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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바로 뮤지컬 <조선삼총사>인데요. 어쩌다 보니 11월 끝으로 한동안 공연을 보지 못하다가, 12월의 끝자락에 유일하게 한 작품을 보게 되었네요. 온, 오프라인 통틀어 올해의 마지막 관극이랄까요. 온라인 중계 덕분에 추운 날씨에 따뜻한 안방 1열에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뮤지컬 조선삼총사 소개

뮤지컬<조선 삼총사>는 2021년 9월 17일 - 9월 19일까지 총 3일간만 짧게 선보였던 뮤지컬인데요. 사실 극이 올라오기 전에 조금 재미있어 보여서 관심이 있었는데요. 공연기간이 워낙 짧다 보니 현생을 사느라 그만 놓치고 말았어요. 

 

그런데 마침 네이버 후원라이브에서 온라인 중계를 해준다고 하더라구요. 그것도 5천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말이죠. 세종 무대는 별로지만 합리적인 가격 훌륭해. 짝짝. 요새 온라인 가격은 보통 2만원이 넘는 것을 생각하면 진짜 혜자스러운 가격인 것 같아요. 그래서 바로 관람권을 구매해버렸습니다.

 

뮤지컬-조선삼총사1

조선 삼총사

제작 :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간 협업
연출 : 한진섭
극본 : 이미경 
작곡 : 장소영
러닝타임 : 155분 (인터미션 : 15분)
2021년 초연

 

 

ART-9세종은 서울시예술단 통합 공연의 새로운 이름인데요. 최대 규모의 예술단을 보유한 세종문화회관 산하의 서울시예술단 9개 단체가 협업하여 각 예술단의 역량을 집약해 선보이는 대형 창작 프로젝트라고 하네요.

 

여기서 9개의 단체는 서울시국악현악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합창단,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극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단,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술단 공연은 2019년 <극장 앞 독립군>에 이어 2021년에 진행된 <조선 삼총사>가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앞서 <극장 앞 독립군>이라는 작품은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에 다양한 면모를 그린 작품이라고 합니다.

 

<극장 앞 독립군>은 무대에 오르는 인원만 무려 300명에 달했던 블록버스터 이였다고 하는데요. 300명이라니. 진짜 대단한 인원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보진 못했지만, 방대한 스케일에 대한 묘사만 봐도 엄청나게 웅장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줄거리 및 등장인물 소개

뮤지컬<조선 삼총사>는 부제는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으로 새로운 조선을 꿈꾼 세 친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뮤지컬-조선삼총사2

 

 

뮤지컬 <조선 삼총사>는 백성을 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꿈을 품었던 김선달, 홍경래, 조진수는 각자 다른 길을 택하면서 우정과 꿈에 대한 갈등을 겪게 되는 이야기인데요. 세 친구 중에서도 스토리에 가장 비중있게 다뤄진 김선달은 실제 설화로 내려오는 평양 출신 희대의 사기꾼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는 신분으로 인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돈을 수단으로 세상을 바꾸기로 결심하게 되는데요. 입담과 재치로 돈을 벌어 거상이 된 그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이들을 돕고, 탐관오리를 속여 대동강 물을 팔아 민중을 돕는 등의 엄청난 배짱 행보를 보여주며 민중의 영웅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뮤지컬-조선삼총사3

 

그의 친구로 나오는 홍경래는 조선 순조 시대 평안도 농민 반란군의 지도자인 동명의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는데요. 지방출신이였던 그는 민심을 얻어 한양 중심부로 진입하여 개혁을 꿈꿨으나 도중 관군에 의해 저지되고 맙니다. 결국 홍경래의 난은 실패하게 되죠.

 

비록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농민과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부당한 권력에 저항했다는 점과 그로 인해 조선 곳곳에 농민 봉기가 발생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홍경래의 난은 동학농민운동 전에 먼저 일어났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김선달과 홍경래의 친구로 등장하는 조진수는 가상의 인물인데요. 그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길 꿈꿨으나 금위영 대장이 되면서 민란을 잠재우라는 명령을 받고, 친구 홍경래와 적이 되어버리는 갈등에 놓이게 됩니다.

 

사실상 조진수라는 인물 김선달과 홍경래와는 달리 풍양 조씨라는 세력의 힘이 배경에 있었기 때문에 한양에 빨리 자리 잡을 수 있었는데요. 그 배경이라는 힘은 오히려 그에게 족쇄가 되어 자신의 꿈과 친구를 등지게 만들고, 결국 비극을 맞이하고 맙니다.

 

뮤지컬-조선삼총사4

 

 

삼총사 외에도 극에서 짧게나마 정조가 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 시기에는 삼정의 문란, 평안도 지역 차별, 과거 부정도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몇몇 가문이 권력을 독차지하는 세도 정치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합니다.

 

그들은 나라와 백성보다 오로지 자신의 가문의 이익만 중시하여 이 때문에 백성들이 무척 괴로움을 많이 겪었다고 하는데요. 안타깝게도 정조 사후 어린 순조에게 왕권이 넘어가면서 세도 정치가 더욱 심해졌다고 합니다.

 

매번 이 시기를 생각하게 되면, 힘겹게 불안정한 왕권을 바로잡으려 했던 정조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정조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역사는 좀 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매번 들더라구요. 

 

 

놀라운 스케일과 다양한 장르의 결합

세종문화회관 공연이라 당연 무대가 클 줄 알았지만, 스케일이 이렇게 엄청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공연 당시 VIP석 가격이 7만원이였다고 하는데, 어쩜 이런 웅장한 퀄리티를 낼 수 있는지 정말 놀랍더라구요. 저렴하니까 좋긴 하지만, 너무 많은 인력이 들어간 공연이라 과연 운영 괜찮나 싶은 우려가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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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단체가 협업해서 그런지 출연진이 정말 엄청 많았는데요. 제가 여태껏 본 뮤지컬 중에 가장 출연진이 많은 무대가 아니였나 싶은데요. 그 덕분에 확실히 웅장하고 화려함이 돋보이는 연출이 많아서 눈이 즐거웠습니다. 뭔가 이색적인 연출보다는 다수의 사람을 활용해 선보일 수 있는 구성이랄까요.

 

뮤지컬을 많이 본 게 아니여서 모든 배우들을알진 못하지만, 삼총사를 맡으신 배우들은 다 초면 느낌이 강하더라구요. 알고 보니 삼총사를 포함한 주요 배우들은 서울시뮤지컬단 소속이였습니다. 그리고 정조를 맡으신 배우분의 노래가 약간 성악 베이스 느낌이 강하다 생각했는데 이분은 서울시오페라단 소속이시더라구요.

 

다른 뮤지컬과는 달리 배우 구성이 뮤지컬뿐만 아니라 연극, 오페라, 합창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져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이색적이고 흥미롭게 느껴졌는데요. 다양한 연령층에 다양한 장르가 복합되어 이루어지다 보니 약간 시민극같은 느낌도 들면서, 오히려 그런 점이 민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스토리와 잘 어우러지는 것 같더라구요.

 

 

 

조선판 레미제라블이 주는 감동

수많은 사람들이 무대 위로 나와 저항을 외치는 장면에서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떠올랐는데요. 더불어 이전에 봤던 <라 레볼뤼시옹>도 덩달아 떠오르더라구요. 라레볼은 우리나라의 갑신정변과 프랑스 대혁명을 교차하는 방식의 스토리를 보여주어 인상깊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요.

 

 

라레볼과 마찬가지로 저항과 개혁의 주제를 담고있는 <조선삼총사>를 보면서, 국내에서도 충분히 한국판 <레미제라블>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작은 기대를 갖게 되더라구요.

 

스케일 만큼이나 러닝타임도 길었는데요. 약 2시간 20~30분으로 긴 편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사실 초반에는 어느 정도 스토리 라인이 익숙하게 흘러가서 완전히 재밌다 이정도는 아니였고, 살짝 지루해지려고도 했었는데요. 

 

 

그럴때마다 화려한 춤사위나 변화하는 무대세트 등 덕분에 생각보다 볼거리가 계속 등장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무난히 잘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역시나 긴 공연은 보는게 쉽지는 않네요. 보는 이도 그럴진데 직접 무대를 하시는 배우님들은 얼마나 힘드실까 생각이 듭니다. 정말 대단하신 듯 합니다.


 

마지막에 한 팀씩 나오면서 모두 출연진이 등장하고,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부르는 엔딩은 정말 감동적이였고, 실제 현장이였으면 그 웅장함에 압도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실관극 못 본게 무척 아쉽더라구요.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싸우는 민중들의 목소리

스토리가 역사에 기반한 내용이다 보니 당시 시대상을 조금 알고 보면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사실 역사적 내용이라고 하지만, 뮤지컬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현재에도 통용되는 것 같아요. 다른 시대긴 하나 현재에도 옳지 못한 일에 저항할 수 있는 그 힘은 과연 과거로부터 기인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한 목소리, 한 걸음 내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사를 바꾸는 이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히 자신의 할일을 해내는 평범한 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웅장하고 한국적인 감동을 물씬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였습니다. 앞으로 올라오는 예술단 공연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생각보다 퀄리티도 높고, 실관극 가격도 아주 비싸지 않아서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세종 프로젝트에서 어떤 내용의 작품을 선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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