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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네이버 후원라이브 관람후기
전날 뮤지컬 <블랙 메리 포핀스> 중계를 인팍에서 보고 다음날은 네이버에서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를 관람했는데요.
원래는 뮤지컬 <문스토리> 온라인 중계과 겹치고, 그다지 땡기지 않아서 보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문스토리> 중계는 인팍에서 예매를 해도 따로 STAGE X(스테이지엑스)라는 사이트에 가입을 해야하고, 이래저래 예매시간도 놓쳐버려, 계획에도 없었던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를 관람하게 되었어요.(결국 나중에 가입했다능...😓)
하지만 막상 관람하고 나니, 안 봤으면 어쩔뻔했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인상적이고 재미있는 작품이였어요.
다른 뮤지컬 온라인 공연과 다른 점은 진짜 실시간 라이브 공연이였다는 점인데요.
기존의 온라인 중계는 이미 막을 내린 작품의 중계를 라이브로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땡베리는 아직까지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는 작품이에요.
그래서 녹화본이 아니라 공연이 없는 날인 월요일에 특별하게 배우들이 온라인 공연중계임을 인지하고 생생한 라이브 공연을 진행한 것이죠.
실시간 온라인 중계는 7/12(월) 오후 8시에 진행되었고, 공연 시작 전에 온라인 상영을 위한 안내멘트가 들려요.
원래라면 라이브이기 때문에 공연이 끝나면 라이브도 중단되는 것이였지만, 이후에 갑작스럽게 관객과의 대화 코너도 진행되어서, 출연한 배우들의 소개와 이야기도 더불어 들을 수 있었어요. 이전 녹화 공연과는 색달라서 신기하더라구요.
사실 뮤지컬 배우들이 연기하면서 얻는 힘은 관객을 통해서 일텐데, 텅 빈 객석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온라인 관객을 생각하면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는 배우들이 조금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덕분에 좀 더 다양한 관객들을 통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인 것도 같아서 한편으로는 앞으로의 시대에 적응해나가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실관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열연을 펼친 배우님들께 정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어요.
이 작품은 크레이티브와이에서 제작한 창작뮤지컬로 독거노인 엠마와 그녀에게 나타난 도우미 로봇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인간 모습을 한 로봇이 나온다는 점에서 뮤지컬<어쩌면 해피엔딩>이 연상되더라구요.
하루 종일 어두운 방에서 혼자 고독히 티비만 보며 이웃관 단절된 채 살아가는 독거노인 엠마에게 정부에서 무료로 배포된 도우미 로봇이 찾아오게 됩니다.
타인과 섞이길 거부하는 괴팍한 성격의 엠마는 사람과 외형적으로 똑같은 로봇을 처음에는 징그러워하며 거부하는데요.
귀찮은 집안일도 척척하며 엠마의 마음을 찰떡같이 읽어주는 로봇 덕분에 집안은 활기가 생기고 엠마는 점차 그것에게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한편 이 집에 호기심을 갖고, 엄마가 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엠마의 집을 찾아온 소년 버나드는 그녀의 집 초인종을 누르게 되는데...
2018년 초연 이후 올해 재연으로 돌아온 작품인데요. 공연을 보기 전 궁금해서 간단하게 후기들을 찾아보니, 초연과는 스토리나 세트 등 많이 바뀌어서 별로라는 이야기도 있더라구요.
초연을 보지 않아 비교할 길은 없어 아쉽지만, 저는 재연작도 충분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제가 본 날의 캐스트는 엠마(정연), 로봇(유승현), 남자/버나드(조환지), 여자(소정화)였는데요.
유승현 배우는 이전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온라인 공연에서 인상깊게 본 배우였던 터라, 이번 작품에서도 무척 기대가 되었어요.
전리농에서는 까칠하며 슬픈 과거를 지닌 농구부 코치의 모습이였다면, 이번 땡베리에서는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엠마의 마음을 미리 읽고 따뜻하게 감싸준 로봇을 연기했는데요.
로봇 연기를 어찌나 자연스럽게 하는지 보는 내내 무척 유쾌했어요. 더불어 엠마 역으로 나온 정연배우는 초연때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역을 맡으셨다고 하시는데요. 이번 공연을 보면서 완전 팬이 되어버렸어요.
진짜 억척스러운 할머니같은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진짜 몰입이 확 되더라구요. 더불어 폭발적인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후반부는 정말 감동하다 못해 엠마라는 인물이 너무 안타까워서 슬픔 마음이 들더라구요.
중반부에는 엠마가 로봇에게 마음을 열게되면서 지금까지 꼭꼭 지니고온 슬픈 과거를 들려주는데요. 처음에는 갑자기 나타난 여자와 남자가 너무 뜨끔없었지만, 금새 엠마와 남편 스톤인 것을 알 수 있었죠.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가족을 모두 잃게 된 엠마의 아픔과 절망이 후반부로 가면 치닫게 되는데요. 후에 로봇이 알고보니 과거 남편이 미래를 위해 자신의 모든 정보를 담은 로봇이였음이 밝혀지게 됩니다.
이후 로봇은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영원히 멈추게 됩니다. 그때 찾아온 소년 버나드. 사실 극중에서 조금 쌩둥맞게 등장하는 인물이라, 스토리에 진행에 없어도 충분히 무방할 인물이 바로 버나드인데요.
그때문에 버나드라는 인물이 왜 나오지는 의문을 갖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사실 저도 초반에는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는데, 후반부에 가서야 버나드의 역할성이 다소 느껴졌어요.
조금 억지스럽다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마치 영원히 멈춰버린 로봇을 대신해 버나드에게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임무를 부여한 엠마의 모습에서 앞으로의 엠마가 살아갈 모습이 그려졌거든요.
극 중 참 신기했던건 남편 스톤과 소년 버나드를 연기를 조환지 배우가 모두 맡았는데요.
겁에 질린 수순한 아이 모습에서 다정한 남편으로 확 바뀔 때 동일인물인가 싶을 정도로 못 알아보겠더라구요. 알고보니 조환지 배우가 엄청 인기가 많더라구요. 앞으로의 활약이 정말 기대가 되었습니다.
초연 무대가 좋다는 평이 많았지만, 재연 무대도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어요. 위 다락을 형식으로 현재와 과거가 맞물려 진행되는 구성도 좋았고, 진짜 집같은 모습이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초연의 무대를 보니 조금 더 과거에 갇힌 듯 바래고 한 벽면에 집의 물건들이 짜집기되어 시각적으로 한층 엠마의 심리가 담긴 듯한 느낌이더라구요. 보진 않았지만 왠지 그 무대 버전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많은 온라인 공연을 통해 많은 작품들을 보면서 새롭게 느끼는 부분이 생기더라구요. 이전같으면 유명한 뮤지컬의 대표 넘버를 떠올리는 작품들을 보면서, 뮤지컬에서는 히트 넘버가 1곡씩은 꼭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최근에 본 작품들은 다 딱히 귀에 꽃히는 넘버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오히려 극의 분위기와 전체적으로 잘 어울리는 넘버들로 인해 극의 몰입이 좋아서 충분히 재미있게 봤던 것 같아요.
사실 포스터만 보고는 그다지 취향극이 아닐 것 같았지만, 막상 보고 반해버린 작품. 호불호는 분명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무척 인상깊게 봤어요.
무대에서 눈이 내리는 신이라던가, 배우들의 열연으로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아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캐스트 버전으로 실관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현재 무대를 하고 있고, 8월 29일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저처럼 실제 무대를 보고싶은신 분들은 늦기전에 꼭 실관극을 해보실 것을 추천드려요.
할인과 이벤트도 많이 진행하고 좌석도 꽤 남아있더라구요. 추후 상황이 되면 한 번 보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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