

2020년 석준휘 케미가 진짜 엄청났다는데, 2021년에도 돌아왔더라구요. 알고보니 석준 배우 진짜 어렸는데, 극중에서는 담이 캐릭터 때문인지 준휘 배우가 더 동생같이 느껴졌어요. 근데 석준 배우 사진 보니 진짜 앳되보이긴 하네요. 

 

딤프에서 대상까지 탔다는데, 풍월주 보고나니 절로 끄덕끄덕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생각보다 키가 커서 상대적으로 아담한 준휘 배우와 로맨스각 키차이를 보여주더라구요. 담이한테 얼굴 꽃받침하면서 숙일 때 저도 모르게 설렜잖아요. 

 



 

 

근데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목소리가 너무 특이하면서도 굉장히 성량이 좋아서 놀랐어요. 대사를 치는 톤은 꽤 높아서 굉장히 에코가 울리는 듯한 느낌이였는데, 막상 노래를 부를 때는 상대적으로 낮은 톤으로 묵직하게 불러서 대비가 크게 느껴지더라구요. 

 

사람에 따라 호불호는 갈릴 듯한데 굉장힌 매력적인 요소로 느껴지더라구요. 톤과 성량이 좋아서 대극장 뮤지컬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항마력을 요하는 다소 빈약한 스토리

준휘 배우는 이미 <브라더스 까리마조프>에서 열연이 인상깊었던 배우라 역시나 싶었어요. 일단 배역과 너무 잘 어울리고 열이 앞에서 한없이 순딩순딩해지는게 너무 귀엽네요. 

 

석준휘

 

 

그러나 너무 갑작스러운 비극적인 선택을 한게 너무 아쉽더라구요. 아무래도 러닝타임이 있다 보니 생략된 내용이 많았겠지만, 뭔가 중요한 내용조차 생략되어버린 듯한 느낌이였어요. 

 

둘이 어떻게 이렇게 끈끈한 사이가 될 수 있었는지, 왜 하필 운루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운장은 왜 여왕에게 반한건지. 진짜 제일 뜨끔포. 그 외 등등. 이렇다 저렇다 설명없이 극이 거의 단순한 플롯에 감정적으로 막 치닿다 보니 상대적으로 막 빠져들진 못해서 아쉬웠어요. 나도 울고 싶다고.

 

그리고 삼각관계나 기생이라는 설정에 따른 이야기가 거의 클리셰 요소가 많아서 진부하기도 했고, 몇몇 장면은 정말 항마력을 요하는 팬픽을 읽는 듯해서 진짜 배우들의 연기가 아니였다면 보기 무척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걸 아무렇지 않게 몰입해서 소화하는 배우들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악의 화질과 카메라 워크 중계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영상 그 자체. 여태껏 많은 온라인 중계를 봐왔지만 이렇게까지 엉망인 경우는 진짜 처음이였어요. 화질은 진짜 너무 구린 건 둘째치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주인공들을 제치고 어딜 비추고 계신건가요.

 

 

인물들 죄다 잘라먹고. 아 진짜 최악이였어요. 배우들이 훌륭해서 간신히 봤지. 안 그러면 진작 끄고 환불 요청할 뻔했어요. 화질이 이렇게 안 좋은데, 비싼 가격에 중계권을 판매하다니. 랑 많이 실망스럽더라구요. 진짜 팬심으로 보는데, 이러심 안 되는 거 아닌가요. 흑흑.

 

 

 

서정적인 넘버와 인상적인 엔딩 포즈

그래도 넘버는 굉장히 서정적이면서도 전체적으로 좋긴 했어요. 일부 넘버는 가사가 다시 항마력을 요하긴 했지만 말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좋았던 점은 바로 엔딩 장면인데요. 저를 풍월주로 인도한 장면이죠.

 



 

 

뮤지컬마다 특색있는 엔딩 연출이 있는 게 전 참 좋더라구요. 어쩜. 큰 석준열과 작은 준휘담이 키차이를 맞춰서 서로 마주보며 끝나는데. 크으.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이 장면을 하나 보려고 마지막까지 기다린 건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캐릭터는 매력적이지만 스토리는 허술

<풍월주>는 배우들에 따라 우정이냐 사랑이냐에 대한 연기 방향성이 달라진다고 하는데요. 석준휘는 제가 본 거로는 사랑이 맞습니다. 눈빛, 행동도 그렇고. 일단 친구가 억울하게 죽었다고 따라 죽는다니. 이건 뭐 그냥 사랑이네요. 도대체 어디가 우정이야.

 

 

사실 이래저래 허술한 점도 많고 내용적으로도 그닥 별로여서 불호에 가깝긴 했어요. 하지만 이 둘의 페어가 너무 좋았던 덕분인지, 아닌면 은근한 매력이 작용하는 건지, 다른 페어로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렇게 저도 회전문의 길로 들어서는 걸까요.

 

석준휘 페어는 아무래도 풋풋한 첫사랑같은 느낌이 강했는데, 다른 페어의 경우에는 조금 나이대가 있어서 또 다른 느낌이 들 것 같아 궁금하긴 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페어도 봐 볼 걸 그랬네요. 바로 후회하는 나.

 

그래도 인기 회차는 바로 매진될 정도로 정말 유명하고, 여러 허술한 부분에 비해 충분히 매력적인 지점도 있는 극이라 한 번쯤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기회가 된다면 다른 페어로 한 번 더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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