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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월 말부터 tvN에서 <알쓸별잡 : 지중해>편이 새롭게 시작되었다. 2017년 시작되었던 <알쓸신잡>의 시리즈가 현재까지 알음알음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는 셈인데, 이런 대화하는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계속 해줬으면 하는 바람. 다만 새로운 시리즈는 어느 정도 방영된 다음 몰아보고 싶어서, 바로 전 시리즈를 다시 한 번 챙겨봤다.

 

 
 

알쓸별잡 소개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이라는 풀네임은 너무 길어서 보통 줄여서 <알쓸별잡>이라고 하는데, 1편에 해당하는 이 프로는 2023년에 방영되었다. 매번 이 시리즈를 챙겨보고 있는데, 이번에 새롭게 나온 지중해 편 전에 방영된 마지막 시즌이 무려 2년 전이라니. 세월 너무 빠른 거 아닌가...

 

알쓸별잡-포스터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방영 : 2023
채널 : tvN
회차 : 7부작
출연 : 장항준, 김민하, 이동진, 유현준, 김상욱, 심채경

 

이 시리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재미나게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인데, 우리가 흔히 보던 토론 방식의 교양 프로그램보다는 예능에 가까워서 더욱 가벼워서 재밌고, 그러면서도 꽤 많은 다양한 지식들을 쉽게 얻어갈 수 있어서 꽤나 유익하다.

 

보통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1-2명의 MC가 진행을 하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영화감독 장항준과 김민하 배우가 그 역할을 맡은 것 같다. 매 시즌마다 새로운 MC가 나오는 재미도 쏠쏠한 듯. 더불어 여러 전문가들의 경우 1-2명 겹치는 분도 계시지만 항상 새로운 분들이 추가되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무척 다채롭고 재미지다.

 

 


 

다시 돌아온 알쓸신잡 NEW 시리즈

알쓸신잡-시리즈

 

그러고 보니 첫 시즌인 <알쓸신잡>의 경우 무려 나영석 PD가 연출을 맡았었다. 현재는 나영석 사단이라 칭하며 정말 많은 프로그램을 런칭하고 시리즈 형식으로 이어오고 있는데, 꾸준히 새로운 형식에 대중의 입맛에 맞춘 프로그램을 만들어 오고 있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긴 한 듯. 물론 나 또한 매번 취향저격을 오롯이 당하고 있는 중.

 

아쉽게도 <알쓸신잡>은 시즌3를 끝으로 더 이상 시즌을 이어나가진 못 했다. 하지만 다른 제작진을 통해 여러 가지 형태로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는 중.

 

이렇게 오래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다채로운 지식을 예능식 대화로 즐겁게 연출한 면모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10부작 안쪽의 분량으로 가볍게 보기 좋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매 시즌을 볼 때마다 너무 짧아서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생각보면 또 너무 길어지면 점차 루즈해서 잘 안 보게 될지도...

 

 

 
 

출연진 소개

알쓸별잡-스틸컷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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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시즌에서도 MC로 나왔던 장항준 감독의 유머러스한 진행은 이미 익숙해서 좋았고, 무엇보다 반가웠던 건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에서 신예로 떠오른 김민하 배우의 합류였다.

 

김민하 배우는 아무래도 예능이 처음인 격이라 살짝 어색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금세 적응하면서 자연스러운 진행을 보조한 듯 하다. 무엇보다 영화 <오펜하이머> 출연진들이 방송에 나왔는데, 인터뷰에서 능숙한 영어 실력을 보여주어서 깜짝 놀랐다는. 듣기로는 노래도 엄청 잘 부른다고 하던데, 진짜 여러 가지 재능이 참 많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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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근상을 줘야 할 정도로 매 시즌 빠지지 않고 출연하시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님. 감성 충만한 패널들 가운데 차가운 이성을 맡으시며 적절한 중심을 잡아주시는 듯 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감성적인 부분도 많다는 거. 사실 이과적 머리가 거의 없어서 물리는 커녕 과학조차 관심이 없었는데, 이 분 덕분에 조금은 더 쉽게 다가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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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패널에 유현준 교수님도 참여해서 무척 반가웠다. 평소 이색적인 건축을 좋아해서 유튜브 채널을 잘 챙겨보고 있는데, 역시나 색다른 관점에서 집어주는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더불어 천문학자 심채경 교수님도 나오셨는데, 이미 이전 시즌에도 나왔던터라 무척 반가웠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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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영화 평론계의 아이돌 이동진 영화 평론가의 출연 소식! 정말 반가웠다. 워낙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자신만의 냉철하고 깊은 평론을 해오시던 분이라 평소 완전 팬이였는데, 여기서 볼 줄이야. 어찌보면 생각보다 늦게 나온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에는 찰떡이신 패널이였다.

 


 

코로나 이후 뉴욕으로 옮긴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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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화는 뉴욕에서 시작이 되었다. 뉴욕 하면 타임 스퀘어가 바로 떠오를 정도로 전 세계의 화려한 광고판으로 유명한 곳인데, 그곳을 배경으로 나누는 대화가 무척이나 신선했다. 한편으로는 가보고 싶던 곳이였던터라 조금 부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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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대화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역시나 유현준 교수님의 건축학적인 이야기. 뉴욕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고, 한국과는 어떤 점이 다른지를 건축가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고 꽤나 유익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사람마다 자기가 흥미있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세삼 느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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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캐스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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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에서는 놀라운 캐스팅력을 보여주었는데, 그냥 뉴욕만 간 것이 아니라 무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나와 대화에 참여해서 너무 놀랐다. 진짜 이름 그대로 놀라버린 순간. 분명 여러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수도없이 했을테지만, 한국 방송에서 특히 이러한 자연스러운 대화 형식에서 나오는 말들은 조금 더 색달라서 꽤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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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방영될 당시 마침 영화 <오펜하이머>가 개봉되었을 시점이라 주연 배우인 킬리언 머피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인터뷰에 응했는데, 인터뷰를 맡은 김민하 배우의 뛰어난 영어 실력 덕분에 굉장히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유명한 영화를 아직도 안 봤네. 조만간 시간내서 봐야 할 듯. (3시간이라 엄두가 안나긴 하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다양한 지식 대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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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욕 편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스토리는 9/11 메모리얼 센터와 뮤지엄이 아니였나 싶다. 대형 참사가 일어난 곳에서 추모의 공간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대한 부분이였는데,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지점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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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인상깊었던 메모리얼 비하인드 후기. 딱딱하고 차가운 시멘트 건축물이 아닌 깊은 위로와 마음을 담아서 그런가 장소가 굉장히 따뜻하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듯 하다. 좋은 건축의 본질과 진가는 이런 부분에서 드러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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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무언가를 기념한다면서 너무 쉽고 가볍게 차가운 청동을 사용한 메모리얼이 많은 것 같은데, 그 모양새나 분위기가 너무 다 비슷해서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이 공간을 만드려는 이유와 본질에 맞춰 의미 있는 곳으로 채워, 많은 이들이 많이 찾아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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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문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사회에 깊게 시사해야 할 이민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서 꽤나 유익했다. 과거에는 혼인을 통한 이민자가 더 많았다면, 현재는 점차 아예 가족이 모두 이민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 그에 따른 반발과 불편함이 시시각각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외면하고 거부하는 것만으로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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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 또한 여러 나라로 피치못할 사정으로 이민을 갔던 역사가 있기 때문에, 우리 또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이민자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바라볼 것인가를 현재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잘 쌓아나가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이상 피할 순 없는 문제고, 결국 우리들의 문제와 연결될테니 말이다.
 


 

적은 분량은 아쉽지만, 꾸준히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와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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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별잡>은 7부작 밖에 안 되서 특히나 더욱 짧게 느껴졌다. 이제 막 한창 무르익었을 때 갑자기 훅 끝나버리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런 아쉬움 때문에 더욱 다음 시즌을 기다려지고, 또 계속 재밌게 보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볼 때는 지식이 엄청 쌓이는 느낌이 들어 유익한데, 끝나고 나면 기억이 하나도 안 나서 여러 번 재탕해서 보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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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송이든 일부 패널이 별로이면 잘 안보게 되기 마련인데, 이 방송은 그렇지가 않아서 참 부담없이 보기 좋은 것 같다. MC든 전문가든. 모두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와 생각도 자연스럽게 받아치면서 대화를 이어나가기 때문에 보고 있으면 함께 앉아 듣고 있는 느낌이 든다. 진짜 밥친구로서 이만한 방송도 없는 듯.

 

<알쓸별잡>이 끝나고 2년이 흐른 뒤라 또 안 오면 어쩌나 싶었는데, 이렇게 또 불쑥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와서 너무 반가웠다. 부디 특유의 유쾌한 대화 바이브를 놓치지 말고 꾸준히 찾아와 주기를 바래본다. 조만간 새로운 시즌 지중해 편도 몰아서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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