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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에 관심이 생겨, 직접 실천하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일들을 글로 남긴 허유정 작가의 에세이를 읽었는데요. 

 

 

이전 책은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개인의 이야기라면, 이노번에 읽은 책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는 이같은 개인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삶을 고민하고 발전시켜 나간 14인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훨씬 다채로웠어요.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책소개

줄이는-삶을-시작했습니다-책표지

출판년도 : 2021
출판사 : 비타북스
저자 : 전민진, 김잔듸(사진)

 

책<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는 미니멀리스트 뿐만 아니라 제로 웨이스트 숍 운영자, 업사이클링 디자이너, 식물지리학자, 농부시장 & 축제 기획자, 셰프, 바닷가 클린업 활동가, 카페 운영자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각기 여러 노력들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생생하다 못해 굉장히 흥미롭게 읽혔는데요.

 

책의 구성은 14인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서 틈틈히 한 챕터씩 읽기 매우 좋았습니다. 저자인 전민진 작가는 다양한 일을 하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데 무게를 두고 살던 중,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수많은 소비와 낭비 속에서 늘상 피로감을 느껴왔다고 합니다.

 

 

한 소비자가 '농부가 된 사진가'에게 근대를 샀다. 거기서 나온 달팽이를 버리거나 죽이지 않고 본인이 먹으려고 산 근대를 계속 먹이며 키웠다. 그리고 한 달 뒤 열린 장에 들러 농부에게 달팽이를 다시 데려다줬다. 달팽이가 원래 살던 곳으로 되돌려 보내기 위해서였다. 키운 사람이 곧 판매자인 마르웨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생산자와 연결되면 그가 키운 먹거리는 물론 그가 속한 자연 환경까지 소중해진다.

기후위기를 넘어 이제 기후재앙이라까지 표현하는 세상에서 나 하나만으로는 무력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살아 있는 존재로서, 내가 바뀌지 않으면 누가 바뀌겠나 생각하면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다. 나는 힘이 있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다 환경 학술 재단인 '지구와 사람'에서 일하게 되면 어렴풋이 알았던 환경 파괴의 원인과 실태를 명확히 느끼게 되었고, 모든 삶과 자연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환경을 위해 덜 쓰고 덜 소비하기로 마음먹게 되었죠.

 

 

 

완벽하지 않고 자주 실패하더라도 일단 실천하기

하지만 다짐과 달리 생각보다 완벽한 실천을 쉽지 않음을 느끼고 저자는 한참 갈팡질팡 고민에 빠지고 맙니다. 그러나 결국 결론을 내립니다. 완벽하진 않고, 자주 실패하지만 그렇다고 환경의 심각성을 깨달은 지금 모든 실천을 놓아버릴 순 없다고 말이죠. 

 

 

나와 같은 사람들이 세상에 꽤 많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채식을 하고, 에너지를 아끼고, 플라스틱을 덜 쓰는 생활을 하면서도 불완전한 실천이 부끄러워 세상 밖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완벽한 활동가 한 명보다 꾸준히 실패하고 도전하는 실천가가 많아질수록 세상을 더 완벽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

가끔 그렇게 고기를 먹을 거면서 왜 80% 비건이라고 이름을 붙였느냐, 그건 플렉시테리언이라고 표현해야 하지 않느냐 지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저는 어떤 유형이나 단계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요. 채식은 평생 해야 하는 거니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더 줄일 수 있는지 생각하고 그때그때 맞추는게 각자에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스로 주도한 활동은 없다'는 말도 여러 번 덧붙였다. 나는 그때마다 누구나 무언가를 크게 주도하고 움직일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답한다. 이렇게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외면하는 않는 것, 바꾸려는 작은 노력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 보통의 존재들이 낼 수 있는 용기이고 누군가는 그 과정으로 큰 움직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최초 제로 웨이스트 숍 '더 피커'를 운영하는 송경호 대표도 이야기한다. 죄책감은 친환경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적이라고. 실패해도 또 도전하면 된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14인읜 경험담이 굉장히 현실적이고 리얼한 부분이 많아서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생각보다 대부분 시작은 엄청나게 거창한 포부를 가지고 했다기 보다는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불편한 부분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더라구요.

 

심지어 아예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사업적으로 접근했는데, 점차 환경에 대한 부분을 몸소 느끼게 된 사례도 있더라구요. 이걸 보면서 인생의 방향이란 어떠한 작은 계기 하나로도 확 변할 수 있구나 싶어져서 무척 신기했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힘을 보태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괜시리 동기부여가 더욱 커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로 웨이스트 관련 단체 소개

사실 어떤 실천이던지 혼자서만 하게 되면 어느 순간 잘 하고 있는 건가. 이게 맞는건가.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것 같거든요. 저 또한 그럴 때마다 관련 책이나 영상들을 찾아보며 동기부여를 다지는 편인데요.

 

보통 1인의 개인 실천가의 경험담을 담은 책들만 읽다가 다양한 분야와 방식으로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묶어서 읽으니 더욱 그동안 알지 못했던 환경 지식이 책 한권으로 부쩍 풍부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유익했습니다.

 

더불어 일일이 찾아봐야하는 제로 웨이스트숍이라던가 여러 정보들도 함께 기재되어 있어서 혹여 제로 웨이스트가 궁금하시거나 관심있으신 분들이 가볍게 입문용으로 읽어보셔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더 피커 https://thepicker.net/

더 피커는 국내 최초 제로 웨이스트숍인데요. 뚝섬역 1번 출구 성수동에 오프라인 가게가 있으며, 온라인숍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2. 마르쉐 시장 http://www.marcheat.net/

마르쉐 시장은 농부, 요리사, 수공예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농부 시장인데요. 주로 주말에 열며, 열리는 날짜와 장소 시간은 홈페이지에 미리 공지된다고 합니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가급적 개인 장바구니, 텀블러, 반찬통 등을 챙겨오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3. 트래쉬버스터즈 https://trashbusters.kr/

It's not a big deal.(줄이는 거. 까짓 별 거 아냐.)이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는 트래쉬버스터즈는 일회용품없는 축제 운영 시스템을 위해 재사용 가능한 다회용기 렌탈 서비스 제공한다고 합니다.

 

4. 오션카인드 https://www.oceankind.kr/ 

오션카인드는 바다를 보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이라고 합니다.

 

5. 언리미트 https://unlimeat.com/

언리미트는 식물성 고기를 개발하고 유통하는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가 만든 브랜드라고 합니다.

 

6. 까페여름 https://yeorm.wordpress.com/

까페여름은 여러 카페들과 텀블러 공유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데요. 환경을 포함하여 다양한 가치관을 담은 공연이나 행사 소박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카페운영자가 친구들과 함께 매달 연희동 일대에서 여는 소박한 다목적 시장도 운영중이라 관심있으신 분들은 카페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7. 유어보틀위크 https://www.instagram.com/yourbottleweek/

유어보틀위크는 1년에 한 번 여는 제로웨스트 페스티벌인데요. 일정 기간을 정해 연희동, 홍제천 일대 마트, 베이커리, 떡집 등 50여 개 지역 상점에서 일회용품없이 물건 구매 가능하다고 합니다.

 

8. 채우장 https://bottlefactory.co.kr/

채우장은 채소, 곡물 등 개인 장바구니와 용기에 담아 갈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마켓입니다. 보틀팩토리 1층과 지하에서 비정기적으로 열리며, 날짜는 인스타에 공지된다고 하네요.

 

 

 

환경과 관련된 책과 영화 추천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 - 비 존슨
침묵의 봄 - 레이첼 카슨
우리를 둘러싼 바다 - 레이첼 카슨
월든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조화로운 삶 - 헬렌 니어링
작은 행성을 위한 몇 가지 혁명 - 시릴 디옹
로컬의 미래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오래된 미래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노 임팩트 맨 - 2010년 다큐멘터리 영화

 

책을 읽고 나니 책 속에서 나온 또 다른 환경 관련 책들과 카페, 숍들에도 관심이 생겨서 기록해두고 하나씩 천천히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금은 불편하지만 자연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삶을 택한 14인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책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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