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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날씨가 좋을 오전에 서둘러 근교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대만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가고 싶었던 장소 중 넘버원은 바로 단수이라는 지역이였습니다.

 

 

 

 

대만 단수이 지역 소개

이 지역은 피아노 열풍을 일으켰던 대만의 흥행작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로 너무 유명해진 곳이며, 최근까지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말할-수-없는-비밀-영화포스터

 

대만영화는 같은 중화권 나라인 중국과는 조금 톤이 다르고 풋풋한 청춘물이 많이 나와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합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같은 영화 덕분에 대만 내에 외국인 여행객들이 굉장히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저도 그 중 한명이네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시간에 관련된 이제는 너무 흔해진 소재를 가지고 아주 멋진 완결성을 보인 작품이에요. 그리고 예술학교가 배경이다 보니 좋은 피아노 음악을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 속에 나오는 학교와 바닷가 장면이 너무 예뻐서 저도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날씨가 좋을 때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었는데요.

 

하필 제가 간 구간이 날씨가 내내 좋지 않아서 너무 아쉽더라구요. 날씨가 너무 흐려서 속상하지만 비가 안 와서 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봅니다.

 

 

 

타이베이에서 단수이 가는 방법

단수이는 타이베이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으로 지하철 MRT를 타고 쉽게 갈 수 있습니다. 빨간색 선인 R선(단쉐이신이선)을 타고 R28 단수이(淡水) 역에 하차하면 됩니다. 단 베이터우까지만 가는 열차가 있기 때문에, 단수이까지 가는 열차인지 꼭 확인해보고 타셔야 합니다.

 

 

단수이 역에 도착해서 여러 관광지를 보기 위해선 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2번 출구로 나와 紅26 버스를 타면 홍마오청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원래 날씨가 좋았다면 가장 북쪽에 위치한 워런마터우 쪽으로 가서, 바다도 구경하면서 천천히 역 쪽으로 내려올 계획이었습니다. 워런마터우는 일몰스팟으로 유명한 명소거든요.

 

홍마오청-가는-길

 

하지만 이날은 흐린 날씨라 일몰 구경은 어려울 것 같아 가까운 명소만 보기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그 덕에 여유가 생겨 버스 대신 천천히 걸으면서 거리구경을 하며 홍마오청으로 이동했습니다.

 

날은 흐렸지만 걷기에 너무 좋은 동네였어요. 오전 일찍 와서 그런지 비가 오려고 해서 그런 건지 사람이 없어서 한적하니 더 좋더라고요. 홍마오청까지는 생각보다 멀지 않아서 충분히 걸어갈만했습니다.

 

 

 

1. 홍마오청

단수이에서 꼭 봐야 할 홍마오청입니다. 사실 이 건물을 보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말 유명한 장소인데요. 홍마오청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건물이었다가 이후에 영국 영사관으로 사용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홍마오청

 

 

입장료는 80대만 달러였는데요.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3천원대 초반의 가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입장료 끊고 천천 걸어 올라가다 보면 높은 언덕에 위치한 홍마오청이 등장합니다. 파란 잔디와 붉은색 건물의 조화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사실 대만 곳곳에 이국적인 건물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과거에 네덜란드, 스페인, 중국, 일본에 의해 차례대로 통치를 당하면서, 식민지 시대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건물들이 지금까지도 남아있다고 합니다.

 

 

 

2. 진리대학교, 담강중학교, 담강고등학교

홍마오청을 넘어가면 진리대학교를 볼 수 있습니다. 진리대학교는 1882년 서양식으로 지어진 대만 최초의 대학이라고 합니다. 캠퍼스가 굉장히 넓은데 곳곳에 교회도 있고 너무 아기자기하고 예쁘더라고요. 무엇보다 바로 옆에서는 바다도 보이고 아름다운 조경으로 꾸며져 걷기가 좋았습니다.

 

단수이-학교들

 

그 다음으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가장 많이 나온 촬영지로 가려면 당감중, 고등학교를 들어가 봐야 하는데, 실제로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평일에는 캠퍼스 개방을 하지 않고 주말에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는 평일에 갔기 때문에 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혹 주말에 방문하실 경우에는 여권,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고 하니, 꼭 챙겨가시길 바래요. 지금 사진으로 다시 봐도 정말 아쉽네요. 

 

 

 

3. 소백궁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던 소백궁이였는데요. 소백궁은 청나라 시절 세관 사무국 관저로 사용을 한 건물을 재현한 곳으로 입장료는 따로 없습니다. 이때 더 기분이 좋았던 것은 잠시 구름이 걷히면서 파란 하늘이 펼쳐졌기 때문인데요.

 

소백궁

 

 

흰벽과 주황색 지붕, 더불어 파란 하늘을 함께 바라보니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괜시리 신이 나더라구요. 더불어 작은 정원 앞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어서 바라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뻥 뚫리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제 거주지는 아니지만 이런 곳에 살면 얼마나 좋았을까를 상상하며 괜시리 이곳에서 일을 했을 과거 청나라 관료들이 부러워지네요. 마지막으로 빠리는 넘어가기 전, 근처에 있는 '타다이키치 고택'으로 이동했는데요. 아쉽게도 공사 중이라 볼 수 없었습니다. 

 

 

 

4. 빠리

배를 타고 서쪽에 있는 대륙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요. 그곳에는 '빠리'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널따란 해안가가 펼쳐진 해안 마을인데요. 배가 수시로 다니기 때문에 이동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날이 흐려서 그런지 이날은 배 타고 가는 길이 너무 험난했어요. 너무 추웠거든요.

 

빠리

 

덜덜덜 떨며 배에서 내린 빠리는 생각보다 너무 소박하고 이날 사람이 없어서 더 그랬는지 모르지, 가게들이 다 닫혀있거나 먹을만한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넓고 한적한 공원을 걷는 것은 좋았습니다.

 

다만 거리가 꽤 되기 때문에 더 둘러보려면 자전거가 필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볼 것이 많지는 않아서, 근처를 가볍게 산책하다가 다시 배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당일치기 근교 여행지로 추천

당일치기로 다녀온 단수이 여행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를 가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여정이었어요. 근교라 가긴 쉽지만 생각보다 많이 걸어야 해서 하루를 계획하고, 여유롭게 둘러보셔야 충분히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날씨로 인해 몇 곳을 생략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다녀오니 너무 많이 걸어서 조금 지쳤거든요. 그리고 생각보다 먹을만한 게 마땅치 않았어요. 원래 사람이 너무 많았던 곳이라 조금 정신없을까봐 살짝 걱정했는데도 불구, 이날은 사람이 없어서 덕분에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이왕 가시려면 단체를 피해 오전에 가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운 남는 곳이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땐 둘러보지 못한 곳도 전부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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