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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의 개막연기로 과연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던 우여곡절의 작품. 뮤지컬 비틀쥬스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올해 라인업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작품인데요. 워낙 원작인 팀버튼 감독의 영화도 좋아했지만, 무엇보다 브로드웨이 다음으로 최초 라이선스 내한 공연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뮤지컬 비틀쥬스 소개
뮤지컬 <비틀쥬스>는 1988년에 개봉한 팀 버튼의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인데요. 2018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초연되어 2020년에도 개막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브로드웨이 극장들이 모두 닫기 시작하면서 일찍이 폐막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후 올해 국내에 첫 라이선스 초연을 시작으로 해외로 진출하게 된 작품입니다.
비틀쥬스
작사 : 에디 퍼펙트
작곡 : 에디 퍼펙트
러닝타임 : 150분(인터미션 20분)
2018년 초연
미국 외에서 공연되는 첫 해외국가는 한국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이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이 작품을 꼭 가야한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첫 라이선스 공연은 악명높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7월 6일부터 8월 8일까지 다소 짧은 기간동안만 한정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비틀쥬스 무대 자체가 까다롭기로 굉장히 소문난터라 무대가 오르기 전부터 여러가지 일이 많아서 살짝 우려가 되었는데, 다행히 무사히 오픈되었네요.
치열했던 티켓팅 대박 성공!
보기도 전에 아쉬운 점은 광활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라는 점인데요. 원래 세종이 음향도 안 좋고, 너무 넓어서 앞자리에서 봐도 거의 다른 공연장의 5~6열 정도의 거리라 과연 잘 보일까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앞자리로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요. 역시나 티켓팅이 너무 치열해서 쉽지 않더라구요. 1,2차 모두 실패해버렸습니다.
3차 때는 그나마 조금 여유가 살짝 생겨서 나름 중블 6~7열 사이로 잡았는데요. 그래도 뭔가 아쉬워 새벽에 취켓팅을 도전했는데, 세상에 4열 성공해버렸지 뭐에요.. 취켓팅 성공은 처음이라 정말 얼떨떨했지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새벽이였어요.
제가 잡은 자리는 1층 C열 40번, 41번이였는데요. 지금 다시 봐도 똥손이 제가 어떻게 했는지 넘나 신기하네요. 그래도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그런지, 좀 더 앞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하지만 여러 후기들을 찾아보니 1열이 아니고서는 2, 3열은 단차가 안 좋다는 이야기 많더라구요. 그리고 단차는 4열부터 괜찮다고 하네요. 지금 돌이켜보니 아주 성공적인 티켓팅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생각보다 더 멋졌던 무대
4열 위치에서 바라본 무대. 왼중블이긴 하지만 중앙에 가까워서 무대는 전체적으로 잘 보였구요. 엄청 가깝지 않지만, 어느 정도 배우들의 표정이 구분될 정도의 가까운 위치였어요. 무대 전면 프레임을 한꺼번에 보기에 참 좋은 위치가 아니였나 싶지만, 배우들의 표정을 더 자세히 보고싶다면 역시 앞으로 가야할 것 같아요.
사실 세종무대가 광활한 것도 문제였지만, 비틀쥬스라는 작품 자체가 무대세트가 굉장히 한정적이고 아기자기하다고 들어서 관극전부터 과연 어떻게 이 광활함을 채울 것인가 우려가 많이 되었는데요.
막상 완성된 무대를 보니 생각보다 잘 만들어서 놀랐어요. 그리고 해외버전 무대와 거의 똑같아서 더 더욱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티켓부스 주변도 정말 알차고 이쁘게 꾸며놔서 대기할 때에도 두근두근하더라구요.
아쉽게도 티켓 대기공간 사진은 없네요. 사실 여유롭게 굿즈도 보고 둘러보고 싶었는데요. 갑자기 코로나가 격상되면서 공연시작 시간이 7시로 단축되는 바람에 정말 티켓끊고 들어가기 바빴던 것 같아요. 그래도 무사히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감사할 따름입니다.
찰떡으로 소화해 준 성화비틀과 민제리디아
사실 캐스팅이 떴을 때부터 가장 원픽이였던 정성화 비틀.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에너지로 정말 유쾌하고 활기찬 극을 어색하지 않게 잘 이끌어 준 것 같아요.
워낙 비틀쥬스라는 캐릭터가 독특한 인물이고, 주인공인만큼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기술적인 장치들도 신경써야 하다보니, 정성화 배우님도 정말 도전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하네요.
차세대 뮤지컬 라이징 스타로 불리는 배우 홍나현과, 장민제님이 리디아 역에 캐스팅되었는데요. 사실 두 분 다 초면이라 살짝 고민이 되었지만, 해외버전 리디아를 참고했을 때, 장민제 배우님의 이미지가 진짜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픽하게 되었어요.
리디아 특유의 냉소적이면서도 방항아적인 모습과 내면에서 엄마를 그리워하는 여린 소녀의 모습이 잘 표현해서 극의 몰입이 잘 되었어요. 음색도 리디아와 잘 어울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믿보좌 유리아 배우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을 보고 팬이되어버린 유리아의 바바라는 역시 쩌렁쩌렁한 성량으로 대극장을 씹어먹어버리셨어요. 나중에 꼭 주인공으로 나오시는 작품을 직접 실관극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사랑스러운 유리아 바바라와 더불어 어리숙하지만 착한 남편 아담은 이율님이 연기하셨는데요. 두분의 합이 너무 잘 어울렸어요. 특히 초반 랩을 주고받는 부분은 정말 합이 중요할 것 같았는데, 어색함 없이 잘 소화하시더라구요.
반전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수미델리아
비틀과 리디아 외에도 가장 인상깊었던 역할이라면 바로 델리아가 아닐까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신영숙 배우님을 보고싶었는데, 티켓팅에 실패하고 전수미 배우님을 처음 보게되었는데요. 파워풀한 가창력과 정말 저리가라 흥으로 엄청나게 매력적인 델리아를 연기해주셔서 실로 감탄하면서 봤어요.
특히나 중간에 확 이미지 변신을 하면서 등장하시는데 처음에는 같은 사람인줄 모르고 보다가 후반에 깨닫고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이번 공연 덕분에 또 엄청난 배우님을 알게된 것 같아 무척 기뻤습니다.
지루할틈없이 꽉 찬 무대 연출
공연은 150분으로 원래 중간 인터미션이 20분인데, 코로나로 인해 15분으로 단축되었어요. 시간이 짧아져서 화장실 줄이 길어질까 서둘러 갔는데, 다행히 화장실이 여러개에 공간도 넓어서 생각보다 여유롭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비틀쥬스는 인터미션 기간에도 이렇게 무대와 주변 조명들로 화려한 공간감을 연출해주었는데요. 중간 안개같은 느낌도 내면서 거기에 이상한듯 신비로운 음악까지. 쉬는 시간조차 비틀다운 느낌이 가득해서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았어요.
커튼콜 촬영 가능
이번 비틀쥬스는 기쁘게도 전공연 모두 커트콜 촬영이 가능했는데요. 화려한 조명과 구린 폰으로 인해 좋은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작품의 화려하고 유쾌한 모습을 열심히 남겼습니다. 아쉽게도 영상은 아예 얼굴이 날아가버렸네요. 엉엉.
실제 무대를 보고나니 왜 연기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실로 납득이 되더라구요. 실로 보지도 못한 세밀하고 정교한 세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치가 튀어나오고 변신하는데, 정말 눈을 뗄 수가 없었고, 지루할 틈없이 무척 유쾌하게 봤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완전 호
아무래도 작품의 장르 특성상 국내 정서와는 조금 안맞을 수도 있어서 호불호는 많이 갈리는 것 같아요. 스토리 면에서도 완벽한 짜임이 있는게 아니다 보니, 후반분에는 다소 빠르고 허무하게 끝나버리거든요. 하지만 그런 단점들을 상쇄할 만큼 뮤지컬다운 볼거리가 매우 가득하고, 연출 자체도 멋진 장면이 많아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캐스트 버전으로 또 한 번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쉽게도 남은 기간에는 제가 원하는 캐스트가 남아있지 않더라구요. 7월 말에 보다보니, 막공까지 얼마 남지 않아서 더욱 아쉬운 초연이였습니다.
사실 개막이 2번이나 연기되면서 혹시나 그동안 준비하고 노력한 무대와 배우들 때문이라도 막공 일정이 연장되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예정했던 8월 8일에 공연은 막을 내렸네요.
국내에 공연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
개막이 미뤄지면서 재예매 과정에서 엄청난 할인표도 풀리고, 세종이라는 무대 특성상 자리도 많이 남고, 일정도 짧아서 제작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타격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이러한 코로나 시국에 이렇게 매력적인 작품을 도전했고, 무사히 공연을 끝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역시 CJ. 공연 끝나고 유투브에 공연넘버 장면영상들을 고화질로 올렸더라구요. 감사합니다. CJ. 작품을 다시 보지 못하는 마음을 영상으로나마 위안을 삼아봅니다.
기쁜 소식 하나는 워낙 실험적인 작품이라 초연 이후에는 재연이 안될까봐 노심초사하면 부랴부랴 봤었는데요. 잘 하면 빠른 시기에 업그레이드해서 시즌2로 찾아올 수도 있다고 하네요. 시즌2가 오면 저는 바로 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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