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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하루 종일 날씨가 꾸물꾸물했지만, 오후 늦게 맑아지더니 다음 날은 아주 화창한 날씨로 돌아왔습니다. 내일도 날씨가 좋지 않을 예정이라 오늘이야말로 이동할 수 있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아주 충동적으로 가고싶었던 세화해변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서귀포에서 버스타고 세화해변 가기
세화해변을 보기 위해서는 구좌읍으로 가야하는데요. 서귀포에서 거의 편도로 2시간을 버스로 타고 가야하터라 살짝 고민이 되긴 했는데요. 여행 전부터 세화 해변의 아름다움과 소품샵 투어에 대한 좋은 평을 많이 들었던 터라 안 가면 후회할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마침 여행 후반부에 들어서니 가고싶은 곳도 없어져서 바로 이동했습니다.
다행히 버스는 외곽 버스인 201번 한 번에 타고 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물론 무려 2시간을 타고 가야하긴 하지만 어차피 내가 운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음악을 들으면서 경치보며 가다보니 금방 시간이 가더라구요. 덕분에 지나가면서 성산일출봉도 스쳐 볼 수 있었습니다.
세화리 지도
드디어 세화리에 도착했습니다. 마을에서 이렇게 이쁜 지도를 그려놓으셨더라구요. 귀여운 그림체만큼이나 아기자기한 마을이 한 눈에 보여서 다니기 편하더라구요. 가보진 못했지만 세화 근처에도 아끈다랑쉬, 다랑쉬오름, 성불오름 등의 오름이 있었습니다.
해녀박물관 입구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해녀박물관을 기점으로 바다를 따라 동네를 다니면 하루 정도면 충분히 볼 수 있을 정도의 굉장히 작은 마을인데요. 오히려 크게 어딜 가야되지 않아도 되고, 가까운 곳에 다 모여있어서 뚜벅이 여행자에게는 딱인 명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해녀와 항일운동의 발자취
도착하자마자 맞이하는 것은 바로 제주 해녀 항일운동 기념탑이였는데요. 일제시대 때 당시 제주에서는 일본의 관제 해녀어업조합의 부정으로 해녀들이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1932년 1천여 명에 달하는 제주 해녀들은 해녀회를 조직하고 해녀어업조합과 일본 경찰에 맞서 호미와 비창을 들고 항일 시위를 벌이며 부당함에 항거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해녀항일운동을 기억하고 새기기 위해 이렇게 기념탑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제주를 다니다 본본 특히 바닷가 근처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돌담인데요. 이것도 같은 용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닷가에 있는 돌담들은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고 일을 한 뒤, 쉬는 장소로 이용이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오래된 어선 뒤 멀리 해녀박물관이 보입니다.
해녀박물관 휴관일 주의
해녀박물관을 기점으로 해안가쪽으로 해서 크게 한바퀴 돌 수 있는 숨비소길이 조성되어 있는데요. 바닷가 따라 둘러보면 너무 운치 있고 좋을 것 같았는데, 아쉽게도 시간 관계상 갈 순 없었어요. 다음 번에 꼭 한 번 걸어봐야겠습니다. 기대를 안고 도착한 해녀박물관인데 알고 보니 월요일이라 휴무더라구요. 저처럼 몇몇 분들도 크게 실망하고 돌아가셨습니다. 매주 월요일과 신정, 그리고 설추석에 쉰다고 합니다. 혹시 가실 분들은 꼭 날짜 체크하고 가셔요.
요금은 성인(25 - 64세) 1,100원, 청소년(13 - 24세) 500원, 어린이(1~12세)는 무료로 굉장히 저렴한 편이여서 세화을 방문하시 경우 한 번쯤 부담없이 들러보기 좋을 것 같아요. 제주 해녀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네요. 이곳도 다음 기회에 와야겠습니다.
아기자기한 세화 동네 풍경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해변가로 걸어가는 길 곳곳에 너무 이쁜 카페들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도로도 무척 깨끗하고, 건물들도 다 달라서 걸으며 보는 재미가 가득했습니다.
유명한 카페 중 하나인 달치즈도 발견했어요. 이곳은 저녁 시간 때 조명이 켜지면서 그렇게 이쁘다네요. 이곳은 하도리라는 지명을 가지고 있는데요. 세화. 하도리. 둘 다 이름이 참 이쁜 것 같아요.
분명 주차장인데 너무 이쁜 포토존 같았던 곳을 지나칩니다. 카페 주변을 정말 이쁘게 잘 꾸며놓으셨더라구요. 알록달록 색깔이 이뻐서 사진 찍기 너무 좋았어요.
사람들이 가득했던 카페, 세화숲을 스쳐가 해변가 앞에도 정말 색색의 이쁜 집들이 눈길을 사로잡아요.
세화 유명 포토존
가게 앞마다 이렇게 포토존을 만들어 놓으셨더라구요. 세화에 오면 꼭 누구나 한 번씩 찍는다는 유명한 포토존이라 꼭 찍고 가시길 바랍니다. 다만 앞에 사람들이 지나다니기 때문에 살짝 부끄러울 수 있습니다. 철판 깔고 찰칵찰칵해야 됩니다.
도착하자마자 조금밖에 안 걸었는데 벌써 세화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어요. 아기자기하게 꾸며져서 정말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더 구경하고 싶지만, 배가 고픈 관계로 유명한 재연식당에서 점심을 먼저 먹기로 했어요. 배부르게 밥을 먹고 나오니 날씨가 한층 더 포근해져서 걷기가 좋았습니다.
세화 자전거길 추천
세화에서는 자전거를 타기에도 너무 좋은데요. 세화에서 김념해수욕장을 거쳐 월정리까지 자전거 도로가 너무 잘 되어 있고 바다를 따라 달리기도 좋아서 정말 많은 분들이 타시더라구요.
사실 대만 여행 때 전기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진 뒤로 제주여행 시에 꼭 타보리라 다짐했었는데요. 가파도에서는 자전거를 타긴 했지만 아직까지 전기 자전거를 못 타서 조금 아쉬웠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세화에서 전기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곳이 있더라구요. 덕분에 1시간 빌려서 오랫만에 시원하게 바닷가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시간이였습니다. 완전 소원 성취하는 시간이였어요.
아름답고 운치있는 세화 해변
오랫만에 빡시게 타서 그런지 타고 오니까 다리가 후덜덜하더라구요. 바닷가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조금 낡아보이긴 하지만 샤워탈의장도 있더라구요. 요금은 상당히 저렴했지만, 내부가 어떨진 모르겠네요. 월정리에서도 너무 좋았지만, 근처인데도 불구하고 세화는 또 전혀 다른 분위기의 바다더라구요. 상대적으로 바닷가에 있는 사람들이 적어서 그런지 한적하니 멍 때리기 너무 좋았습니다.
가만히 보니 혼자 여행 오신 분들도 간간히 보이더라구요. 막상 월정리나 세화 둘 다 가보니 왜 혼행객들이 이렇게 좋아하는지 충분히 알 것 같았습니다. 바닷물이 정말 색이 이쁘고 투명했어요. 물이 차가워서 발을 담그진 못했지만, 그렇게 찝찝할 것 같지 않은 깨끗한 물이였습니다.
이번 제주를 여행하면서 막연히 남쪽에 가까울 수록 바다색이 밝은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오히려 북쪽 바다읫 색들이 더 이쁘더라구요. 남쪽은 조금 크고 깊은 바닷물 느낌이라면, 월정리나 세화 이쪽의 바다는 좀 더 얕으면서도 애메랄드 빛이 나는 것이 참 이뻤습니다. 좀 더 아늑한 느낌이랄까요.
세화리 구경거리
바닷가 옆에는 세화민속오일시장이 있는데요. 오일장은 매월 5, 10, 15, 20, 25, 30일에 열린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이날은 장이 열리지 않는 날이라 모두 닫혀있었어요. 장날에 맞춰 오시면 아주 활기찬 오일장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소원하던 전기 자전거를 타고 오후 시간은 세화 소품점 투어를 하기로 합니다. 사실 이 먼 거리에 동기를 유발한 것은 바로 소품샵 투어에요. 월정리에서도 소품샵이 있긴 했지만 생각만큼 충족스럽다 싶을 정도로 가게가 많진 않았거든요. 하지만 세화는 소품샵 투어를 목적으로 올 정도로 꽤 많은 아기자기한 가게가 많기로 유명하더라구요. 평소 소품이나 문구류를 좋아해서 아주 큰 기대가 되었습니다.
지도상에서 가장 멀리 있는 펠롱 잡화점을 시작으로 해녀박물관 방향으로 쭉 걸오면서 하나씩 구경해봅니다. 생각보다 다양한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푹 빠져서 어느 새 시간이 훌쩍 가버렸습니다. 201번 버스가 배차가 많긴 하지만, 너무 늦게 가면 피곤할 것 같아 해지기 전에 서둘러 마지막으로 바다와 마을을 둘러보고 가기로 합니다.
동네가 그리 크지 않아 정말 뚜벅이들이 다니기 너무 좋은 곳이에요. 주변에 엄청난 관광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곳곳에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에 하루 날 잡으면 충분히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동네가 조용하고 한적한데요. 신기하게 소품샵 앞에는 평일인데도 종종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조용히 쉬어가기 너무 좋은 동네 세화리
동네 분위기가 너무 좋고 깨끗해서 월정리처럼 하루이틀 가만히 아무것도 안 하고 쉬어가도 참 좋을 것 같았습니다. 걷다 보니 우연히 마을 쉼터를 발견했는데요. 우체통만 보면 반사적으로 열게 되더라구요. 스탬프 투어인 줄 알고 기대하고 도장을 들었는데, QR코드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여행스탬프만은 아날로그 도장을 더 좋아해서 아쉬웠어요. 어디 세화 도장 없나.
천천히 다시 버스를 타고 큰 도로로 걸어나오는 길. 아쉬운 마음에 점찍어 놓은 베이커리 카페에서 빵을 사들고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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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적인 결정으로 무려 왕복 4시간을 타고 다녀온 세화지만, 갔다 오고 나니 다녀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너무 아름다운 동네였어요. 물론 저처럼 경로상 말도 안 되는 위치에 일부러 갈 곳은 아니지만, 혹시 근처에 머무르시거나 비교적 1시간 내외의 가까운 위치라면 한 번쯤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특히 문구나 소품을 좋아하시면 더욱 세화의 매력에 푹 빠질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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