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와 함께 미국에서 엄청난 밈을 탄생시키며 시종일관 화제로 전 세계 영화계가 시끌시끌하게 만든 주인공 영화 <바비>를 뒤늦게 봤습니다. 원래 인기 있을 때 꼭 안 보고 뒤늦게 보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바로 저에요. 다만 아직 <오펜하이머>는 좋은 평에도 불구 엄청난 러닝타임에 시도할 엄두가 안 나네요.

 

 

 

 

영화 바비 소개

영화 <바비>는 2023년 여름에 국내에서 개봉했는데요. 우리가 익히 아는 인형 '바비'를 실사화하여 만든 영화입니다. 주인공 바비 역에는 할리퀸으로 유명한 마고 로비가 캐스팅 되어 개봉 전부터도 큰 기대를 모았었죠. 심지어 남자 인형인 켄 역에는 영화 <라라랜드>로 더욱 유명해진 라이언 고슬링이 맡았습니다.

 

바비-포스터

바비

2023 | 미국 | 114분
장르 : 드라마
감독 : 그레타 거윅
출연 :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 아메리카 페레라, 케이트 맥키넌, 잇사 레이, 두아 리파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이라는 투톱 캐스팅으로 엄청난데 심지어 감독은 그레타 거윅이 맡았습니다. 그레타 거윅은 영화 <레이디 버드>, <작은 아씨들> 등 연달아 호평과 흥행에 성공한 미국 감독인데요. <프란시스 하>에서 직접 멋진 연기를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여성 서사 중심의 섬세하고도 따뜻한 연출로 크게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죠.

 

그레타-거윅-영화들

 

그런 그녀가 이번 작품을 맡았다고 했을 때 살짝 의아하긴 했습니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결이였기 때문이죠. 그래도 워낙 전작들이 훌륭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기대가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영화 포스터만 봤을 때는 유치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예고편을 보는 순간 생각보다 감각적인 연출과 퀄리티에 과연 어떤 작품인지 호기심이 생겨서 보고 싶어지더라구요. 거기다 국내에는 다소 호불호가 크게 나뉘지만 미국에서는 꽤 호평을 받고 인기를 끌었기에 도욱 궁금해졌습니다.

 

 

 

줄거리

바비-스틸컷1

 

오늘도 평화로운 바비랜드에서 깨어난 바비(마고 로비)는 수많은 다양한 모습의 바비들과 기쁘게 인사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파트너 켄(라이언 고슬링)은 항상 바비에게 사랑을 갈구하며 애정을 과시하지만 그저 바비는 친절하게 인사를 할 뿐이죠.

 

바비-스틸컷3

 

 

그러던 어느 날 바비는 불연듯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 뒤부터 갑자기 입냄새가 나는 듯 하고 샤워를 하는 데 찬물이 나오는 등 이상한 일이 연이어 벌어지게 되죠. 심지어 하이힐을 신기 위해 항상 까치발 모양이였던 발이 평평해지고 바비는 이에 놀라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게 됩니다.

 

 

바비는 친구들의 조언을 듣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상한 바비(케이트 맥키넌)'를 찾아가게 되는데요. 그녀는 어린 여자아이들이 심하게 가지고 노는 바람에 낙서투성이 얼굴에 엉성하게 잘린 머리카락을 지닌 불쌍한 인형으로 바비들과 떨어져 홀로 외롭게 살고 있었는데요.

 

바비-스틸컷4

 

 

그녀는 현실 세계에서 바비를 가지고 노는 소녀에게 무엇인가 슬픈 일이 생겼고 그로 인해 몸에 변화가 일어났을 것이라 말합니다. 이에 바비는 직접 그 소녀를 만나 원인을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죠. 그렇게 현실 세계에 홀로 차를 타고 가는데 뒷좌석에 몰래 타고 있던 켄이 깜짝 등장합니다.

 

바비-스틸컷5

 

그렇게 함께 현실 속 켈리포니아에 도착한 바비와 켄은 호기롭게 해변가에 도착했지만, 바비랜드와 전혀 다른 남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사회에 큰 충격을 받게 되죠. 여성이면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바비랜드와 다른 세계에 잠시 바비는 혼란스러워하지만 곧 긍정의 마인드로 자신을 갖고 있는 소녀를 찾아나섭니다.

 

바비-스틸컷6

 

그리고 드디어 사샤(아리아나 그린블랫)라는 소녀를 만나게 되는데요. 한창 사춘기 특유의 반항감을 지니고 있던 소녀의 앞에 바비는 한껏 쾌활하게 등장합니다. 하지만 사샤의 반응은 시근퉁했죠. 이에 당황하던 바비는 현실 세계의 여자 아이들이 더 이상 바비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곧바로 바비는 자신을 만든 회사인 마텔 본사로 불려가게 되는데요. 과거에도 이런 일을 겪었던 경영진들은 바비를 다시 포장해서 바비랜드로 보내버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한 할머니의 도움을 무사히 건물 밖으로 도망치고, 마텔 사 비서로 일하던 글로리아(아메리카 페레라)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알고 보니 글로리아는 사샤의 엄마였고, 어린 시절 바비를 갖고 놀던 주인공이 바로 글로리아였던 것이죠. 그녀는 바비가 마텔 사로 들어오는 순간 바로 알아봤고, 위기의 순간 그녀를 바로 구출해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같은 사연을 알게 된 바비는 기쁜 마음으로 글로리아, 사샤와 함께 바비랜드로 향합니다.

 

 

그러나 바비랜드는 이전과 사뭇 달라져 있었는데요. 바비와 함께 현실세계에 왔다가 남성이 우월한 세계에 큰 감명을 받은 켄은 곧바로 홀로 돌아와 다른 켄들에게 가부장제를 설파해 켄덤을 만들어 버린 것이었죠. 거기다 켄은 바비의 하우스마저 점령한 상태였고, 다른 바비들 또한 세뇌당해 켄들이 시키는대로 맞춰주고 있었죠.

 

 

이에 큰 충격을 받은 바비는 주저앉고, 글로리아와 사샤는 씁쓸한 마음으로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돌아가던 중 사샤는 이대로 끝낼 수 없다며 엄마와 함께 다시 켄덤로 돌아가죠. 그리고 바비와 함께 다른 바비들의 세뇌를 풀고, 완전한 켄덤을 만들기 위해 헌법을 만들려는 켄을 제정할 방법을 고민하기 위한 묘수를 짜냅니다.

 

 

 

 

알록달록 눈이 즐거운 연출과 화려한 캐스팅

바비-포스터2

 

영화 초반에는 마치 인형이 그대로 튀어나온 듯한 마고 로비의 바비와 세트장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실제로 인형놀이를 하는 듯한 센스 높은 연출에 눈도 즐겁고 굉장히 흥미진진한 오프닝이였습니다. 심지어 두아 라파의 묵직하면서도 찰떡같은 OST도 흥겨움을 더욱 배가시켜주었죠.

 

바비-포스터3
바비-포스터4

 

심지어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 외에도 정말 쟁쟁한 배우들의 캐스팅이 놀라웠습니다. 아니 이 배우도 나왔다고 할 정도로 짧게 스쳐가는 분량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개성가 빛을 내보인 배우들이 많더라구요. 가장 인상적인였던 것은 아무래도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3명이나 나았고, 그 외에도 너무 반가운 인물들이 많았는데요.

 

 

가장 충격적인 반전 모습을 보여준 건 바로 캐나다 시트콤인 <김씨네 편의점>에서 장남 '정' 역으로 나왔던 시우 리무의 엄청 킹받는 댄스신이 아닌가 싶네요. 진지하게 멋진 척 폼을 잡고 추는 것이 참 너무 웃겨서 빵빵 터져가며 봤습니다.

 

바비-포스터5

 

그리고 바비와 켄 말고도 이상한 바비를 포함해 켄의 친구이자 유일한 앨런이라는 인형과 임신한 밋지라는 인형이 나오는데요. 이들은 바비와 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는 데 그 모습이 참 애잔하고 웃픕니다.

 

바비-포스터6

 

해외판 포스터가 국내에 번역되면서 간혹 아쉽게 변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바비의 경우에는 해외에까지 알려질 정도로 꽤 논란이 되었더라구요. 해외판 버전의 경우 24종 캐릭터에 맞게 각각 문구가 다르게 쓰여있는데, 국내에서는 문구를 지우고 바비나 인어 등 문구를 단순화 시키고, 7종 밖에 공개가 안 되었다고 합니다.

 

 

거기다 국내 내한 행사 때 한복 전문가와 관련된 여타 문제까지 있어서 참으로 다사다난한 홍보과정을 거치지 않았나 싶네요. 하지만 영화 자체의 논란도 있었는데요. 영화에서 중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남중국해 구단선 지도가 등장하는 바람에 베트남에서는 상영 금지했고, 필리핀에서는 그 부분을 흐릿하게 처리하여 상영했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뻔하고 단조로웠던 주제의식

바비-스틸컷7

 

예고편이 너무나 강렬했기에 영화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컸는데요. 거기다 좋아하는 그레타 거윅의 연출이니 더욱 그랬던 듯 합니다. 이에 답변하듯 영화의 초반은 실제같은 세트장과 흥겨운 춤과 노래로 무척 재밌었는데요. 중반부로 들어서면서 뻔한 전개로 넘어가면서 살짝 지루해지더라구요.

 

바비-스틸컷8

 

사실 바비는 미국의 여자아이들이라면 한 번쯤 갖고 놀아봤을 추억의 인형이겠지만, 상대적으로 아시아권의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낯선 인형이라 영화를 딱 봤을 때 오는 감흥은 조금 덜하더라구요. 차라리 디즈니 실사화가 더 감동적으로 와 닿는달까요.

 

 

영화는 화려한 연출과 다르게 주인공 바비를 통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와 남성 우월주의가 만연한 현실을 유쾌하게 비꼰 블랙코미디인데요. 가부장제를 풍자하면서 강한 페미니즘을 요소를 드러내지만, 한편으로는 켄 못지 않게 바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이상한 바비나 앨런, 밋지같은 캐릭터를 등장하며 조금 더 넓은 의미의 주제를 전달합니다.

 

 

여성이 우위에 있는 바비랜드도 남성이 우위에 있는 현실 세계도 모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며 결국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인식하고 어디에 속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거리를 던져주는 듯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주제인데도 불구 너무 가벼운 코미디로만 연출된 듯 해서 깊이가 약했고, 후반부 연출도 조금 지루하더라구요.

 

 

바비와 켄 말고 좀 더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하여 깊이를 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요. 물론 그렇게 되면 조금 산만해지긴 할테지만 말이에요. 그래도 영화적 퀄리티로 보자면 역시나 탄탄한 자본력이 들어간만큼 아주 좋았던 듯 합니다. 기대가 컸던터라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래도 아주 나쁘지는 않았던 듯 합니다.

 

 

▼ 관련 포스팅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2 정주행 후기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 - 성장이야기가 담긴 하이틴 로맨스 영드추천

브리저튼 Bridgerton 화제의 넷플릭스 신개념 시대극 추천

로알드 달의 뮤지컬 마틸다 - 기대보다 더 재밌었던 넷플릭스 뮤지컬 영화 추천

넷플릭스 선과 악의 학교 - 선과 악을 신박하게 비튼 하이틴 판타지 영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