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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서울 성곽길을 도는 한양도성길을 걸으면서 서울도 곳곳에 꽤 걷기 좋은 길이 많다는 것을 많이 깨달았는데요. 비록 먼 곳으로 여행을 가지 못하더라도 틈틈히 답답하거나 어딘가 자연속에 산책하고 싶다면 도심 속 둘레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생각보다 둘레길을 잘 조성하고 만들어 놓은 곳이 꽤 많아서 발견하는 재미도 큰 것 같습니다. 그렇게 우연히 걷기 좋은 길을 찾다가 발견한 강서 둘레길을 다녀왔습니다.

 

 

 

강서둘레길 소개

강서둘레길은 강서구 서쪽 서남환경공원, 치현산, 개화산, 강서한강공원을 연결한 길인데요. 강서구의 다양한 생태와 역사 문화, 자연경관을 걸으면서 둘러볼 수 있게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전체 코스는 11.44km로 약 4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하는데요. 코스의 난이도는 중으로 등린이도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무난한 길이 특징입니다. 코스는 3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자세한 코스는 강서문화관광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강서둘레길-지도

▶ 1코스 개화산숲길 3.35km (약 1시간 10분 소요)
방화근린공원 > 약사사 > 개화산 전망대 > 봉화정 > 아라뱃길 전망대 > 숲속 쉼터 > 신선바위 > 호국충혼비 > 미타사 > 하늘길 전망대 > 신성쉼터

▶ 2코스 공원길 3.53km (약 1시간 20분 소요)
서남환경공원 > 메타세콰이어 숲길 > 서과APT 뒤편(치현산) > 치현산 전망대 > 벚꽃길 > 방화근린공원

▶ 3코스 강서한강길 4,56km (약 1시간 20분 소요)
서남환경공원 > 강서한강공원 > 조류전망대 > 관찰데크 > 은행나무 보호수(상사마을)

 

오늘 가보기로 한 코스는 바로 1코스인데요. 5호선 방화역 3번출구에서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바로 방화근린공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2,3코스의 경우에는 시작점으로 가려면 마을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지만, 1코스에서 이어진 길로 자연스럽게 가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방화역 외에도 9호선 개화역과 5호선 개화산역에서도 샛길로 둘레길로 이동이 가능하니, 편하신 쪽으로 이용하시면 되지만 처음에는 방화역에서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시민들의 산책로 방화근린공원

방화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니 방화근린공원 입구가 등장합니다. 방화역 부근은 처음 와보는데 동네가 한적하니 길도 널찍하고 좋더라구요. 걷다 보니 국립국어원이 여기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근린공원이라 말 그대로 동네에 있을법한 평범한 공원인데요.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걷기 좋더라구요.

강서둘레길-입구
강서둘레길-입구2
강서둘레길-입구3
강서둘레길-입구4

가을이라 그런지 곳곳에 단풍이 정말 아름답게 들어서 더 걷는 운치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무심결에 강서둘레길이 쓰여져 있는 입구가 있길래 덜컥 올라가 봅니다.

 

 

 

아쉬웠던 둘레길 표식

높은 계단과 산길을 걷는 코스였지만, 계단도 널찍하고, 산길도 험하지 않고 완만한 편이라서 걷는 게 그렇게 힘들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중간마다 나오는 나무데크길을 너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정말 가볍게 산책하기 너무 좋았습니다. 

강서둘레길1
강서둘레길2
강서둘레길3

곳곳에 이런 표시를 따라 꽤 오래 걸어왔는데, 왠지 점점 인적이 드물어지고, 길도 이상해져서 지도를 살펴보니, 완전 잘못 왔었더라구요. 어쩌다 보니 산을 내려가 도로가로 나오게 되서 다시 반대로 걸어갔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2코스 끝자락으로 잘못 온듯하더라구요. 표식되어 있는 곳에 둘레길 몇 코스인지 적혀있지 않다 보니, 초행길이라 헤매버리고 말았네요. 정확한 코스가 적혀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단풍 사이로 걷기 좋았던 1코스 초반

결국 다시 돌아온 방화근린공원. 알고 보니 아까 걸어올라간 입구 바로 옆에 1코스 입구가 있었습니다. 1코스로 들어가기 전에 옆으로 단풍이 이쁘게 져 있어서 사진에 담아봤네요. 올해도 가지 못한 단풍 명소 대신 이렇게 도심에서 맘껏 단풍 구경 실컷 해봅니다.

강서둘레길4
강서둘레길5
강서둘레길6

1코스 초반은 확실히 산길이라 그런지 등린이는 헥헥 숨이 차더라구요. 하지만 엄청 험준하거나 높은 건 아닙니다. 그저 저의 체력이 그지였을 뿐. 이렇게 곳곳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참 많아서 좋더라구요. 중간마다 어김없이 쉬어줍니다. 조금 더 올라와 보니 이렇게 운동기구들이 많이 있었고,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더라구요. 공원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길도 있었습니다.

 

 

 

다시 둘레길 1코스 구간으로 진입

공원으로 내려가면 안 되기 때문에 방향을 잘 잡고 둘레길로 잘 걸어가봅니다. 1코스는 개화산을 둘러싼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코스에 따라 산을 타고 내려가기도 하는데요. 아까 올라온 구간은 둘레길 구간이 아니라 개화산을 오르는 코스였더라구요. 뭔가 코스에 따라 딱딱 맞춰 가진 못했지만, 뭐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되니 그냥 발길 따라 자연스럽게 걸어가 봤습니다.

강서둘레길7
강서둘레길8

중간에 다시 내려온 산. 길은 두 가지로 나뉘었어요. 산으로 올라갈 것이냐. 아니면 옆에 평평한 길로 걸어갈 것인가. 둘레길이 목적이였기 때문에 산길 타는 건 여기까지 마무리 하고 1코스 정석대로 가기로 합니다. 물론 산길을 오르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크긴 했지만 말이죠. 

강서둘레길9
강서둘레길10

조금 걸어가 보니 발견한 왠지 모르게 그럴듯 해 보이는 돌이 있더라구요. 왠지 미니 폭포처럼 물이 내려와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유심히 들여다봤지만, 딱히 내려오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냥 멋진 돌무더기였습니다.

 

 

 

삼한시대 만들어진 오래된 약사사

그 옆으로는 약사사라는 절이 있었는데요. 마당이 넓어서 그런가 약간 휑한 느낌이 들었지만, 뭔가 건물도 정갈하니 뚝심있어 보이는 것이 굉장히 깔끔한 절의 모습이였습니다. 알고 보니 이 절은 삼한시대 후기 때 만들어진 오래된 고찰이라고 하더라구요. 개화산의 울창한 숲과 빼어난 주변 경치로 인해 겸재정선이 그림의 소재로 즐겨 찾았던 곳이라고 하는데요. 이 절의 냉천은 병자가 목욕을 하면 오랜 병도 낫는 약수터로 불려질 정도였다고 합니다. 

강서둘레길11
강서둘레길12
강서둘레길13

현재 석불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석불과 함께 3층 석탑을 통해 고려시대 역사적 흔적을 감상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약사사를 지나 옆길로 걸어갑니다. 벽을 따라 한적하니 걷기가 좋았어요. 그늘이 졌음에도 불구하고 날이 좋아서 그런지, 아니면 이곳 자체가 볕이 잘 드는지, 굉장히 밝고 환하더라구요.

 

 

 

아름다웠던 아라뱃길 전망대 가는 길

또 조금의 산길을 열심히 걸어 올라가니 이렇게 확 트인 공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바닥에 뭔고 하니 헬기표시가 되어 있더라구요. 아마 헬기장으로 이용되는 것 같습니다. 오르쪽에는 3코스로 넘어갈 수 있는 길이 나오는데요. 3코스는 상당히 긴 편이라 다음을 기약하고 가지 않았어요.

강서둘레길14
강서둘레길15
강서둘레길16

한쪽에 마련된 개화산 전망대에 올라서나 알록달록한 단풍잎들 사이로 저 멀리 강과 빨간 다리가 아주 살짝 보입니다. 다시 방향을 틀어 1코스를 이어가봅니다. 이 곳 벤치는 가을 분위기에 너무 잘 맞게 운치가 있어서 쉬어가기 참 좋더라구요. 

강서둘레길17
강서둘레길18

여러 공원이나 산을 가봤지만, 꽤나 깔끔했던 개화산이였는데요. 곳곳에 관리과 청소가 잘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진에 보이는 정자는 바로 봉화정이라고 하네요. 봉화정을 지나니 정말 예뻤던 길이 나왔는데요. 당일 본 단풍나무 중에 이곳이 제일 멋졌어요. 그래서 그런지 몇몇분이 인생샷을 남기고 계시더라구요.

 

 

 

아라뱃길 전망대와 걷기 좋았던 나무 테크

아름다운 단풍잎들을 지나자 금방 아라뱃길 전망대가 나왔는데요. 이름 그대로 저 멀리 김포의 아라뱃길이 보입니다. 이 구간의 나무데크길이 참 걷기가 너무 좋았어요. 나무도 튼튼하고 길도 완만한 편이여서 그렇게 힘들지 않아 주변 경관을 보면서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강서둘레길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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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이렇게 표식이 보이는데요. 절반 정도 돌고 나니 9호선 개화역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옵니다. 중간마다 이렇게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어서 힘들면 중간에 그만 걷고 가장 가까운 역으로 내려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더라구요. 다행히 조금 더 걸을 기운이 남아있었고, 멋진 경관을 볼 수 있다는 하늘길 전망대도 가고 싶어서 계속 이어서 걸어가봅니다.

 

 

 

쉬기 좋았던 신선바위 쉼터

조금 더 걸어가니 신선바위 쉼터가 보이더라구요. 경사가 가파른 돌길이라 조금 조심해야 했지만, 한적하니 쉬어가기 너무 좋았습니다. 신선 바위가 어디있나 했더니, 바로 쉬고 있었던 바위 전체였더라구요. 옆에서 보니 꽤나 가파르고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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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어진 나무 데크길. 길도 넓고, 옆에 얇게 앉을 수 있게 해놨더라구요. 굉장히 잘 만들어놓은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흐린날이 아쉬웠던 하늘길 전망대 풍경

드디어 하늘길 전망대 도착했습니다. 아쉽게도 이날 날이 흐려서 저 멀리까지는 안 보이더라구요. 날씨는 좋았는데 왜 날은 흐린건지 참 아쉬울 따름이네요. 실제로 맑은 날에는 저 멀리 산들이 다 보여서 정말 멋지다고 합니다. 흐리긴 했지만 어렴풋하게 김포공항 비행기도 보여서 무척 신기하긴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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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라면 다시 방화역으로 1/3정도 더 둘레길을 걸어가야 했지만, 2코스를 잘못 가는 바람에 에너지가 다 빠져버러서 더는 못 가겠더라구요. 그래서 조금 걷다 보니 나온 내려가는 표식을 따라 5호선 개화산역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래도 목적이였던 하늘길 전망대를 봐서 아주 만족스러운 산행길이였어요.

 

 

 

다채로운 풍경이 있었던 개화산 둘레길 추천

전망을 보려는 목적없인 산행을 잘 안 하는 편인데, 개화산 자체가 그렇게 높고 험준한 산도 아니고, 걷다 보면 중간에 쉬는 곳도 많고 코스도 다양하게 펼쳐져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어 좋았습니다. 걷기 전에는 그냥 동네 산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개화산이 정말 큰 산이더라구요. 물론 쉬지 않으면 1시간 10분 정도에 걸어갈 수도 있겠지만, 저처럼 중간에 쉬어 갈 경우에 조금 더 소요될 수 있습니다.

 

2코스 잘못 간 것과 중간에 마구마구 쉬어주다 보니 대략 2~3시간 가까이 걸렸던 것 같아요. 다만 몇 구간은 살짝 인적이 드문 경우도 있어서 혼자 가시는 경우에는 조금 주의가 필요할 듯 합니다. 물론 동네 공원 느낌이라 그렇게 위험해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안전이 제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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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스 구간이 너무 좋았던터라 다음 번에는 2코스와 3코스를 한 번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한강을 볼 수 있는 3코스가 제일 기대가 되네요. 알고 보니 <나혼자산다> 이장우편에서도 나왔었다고 하네요. 혹시 서울 가까운 곳에 걷기 좋은 길을 찾으신다면 강서 둘레길 한 번 가보시길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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