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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에 한 해동안 기대되는 뮤지컬과 연극 라인업 작품 중에서 <엔젤스 인 아메리카>를 소개해드렸는데요. 무려 2파트로 나눠서 장장 8시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가진 실험적인 작품이라 기대가 컸는데, 치열한 티켓팅에 실패하고 코로나에 취소되면서 굉장히 안타까움을 많이 가졌었습니다. 아쉽게도 그 이후로는 작품이 올라온다는 소식이 없네요.

 

 

아무래도 배우의 입장에서도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연기를 하긴 쉽지 않은 난해하고 긴 작품이라 그런가 봅니다. 그런데 우연히 웨이브를 통해 HBO에서 제작한 6부작 동명의 드라마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너무 궁금했던터라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안타깝게도 현재는 HBO와의 계약이 무산되었는지 다 내려가버렸네요.

 

 

 

엔젤스 인 아메리카 드라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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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스 인 아메리카

방영 : 2003
채널 : HBO
회차 : 6부작
출연 : 알 파치노, 메릴 스트립, 엠마 톰슨, 메리 루이스 파커, 제프리 라이트, 패트릭 윌슨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80년대 에이즈가 창궐하던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동성애자, 유대인, 흑인, 모르몬교, 에이즈 환자 등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정체성 혼란을 그린 이야기인데요. 천상과 지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독특한 연출과 1인 다역을 펼치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큰 호평 속에서 많은 상을 휩쓸었던 작품입니다.

 

 

이 드라마의 20세기 말 영미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동명의 연극을 원작인데요.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극작가로 불리는 토니 쿠쉬너가 이 작품으로 기자들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을 수상하였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초연 이후 토니상, 올리비에상 등을 수상하며 현대 연극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죠.

 

 

 

엔젤스 인 아메리카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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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는 할머니 장례식장에 참석 중에 동성 연인인 프라리어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이로 인해 루이스는 에이즈가 옮았을까봐 크게 식겁하는 동시에 프라이어가 죽을까봐 걱정하기 시작하죠. 결국 프라이어의 상태는 악화되고 곧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갑작스럽게 변해버린 현실이 두려워진 루이스는 프라이어를 잠시 떠나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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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모르몬교도인 조와 그의 부인 하퍼는 남녀가 아닌 친구 관계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가져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하는 하퍼와 달리 조는 그저 의무적으로 이를 이행할 뿐이였죠. 이로 인해 하퍼는 무척 외로워하며 결혼생활에 큰 불만을 토로하며 매일 약에 의존해 환영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약물에 취한 하퍼는 환영 속에서 프라이어를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남편 조가 동성애자임을 알게 됩니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하퍼에게 조는 솔직하게 동성애자임을 인정하고 하퍼를 떠나지 못하는 마음을 전하죠. 이러한 조를 받아들여야 하는 하퍼를 괴로움에 그를 벗어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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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는 하퍼가 없어져 불안해하며 자신과 비슷한 동성애자이자 변호사인 로이의 워싱턴 제안을 거절하려 하지만, 로이는 오히려 모진 말과 행동으로 그를 다그칩니다. 알고 보니 로이는 에이즈에 걸려 죽을 위기에 빠져있던 상황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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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퍼는 추운 남극에 가 있는 환영에 빠져 가상의 아이를 낳고 잘 살고 싶어하는데요. 하지만 현실은 그녀가 브루클린 인근의 공원에서 배회하던 중이였고, 다행히 경찰에 의해 발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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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어는 퇴원 후 자신을 떠났다가 돌아온 루이스에 대한 배신감에 몸서리를 치던 중 같은 가문의 선조들이 나타나 천사가 올 것이라는 예언을 환영으로 보게 되죠. 뒤어 천사로부터 예언서를 전달받는 꿈을 꾼 프라이어는 자신이 예언자라고 굳게 믿지만, 동성애자 친구이자 간호사인 벨리즈는 그저 불안으로 생긴 상상일 뿐이라며 그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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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어를 잠시 떠났던 루이스는 일터에서 우연히 조와 재회해 서로의 힘든 근황을 얘기하다가 한층 가까워지고 결국 잠자리를 가지게 되는데요.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지게 되면서 루이스는 조가 모르몬교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한편 조의 어머니인 해나는 아들을 만나러 유타에서 뉴욕으로 건너와 모르몬교 방문객 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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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어는 자신을 찾아온 루이스에게 차갑게 다신 오지 말라며 내쫓고, 엄마를 찾아 모르몬교 방문객 센터로 향하는 조를 미행하다가 그곳에서 해나와 마주치던 중 열이 오르며 쓰러지게 됩니다. 그로 인해 해나는 병원에 입원한 프라이어를 하룻밤 돌봐주게 되고, 프라이어는 자신이 예언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놓음과 동시에 두 사람은 천사를 만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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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환상의 경계 속에서 프라이어는 천사에게 예언서를 돌려주게 됩니다. 한편 루이스는 조의 이중적인 면에 대해 따지며 그를 구타하는데요. 이내 곧 자신 또한 별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후회하게 되죠. 그리고 경찰에 의해 구조된 하퍼는 그동안의 미련을 버리고 조를 떠나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향하게 됩니다.

 

 

 

독특하고 실험적인 연출과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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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본 80~90년대의 미국은 미드 <프렌즈>나 여타 할리우드식 영화를 통해 경제 부흥기의 활기참과 유쾌함이 가득한 이미지로 기억에 남아있는데요.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그와 전혀 상반되는 암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드라마에서는 동성애자와 에이즈 환자, 그리고 흑인 간호사와 백인 보수주의 환자와 독실한 모르몬교라는 종교인 등 각기 다른 신념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모두가 지닌 공통점은 바로 사회의 주류에 속하지 못하는 소수자라는 점이었죠. 사실 모르몬교 또는 몰몬교라는 종교가 많이 생소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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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품에서 한 두 번 언급된 적이 있어서 궁금했는데 굉장히 폐쇄적인 소수 종교가 아닌가 싶더라구요. 찾아보니 1820~30년대에 뉴욕 서부에서 시작한 기독교의 한 종파라고 하는데요. 일부 이단으로 여겨지는 듯도 하지만 미국에서는 하나의 소수 종교로서 인정되는 듯 합니다. 규칙이 굉장히 많고 엄격해서 대중적이진 않은 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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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소수자들은 일부 사회의 편견과 차별로 인해 스스로를 감추며 정체성 혼란을 겪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병으로 인해 환영으로 이어지면서 천상와 천상계가 등장하는 독특한 연출이 펼쳐지죠. 스토리가 굉장히 난해하고 독특해서 굉장히 실험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난해하고 복잡한 듯 하지만 결국은 인류애에 대한 이야기 (스포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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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솔직히 재미로 볼 작품은 아닌 듯 합니다. 그렇다고 아주 지루해서 못 볼 정도는 아니였어요. 그래도 6부작에 한 회당 1시간 가까이 되는 분량이라 한 번에 정주행하긴 버거웠는데요. 조금씩 나눠서 끝까지 천천히 봤네요. 내용이 무겁고 난해하긴 해도 찬찬히 보다보니 굉장히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작품이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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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현실과 꿈의 경계로 넘어가는 무의식 장면이 굉장히 신박했고, 한편으로는 말로 정의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주었거든요. 더불어 현재는 다양햐진 미국 사회가 지금에 오기까지 겪은 무수한 진통 중의 하나라고 느껴지기도 했어요. 물론 글을 쓰는 지금도 더욱 더 다양해져가고 있는 미국이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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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과 중반에는 신기함과 난해함이 뒤엉켜 혼란스러워하는 등장인물들처럼 현실과 꿈이 뭔지 헷갈려하며 봤는데요. 사실 뭔가 분석을 하며 보기보단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보는 게 더 이해가 잘 되는 느낌이였습니다. 사실 원작자의 의도를 전부 헤아리긴 어려웠지만, 마지막 엔딩에 들어서 결론은 인류애를 말하고 싶은 거구나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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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의 과반수가 동성애자에 치중되어 있긴 하지만 사실상 서로 이해할 수 없었던 백인과 흑인, 모르몬교와 동성애자,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등 양방향에 머물러있던 인물들은 어느 순간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신비로운 경험을 통해 따스한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친구 사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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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도 그렇지만 우리는 쉽게 누군가를 미워하고 편견을 갖고 욕을 하지만 사실 엄청난 죽음이나 사건의 앞에 서면 그러한 감정을 굉장히 사소하고 부수적인 것을 깨닫게 됩니다. 솔직히 존재하는지는 모르지만 신적인 존재들의 입장에서 인간세상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행동들과 관계들이 얼마나 작아보이고 가소로울까 싶더라구요.

 

 

인생은 이보다 더 이해할 수 없고 복작한 것들로 가득한데 말이죠.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마치 한 편의 거대한 교향곡처럼 초반부터 매섭게 휘몰아치고 혼란을 가중시켰지만, 후반부에는 그저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듯이 평온하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마무리를 짓는 굉장히 좋은 작품이였습니다. 무엇보다 엔딩이 참 좋아서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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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는 지금 멈춰 있어요.
겨울에는 관이 얼 수도 있어 작동을 안 하죠.
하지만 여름에는 정말 장관이에요.
그때 또 와 보고 싶어요.
그럴 수 있길 바라요.
이 질병으로 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겠지만 대부분 살아가겠죠.
우리는 죽은 이들을 기리며 계속 살기 위해 싸울 거에요.
도망가지 않을 거에요.
더는 숨어서 비참하게 죽지 않을 겁니다.
세상은 앞으로 나아갈 뿐이죠.
우리는 그런 세상의 시민으로 살 거에요.
마침내 대가 되었군요.
안녕히.
여러분 한 명 한 명 너무 멋진 존재에요.
축복합니다.
충실한 삶을 사에요.
위대한 일이 시작됩니다.

 

 

 

 

실제 무대에서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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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는 당시에도 너무 유명했던 알 파치노, 메릴 스트립, 엠마 톰슨, 제프리 라이트 등 쟁쟁한 배우들의 1인 다역이라는 다채로운 열연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였는데요. 연극 버전 또한 <스파이더맨>으로 유명한 앤드류 가필드가 출연했더라구요. 그 외에 배우들도 굉장히 쟁쟁해서 연극판으로도 보고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국내에서는 2022년에 국립극단에서 진행되었는데요. 무려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더욱 인기가 높아진 정경호 배우가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해서 그야말로 큰 화제가 되었죠. 비록 코로나로 인해 아쉽게 끝이 나버렸지만, 당시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는데요. 안타깝게도 그 이후로는 공연 소식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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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립극단

 

연극으로 알게 된 작품이라 연극 버전이 가장 보고싶은데요. 물론 실제로 연극이 원작이기도 하고 말이죠. 하지만 내용이 무척 궁금했었는데, 웨이브 덕분에  HBO 버전의 드라마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비록 현재는 서비스가 중단되어 국내에서 보긴 어려워졌지만, 추후 다시 올라오게 된다면 꼭 한 번쯤 봐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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