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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드 <남과북>은 우연히 어떤 사연이 가득담긴듯한 아련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남성배우의 짤을 보고 급찾아서 보게 되었는데요. 보기 전부터 많은 후기들이 호평을 나열하고 있어서 정말 기대를 가지며 정주행했는데, 바로 제 인생작 리스트에 들어가 버린 명작이였습니다.
영드 <남과북> 소개
이 드라마는 엘리자베스 개스켈(1810~1865년)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고전 영드인데요. 이 작가는 영국의 또 따른 유명 여성 작가인 '제인 오스틴'과 함께 당대 인기가 높았던 여류 소설가였다고 합니다.
남과 북
방영 : 2014
채널 : 영국 BBC
회차 : 4부작(완)
출연 : 리처드 아미티지, 다니엘라 덴비 애쉬
다만 중상층의 연애와 사랑이야기에 집중했던 제인 오스틴과는 달리 엘리자베스 개스켈은 당시 영국에서 벌어진 사회적인 문제들을 배경으로 다루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시대 여류작가임에도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드<남과 북>은 총 4부작으로 길지않아서 부담없이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짧은 양에 비해 내용은 가볍지 않고, 매 장면 섬세한 연출이 있다보니, 긴 드라마 못지 않게 여운이 길었던 작품이였어요.
이 드라마는 다른 고전 로맨스 사극과는 달리 시대적인 상황이 조금 어둡다 보니,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겁게 흘러갑니다. 그 무겁고 혼란스러운 상황속에서 벌어지는 인물들간의 갈등과 변화가 굉장히 섬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BBC 공홈 폭파범이 된 남주
드라마의 간략한 내용을 소개하기 전에 먼저 이 드라마로 인해 강력한 수혜를 얻은 배우가 있는데요. 바로 '존 손턴' 역을 맡은 리처드 아미티지라는 영국출신 배우입니다.
<남과 북> 방영 전에는 그렇게 인지도 높은 배우가 아니였는데요. 방영되고 나자 영국 시청자들이 이 배우가 누구냐며 BBC 공홈에 문의글을 많이 남기다 다운되어버려, 그때부터 BBC 공홈 폭파범이 별명이 되었다고 합니다.
과거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콜린 퍼스가 큰 인기를 얻었듯, 리처드 아미티지도 이 드라마 덕분에 엄청난 인기와 화제성을 톡톡히 얻은 배우에요. 사실 국내에서는 영화 <호빗>에서 '소린'역을 맡은 것으로 많이 알려져있다고 하는데요. 호빗을 전편 다 봤음데도, 둘이 같은 인물인지 전혀 몰라봤어요.
사진을 놓고 비교해보니 동일인물이 맞는데, 왜 이리 분위기가 다른건지. 왜 못 알아봤는지 단번에 알겠더라구요. 그래도 같은 인물인 것을 알고보니, 소린의 얼굴이 달라져보입니다. 사실 TMI지만, 호빗에서는 다른 존잘남인 에이단 터너 때문에 더 눈에 안 들어왔을 수도 있어요.
19세기 영국 산업혁명 시대의 <오만과 편견>
드라마는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그 시대에 대한 이해를 간단하게 알고 보시면 더욱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 시대에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화하던 시기에 전통적으로 토지를 소유하고 있던 남부귀족과 신흥 공장을 형성한 북부에서 자본가와 임금노동자들 사이에서 발생했던 갈등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여주인공인 마거릿을 통해서 바라본 신흥 자본가와 착취당하면서 어렵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대조적인 모습을 현실적으로 비추며, 그 당시 산업화로 인해 자행되었던 노동문제를 고발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냉정하고 급격한 발전이 이루어진던 북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차가운 성격의 사업가 '존 손턴'과 따뜻하고 평화로운 남쪽에서 살다 온 중간계급의 여성 '마거릿 헤일'이 만나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죠.
한 마디로 다른 환경과 분위기 속에서 자라온 북쪽 남자와 남쪽 여자가 만나 처음에는 갈등을 겪지만, 점차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인데요.
두 주인공이 처음에는 오해로 첫만남을 시작하고, 남주가 먼저 좋아하게 되는 형식 그리고, 두 남녀의 상반된 성격이 꼭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연상케되더라구요. 이러한 요소가 이 드라마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줄거리
남부 시골마을 헬스톤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마거릿 헤일 가족은 갑작스럽게 목사를 관둔 아버지를 따라 엄마와 함께 북부의 상공업 도시 밀턴으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 따뜻하고 안정적이였던 헬스톤과는 전혀 상반된 느낌의 도시에 가족은 심리적 타격을 받지만, 마거릿은 그래도 밀턴 생활에 적응해보려고 합니다.
우연히 시내에서 도움을 받은 노동자인 히긴스, 그리고 그녀의 딸인 베스와 친구가 되는데요. 노동자와 허물없이 친해지는 그녀를 멀리서 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사업가 존 손턴이였습니다. 면화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마거릿의 아버지에게 개인교습을 받으면서 그녀의 집에 자주 들락날락하게 됩니다.
손턴은 처음에 예의있게 그녀를 대했지만, 공장에서 차갑고 냉정하게 노동자들을 대하던 손튼의 첫인상을 기억하는 그녀는 그에게 거리를 둡니다. 그녀의 무시하는 태도에 매번 상처를 받는 손턴.
하지만 처음부터 그녀에게 반했던 손턴은 결국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그를 오해하고 있던 마거릿은 매정하게 거절하고, 손턴은 수치심에 분노하며 돌아섭니다.
한편 공장 자본자와 노동계층의 갈등은 심해지는데요. 그로 인해 벌어진 파업에서 주동자인 히긴스를 도와주던 마거릿과 노동자층과 대립하고 있는 자본가인 손턴의 갈등은 점차 심화되고, 오해는 깊어집니다.
그러다 열악한 공장환경에서 일하다 폐병이 걸린 베시는 고통속에 죽게 되는데요. 아무 걱정없이 평화속에서 살다온 그녀는 이같은 비극적이고 절박한 상황에 놓인 그들의 민낯을 보고 점차 진취적인 북부의 여성으로 한층 변모해나갑니다.
척박한 환경속에서 강인해진 북부의 여인들 (스포O)
두 남녀주인공 외에도 남부와 북부를 구분지을 수 있는 인물이 있는데요. 안정적인 생활속에 살아온 가정주부인 마거릿의 어미니와 홀로 아들을 키워내며 꿋꿋히 버텨온 북부의 여인인 손턴의 어머니입니다.
북부에 이사온 첫날부터 마지막까지 적응하지 못하고, 시종일관 남편과 딸에게 의존하며 응석을 부리던 마거릿의 엄마는 결국 끝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고 마는데요.
하지만 반면 남편 없이 아들을 키워야 했고, 사업가로 혼자 힘들어 하며 속말을 못하는 아들을 묵묵히 지키는 손턴의 어머니는 아들처럼 차가워 보였는데요. 알고보면 그 누구보다 아들을 사랑하고 든든하게 지켜주는 강인한 여성상임을 알 수 있어요.
처음에는 자신의 아들을 냉정히 거절한 마거릿을 싫어했지만, 아들의 절실한 마음을 알고 추후에는 그녀와 이어주려고 서툴게나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찌 보면 마거릿 또한 자신의 어머니처럼 다소 전형적인 여성상을 지니고 있었는데요.
북부에 오면서 무력감에 빠진 부모를 대신하다보니 점차 강인해지고, 자신의 친구 베시의 죽음으로 새로운 여성상에 각성을 한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점차 손턴의 어머니처럼 점차 북부의 여인이 되어 가는 것 같아 인상깊었어요.
두 남녀 주인공 소개
드라마 속에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중심 스토리에서 크게 주요한 역할을 하는 캐릭터는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두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시대적 환경에서 점차 변해가는 감정선이 주요했던 것 같아서, 이 포스팅에서는 간단하게 두 인물만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마거릿 해일(다니엘라 덴비 애쉬)
남부 헬스톤에서 목회자 아버지 밑에서 평화롭게 살던 마거릿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성격을 지녔습니다. 하지만 북부로 오게 되면서 가장의 역할을 못하는 무능력한 아버지와 병약하고 나약한 어머니로 인해 모든 집안일을 결정하는 실질적인 가장으로서의 자주적인 여인으로 바뀌어 갑니다.
사실 그녀에게는 오빠가 있는데요. 과거 배에 올랐던 오빠가 선상 폭동의 주모자로 이해 해외로 도피할 수 밖에 없어, 현재는 만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다 이후에 차례로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서 더욱 상황이 안 좋아지게 되는데, 너무 안타까웠어요.
처음에는 오해로 인해 손턴을 차갑게 되하지만, 점차 그의 따뜻한 깊은 속마음을 깨닫고 뒤늦게 그에 대한 사랑에 깨닫게 됩니다. 자신과 계급이 다른 노동자인 히긴스와 베시에게 먼저 다가가 따뜻하게 말걸며 돕는 선한 마음을 지닌 정많은 인물이에요.
하지만 부유한 가문 출신 변호사 레녹스의 청혼을 거절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로 달려가는 진취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똑똑하고 용기있으며, 포용력이 넓은 모습은 남부와 북부의 장점을 고루 갖춘듯한 느낌인데요.
후반부에 자신의 삶과 배우자를 직접 선택하는 강단이는 모습에서 과거 시대에서 벗어난 새로운 여성상의 모습을 투영시킨 듯한 느낌의 인물입니다.
2. 존 손턴(리처드 아미티지)
손턴은 북부 공업도시인 밀튼에서 면직물 공장을 운영하는 젊은 사업가로 어릴 적 아버지를 일찍 세상을 떠나자 어린 여동생과 홀로 남은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가장 노릇을 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독하고 모질게 사업을 진행하면서 초반에는 노동자들과 많은 갈등을 겪는데요. 하지만 이후 마거릿의 영향으로 노동자들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려고 하며, 추후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손턴은 타고난 신분이 아니라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여 자수성가를 이루었기 때문에 어찌보면 격변하던 산업혁명의 시대에 새롭게 떠오른 새로운 신분세대를 연상케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며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고백했으나, 그런 자신을 차갑게 외면하는 그녀로 인해 매번 상처를 받고마는 마음 속은 여린 인물인데요. 표현을 못해서 그렇지 사실은 굉장히 따뜻하고 사랑에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에 더욱 여성팬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듯 해요.
특히 많은 이들을 이 작품으로 인도하게 만든 유명짤은 더욱 이 캐릭터를 매력남으로 만들었는데요. 부모를 모두 잃고 밀튼을 떠나게 된 마거릿의 기차를 바라보며, '가지마'라고 홀로 읖조리며 애절하게 쳐다보는 눈빛은 정말 명장면이라고 불릴만큼 인상깊었습니다.
섬세한 연출과 완성도 높은 스토리
<남과북>은 두 주인공의 연기력과 케미가 무척이나 훌륭했던 드라마였는데요.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히 담아내면서도 두 인물의 변화들을 섬세하게 녹여 더욱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엔딩의 경우 초반의 차가웠던 밀튼의 모습과는 대비되어 따뜻하고 아름답게 마무리되면서, 앞으로 두 사람의 밝은 미래가 그려지는 것 같아 굉장히 따뜻하고 기분좋은 기분이 들게 해주었습니다.
<남과북>은 비록 4부작밖에 되지 않는 짧은 분량을 가지고 있지만, 스토리나 연출의 밀도만은 꽉찼던 드라마였던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볼 곳이 마땅치 않아서 힘겹게 봤던 기억이 났는데요.
찾아보니 현재 왓챠에서 스트리밍 가능하더라구요. 혹시 고전미가 낭낭한 시대극을 좋아하신다면 BBC 명작 중 하나인 이 드라마를 꼭 한 번 보시기를 강력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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