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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늘 흥미로운 것 같아요. 누군가의 삶의 일부 경험을 읽는 것을 소설이나 에세이라고 친다면, 이런 인터뷰나 대화형식의 프로그램은 보는 책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오히려 책을 한꺼번에 잘 읽지 못하는 저로서는 이러한 프로그램 속 나오는 말이 귀에 확 꽃혀서인지 와 닿고 감동적일 때가 많은 것 같은데요. 최근에 본 JTBC 예능 <다수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그런 감동을 느껴서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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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수다 소개

올 겨울에 3개월간 진행되고 마무리된 교양 예능 <다수의 수다>를 정말 열심히 봤는데요. 순차적으로 보지 않고 한 편씩 관심가는 직업군부터 보다보니 꽤 오래 걸려 정주행했네요. 

다수의-수다-오프닝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놓고 진행하는 토크형식의 프로그램은 그동안 많이 있어왔지만, <다수의 수다>가 좀 더 특별했더 이유는 아예 한 가지 직업군을 정해서 그 직업과 관련된 사람들끼리의 대화를 들어볼 수 있는 것이였어요. 한 가지 분야에서도 세부적으로 또 다양하게 나뉘기 때문에 그 직종에 대해 다각적으로 들어볼 수 있었던 점이 참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1. 종교인 편

처음 프로그램을 알게된 경로는 바로 유투브의 짧은 영상이였는데요. 스님과 신부님이 함께 있는 모습도 아주 기묘한데, 이분들의 대화가 무척이나 유쾌하고 재밌어서 아주 푹 빠져가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짧은 영상 한 편을 보자마자 감질나서 결국 풀영상을 찾아봤습니다. 다행히 티빙에서 편하게 전편을 볼 수 있더라구요.

종교인들의-수다
종교인

<종교인>편은 어쩜 이런 컨셉을 기획했을까 싶을 정도로 가장 인상깊었는데요. 종교라는 특수함이 있지만, 어찌보면 이들도 직업인이였음을 방송을 통해 인지하게 되었네요. 직업인으로서 겪는 종교적 이야기를 다양하게 주고받으며, 서로의 다름을 기꺼이 인정하고 유하고 유쾌하게 대화를 이끌어 나가셔서 보는 내내 따뜻한 마음이 들었어요.

천주교-불교-원불교-개신교

유쾌한 대화를 이끌어 가신 분들은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유명한 천주교의 신부님, 불교의 스님, 원불교의 교무님, 마지막으로 개신교(기독교)의 목사님 총 4분이 나오셨는데요. 비종교인지만 그래도 천주교나 개신교, 불교는 익히 알고 있었는데, 원불교는 살짝 뉴스에서 들어나 봤지, 이번 방송을 통해 처음 알게되어서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다소 민감하고 어렬울 수 있는 이야기를 굉장히 유쾌하게 풀어주신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종교 갈등에 대한 말씀이 참 의미가 깊었던 것 같아요. 이곳에 나오신 분들처럼 모두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화합한다면 종교 갈등도 없을 것이고, 더 나아가 전쟁으로 인한 비극도 나타나지 않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들더라구요. 어느 종교이든 기본적인 것은 구원과 사랑, 평화를 추구하는 것일테니 말이에요. 

 

 

 

2. 외과의사, 변호사, 경찰, 기자 편

우리에게 익숙한 대표전문직 중 하나인 외과의사, 변호사, 경찰, 기자분들도 나오셨는데요. 드라마의 소재로 워낙 많이 쓰여서 우리에게 참 익숙하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던 직업군인데요.

외과의사-변호사-경찰-기자


 

막상 또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드라마나 영화와는 달리 각자의 직업인으로 갖는 애환이 다름을 느낄 수 있었고,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아무래도 매체에서는 과장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으니 더욱 그렇게 느낀 듯 합니다.

 

 

 

3. 법의학자와 사육사 편

그리고 개인적으로 수사물을 좋아하다 보니 드라마<검법남녀>나 일드<언내추럴>로 익숙해진 법의학자 편도 무척 흥미로웠는데요. 법의학자들 중에서도 곤충이나 치과 등의 다양한 세부분야로 나뉘는 지는 몰랐는데, 그분들이 법의학자의 길로 걷게 된 경위나 전공도 다 달라서 참 신기했어요.

법의학자-사육사


 

국내 법의학자분들은 과도한 업무량과 그에 비해 낮은 봉급으로 인해 지원자가 낮아 국내에 단 60명 밖에 없다고 하는데요. 다들 사명감을 갖고 이 일에 열심히 뛰어드시는 모습을 보니,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전국의 수가 극한정적으로 계시다보니 동료로서의 연대감도 좀 더 끈끈해보이셨어요.

 

 

 

동물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던 사육사 편

그리고 익히 들었지만, 사실 어떻게 근무하는지 몰랐던 사육사편도 참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 동물원이라는 시스템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사육사분들의 애정어린 돌봄과 헌신은 굉장히 존경스럽더라구요. 다들 각자 맡고 계신 동물들의 대한 사랑과 애정이 듬뿍 느껴져서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구요.



 

하지만 애정 어리게 키우는 동물들에게 가해지는 일부 관람객의 행태는 진짜 화나더라구요. 앞으로는 인간의 욕심으로 관람의 형태의 동물이 아닌 동물이 우선적으로 보호함으로서 인간과 공생할 수 있는 자연관이 생겼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씁쓸한 교육 현실이 느껴졌던 일타강사 편

일타강사, 스타트업, 모델, 라디오DJ. 겉으로 보기엔 정말 화려하고 안정적으로 보이는 직업들에도 얼마나 다양한 시행착오와 좌절, 그리고 힘든 순간이 있었는지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무엇보다 일타강사편에서는 경쟁이라는 가장 집중된 환경속에서 강사들끼리 서로 질투하고 대립하는 구도도 참 씁쓸하더라구요.

일타강사-스타트업-대표-모델-라디오DJ

 

 

 

더불어 어린 나이부터 학업과 학원에 시간을 소모하며 영혼을 잃은 채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안타깝더라구요. 오히려 드라마<스카이캐슬>이 약하다 할 정도라니. 캐리어를 끌고 다닌다는 건 처음 알아서 충격적이더라구요. 세상에. 다른 나라처럼 학교공부만으로 충분하고, 거기다 조금만 공부해도 다 원하는 학교나 공부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예 공부가 우선시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재능이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공부 또한 재능의 한 종류인데 말이에요.

 

 

 

5. 필수 노동자 편

<다수의 수다>는 총 12부작으로 생각보다 짧은 회차를 가지고 있어요. 마지막 최종회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해당하는 필수 노동자 직군 중 배달원들의 수다편으로 진행되었는데요. 방영 당시 논란도 살짝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참 아쉬운 회차였어요. 배달원들을 향한 인식이나 차별등의 실태를 들을 수 있는 것은 좋았으나, 생각보다 일부 출연자의 경우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어서 캐스팅이 아쉽더라구요.

필수-노동자

무엇보다 마지막회를 필수노동자로 선택한 의도는 충분히 알겠는데, 차라리 그 의도를 제대로 반영시키려면 차라리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근무하는 필수노동자분들을 모셔서 대화를 나누는게 더 뜻깊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다양한 직업군의 현장 속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저는 이미 다 컸음에도 불구 직업에 대한 이해가 한층 높아진 것 같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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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꿈을 꾸는 학생들이 보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시즌1으로 끝내기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에는 정말 무수한 직업들이 많으니까 말이죠. 단순히 이름만 알던 막연한 느낌이 아니라, 직접 경험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생생하게 와 닿는 것 같아서 참 유익한 프로그램이였던 것 같아요. 부디 시즌2로 돌아와주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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