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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명한 여류소설가로 유명한 제인 오스틴은 장편 기준 단 6편의 작품뿐이지만 현재까지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며 꾸준히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재탄생되어 나오고 있는데요. 제인 오스틴의 원작 소설과 함께 영화와 드라마 버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을 모두 차례대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제인 오스틴 소개

제인 오스틴(1775 - 1817)은 1775년 영국 햄프셔주 스티브 턴에서 교구 목사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 수많은 습작을 하였고, 열두 살 때부터 단편과 희곡을 쓰기 시작하여, 스무 살 무렵부터 장편소설 쓰기를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제인-오스틴-모습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맨스필드 파크>, <엠마>을 출판하였고, <샌디션 sandition>을 집필하던 중 건강이 악화되어, 미완인 상태로 42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작가 생활하던 중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어머니와 함께 여러 친척집을 전전하기도 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며, 친언니와 함께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하는데요. 사후에는 <노생거 수도원>,<설득>과 여러 단편과 미완성 원고를 합친 책도 출판되어, 총 6 작품만이 제인 오스틴의 장편소설로 남아있습니다.

 

 


1. 사랑과 우정(1971) | 레이디 수잔(2016년 영화)

사랑과-우정

 

초기에 쓰기 시작한 단편 <사랑과 우정>을 비롯하여 여럿 단편과 미완성작을 묶은 특별 에디션이 출간되었는데요. 그 단편들 중, <레이디 수잔>이 영화화가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남편을 잃은 아름다운 미망인 수잔이 주변의 온갖 추문을 견디며,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이야기입니다.

 

 

특이한 점은, 주인공 수잔은 단순히 착하기만 한 인물이 아니라는 점인데요. 본인의 미모와 뛰어난 언변을 이용하여 주변을 매혹시키고 유혹하는 모습을 유캐하게 그려냅니다. 

 

다소 스토리는 막장 느낌이 강하지만, 그래도 시대적으로 나오기 힘든 강인한 여성상의 캐릭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매력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더불어 이 작품이 초기에 쓰여진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제인 오스틴이 얼마나 재능있는 작가였음을 여실히 느낄 수가 있네요. 

 

 

 

2. 이성과 감성 & 센스 앤 센서빌리티(1811년 | 1995년 영화 | 2008년 드라마)

이성과-감성

 

우리나라에서 이성과 감성으로 번역된 <센스 앤 센서빌리티>입니다. 차분하고 이성적인 언니 엘리너와 즉흥적이고 감성이 풍부한 동생 마리앤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극단적으로 다른 성격의 두 자매가 삶을 어떻게 대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모습을 통해, 삶의 통찰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영화 버전은 엠마 톰슨, 케이트 윈슬렛, 앨런 릭먼, 휴 그랜트 등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이 참여했는데요. 영화 버전도 나쁜지 않았지만 역시 미국느낌이 많이 나서 조금 아쉬웠어요. 개인적으로는 TV시리즈 작품이 좀 더 원작의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의 특이점 중 하나는 두 자매가 중점적이고 각각의 매력이 제대로 느껴지는 반면, 남성캐릭터들은 하나같인 무능하거나, 우유부단하고, 매력이 없는 등 조금 별로라는 점입니다. 

 

 

 

3. 오만과 편견(1813년 |  2005년 영화 | 1995년 드라마)

오만과-편견

 

제인 오스틴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라고 하면, <오만과 편견>을 들 수 있는데요. 다아시 열풍을 일 정도로 제인 오스틴 작품 속 남자 캐릭터 중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캐릭터 성격도 뚜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인 오스틴의 오마주격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비슷한 설정이 많은데요.

 

 

TV시리즈와 영화 둘 다 만들어졌습니다. TV시리즈에는 무려 다아시가 콜린 퍼스입니다. 킹스맨으로 현재 엄청난 인기를 거느리고 계신분이죠. 그 분의 리즈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가장 다아시와 어울리는 찰떡캐스팅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반면 주인공인 엘리자베스는 오히려 영화가 더 좋았어요.

 

TV시리즈는 6부작으로 스토리를 꼼꼼히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영화는 정말 아름다운 영상미와 연출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비록 스토리는 생략된 부분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가장 좋았습니다. 책에서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많은 명대사를 남긴 작품으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4. 맨스필드 파크(1814년 | 1999년 영화 | 2007년 드라마)

맨스필드-파크

 

가장 인지도가 없는 작품이 아닐까 싶은 <맨스필드 파크>입니다. 씩씩하고 개성적인 주인공들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 주인공 패니는 굉장히 소극적이고 사건에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주변을 겉도는 듯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에요. 그래서 주인공으로써는 큰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데요.

 

작품 속에서는 이러한 수동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패니가 얹혀 살고 있는 친척들의 홀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도덕과 양식을 지켜나가고 나중에 빛을 발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마치 미운오리새끼를 연상케 하는 스토리인데요. 원래 이 작품은 처음에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다가, 20세기 중반부터는 재평가가 이루어져서,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습니다.

 

TV시리즈 주인공으로는 <닥터후2>의 히로인 '빌리 파이퍼'가 맡았는데요. 다소 강인해 보이는 이미지라 어울리진 않았어요. 오히려 영화 버전이 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외유내강형인 주인공 패니를 잘 표현하는 데는 둘 다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되네요. 개인적으로 좋은 캐스팅으로 리메이크작이 나왔음 하는 작품이에요.

 

 

 

5. 엠마(1815년 | 2020년 영화 | 2009년 드라마)

엠마

 

기존에 이미 TV드라마와 영화가 있었지만, 최근에 또 한 번 영화로 리메이크된 <엠마>입니다. 신작의 포스터를 보니, 명화느낌이 나는 것이 너무 예쁘더라구요. 기존 영화는 '기네스 펠트로'가 주인공이었지만 너무 할리우드화된 느낌이 나서 별로 보고싶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TV시리즈가 영국 특유의 느낌이 나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주인공 엠마는 제인 오스틴 캐릭터 중에 가장 발랄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요.

 

기본 줄거리는 주위 사람들을 엮어주는 커플매니저 역할을 자처 대책없이 사건을 일으키는 엠마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요. 전체적으로 굉장히 밝고 유쾌한 풍자극입니다. 최근 리메이크된 영화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최근에 만들어진 만큼 영상미가 좋을 것 같아서 굉장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6. 노생거 사원(1917년 | 2007년 영화)

노생거-사원

 

<노생거 사원>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 중 가장 '별종'으로 불릴 만큼 독특하고, 유일한 고딕소설(공포와 로맨스가 결합된 장르)인데요. 순진한 열일곱 살 소녀가 처음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 사회상을 풍자하는 내용입니다. 극의 진행이 주인공의 망상을 통해 펼쳐지기 때문에, 다른 작품보다 조금 음산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결국 그러한 망상으로 인해 사건이 벌어지고, 오해가 생기고, 이후에 진실이 밝혀지면서 주인공의 반성으로 끝이 나죠. 제인 오스틴의 여타 다른 작품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현명하고 똑똑한 편인데 반해, 노생거 사원의 주인공인 캐서린은 어리고 순진한 이유도 있지만 다소 어리석은 면모를 보입니다.

 

현재 드라마 버전은 없는 건지 따로 찾진 못했고, 2007년에 만들어진 영화 버전을 볼 수 있는데요. 여주인공으로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로그원:스타워즈 스토리>에 출연했던 펠리시티 존스의 풋풋한 모습과 더불어 <오만과 편견>을 모티브로 만든 <오스틴 랜드>의 멋진 남주 JJ필드를 볼 수 있습니다.

 

 

 

7. 설득(1918년 | 2007년 드라마)

설득

 

<설득>은 제인 오스틴이 마지막으로 남긴 소설로인데요. TV시리즈뿐만 아니라 책으로도 굉장히 재미있게 본 작품입니다. 마지막 작품이여서 그런지 좀 더 주인공의 내면 묘사가 섬세합니다. 소설의 줄거리는 어린 시절 주변의 말에 설득당해 청혼을 거절한 앤이 8년 뒤, 다시 거절했던 청혼자 앤트워스 대령을 만나며 벌어지는 사건과 그 속에서 느끼는 앤의 심리 변화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설득>은 1995년에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는데요. 굉장히 옛날 영화라 찾기가 어려워서 아직 보지 못했지만 다행히 드라마의 경우에는 BBC에서 특별 TV시리즈로 <노생거 사원>, <맨스필드 파크>와 함께 3부작으로 방영된 덕분에 볼 수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3작품 중에서는 <설득>이 가장 좋더라구요.

 

작품이나 연출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주인공 앤역을 맡은 '샐리 호킨스'는 개성적인 외모에 뛰어난 연기력으로 최근 <내사랑>, <셰이프 오브 워터>라는 작품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앤의 섬세한 성격과 미묘한 감정표현을 정말 잘 표현했다고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통해 완전히 팬이 되어버렸네요. 

 

 

 

8. 비커밍 제인(2007년 영화) | 제인 오스틴의 후회(2007년 드라마)

제인-오스틴-영화들

 

영화 <비커밍 제인>은 제인 오스틴의 젊은 시절 실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작품으로, 스물한 살 무렵 연애했던 톰 르프로이와의 만남과 이별을 다루고 있습니다. 처음 캐스팅 당시 제인 오스틴 역에 앤 해서웨이가 정해졌을 때, 너무 예쁜 배우가 되어 실제와 괴리감이 있다고 유족이 반대했었다고 하네요. 

 

도회적인 이미지의 미국인 배우이다 보니, 영국의 여류작가 역할로는 조금 어울리지 않아 보였지만, 막상 봐보면, 좋은 연기력으로 충분히 소화를 잘한 것 같아요. <비커밍 제인>을 보다 보면 <오만과 편견>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영화 속에서도 갑자기 영감을 받아 오만과 편견을 집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친언니가 안타까운 사고로 약혼자를 잃게 되면서, 두 자녀 모두 독신으로 살았는데요. 반면 그녀의 작품 속에서는 엘리자베스와 제인이 모두 결혼하는 결말을 보여줍니다.  비단 <오만과 편견>뿐 아니라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결혼으로 해피엔딩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인 이유가 바로 이러한 사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두 번째 작품인 <제인 오스틴의 후회>는 BBC 드라마로, 제인 오스틴의 중년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작가로 성공을 했지만, 그 당시 여성의 삶은 정말 초라했는데요. 그녀의 작품 속 곳곳에서도 느낄 수 있죠. 딸은 재산을 물려받을 수 없기에 무조건 결혼을 통해야만 했던 시대였어요.

 

BBC 드라마 기본적인 스토리는, 작가로서 성공했지만, 사랑을 떠나보낸 여성으로서의 제인 오스틴을 비추며, 조카인 파니의 연애를 조언하는 동시에 본인의 삶도 되돌아보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작가 제인 오스틴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여전히 사랑받는 고전 로맨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영국의 전통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반면 한편으로는 소수의 신분속 모습만 담겨있고, 연애와 결혼에만 집중되어 있어서, 개인의 작은 일상의 소우주만 표현하고 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당대 사회적인 모습이나 역사를 보편적으로 담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고 말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재까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다는 것은 시대적인 한계 속에서도 여성들의 진솔한 삶과 감정을 아주 섬세하게 담아낸 그녀의 필체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굉장히 적은 수의 작품이지만, 워낙 모든 작품들이 다 각각의 매력이 여실히 느껴질 만큼 좋았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도 드는데요.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전 미완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던 작품들이 만약 완성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면 어땠을지, 과연 무슨 내용일지 너무 궁금하기만 합니다.

 

분명 그 작품 또한 이렇게 다양한 매체로 재탄생되며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 싶네요. 아쉽게도 더 새로운 작품을 볼 길은 없지만, 다행히도 그녀의 작품들은 또 다시 새로운 시대에 맞춰 아름답게 재탄생되고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되네요. 이번에 새롭게 탄생할 <엠마>의 리메이크작은 과연 어떨지 기대하면서 글을 마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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