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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팬텀>이 비교적 최근 실황 영화로 만들어져 극장에서 개봉했는데요. 개봉 시기에 미처 보지 못해 아쉬워하던 차에 기쁘게도 티빙에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전부터 보고싶었던 작품이라 혹여나 사라질까 싶어 얼른 보았습니다.

 

 

 

 

팬텀 더 뮤지컬 라이브 소개

사실 원래부터 이 작품을 보고싶었던 것은 아니였는데요. 벌써 2015년 전에 초연된 작품이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 뮤지컬을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뮤지컬 관련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팬텀> 의 넘버가 많이 불려지는 것을 보고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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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더 뮤지컬 라이브

2021 | 대한미국 | 177분
장르 : 공연실황
감독 : 박재석
출연 : 규현, 임선혜, 윤영석, 신영숙, 에녹

 

 

하지만 왜 인지 실공연 무대는 그다지 당기지 않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비싼데다가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는 대극장 공연을 그닥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오페라 유령>이라는 작품의 올드한 감성이 딱히 취향이 아니였거든요.

 

배우들과 넘버가 좋다는 이야기는 많지만, 스토리가 꽤 지루하다는 평도 많기도 해서 고민이 되던 차에 이렇게 먼저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방구석에서 편안하게 아주 긴 공연 러닝타임을 중간에 끊어가면서 부담없이 볼 수 있다는 점도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도 대극장의 편견이 깨지게 된 건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던 <마리 앙투아네트>를 온라인으로 꽤 재밌게 본 뒤로 인데요. 보고 나니 유명한 작품이 취향이 아니여도 한 번씩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결과 이어서 보게 된 <팬텀>도 생각외로 아주 빅재미는 아니였지만 꽤 연출이나 화려함이 매력적인 작품이였요. 너무 유명해서 궁금했던 작품인데 실황공연 덕분에 표정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어서 더욱 몰입도가 상승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꿈을 찾아 온 여자와 비밀의 오페라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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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은 오페라 가수가 되기 위해 파리에 올라와 악보를 팔며 살아가는데요. 어느 날 우연히 그녀의 노래에 반한 오페라 하우스의 가장 큰 후원자인 갑부 필립 드 샹동 백작의 권유로 오디션을 보기 위해 오페라 하우스 주인 카리에르를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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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페라 극장은 갑작스럽게 새 극장장 알렝 숄레와 그의 아내이자 오페라 디바인 마담 카를로타에게 넘어가 버립니다. 그리고 카리에르는 갑작스럽게 짤려 극장을 떠나게 되죠. 하지만 그는 오페라 극장 지하에 숨겨진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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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극장 지하 어둠이 가득한 그곳에는 천재적인 능력을 지녔지만, 태어날 때부터 흉측했던 외모로 인해 매일 가면을 쓰며 숨어지내는 팬텀이 살고 있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이 오페라를 지배하며 어느 누구도 그의 정체를 알지 못해 오페라의 유령으로 불리고 있는 비밀스러운 인물인데요. 유일하게 전 극장 주인이였던 카리에르는 그를 존재를 숨겨주며 함께 공생해왔던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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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을 주연으로 만든 팬텀

한편 오디션을 보러 온 크리스틴은 대신 마담 카를로타를 만나게 되지만, 그녀는 노래를 듣지도 않고 그녀를 자신의 의상 담당으로 보내버립니다. 마담 카를로타는 극장의 새로운 주인이자 감독인 남편의 권력을 등에 없고, 모든 작품에서 주연을 도맡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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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담 카를로타의 끔찍한 목소리에 괴로워하던 팬텀은 우연히 오페라 하우스에서 일하던 크리스틴의 천상의 목소리에 반하고 그녀에게 비밀 레슨을 제안합니다.

 

팬텀의 도움으로 크리스틴의 실력은 나날이 향상되고, 그녀는 결국 사람들 앞에 노래를 불러 인정받게 되면서 주연으로 발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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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열등감과 질투에 사로잡힌 마담 카를로타의 사악한 음모로 크리스틴읜 첫 무대는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이에 분노한 팬텀은 크리스틴과 극장을 지키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서기 시작하는데.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연출

이 작품의 제작사는 화려한 연출 맛집으로 소문난 EMK인데요.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고 평을 받는데, 개인적으로 <마리 앙투아네트>도 그렇고 확실히 저는 호인 것 같습니다. 서정적인 작품도 좋아하지만 역시 화려한 뮤지컬다운 작품을 선호한다는 것을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제대로 느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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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세트의 전환과 다양한 의상들도 매력적이였지만, 무엇보다도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장면은 압권이였어요. 살짝 영상의 각도가 조금 아쉽긴 하더라구요. 실제로 보면 얼마나 극적이고 멋있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장면은 정말 정확히 계획해서 연출하지 않으면 조금 위험하겠다 싶을 정도로 압도적이면서도 아찔한 느낌이 들어서 더욱 장면에 극적인 느낌을 강조해주는 듯 했어요. 이 장면을 보기 위해서라도 실제 무대를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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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식 막장 전개

아래쪽에 따로 소개할 예정이지만, <팬텀>은 <오페라의 유령>의 스핀오프라 할 정도로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서사적 내용이 추가가 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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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뮤지컬에 클래식과 발레까지 곁들여져서 종합 무대 예술의 극치를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특히 발레가 나오는 부분은 극 중 팬텀의 서사가 들어가 있는 부분이고, 굉장히 신파적인 요소가 강하더라구요.

 

너무 유명한 발레리나와 발레리노 분이 나오셔서 그 애절함과 예술미가 극대화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한국인에게 익숙한 막장 요소가 나와서 이 부분은 살짝 그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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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또 이러한 극변한 서사 덕분에 자칫 루즈할 수 있는 이야기에 더욱 극적인 재미를 부여해주는 것 같고, 더불어 팬텀이라는 인물을 더욱 이해할 수 있어서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솔직히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은 너무 집착왕이라 공감도 안 되고 무섭게만 느껴졌었거든요. 하지만 덕분에 조금 더 인간미가 느껴지는 팬텀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서사에 몰입하기는 좋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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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캐스트 소개

그럼 뮤지컬 <팬텀> 속의 주요 등장인물들과 역할을 맡은 배우들을 간단히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팬텀(규현)

난인도가 높기로 유명한 팬텀에 보통은 성악 출신이거나 엄청난 보컬을 지닌 배우들이 캐스팅이 된다고 하는데요. 유일하게 아이돌로서 규현이 첫 캐스팅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공연 전에는 살짝 우려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팬텀

 

 

하지만 아이돌이라고 해도 벌써 10년차에 베테랑에 많은 쟁쟁한 작품에서 실력과 경험을 쌓아온 이력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탄탄하고 성악스러운 발성을 보여주어서 놀랍더라구요. 

 

물론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따뜻한 보컬톤이나 순한 이미지가 뭔가 비련한 남주의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베르테르나 청년미 낭낭한 남주 캐릭터가 굉장히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2. 크리스틴(임선혜)

팬텀보다도 더 극강의 난이도 넘버를 불러야 하는 크리스틴 역은 대부분 전통 성악가 출신 배우들이 맡더라구요. 임선혜 배우는 얼굴은 익숙치 않았지만, 알고 보니 엄청난 고음을 소화하는 해외에서 엄청 유명한 성악가라고 하더라구요. 성악을 잘 모르지만, 크리스틴의 유명한 곡을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확실히 클라스가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크리스틴

 

임선혜 배우는 <팬텀>이 첫 뮤지컬 작품으로 그 전에는 뮤지컬 경력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팬텀> 초연부터, 3, 4연까지 함께 해온 경력자가 되었죠. 하지만 더 이상 크리스틴 역으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조금 아쉽네요. 그래도 다행히 이렇게 영상으로 박제되어서 덕분에 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3. 카리에르(윤영석)

초반에 바로 실직되셔서 존재감이 금방 사라졌지만, 알고 보면 팬텀의 출생의 비밀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엄청 중요한 인물인 카리에르인데요.

 

카리에르

 

 

카리에르 역을 맡으신 윤영석 배우님은 놀랍게도 국내 초대 팬텀을 맡으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초연 당시 팬텀 역을 찾기 위해 캐스팅 난항을 겪던 제작진이 앙상블로 지원한 윤영석 배우님을 발견하고 팬텀역을 맡겼다고 합니다.

 

크리스틴 그 자체로 불리는 김소현 배우와 찍은 오래된 초연 영상에서 윤영석 배우의 팬텀을 볼 수 있는데요. 보컬이나 이미지가 딱 제가 생각하던 팬텀 그 자체더라구요. 왜 캐스팅을 했는지 충분히 납득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세월이 흐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나이대가 있는 조연 캐릭터로 옮겨지긴 했지만, 벌써 팬텀에서만 주요 인물 2명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 같아요. 배우님 본인에게는 더욱 뜻깊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카를로타(신영숙)

뮤지컬 관련 프로그램에서만 종종 보고 아쉽게도 실제로 공연을 보지 못했던 신영숙 배우님을 드디어 영접했습니다. 물론 온라인으로요. 저의 믿보좌 배우가 또 생겼네요.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만큼이나 존재감이 엄청 빛낸 캐릭터인데요. 자칫 어둡고 지루할 수 있는 극의 활력을 담당해서 정말 모든 장면을 보는 것이 즐겁더라구요.

 

마담-카를로타

 

 

단순히 유머러스한 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넘버가 난이도가 높아서 놀랐어요. 진짜 아무나 소화하기 힘들 것 같은 느낌. 그런데 신영숙 배우의 클라스는 역시 다르네요.

 

전혀 높은 난이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매끄럽게 어려운 넘버를 자연스럽게 소화하시는 걸 보는데 왜 이렇게 믿으직스러운 건지. 진정 카를로타 그 자체였습니다. 앞으로 신영숙 배우님 작품은 고민도 없이 볼 듯 합니다.

 

 

5. 필립 드 샹동백작(에녹)

서브 남주라기엔 뭔가 존재감과 분량이 참 미비했던 샹동백작이였는데요. 하지만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에 절로 존재감이 느껴졌습니다. 

 

필립

 

에녹 배우님은 이 작품에서 처음 봤는데요. 딱히 분량도 적고 캐릭터 자체의 매력도 그냥저냥인데, 에녹 배우님이 나름 멋있게 살리신 느낌이 들더라구요. 짧게 나마 보컬도 굉장히 안정적이고 좋았습니다. 다음번에는 좀 더 분량이 많은 작품에서 보고 싶네요.

 

 

또 다른 오페라의 유령?

저는 처음에 <팬텀>이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작품인 줄 알았어요. 제목만 다르게 해서 나온가 싶었거든요. 하지만 결론은 전혀 다른 작품이라는 것을 직접 보고 나니 알겠더라구요. 두 작품 모두 프랑스 추리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만들어져서 저처럼 쉽게 오해하기 쉬운데요.

 

팬텀과-오페라의-유령-포스터

 

 

원작도 같고 심지어 오페라와 성악을 베이스로 하다 보니 사실 비슷한 느낌이 들긴 해요. 실제로 캐스팅의 경우에도 다른 뮤지컬과 달리 전통 성악가 출신이 대부분이였으니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다른 대극장 공연보다도 뮤지컬의 느낌보다는 살짝 오페라의 느낌이 더 묻어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하지만 원작이 같은 것에 비해 아이러니하게도 <오페라의 유령>은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엄청 유명하지만, 그에 반해 <팬텀>은 그닥 유명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넘버도 <오페라의 유령>이 더 유명한 듯 하고 말이죠.

 

뮤지컬 <팬텀>은 제작도 미뤄지던 상황에서 공연도 몇 년 후에야 간신히 하게 되었고, 흥행면에서도 국내를 포함해서 겨우 몇 곳만 알려졌다고 합니다.

 

두 작품을 만든 제작사와 작곡가 등 연출진은 전혀 다르며, 심지어 캐릭터도 일부 추가되거나 변경된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원작 그대로 충실히 만들어진 작품이 <오페라의 유령>이라면 <팬텀>은 팬텀의 숨겨진 이야기가 담긴 스핀 오픈 격이라고 볼 수 있죠.

 

 

 

동일한 인물의 다른 해석과 연출

주인공인 크리스틴과 팬텀의 캐릭터성도 좀 더 변경이 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은 정말 너무 수동적인 단편적 인물로 그려지고, 팬텀의 경우에는 너무 광기 어린 무서운 인물로 그려지더라구요. 하지만 <팬텀>에서는 크리스틴은 조금 다르고, 팬텀의 경우에는 서사가 덧입혀지면서 인간미가 더 생긴 듯한 느낌입니다.

 

▶ 뮤지컬 <팬텀> 넘버 '그 어디에'

 

 

확실히 <오페라의 유령>은 원작의 클래식한 맛이 더해져 웅장하고 비장한 매력이 가득하지만, 개인적으로 <팬텀>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서사적인 측면이 개인적으로는 더 와 닿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세계 4대 뮤지컬이면서 브로드웨이에서 엄청 사랑받는 작품인 <오페라의 유령>의 세트와 연출은 압도적이라고 하니, 한 번쯤은 직관을 해봐도 좋을 듯 합니다. 

 

 

 

올해 오랜만에 돌아오는 <오페라 유령>

주기적으로 공연되는 <팬텀>과 달리 아쉽게도 <오페라의 유령>은 유명한 것에 비해 국내에 잘 공연되지 않는 편이라고 해요. 기약도 거의 없는 편이라 무조건 올리면 봐야한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마침 올해 2023년 2월에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공연이 진행된다고 하더라구요. 

 

 

혹시 보고싶었던 분들은 꼭 올해 공연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실 저도 <오페라의 유령>은 영화로만 봤어서 실제 무대 공연이 어떨지 너무 궁금하네요. 과연 피켓팅 속에 티켓을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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