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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네이버 덕분에 방구석에서 아주 편하게 뮤지컬 관극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데요. 다양한 작품들이 쏙쏙 올라오는 와중에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라는 작품의 중계 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왠지 차별에 맞서 싸우는 광부들의 대한 이야기가 <빌리 엘리어트>를 연상시키는 듯 하여 호기심에 보게 되었습니다. 찾아보니 작품에 대한 평들도 꽤 좋더라구요.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소개
이번 중계는 2회차의 다른 캐스트 버전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아이돌보다는 뮤지컬배우를 선호하지만, 아쉽게도 이 작품의 주인공인 다니엘 역에는 모두 아이돌(또는 출신)만 캐스팅되었더라구요.
1회차 : 10/23(토) 오후 6시 ~ 12시(6시간)
이홍기, 김륜호, 이건명, 김아선, 이상아, 김지철, 강성진, 황이건 등
2회차 : 11/6(토) 오후 6시 ~ 12시(6시간)
오종혁, 안세하, 이건명, 김아선, 임찬민, 임병근, 강상현, 황이건 등
딱히 뮤지컬배우를 선호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그냥 원래 뮤지컬을 해오신 분들이 왠지 더욱 몰입도 있게 연기를 할 것 같아서 좀 더 선호하는 편이라 조금 아쉽긴 하더라구요. 그래도 둘 다 연기를 했던 분이라 어느 캐스트로 봐도 상관없을 것 같아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1회차를 구매했어요.
1976 할란카운티
연출 : 유병은
작사 : 유병은
작곡 : 강진명
러닝타임 : 165분(인터미션 15분)
2019년 초연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는 2019년 부산에서 초연한 창작 뮤지컬로 무려 2년만에 돌아왔다고 하는데요. 작품의 이야기는 미국 노동운도의 이정표가 되었던 할란카운티 탄광촌의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할란카운티 USA'를 모티브로 창작되었다고 합니다.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원작인 모티브여서 그런지 이야기가 굉장히 탄탄하고 밀도가 높아서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보게되더라구요. 초연 당시에서도 굉장히 작품성이 좋아서 그런지 입소문을 많이 탔다고 합니다.
소소티켓 덕분에 저렴하게 티켓 구매
러닝타임을 150분으로 생각보다 너무 길어서 기험을 했는데, 막상 보니 탄탄한 서사로 몰입도가 상당히 높아서 순삭하는 기분으로 2시간 30분을 보냈습니다. 아무래도 조금 길다보니 중간에 5분정도 온라인 버전 인터미션을 주더라구요. 실제 무대에서는 조금 더 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중계 가격은 25,000원이였는데, 소소티켓 적용하니 17,000원에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 이번 중계에는 조금 금액적인 부분에 아이러니가 살짝 느껴지긴 했습니다. 요새 온라인 관극을 하면서 종종 느끼는 거지만, 소소티켓 덕분에 저렴하게 할인을 받긴 하지만, 원체 기본 가격이 높다보니 이게 한 편 두 편 볼때마다 생각보다 가격적인 부담이 크더라구요.
물론 작품성이나 연기한 배우들을 보면 충분한 값을 치르고 보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온라인도 영화관에서도 아니고 방구석에서 보는 건데 가끔 너무 말도 안되게 비싸다 느끼는 공연들이 있더라구요. 실제 오프라인 값을 비교했을 때 너무 터무니없다 느껴지기도 하더라구요.
이게 너무 제작사 맘대로 측정이 되다보니까 뮤덕의 입장으로 어쩔 수 없이 납득이 안가도 볼 수밖엔 없지만, 가끔 너무 화질이나 카메라 워크도 엉망인 작품인데 가격은 조금 높은것도 있어서 좀 그렇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가격이 합리적으로 매겨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웠던 화질과 카메라 워크
사실 이전 작품들에서도 많이 느꼈지만, 이번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중계에서 크게 느꼈는데요. 사실 아무래도 나름 큰 극장에서 어두운 배경으로 하다보니 촬영이 쉽지 않았으리라 예상되지만, 조금 화질이 아쉽긴 하더라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카메라 워크이 진짜 너무 아쉬웠는데요. 정작 클로즈업되어야 할때는 안한고, 이미 배우들이 고개를 숙이거나 뒤돌때 클로즈업을 해서 무척 보는 내내 조금 답답하더라구요. 이전에 워낙 퀄리티 좋은 중계를 많이 본 터라 더더욱 가격대비 실망감이 조금 컸던 것 같아요. 당연히 이런걸 배제하면 작품성은 무척 좋았는데요 말이죠.
시놉시스
1976년, 미국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100여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미국 남부의 10개 주에서는 흑인이 노예의 신분에서 해방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니엘은 자신을 위해 평생 부당한 처우를 받고 살아온 흑인 라일리의 자유를 위해 함께 북부 뉴욕으로 탈출을 감행합니다.
한편, 미국 중남부 켄터키 주의 작은 마을 할란카운티에서는 광산 노조 광부들이 이스트 오버 광산 회사의 횡포에 맞서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존을 필두로 파업하고 회사와 대립합니다.
북부 뉴욕을 가기 전 기차역에서 자신들에게 도움을 주고 총에 맞아 죽은 노조위원장 모리슨의 부탁을 받고 할란카운티를 들른 다니엘과 라일리는 처음에 오해를 받아 여러 우여곡절을 겪지만, 곧 이들을 돕기로 나서는데...
캐스트 & 등장인물 소개
1. 엘레나(이상아)
광산노조 위원장 모리슨의 딸이자 유일한 여성 광부로 탄폐증을 앓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대신해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인권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수많은 벽에 가로막히던 그 순간, 다니엘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점차 그와 사랑에 빠집니다.
엘레나 역을 맡은 이상아 배우는 정말 목소리가 너무 예쁘시더라구요. 굉장히 청아하면서도 힘이 있어서 디즈니 노래에 참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배질(김지철)
과거 모리슨, 존과 함께 마을사람들을 위해 싸웠지만 한계에 부딪치는 상황에 포기하고 회사 편에 서서 그것이 정의라 믿으며 마을 사람들을 설득해 파업을 중단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빌런같이 초반에 등장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자신의 이익만을 노린 나쁜 인물은 아니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잘못된 믿음으로 인한 선택으로 인해 결국 이용당하게 되지만, 마지막에는 정말 자신이 원하던 정의로운 선택을 하는 인물로 나름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기도 했어요.
3. 라일리(김륜호)
고아가 된 다니엘을 자식처럼 지키고 아끼는 라일리는 말을 하지 못하지만 굉장히 따뜻하고 포용력이 넓은 착한 인물입니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들로 인해 오해가 생겨도 늘 괜찮다며 다니엘을 다독입니다.
라일리 역은 극중에서는 전혀 말을 안 하기 때문에 굳이 뮤지컬배우가 아니여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연기자 출신 배우들로 캐스팅되었더라구요.
가장 가슴을 울리는 사실상 핵심인물인 라일리. 다니엘과 라일리의 살갑고도 따뜻한 케미가 너무 아름다웠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거의 왈칵.. 오열각이였습니다.
4. 다니엘(이홍기)
부모 대신 자신을 키워준 라일리를 지극하게 챙기며 함께 자유를 찾기 위해 북부 뉴욕으로 향하던 중 우연한 사건으로 할란카운티로 오게된 인물인데요. 할란카운티 광부들과 함께 여러 시련을 겪으면서, 그들을 돕기 위한 사명을 가지게 됩니다.
이홍기 배우님이 과거 아역배우 출신에 연기경력이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다니엘 역과 무척 잘 어울려서 덕분에 몰입해서 봤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가수다 보니 시원스러운 가창력도 너무 좋았는데요. 인상깊었던 것은 성량이 좋으셔서 그런지 앙상블 노래에도 메인으로 뚫고 나와서 놀랬습니다.
5. 존(이건명)
광산노조 부위원장으로 끝까지 승리를 위해 투쟁하려 노력하는 인물로, 이 때문에 사랑하는 나탈리와 갈등을 겪게 됩니다.
6. 나탈리(김아선)
존의 아내로 그를 사랑하고 끊임없이 지지했지만, 계속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매달리는 존 때문에 점차 지쳐가게 되고, 그와 갈등을 겪게 됩니다.
7. 패터슨(강성진)
광산회사 법률고문으로 사장과 함께 의기투합하며 여러 사람을 이용해 마을 사람들을 협박하고 갈취하며 사리사욕을 채우며 살아가는 사실상 메인빌런입니다.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는 노동권과 인종차별 문제
뮤지컬 <할란카운티>는 탄광촌 사람들의 노동권 보장과 더불어 라일리라는 캐릭터를 통해 인종차별 문제 등의 당시 시대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데요.
최근 프랑스 개혁과 갑오개혁을 다룬 뮤지컬처럼 혁명이나 투쟁을 다룬 작품들을 많이 보게되는 것 같은데, 두 작품 모두 뭔가 보는 내내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엄청난 몰입과 투쟁감을 불러일으키더라구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더 와닿았던 이유는 시대나 상황이 전혀 다른 곳에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노동과 인종관련 문제는 현재에도 벌어지고 있는 끊임없는 이슈이기 때문인데요.
욕심으로 인해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권리와 사람다움을 지켜나간 사람들의 치열한 투쟁을 통해 여러가지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고, 굉장히 감동을 받은 작품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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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이라는 스토리 컨셉상 굉장히 많은 앙상블 배우들이 출연해서 그런지 뮤지컬다운 웅장한 하모니가 여실히 느껴져서 오랫만에 무척 귀가 행복했는데요. 실제로 무대에서 보면 더욱 감동적이고 멋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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