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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왓챠에서 홍보하는 걸 봤으나, 차마 끔찍할까봐 보지 못했던 미드 <체르노빌>. 하지만 최근에 이 작품을 본 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보게 되었어요. 현재 왓챠는 계약종료로 보지 못 하고, HBO와 협업한 웨이브에서 시청이 가능한데요. 막상 보고 나니 예상대로 끔찍했으나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드 체르노빌 소개

이 드라마는 1986년 4월 26일에 일어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 사고를 다루고 있는 실화인데요. 다큐멘터리는 아니고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입니다. 2019년에 미국 HBO에서 5부작으로 방영된 미니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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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미국 HBO  |  2019  |  5부작 (완)
감독 : 요한 렝크
출연 : 자레드 해리스, 스텔란 스카스가드, 에밀리 왓슨, 제시 버클리

 

고증 맛집 HBO답게 방대한 자료 조사와 더불어 철저하게 그 시대를 재현하여, 당시 구소련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로부터 정말 디테일하다는 극찬을 얻었다고 해요.

 

연출은 미드<워킹데드>로 너무 유명한 요한 렝크 감독이 맡았고, 극본은 <무서운 영화3>, <행오버2>를 쓴 크레이그 메이진이 썼다고 합니다. 크레이그 메이진은 이 드라마를 실감나게 재현하기 위해 2014년도부터 직접 자료를 찾아다니며 오랫동안 써 왔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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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캐스팅 라인업도 정말 쟁쟁했는데요. <맘마미아>, <님포매니악> 등으로 너무 유명한 스웨덴 배우 스텔란 스카스가드와 <펀치 드렁크 러브>, <어 로얄 나이트 아웃> 등 엄청난 필모를 자랑하는 에밀리 왓슨을 포함해 여럿 유명한 배우들이 캐스팅되었습니다.

 

가장 반가웠던 배우는 바로 제시 버클리였는데요. BBC <전쟁과 평화>에서 마리아 역을 잘 소화해서 완전 팬이 되어버렸죠. 그 외에 단역들도 짧게 스치는 역할 중에서도 꽤 익숙한 얼굴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특히 배리 키오건 말이죠.

 

 

줄거리

1988년 4월 26일 감시를 당하던 '발레리 레가소프'는 자신의 이야기를 테이프에 녹음하고 그것을 비밀 장소에 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리고 때는 2년 전인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로 돌아갑니다. 새벽 야간 교대 후 들어온 연구원 직원들은 원전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게 되고 그 즉시 수석 기술자 '아냐톨리 댜틀로프'에게 보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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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부하 직원들의 말을 일절 무시하고, 윽박과 폭언을 일삼으며 멋대로 실험을 강행하고 결국 노심이 폭발하고 맙니다. 그러나 그는 폭발하는 상황에서도 현실을 부정하며 말도 안되는 지시를 내리면서 결국 부하 직원들 일부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고 말죠. 

 

한편 원전 화재로 지역 소방관이 모두 소집되어 진압을 시도하는데 작업 도중 하나 둘 몸의 이상을 일으키고, 피부가 붉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폭발음으로 하나 둘 밖으로 나와 원전쪽에서부터 빛나는 기묘한 하늘과 더불어 잿빛 가루를 신기해하면서 그저 가족들과 함께 낭만스럽게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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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폭발 이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소장 '빅토르 브류하노프'와 부소장 '니콜라이 포민'이 오게 됩니다. 하지만 관료주의와 승진에 눈이 먼 이들은 사고가 잘 진압되었다는 댜틀로프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짜고 치는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이후 정부 최고위층들이 모인 회의가 소집되고, 유일하게 레가소프만이 위험성을 주장하지만, 과학자나 모든 의원들은 그를 불신하며 심각성을 깨닫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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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장관회의 부의장이나 연료동력부 장관으로 소집되어 온 '보리스 셰르비나'도 처음에는 그를 못마땅해하고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으나, 직접 심각한 현장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그를 신뢰하게 됩니다. 이후 직접 소련의 서기장인 고르바초프를 직접 설득하고, 사고 수습을 위한 여러 방편을 아낌없이 지원하며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하늘의 이상함을 감지한 벨라루스 핵 물리학자 '호뮤크'은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태 해결을 돕고, 설득하기 위해 소련으로 오게 됩니다. 한편 현장에 투입되었던 소방관의 아내였던 '류드밀라 이그나텐코'는 임신중이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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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남편은 모스크바의 병원에 입원하고 마을 주민들 모두 대피하게 되는 상황 속에서 남편을 찾아 모스크바로 향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는 원전 사고의 뒷사태를 어떻게든 수습하기 위해 광부, 군인 등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하나 둘 해결해나가기 시작합니다.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사실 원자력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노심이니 용해니 다 용어가 어렵게 느껴졌는데요. 그래도 사건의 심각성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없이 이해할 수 있었어요.

 

마지막회에서는 국가 재판 형태의 청문회가 열리는데요. 그곳에서 레가소프와 셰르비나의 원자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서 좀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물론 살짝 지루하긴 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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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서 내내 화가나고 답답하기 그지없었던 수석기술자와 고위직 관료자들. 그리고 정부. 구소련 시대라는 시대상을 이해하고 넘어가더라도 사건이 벌어지는 자세한 경위를 보면 정말 어이가 없다 못해 황당하기 그지 없다고 느껴졌어요. 

 

기껏 수석 기술자로 앉힌 사람은 상황파악도 못하고 극강 꼰대질을 일삼더니, 갑자기 말도 안되는 테스트를 말그대로 강행합니다. 그리고 결국 폭발이 일어났는데 불구 계속 되는 현실도피를 보면서 진정 이런 사람이 리더라니 참 끔찍한 형국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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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건의 결정적 원인자가 한 말을 철썩같이 믿어버리고,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말의 의심도 싹 무시해버리는 그들의 태도에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사건 초기에 빠른 처리가 얼마나 중요한데,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에도 심각성을 모른 채 그저 절차와 수치를 따져대는 모습에 아주 울화통이 치밀었습니다.

 

 

무책임한 고위관료들로 인해 생사에 내몰린 사람들

유일하게 반기를 들고 진실을 외치던 레가소프에게 다가선 KGB 국장과 정부는 그저 자신의 나라의 위신을 챙기기 위해 다른 나라로 이 사실이 나가지 않기 위해 애쓸 뿐이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백만, 수천면의 국민들과 인부, 광부, 군인 등이 희생되었는데, 그들은 그저 국가를 위한 일이다라는 달콤한 세뇌로 이들을 위험한 현장으로 내몰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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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나마 영화에서 희망적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호뮤크나 소방관, 연구원, 군인같은 영웅들의 모습이 곳곳에 담겼다는 점인데요.

 

그들은 실제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나라를 위해 그리고 다른 이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며 위험한 현장에서 수습을 도왔는데요. 그 모습이 참 감동적이면서도 슬프더라구요. 정말 엄청난 권력과 재력을 지닌 윗 사람들은 저렇게 평화롭게 자신 이익만 따지고 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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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특히 인상깊었던 인물은 핵 물리학자 호뮤크. 실제로 체르노빌과 가까이 인접해 있었던 주변 나라들도 이 사고로 인한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요. 실존 인물인 다른 캐릭터와 달리 호뮤크는 가상의 캐릭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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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양심적으로 진실을 말하고 사태 수습에 힘쓴 여러 과학자들의 모습을 호뮤크라는 인물에 담았다고 하네요. 비극적인 사건을 마주할 때 우리는 참 절망스럽지만, 그 과정에서도 이러한 영웅들이 항상 존재하고, 그래서 더욱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더 빛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도 벌어지고 있는 원전의 공포

대사는 러시아어가 아닌 영어로 나오는데요. 현지인이라면 다소 어색할 수 있겠지만, 워낙에 배경과 의상, 그리고 분장이 당시 우크라이나를 그대로 재현한 듯한 리얼함이 있어서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사실 비교적 최근(그래도 이미 꽤 지난 사건이지만) 이웃 나라인 일본에서도 원전 사고가 크게 났던 것처럼 이러한 재난 상황이 비단 남의 일처럼, 그리고 오래된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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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 원전이 한 곳이라도 남아있는 한 체르노빌과 같은 위험을 모두가 안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뉴스로 그냥 바라볼 때도 충분히 위험하고 무서워보였던 원전 사건이 리얼한 영상으로 직접 접하고 나니 더욱 참혹하고 소름이 끼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끔찍했다고 하니 공포감이 밀려드는 듯 합니다.

 

 

끔찍한 실화를 밀도있게 연출한 수작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는 현재는 우크라이나(구소련)의 수도 키에프에서 북쪽으로 100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궁금해서 찾아보니 30년인 지난 현재까지도 엄청난 방사능 수치가 나오고 있다고 하니 참 끔직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끔찍한 현실을 철저한 고증으로 잘 담아낸 미드 <체르노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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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작이라 보통 드라마에 비하면 짧아서 금방 볼 수 있겠다 싶지만, 사실 내용이 워낙 무겁고 끔찍한 부분도 많아서 한 번에 못 보겠더라구요. 1회도 몇 번씩 끊어가면서 꽤 오랜시간 나눠서 간신히 끝까지 볼 수 있었는데요. 보고 나니 왜 이 작품이 명작으로 손꼽히는 지 알겠더라구요.

 

실화를 기반한데다가 철저한 고증과 섬세한 연출이 더해져서 스토리에 정말 깊게 몰입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심각성도 더욱 느끼고 말이죠. 이를 증명하듯 에미상(미국 방송상),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엄청난 수상을 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수상이 아니여도 보고 나면 충분히 잘 만들어졌다고 느껴지는 드라마였어요.

 

단순히 재난 드라마로 보기에는 실제 사건이 너무 끔찍해서 가볍게 보긴 어렵지만, 충분히 느끼는 바가 많았던 작품이였고, 꼭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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