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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들은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감독 특유의 시선으로 다큐멘터리 같은 다소 절제된 감정과 잔잔한 전개를 통해 역으로 깊은 여운을 주곤 하는데요. 그러한 사회적 문제들이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했던 <걸어도 걸어도>라는 작품 이후로 가족이라는 주제로 포커스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작품들 소개


1. 걸어도 걸어도

걸어도-걸어도

2008 | 일본 | 114분 
출연 : 키키 키린, 아베 히로시, 나츠카와 유이, 하라다 요시오, 유

 

10여년 전 물에 빠진 소년 요시오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장남 준페이의 기일에 가족들은 매년 여름, 가족들은 고향집에 모입니다. 딸 지나미와 둘째 아들 료타의 가족들이 함께 모여 오랫만에 시끌법적해진 시골집. 그리고 또 한 사람 요시오도 매년 방문합니다.

 

그 모습을 본 료타는 어머니에게 요시오를 그만 놓아줘도 되지 않냐 되묻고, 그녀는 그동안 숨겨왔던 진심을 전합니다. 그리고 점차 왁자지껄했던 가족 안에 서서히 여러 문제와 갈등들이 부딪히고 각자의 상처가 선명히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투닥거리던 자식들은 부모곁을 무심히 떠나고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머잖아 차례로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 한발 늦은 자식은 그제서야 부모와 함께 했던 약속들을 떠올리며 후회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만들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오랫만의 반가운 만남도 잠시 익숙한 서로에 대한 무심함과 무심코 던진 상처로 인해 곯아버린 가족의 이야기를 잔잔히 흘러가듯 보여줍니다. 흘러가는 시간을 잡을 수 없듯, 이미 저만치 걸어가버린 삶에서 항상 뒤에 남아 그들을 묵묵히 기다렸던 부모님의 우직하고 서툰 마음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2. 공기인형

공기인형

2009 | 일본 | 116분
출연 : 배두나, 이우라 아라타, 오다기리 죠, 이타오 이츠지

 

배두나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작품으로 한창 이슈로 떠올랐던 리얼돌에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단편 만화 <기계장치의 사랑>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인데요. 인간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진 공기인형 '노조미'에게 어느 날 사랑의 감정이 생기고, 우연히 만난 비디오 가게 점원 '준이치'를 좋아하게 됩니다.

 

그 후 그가 일하는 가게에서 알바하면서 많은 감정을들을 알게된 노조미. 어늘 날 일하다 팔이 찢기는 사고를 당하게 되고, 공기가 빠져나가는 모습을 준이치에게 보이고 맙니다. 누구보다 특별한 존재 노조미가 전하는 꿈과 사랑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있습니다.

 

 

다소 선정적인 소재와 장면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거부감이 들어서 관람하기가 망설여졌던 영화인데요. 오히려 이런 소재를 통해 음지에 있던 현실 속 민낯을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반대적으로 감정을 갖게된 노조미의 따뜻함과 감정에 집중하게 됩니다.

 

현대사회에 단절된 관계속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수많은 군상들을 비추며, 노조미를 통해 관계와 교감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느끼게 해줍니다. 이런 독특한 주인공 캐릭터를 배두나 배우가 아니였다면 누가 소화했을까 싶을정도로 정말 훌륭히 잘 소화해주었는데요. 그 덕분에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고 하네요.

 

선정적인 소재와 불편한 사회 속 모습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지만, 인간의 감정을 느끼게 된 노조미의 순수하고 따뜻한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져서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영화였습니다. 무엇보다 배두나 배우의 멋진 연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3.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기적

진짜로-일어날지도-몰라-기적

2011 | 일본 | 128분
출연 : 오다기리 죠, 오츠카 네네, 키키 키린, 마에다 오시로, 마에다 코키

 

부모의 이혼으로 따로 살게된 형 코이치와 동생 류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소원입니다. 코이치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화산이 폭발하면 아빠와 류가 있는 곳으로 이사갈 수 있다는 생각에 간절히 화산이 폭발하길 매일 기도합니다.

 

그런데 우연히 친구들의 새로 생기는 고속열차가 반대편에서 서로 스쳐 지나가는 순간 기적이 일어난다는 이야를 듣게됩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동생과 함께 소원을 빌기 위해 그곳으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비하인드로 코이치와 류를 연기한 아역배우는 실제로 친형제라고 하네요. 오디션 과정에서 이 형제를 보고 반한 감독은 이들과 함께 영화를 찍기 위해 기존의 스토리까지 바꿨다고 하네요. 정말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확실히 이 영화는 아이들이 중점적으로 나오고 극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무엇보다 주인공 두 형제의 연기가 중요했을텐데요.

 

굉장히 자연스럽게 연기해서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에 동화되어 비록 현실을 마음이 아프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어요. 최근 4월에 10년만에 극장에서 재개봉을 해 또 한번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었어요. 재밌고 따뜻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고싶은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4.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그렇게-아버지가-된다

2013 | 일본 | 121분
출연 : 후쿠야마 마사하루, 오노 마치코, 마키 요코, 릴리 프랭키

 

아이가 뒤바뀌었다는 뻔한 소재를 가지고, 신파와 자극적인 요소를 빼고 제목처럼 아버지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보여준 수작인데요. 개인적으로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들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성공한 비즈니스맨 료타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아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서 아들이 바뀌었다는 전화를 받게됩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자신의 친자를 키웠던 사이키 가의 부모의 자유로운 모습에 불편함을 느낍니다.

 

평소 자신이 키웠던 아들 케이타의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우려했던 료타는 아이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생각보다 쉽게 납득하고 사이키 가와 합의하에 잠시동안 아이를 바꿔 생활해보기로 합니다. 그리고 곧 돌아온다는 아빠의 말만 믿고 사이키 가에 지내며 기다렸던 케이타는 아빠가 데리러 오지 않자 시무룩해집니다.

 

 

한편 자신의 친자식인 류세이가 금방 집에 적응하고 자신을 닮아갈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고집부리고 반항하며 급기야 가출까지 해버리는 상황이 오자 료타는 난감해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카메라에서 예상치 못한 사진을 발견하고 케이타의 진심을 알게된 료타는 케이타를 데리러 갑니다.

 

일본의 톱스타이자 다소 차갑고도 카리스마적인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던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처음으로 맡은 아버지라는 역할을 통해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어 더욱 인상깊고, 그래서 더욱 후반부의 료타의 변화가 극적이였던 것 같아요. 

 

혈연과 시간 속에서 진정한 가족이란 어떻게 이루어지는에 대해 생각이 들게되며, 끝까지 깔끔하고도 멋진 마무리가 돋보이는 작품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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