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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정말 오랜만에 바로 MBC와 웨이브에서 방영한 <피의게임>이라는 프로그램을 정말 과몰입하며 몇 일만에 정주행해버렸어요. <피의게임>은 최후의 1인이 상금을 차지하는 생존 서바이벌 게임으로 <더 지니어스>와 비슷하다고 느꼈는데요. 거기에 영화 <기생충> 설정이 절묘하게 섞여 무척 흥미롭고 재밌었습니다.
피의 게임 소개
처음에는 제목의 '피'가 약간 잔인한 생존 서바이벌이다 해서 붙여진 건가 싶어서 너무 직관적이라 조금 유치하게 느껴졌는데, 알고 보니 기생충(Parasite)의 P를 의미하는 거더라구요.
피의 게임
방영 : 2021 - 2022
채널 : MBC | Wavve
회차 : 12부작
메인 연출 : 현정완, 진용진, 현유석
서바이벌 예능 <피의게임>은 우승을 하기 위해 연합과 배신, 음모, 거짓말같은 요소들은 서바이벌 게임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라 그렇게 새롭진 않았는데요.
중반부에 기생충이라는 반전 요소가 드러나자 굉장히 신선하고 흥미진진하게 바뀌면서 몰입도가 확 배가되어 정말 순삭해버렸어요. 공중파에서 이런 예능이 나올 줄은 몰랐네요. 두 개의 대립된 상황이 비치는 모습은 마치 <소사이어티 게임>이라는 프로그램이 연상되기도 하더라구요.
10명의 참가자 소개
<피의게임>에는 10명의 일반인과 연예인 참가자가 섞여서 출연했는데요. 대부분의 참가자가 최후의 1인이 되어 상금을 차지할 목적으로 참가한 것은 맞지만, 약간씩 각자마다 다양한 사유로 출연한 듯 보였습니다.
전 참여자들 중 가장 안정적으로 전문직을 가지고 있거나 가져었던 정근우(전 야구선수), 최연승(한의사), 박지민(아나운서), 이태균(경찰)이 참가했는데요. 이들은 돈이 완전한 주목적이라기 보다는 뭔가 반복적인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위해 참여하신 것 같다는 느낌이였어요. <더 지니어스>에서 활약했던 최연승님이 출연하셔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박재일(여행 유투버), 송서현(모델), 퀸 와사비(래퍼), 덱스(유투버) 참가자의 경우, 전문 유투버와 방송인 출신인데요. 흔히 리얼예능에서 많은 연예인 출신 또는 지망생들이 출연하는 목적과 가장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참가자들이였어요. 방송 끝나고 보니 이태균, 허준영님도 유투브를 하시다는 걸 알게 되었네요.
마지막으로 막내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허준영(의과생), 이나영(미대생)님은 아직 학생으로 사회에 나가기 전 돈도 벌고 새로운 경험도 쌓을 겸 나온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내용에는 방송 내용에 관련한 스포가 있으니 이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얄미웠던 박쥐였으나 인상 깊은 명장면을 만들어낸 박지민
매 회차 박쥐처럼 이리저리 판을 뒤흔들며 막강한 빌런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박지민 플레이어인데요. 솔직히 초반에는 너무 얄미워서 다른 연합 플레이어처럼 빨리 떨어지길 바랄 정도로 짜증과 분노를 일으켰던 인물입니다.
그래도 뭔가 바른 이미지가 있는 아나운서라 쉽지 않았을텐데요. 그녀가 자신의 욕망을 과감히 들어내며 진심으로 게임에 몰입한 덕분에 사실 이 프로그램이 더 서바이벌적인 재미가 살아나지 않았나 싶어요. 하지만 보는 내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박지민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여 친분을 쌓는 모습과 게임에 이기기 위해 남의 심리를 이용해 감정조차 연기를 하는 박지민을 보고 처음에는 조금 오싹하다고 느껴졌는데요.
지나고 보니 또 그것이 그녀가 가장 잘하는 분야고 나름의 생존전략이 아니였나 싶더라구요. 아무리 그래도 진짜 신뢰가 영 안 가는 인물이긴 하죠. 그 덕분에 정말 거의 결승 직전까지 생존하게 됩니다. 다시 보니 이 또한 그녀 나름의 저력이 아닐가 싶더라구요.
후반부에 그녀는 평소 잘하는 이들에 비해 평범한 자신에게 열등감과 자격지심을 갖고 있었는데요. 이 게임을 하면서 누구나 각자 잘하는 게 있고 못 하는 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인터뷰에서 밝히더라구요. 굉장히 자신의 생각과 계획은 꼿꼿히 해나가던 그녀에게 이런 열등감이 있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어서 조금 달리 보였습니다.
어찌보면 판단력이 좋았기 때문에 초반에 자신보다 떠 두뇌나 체력적으로 뛰어난 참가자가 많다고 느꼈고, 그만큼 생존에 대한 열망이 간절해졌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머리를 쓰고 움직였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눔의 의리 정덱재 연합의 최후
MC들도 이해하지 못했던 초면인데도 불구 만나자마자 너무 끈끈해졌던 정근우, 박재일, 덱스 엽합. 그저 같은 방을 썼을 뿐이데 거의 무슨 느와르 찍는 줄 알았습니다. 형님 보고 하겠습니다 하면서 말이죠.
사실상 머리를 잘 쓰지 않고 체력적인 부분이 강하고 의리를 중요시 여기는 단순한 성향이 우연스럽게도 잘 맞았는데 마침 또 같은 방을 쓰다보니 이들이 더 끈끈하게 뭉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 덕분인지 초반부터 속시원하게 게임을 잘 풀어나갔는데요. 물론 운빨로 강하게 작용한 듯 하지만. 그 때문에 정말 막강한 연합으로 막강한 우승후보였지만, 심리의 대가 박지민에 의해 하나, 둘 허무하게 퇴장해버렸네요. 역시 박지민 다시 한 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막강해 보였던 덱스가 의욕을 상실하고 초라하게 퇴장해버릴 줄은 예상치 못했어요. 멋으려고 한 건 아니라고 했지만, 한 번 부딪쳐보지도 않고 쉽게 포기해버린 건 아닌가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긴 하더라구요.
물론 그 이후의 게임들을 보면 이전과 달리 엄청 두뇌적인 게임들만 나왔기 때문에 분명 올라갔어도 아무것도 못 했을 것 같긴 하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스스로의 한계와 능력치를 정확히 인지하고 내린 선택이 아니였을까 싶더라구요.
뻔히 내가 할 수 없는 일임이 보임에도 한 번 경험을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현실적으로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지는 사실 명확히 무엇이 옳다고 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 많은 생각이 드는 편이였습니다.
다시 봐도 명장면 지하층 존재 등장
피의게임에서 가장 명장면에 반전 요소라고 하면 바로 지하층의 존재가 드러났던 장면이 아닐까 싶은데요. 지하층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기생충과 연결되 피의게임 제목의 진정한 의미가 두둥하고 느껴질 때의 희열감이 아주 상당했습니다. 사실상 이 프로그램의 빅재미는 이 지하층이 제대로 역할하면서였던 것 같아요.
초반에도 소소한 재미가 있었지만 사실 게임 측면에서는 <더 지니어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시시하고 재미가 없었어요. 더군다나 가장 중요한 탈락자의 결정 여부를 단순히 투표로 정해버리는 형식은 다소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였는데요. 니편 내편 가르기도 아니고 말이죠.
그냥 그렇게 어이없이 탈라시키고 끝냈다면 무척 실망했을 뻔했는데 탈락자들이 떨어지지 않고 지하층으로 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급 흥미진진해졌습니다. 보는 내내 두근두근 막 설레더라구요.
서서히 떨어진 탈락자들이 지하로 모이면서 딱 지상층과 인원이 똑같아졌을 때, 양가 대립을 이루면서 펼쳐지는 플레이는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었어요. 기생충 컨셉이 프로그램을 완전히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밌던 점은 차례대로 지하층으로 내려오는 플레이어들이 생각보다 너무 급 친해지는 것을 볼 수 있어는데요. 서로 같이 박스접고, 웃고, 궁핍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웃프면서도 마치 유쾌한 시트콤을 보는 마냥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욱 지하층에 과몰입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넷번째 탈락자인 정근우가 들어왔을 때 앞서 3명의 플레이어가 가짜 규칙을 만들때는 조금 불안한 느낌이 들긴했어요. 지상층에서 대립하던 연합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지하층에 잘 적응하고 멤버들하고도 케미가 좋았거든요.
이 가짜 규칙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심지어 후임으로 퀸와사비가 들어왔을 때 선임마냥 포스를 내비치는 모습은 한편으로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해서 너무 웃겼어요.
충분히 공감되었던 나영이의 분노
두번째 단체전 게임 끝에 드디어 지하층이 승리하게 되었고, 이나영 플레이어는 처음으로 지상으로 올라가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기쁨도 잠시 물건들을 치우면서 그동안의 힘들었던 설움과 분노가 올라왔던 그녀는 지상층 플레이어들에게도 똑같은 환경을 경험하게 해줘야 한다며 그동안 생활했던 지하층 물건을 모조리 버리기 시작합니다.
이에 정근우와 이태균은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지 않는다면 싸이코라는 말을 날리는데요. 지하층 멤버들은 그동안 간절히 바라온 행복한 순간에 가장 극한의 대립과 갈등을 겪에 됩니다. 그로 인해 순식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싸해져 버렸죠. 그나마 함께 오래 고생한 최연승만이 그녀를 이해해주며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솔직히 여기서 진짜 화가 나서 다음 회차를 못 넘길 정도로 과몰입되었던 부분이였는데요. 나영이가 아니라 정근우와 이태균에게 화가 났는데요.
정근우의 경우 윗층과 각별했다고 하더라도 초반에 나영이가 가엽다고 울며 지켜주겠다던 그들이 조금 이해 안가는 행동을 했기로서니 바로 손절하듯 외면해버리는 모습이 무척 실망스러웠어요. 특히 이태균은 여기서 왜 급발진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나이도 제일 어린데 첫날 들어오자 마자 말이 없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떨어져서 혼자 아무것도 없는 무서운 지하공간에서 하루 넘게 지내며 버텼던 나영이인데 말이죠. 보는 내내 얼마나 안타까웠는데요. 진짜 이걸 직접 봤다면 도저히 싸이코 소리는 못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진짜 사이코였다면 저렇게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았겠죠.
사실 지상층에서 펼칠 앞으로의 게임을 위해서라면 원래는 지략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투표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야 했을텐데요. 그럼에도 불구 저렇게 유감없이 드러냈다는 건 워낙 이나영 플레이어가 거침없는 성격임을 드러냄을 동시에 그만큼 어리기 때문에 더욱 감정적으로 미숙함을 보였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잔인한 배신들 속에 더욱 빛난던 최연승, 이나영 우정
지금까지 그 끈끈한 우정을 이어나가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게임 속에서 만큼은 진심으로 서로에게 의지하고 배려했던 두 명의 플레이어는 바로 이나영과 최연승 플레이어인데요.
이나영 플레이어는 그동안 혼자 고독히 윗층의 신나는 파티소리를 들으며 분노를 쌓아갔던 상황에 놓여 있었는데요. 드디어 새로운 지하층 동료인 최연승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반가움이 먼저였다고 해요. 혼자 어두운 지하에서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충분히 공감되는 인터뷰였습니다.
하필이면 또 나영은 최연승을 도사님이라고 부르는데 자꾸 배경음으로 <나의 아저씨>브금이 깔리더라구요.
돌이켜 회상해 보면 초반에는 당연 초면이기에 서로를 찍으며 떨어지던 말던 신경쓰지 않았던 그들의 무심했던 눈빛이 몇 일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서서히 변하더니 마지막에는 전혀 다른 눈빛이 되어 있는게 무척 신기하더라구요. 이나영의 탈락을 기점으로 보면 대략 6~7일 정도의 시간이였을텐데 말이죠.
최연승 플레이어는 <더 지니어스>에서도 강력한 인상을 주었던 인물인데요. 보면 볼수록 지략적이긴 하지만 은근 정도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살짝 사기를 치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의 의리와 신념이 있는 인물인 것 같더라구요.
오히려 초반부터 거의 끝가지 함께 했던 지상층은 친했지만 서로를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반면 지하층은 고생속에서 희망을 같이 키워나갔던 정이 있었던지, 다소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더 끈끈한 관계가 되어버렸더라구요.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했던 부분이였어요. 보면서 MC들처럼 우리가 지하층 사람들인 마냥 응원하게 되었던 심리는 어찌보면 그런 따뜻한 관계에 더욱 공감되고 몰입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보다 임팩트가 약했던 파이널 게임
파이널 무대에는 지하층에 있었던 멤버 최연승과 이태균 플레이어가 올라왔는데요. 전 세미파이널에서 지하층 연합의 건재함을 보여주며 함께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다만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약한 승패가 보이는 듯해서 결승전임에도 불구 약간 멕이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파이널 게임은 두뇌와 체력을 둘 다 요하는 게임이였지만, 능력치로 보았을 때 이미 체력적으로는 좋은 경찰에 이전 게임에서 천재적인 두뇌플레이를 보여주었던 이태균 플레이어가 객관적으로는 좀 더 유리해보였습니다.
두뇌적인 부분은 최연승 플레이어도도 뛰어나지만 아무래도 천재를 이기긴 쉽지 않아보였고, 더군다나 딱 봐도 허약한 체구는 뛰어다니기 쉽지 않겠더라구요. 중반부에는 지쳐서 걸어다니는 모습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거의 간발의 차까지로 따라잡은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올라온 이가 여성플레이어였다면? 완전 불리한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서 게임 선정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이태균이 우승자가 되었는데, 생각보다 막 드라마틱하거나 특유의 파이널 감동을 덜했어요. 워낙 이전에 뛰어난 두뇌적 플레이를 보여 명장면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연합에게 불리하게 너무 여기저기 쉽게 말하고 다니는 행동이 진짜 짜증을 일으켰던 플레이어였거든요. 오죽하면 공지사항이라 불릴까 싶을만큼 말이죠.
혹여 나중에 시즌2가 제작된다면 전체적인 게임이나 파이널 방식은 조금 개선되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즌2 가능성은?
사실 지하층의 존재가 드러나는 부분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반전이자 재미의 요소였는데요. 이미 다 드러나버렸기 때문에 시즌2에서는 약간 설정을 다르게 하지 않으면 똑같은 파급력이나 흥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결국 이건 2번 쓸 포맷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더라구요. 그래도 워낙 흥행력과 입소문이 자자했던 프로그램이라 잘하면 시즌2를 살짝 기대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드는데요. 과연 나올런지.
저는 오히려 시즌2 보다도 마지막 코멘터리화에서 유럽에 판권계약이 되었다는 자막에서 더욱 기대가 되더라구요. 해외 버전은 또 어떤 분위기일까 너무 궁금한데 과연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 다음 시즌 기다리는 추리 예능
서바이벌 생존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당연코 <피의게임> 충분히 재밌게 보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여타 서바이벌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또 전혀 다른 신선한 포맷을 구성해서 아주 몰입도와 흡입력이 상당했던 잘 만든 서바이벌 예능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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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 단순히 잔인하게 누구를 떨어뜨리는 게임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간관계와 심리를 엿볼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던 프로그램이였습니다. 꼭 한 번 보시길 완전 강력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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