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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경에 관한 심각성이 피부로 와 닿는 올해 들어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에 관심이 많아졌는데요. 관심은 생겼지만 생각보다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게 꽤 까다롭고 귀찮다 보니, 바쁜 일상에 쫓겨 점점 잊어버리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여전히 일회용품을 쓰거나 많은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불쑥 죄책감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 번 가볍게라도 제로웨이스트에 입문해볼까 싶어 관련 책 중에 고심하다가 허유정 에세이의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를 읽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책소개

세상에-무해한-사람이-되고-싶어-책표지

출판년도 : 2020
출판사 : 뜻밖
저자 : 허유정

 

제로 웨이스트는 제로(zero)와 쓰레기(waste)가 합쳐진 말로,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만들며 사는 라이프 스타일을 말하는데요. 저자인 허유정 작가가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바로 건강 때문이였다고 합니다. 

 

자취와 일에 쫓겨 밤마다 배달음식으로 야식을 먹기 일쑤. 그러다 결국 건강에 이상신호를 겪게 되면서 이대로 살면 안되겠다는 경각심이 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제로웨이스트의 시작의 우선은 나의 건강을 위해서였던 것이죠.

 

생각해보면 당시 제로웨이스트는 몰랐지만, 입에 닿는 플라스틱을 줄여나간 게 작은 시작이었다. 
한번 아파 보니, 알게 되더라. 뭐든 자연스러운 것에서 건강함이 온다는 걸. 거창한 결심도 대단한 사건도 없었다. 처음에는 건강하게 살고 싶어, 나 좋자고 시작한 일이었다.

 

 

 

 

제로웨이스트가 생활화된 유럽

그렇게 입문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의 불을 지피게 된 사건은 바로 독일 함부르크 여행이였습니다. 많은 유럽 도시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고, 실천을 하는 와중에 함부르크야 말로 환경 보호에 특화된 도시였던 것이죠.

 

 

그 곳에서 만난 제로웨이스트 샵에서 신세계를 겪고 저자는 본격적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어느 단체에 소속되거나 특별한 이들만 하는 줄 알았던 쓰레기 줄이는 일상이 생각보다 쉽게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죠.

 

직접 눈으로 본 쓰레기를 줄이는 삶은 더 멋지고 우아했으며, 감동적이기도 했다. 나는 고작 환경호르몬과 내 몸에 닿는 플라스틱만 생각했는데, 이곳 사람들은 좀더 근본적인 생각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나뿐 아닌 모두, 그리고 현재만이 아닌 미래를 위해 기꺼이 불편함을 선택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의 세계에는 따뜻한 선의가 가득해 보였다. 그들은 대부분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인상을 가졌고, 소신을 지키며 사는 단단한 기품도 느껴졌다.

 

국내에도 제로웨이스트 샵은 있으나 사실 한정적이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게는 아니에요. 대부분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 점에서 그러한 환경이 잘 갖춰진 유럽의 모습이 참 부럽더라구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았던 세제, 샴푸 등의 액체류도 자신의 용기로 가져와 리필할 수 있다는 점이 참 놀라웠습니다.

 

 

 

현실과의 조율이 필요한 한국의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시작은 가벼웠으나 점차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삶에 집중할수록 생각보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들이 많음을 느낄 수 있는데요.

 

 

때론 현실에 부딪쳐 일회용을 쓰게 되기도 하고, 그러다가 괜시리 나의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알고 있는 지인들이 알까봐 전전긍긍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현실적인 고충들이 담겨있어서 좋았어요.

 

즐겁게 쓰레기를 줄이다가도 나도 가끔 지칠 때가 있다. 나름 애쓰며 사는데, 이 세상 쓰레기는 도무지 줄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 분리수거 날 산처럼 쌓인 플라스틱이, 머무는 손님에게 여전히 일회용 잔을 건네는 카페가, 바로 내 힘을 빼는 것들이다. 

실제로 내가 하는 실천은 기후 문제를 반전시킬 효과적인 방법은 아닐 수 있다. 지금의 환경 문제를 반전시킬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법'이다. 환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큰 흐름을 주도하는 '산업'이 변화해야 하는데, 이 큰 덩치를 움직이기 위해서 우선 법이 필요하다.

이 법을 바꾸기 위해 우선 '텀블러'를 들어야 한다 생각한다.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게 아니다. 법을 바꾸는 목소리는 어쨌든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텀블러에 눈길을 주는 사람이 더 많아져야 하는 이유다.

 

사실 제로웨이스트는 이전에 했던 미니멀리즘과도 연결되는 지점이 있는 것 같은데요. 둘 다 물건을 늘리지 않고, 여러 번 소중히 사용하는 것과 더불어 현실적인 부분에 조율이 필요함을 느꼈어요. 

 

아직은 유럽처럼 동네 앞 마켓가듯 자연스럽게 제로웨이스트 샵을 이용할 수도 없고, 일상에서 제로웨이스트로 살아가기에 작은 용기와 번거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어려움은 남아있는 것 같아요.

 

 

 

일단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자

하지만 의외로 한번이 어려울 뿐 습과적으로 계속 해나가면 충분히 할 수 있을만한 실천 지침들이 많아서, 우선 작은 것부터 따라서 실천해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더라구요.

 

 

무엇보다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이미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잊어먹을까봐 책 속에 나오는 팁들만 대충 적었봤는데요. 꽤 많더라구요. 우선 이것만 열심히 실천해보기로 맘먹었습니다.

 

▶ 제로웨이스트 가볍게 실천하는 방법

1. 나한테 맞는 텀블러 1개만 사서 가지고 다니고, 오래 사용하기
2. 가급적 비닐, 일회용수저, 종이컵 사용하지 않기(포장이나 배달 시 불필요한 포장제는 빼달라 말하기)
3. 카페에서 가급적 일회용이 아닌 컵에 달라하고, 빨대 빼달라고 하기
4. 시장, 마트, 가게에서 음식 주문할 때 밀폐용기에 담아달라고 하기
5. 대나무 칫솔로 바꾸기(미세플라스틱 없는 치약 또는 고체 치약 사용히하기)
6. 면생리대 사용(밖에서 어렵다면 집에서만이라도 이용하기)
7. 샴푸, 바디워시, 클렌저 대신 샴푸바, 비누로 대체하기(예민한 피부로 어려울 경우 최대한 일부라도 교체하기)
8. 가급적 플라스틱 제품 이용하지 말고, 유리, 스테인리스 그릇과 병으로 대체하기
9. 손수건 가지고 다니기(휴지, 물티슈 대용)
10. 화장솜 대신 빨아쓰는 면 패드 구매해서 사용하기
11. 일주일 또는 한달에 한번 하루를 고기 먹지 말고, 완벽하게 채식으로 식사하기
12. 제로웨이스트 샵 1곳 가보기
13. 이미 받은 쇼핑백이나 비닐이 있다면 최대한 오랫동안 사용하고, 선물할 때 보자기로 포장해서 주기
14. 온라인 쇼핑을 자제하고, 최대한 오프라인에서 물건 구매하기

 

사실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은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흔히 알 법한 도구와 내용들이여서 익숙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도움이 되는 팁들이 많아서 아주 유용했습니다.

 

더불어 만약 처음 입문하는 분들이라면 여러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에 비교적 쉽게 다가가는 데 이 책이 좋은 입문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환경과 미니멀리즘 라이프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를 읽어보시고 가볍게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실천해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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