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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산군도를 가기 위해 아침부터 일찍 서둘렀습니다. 그 이유는 뚜벅이로 갈 경우 버스를 타야하는데, 고군산군도로 가는 버스가 99번이 유일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99번의 경우 시내까지는 오지 않고, 배차도 1시간 간격이기 때문에 놓치면 꽤나 길거리에서 시간을 버려야하는 터라 아주 서둘러 숙소에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를 타고 군산대로 이동했습니다.

 

 

 

군산 고군산군도 가는 길

군산대에서 정확히 매시간 10분에 출발하는데요. 버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정말 간당간당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하필 정확히 10분에 도착을 했는데, 딱 마침 횡단보도 신호에 걸려버렸지 뭐에요. 저 멀리 99번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것을 초조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바로 불이 켜져서 정말 떠나기 직전에 간신히 잡아 탔네요. 휴. 정말 아침부터 긴박감이 넘치는 하루의 시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99번-버스
조그만 기둘려라. 겁나 초조함의 순간.
장자도-버스-정류장

군산대에서 약 1시간 넘게 걸려서 장자도에 도착했습니다. 시내에서 군산대까지 타고 온 시간을 합치면 대략 편도만 거의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이라 여정이 만만치는 않았어요. 하지만 비응항에서 고군산군도로 넘어가면서 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힘든 줄을 모르겠더라구요. 99번 버스는 정말 한 번은 타볼만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군산군도 가는 버스 노선도

고군산군도로 가는 코스로 원래 예전에는 2층 버스도 운행했다고 하는데요. 2층에서 경치를 바라봤음 더욱 좋았을 것 같은데 현재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99번-버스-노선
99번-버스-노선-자세히

버스 정류장에는 이렇게 노선표가 있었는데요. 주기적으로 변경될 여지가 있지만 현재는 이렇게 운영된다고 하니, 가실 분들은 버스 시간표 꼭 확인하시고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도착한 장자도는 마지막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매 시간 20분에 출발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돌아갈 때는 선유도로 가서 탈 예정이라 미리 시간 체크를 해두었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 장자도 걸어가기

장자도는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들어 가야되는데요. 그렇게 긴 거리는 아니였고 풍광이 좋아서 걸어갈만 하더라구요. 버스정류장에서 걸어가다보니 저 멀리 대장봉이 보이네요. 이제서야 도착한 것이 실감이 나는 순간이였습니다.

장자도-가는-길
장자도-가는-길-옆-바다-위-다리

차도에서 걷고 반대편에 길다란 다리가 보이더라구요. 당시에는 공사중이였는데요. 찾아보니 장자도에서 다리를 통해 걸어가면 선유도로 바로 이어진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차도로도 갈 수 있지만, 조금 돌아가는 길이기도 하고 안전면에서도 공사된 다리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후 또 이곳에 오게 된다면 완공된 다리를 건너서 선유도로 가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고군산군도 소개

오기 전에는 고군산군도 하나의 섬인 줄 알았는데요. 알고 보니 여러 섬들을 함께 지칭하는 말이더라구요. 그래서 군도라는 말이 붙었나 봅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pdf파일로 된 지도를 다운 받으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섬이기 때문에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꽤 멀리 떨어져 있고, 혹여 뚜벅이의 경우에는 버스 배차도 길어서 충분한 계획을 하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고군산군도-지도

고군산군도는 무녀도, 선유도, 신시도, 장자도 등 63개의 다양한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섬들 중 16개의 섬에서만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섬들 중에서는 신시도가 가장 크며 지도상에서 보는 것과 같이 큰 섬들은 다리가 연결되어 있어 차, 자전거, 도로로 이용이 가능해서 여행하기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엄청 크기 때문에 도보나 자전거로 전체를 도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요. 보통은 자차 또는 버스를 통해 원하는 섬에 내려 일부 구간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는 것을 많이 추천한다고 합니다.

 

 

 

드디어 장자도 도착

섬들은 대부분 낮은 해발고도의 구릉성을 이루고 있고, 다른 서해들과 달리 수심이 일정하고 해안선이 만을 형성하고 있어 어족자원이 풍부하고 서식장으로도 이용하기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물이 얕고 모래가 깨끗하여 해수욕이나 레저 관광을 즐기기 너무 좋다고 합니다. 더불어 어자원이 풍부한 만큼 낚시꾼들의 인기스팟이기도 합니다.

장자도
장자도-바다

걷다보니 저 멀리 높은 탑이 하나 보이는데요. 바로 그쪽이 선유도입니다. 장자도와 선유도는 큰 다리를 하나 넘어가면 금방 닿을 정도로 매우 가깝더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버스 시간이 안 맞을 경우에는 차라리 기다리기 보다는 그냥 선유도까지 걸어가시는 것이 더 낫습니다. 정말 가고 싶었던 대장봉에 오르기 전 든든하게 먼저 장자도 입구에 있는 식당들 중 하나에서 배를 든든하게 채웠습니다. 식당이 많진 않았지만 그래도 몇몇 곳에서 먹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더라구요. 그리고 편의점이라 여러 간식들도 판매하고 있어서 배고플 걱정은 없어서 좋았습니다.

 

 

 

그림같은 대장도 풍경

천천히 대장도로 넘어가는 길의 풍경이 너무 그림 같아서 잠시 멈춰서 바라봤어요. 장자도에서 다리로 이어진 대장도는 굉장히 작은 섬인데요. 섬 자체가 큰 산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앞에 아주 작은 공간에 다닥다닥 집들이 모여 있는데, 지붕 색이 알록달록하니 무척 예쁘더라구요. 사진에는 충분히 안 담길 정도로 너무 아름다워서 이 순간만큼은 유럽의 여러 해안도시 부럽지 않은 순간이였습니다.

대장도-넘어가는-다리1
대장도-넘어가는-다리2
대장도-바다

그 옆에는 선유도와 마주보는 바다가 넓게 있었습니다. 만으로 되어 있다더니 섬으로 둘러쌓여서 그런지 바다가 포근하게 감싸인 듯한 느낌이에요. 반대편에도 작은 섬들이 가득했습니다. 경치 구경을 실컷하고 다리를 건너 대장도로 넘어갑니다.

대장도-옆-바다
대장도-다리
대장도-민박집

대장도에 있는 집들은 대부분 숙박업이더라구요. 상업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과하지 않아서 그런지 오히려 산과 함께 어우러진 느낌이였습니다. 아기자기하니 이쁜 펜션들이 많았어요. 오기 전에는 대장도에 숙소가 없는 줄 알고 예약을 안 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이곳에서도 하룻밤 묵을 걸 그랬네요. 섬 안에는 펜션 외에도 식당이 1~2곳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한적해서 푹 쉬어가기 좋겠더라구요. 관광객이 빠져나간 밤에는 어떤 분위기일지 과연 어떨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힘겨운 대장봉 오르기

이쁘고 아기자기한 펜션을 지나쳐 가면 이렇게 계단이 등장하는데요. 표시대로 올라가면 할매바위와 대장봉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르자마자 쉬는 공간을 주민들이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으셨더라구요. 이곳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뭔가 흐뭇했습니다.

계단-푯말
산-초입-쉼터
산-풍경

오랜만에 산을 타려니 은근 힘들더라구요. 하지만 사실 이건 시작의 반도 안 왔다는 거. 조금 있다가 엄청난 시련을 맞보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눈 앞의 계단지옥 시작이 되었는데요. 정말 끝도 안 보이는 무수한 계단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아주 아찔하더라구요. 언제 다 오르나 하고 말이죠.

계단
계단2
산에서-바라본-섬-풍경1

오롯이 근사한 전망대 풍경을 보겠다는 의지하나만으로 버티며 올라갔는데요. 사실 계단보다도 엄청난 경사 때문에 정말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너무 무섭더라구요. 아주 덜덜거리며 간신히 올라갔네요. 오르다 보니 간혹 오르다가 힘들어서 중도 포기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다리가 불편하시거나 고소공포증이 심하신 분들은 오르기 많이 힘들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고소공포증이 있는 편이라 정말 간신히 올라갔네요.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전망대

하지만 힘겹게 올라온 덕분에 이런 아름다운 경치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군산에 오게 된 이유는 바로 이 풍경을 보기 위해서였는데요. 우연히 전망대에 올라 본 고군산군도의 근사한 경치를 찍은 사진을 본 뒤로는 꼭 가보고 싶더라구요. 그런데 드디어 이렇게 직접 눈 앞에 보게 되다니 약간 감격적인 순간입니다. 

산에서-바라본-섬-풍경2
산에서-바라본-섬-풍3
산에서-바라본-바다1
산에서-바라본-바다2
산에서-바라본-바다3
산에서-바라본-바다4

실제로는 이렇게까지 오르는 게 힘들 줄은 몰랐어요. 올라서니 다리는 후덜덜하지만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만 전망대에서도 바람이 꽤 불고 뭔가 높이감이 확 느껴져서 살짝 무섭긴 하더라구요. 하지만 풍경만큼은 예술이였습니다. 위에서 올려다 보니 선유도 바다가 한 눈에 쏙 들어오네요. 여기까지가 최종 전망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위쪽에 한 곳이 더 있더라구요.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그냥 가기는 아쉬워서 최종 전망대까지 올라가봅니다.

 

 

 

가장 높은 최종 전망대 오르기

최종 전망대까지 오르는 길은 더 높고 경사가 가팔라서 그런지 아까와 같은 잘 조성된 계단이 아니라 꽤나 거친 산길을 올라야 해서 조금 난이도가 더 높았습니다. 어떤 구간은 많이 미끄러워서 살짝 겁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등산스틱을 이용해 오르시는 분들도 눈에 꽤 띄더라구요.

대장봉에서-바라본-풍경1
대장봉에서-바라본-풍경2

간신히 올라서 본 풍경은 아까와 비슷했지만 확연히 높이감이 달랐어요. 뭔가 더 넓게 보이는 기분이 들었는데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까 1층 전망대가 더 경치가 잘 보이고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왕 왔으니 여기까지 올라보지 않을 순 없겠지만 말이죠.

대장봉에서-바라본-풍경3

경치는 너무 아름다웠지만, 전체적으로 날씨가 살짝 흐려서 해무가 낀 것이 너무 아쉽더라구요. 맑은 날이였다면 아주 쨍하게 보여서 더욱 아름다울텐데 말이죠. 하지만 바다상황이라는 게 날이 아무리 맑아도 급변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건 순전히 운인 것 같긴 합니다. 정말 쨍한 풍경을 원하신다면 해 쨍쨍 비올 확률 0%인 날에 오시면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

 

 

 

오를때보다 한결 수월했던 하산

하루종일 풍경을 바라보고 싶었지만 전망대가 협소하고 앉을 곳도 없어서 슬슬 내려갔는데요. 올라올 때 겁을 잔뜩 먹었던 터라 내려갈 때 상당히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막상 내려갈 때는 경사가 의외로 높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오를 때와 달리 술술 쉽게 내려올 수 있었어요. 물론 워낙 높았기 때문에 손잡이는 꼭꼭 잡고 내려왔네요.

계단-내려가는-길
장자도-대장도-바다

내려올 때쯤 되니 이제서야 흐렸던 하늘이 서서히 개고 파랗게 변하더라구요. 에잇.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갠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확실히 아까보다 바다색이 더욱 선명해지고 파래진 걸 볼 수 있었어요. 하늘색의 힘이 엄청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장자도-대장도-바다2
할미바위

내려오다 보니 오를 땐 못 봤던 할매바위도 보았네요. 사진에서는 잘 안 나왔지만, 진짜 보는 순간 할머니 얼굴이 떠오르는 모양이였어요. 별거아닌데도 은근 신기했습니다.

 

 

 

대장봉 앞 시원한 바다

대장봉을 내려와서 바로 앞 바다 구경을 해봅니다. 대장도와 장자도 곳곳에 걸어다니며 산책할 구간이 많아서 좋더라구요. 바닷물도 파랗고 얼마나 이쁘던지. 가을이라 그런지 날도 춥지 않으면서도 선선해서 다니기 딱 좋았습니다.

지상에서-바라본-바다
지상에서-바라본-바다2
지상에서-바라본-바다3

바다를 실컷 보고 장자도로 넘어오니 출출해지더라구요. 왜 인지 모르겠지만 이곳에 호떡집이 많길래 한 곳을 픽해서 앉아서 맛나게 호떡 먹으며 푹 쉬었습니다.

 

 

 

조용하게 쉬기 좋았던 장자도

다음 번에는 꼭 하룻밤 머물고 싶을만큼 너무 좋았던 장자도와 대장도였는데요. 너무 번화하지도 않고 소박하게 가게와 펜션들이 있어서 조용히 쉬어가기 좋겠더라구요. 다만 아쉬운 점은 저 멀리 다리 초입에 파란색으로 뭔가 크게 쳐져 있었는데 뭘 짓고 있더라구요.

장자도-주차장

대부분 높은 건물이 없는 이곳에 갑자기 다리 중간 즈음에 저렇게 높은 건물이 있으니 얼마나 보기 흉하던지. 조금 씁쓸한 광경이였습니다. 예전에 다녀가신 분들의 말에 의하면 지금보다 더 번화하지 않고 이뻤다고 하더라구요. 점점 인기를 얻으면서 개발되어 가고 있는 듯한 장자도. 제발. 개발을 멈추고 이대로 아름다움을 간직해주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걸어서 선유도 가기

장자도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선유도로 넘어갑니다. 현재 다리는 공사중이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도로 넘어가야 했는데요. 조금 돌아가는 길이긴 하지만, 20~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고 해서 한 번 걸어가 보기로 합니다.

장자도에서-선유도-넘어가는-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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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산군도는 군산 시내에서 상당히 먼 명소인데요. 하지만 먼 만큼 충분히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주기 때문에 꼭 한 번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짧게 군산에 오시는 분들은 시간관계상 보기 어렵겠지만, 1박 이상 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하루 정도 시간을 내서 고군산군도도 다녀와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