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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부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요. 평소 고전극을 좋아하는편이라, 특히 이번에는 고전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들 중 기억에 남는 영화들을 추려봤습니다. 원작이 소설일 경우 특히 유명할수록 원작을 얼마나 충실히 따라갔느냐에서 부터 글로써 표현된 섬세한 묘사와 감정들을 어떻게 연출했는냐가 항상 관전 포인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해외 고전소설 원작 영화 소개

간혹 너무 유명해서 수많은 리메이크가 이루어진 작품의 경우는 오히려 원작을 따라가기 보다는 새로운 시선의 각색으로 변화를 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잘못 각색했다가 대중의 혹평을 얻는 경우가 많으니 그만큼 각색하는 게 쉽진 않은데요. 

 

그러한 새로운 시도 덕분에 가끔을 원작을 뛰어넘는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소개 내용에는 영화 관련 스포가 담겨있으니 이 점 참고해주세요.

 


1. 비밀의 화원

비밀의-화원

1993 | 영국, 미국 | 104분
감독 : 아그네츠카 홀란드
출연 : 케이트 마벌리, 헤이든 프로우즈, 앤드류 노트

 

<비밀의 화원>은 오늘 소개해드리는 영화 중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인데요. 마치 명작극장을 떠올리게 만드는 데, 내용도 고전 명화의 정석같은 작품입니다. 지금처럼 화려한 연출을 가미하지 않고 정말 스토리를 차근차근 그대로 따라가는 맛이 있어서 오래된 고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정말 취향저격 당할 작품입니다.

 

내용은 갑작스럽게 고아가 된 메리가 친척이 살고 있는 영국 대저택에 오게되면서 시작되는데요. 넓다란 대저택에 홀로 있기 심심했던 소녀는 정원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친구도 사귀고 비밀의 화원도 발견하고, 오랫동안 무관심 속에 방치된 사촌도 만나게 됩니다.

 

 

소녀의 정성과 따뜻함으로 비밀의 화원은 꽃과 자연으로 몰라보게 달라지고, 사촌 콜린은 건강해져 아빠와 만나게 되고 대저택에 행복이 깃든다는 내용이에요. 

 

극적인 특정 사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녀가 우연히 숨겨진 비밀의 화원을 발견하고 점차 아름답게 가꾸는 모습을 보면서 괜시리 힐링되는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어둡기만 했던 저택이 소녀가 가꾼 정원 덕분에 밝고 행복해진 분위기에 괜시리 흐뭇해집니다.

 

 

 


2. 오만과 편견

오만과-편견-포스터

2006 | 영국 | 128분
감독 : 조 라이트
출연 : 키이라 나이틀리, 매튜 맥퍼딘, 로자먼드 파이크, 캐리 멀리건

 

<오만과 편견>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인데요. 활발하고 똑똑한 평범한 집 딸 둘째 제인과 차갑고 무뚝뚝한 돈많은 귀족 다아시의 오해와 사랑을 그린 이야기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여러 곳에 클리셰로 많이 사용되는 작품인데요.

 

차가운 남주와 발랄한 여주 케미는 거의 현재 로코의 정석이라고 볼수 있을만큼 많이 쓰이는 조합이죠. 원작이 너무 인기가 좋았던 덕분에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버전으로도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드라마 버전의 다아시가 무려 콜린 퍼스라고 하는데요. 엄청난 인기 덕분에 BBC 게시판 폭파범이라는 칭호를 얻었죠.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은 영국사람들도 엄청 애정하는터라 그녀의 대부분 작품은 BBC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졌는데요. 대부분의 작품들이 다 좋지만, 특히 <오만과 편견>의 인기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드라마 버전과 달리 솔직히 영화 버전은 보기 전부터 다아시 캐스팅에 살짝 실망했어요.

 

엘리자베스 역에 키이라 나이틀리는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다아시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하지만 실망했던 첫인상과 달리 영화를 보다 보면 다아시 그 자체구나 하는 감탄과 몰입을 하게 됩니다. 특히 다아시 집에 가서 엘리자베스가 반해버리는 표정이 거의 제 표정과 똑같았어요. 

 

 

많은 스타들을 탄생시킨 영화버전

오만관-편견-자매들

 

주인공 역을 맡은 키이라 나이틀리와 매튜 맥퍼틴뿐만 아니라 엘리자베스의 자매들은 맡은 배우들도 지금 보면 엄청난 배우들인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물론 당시에는 무명 시절이였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마어마한 캐스팅인 것 같아요. 감독이 선경지명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 말이죠. 

 

특히 첫째 제인 역에 로자먼드 파이크는 너무 이뻐서 진짜 제인하고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넷째를 연기한 캐리 멀리건의 경우 당시에는 그렇게 존재감이 크지 않은 역이였는데, 이후 영화들부터 주연자리를 꽤 차더니 현재는 완전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죠. 당시만 해도 이렇게 다른 이미지로 변신될 거라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더불어 그 외에 조연들도 아주 쟁쟁한 배우들도 꾸려져서 당시 영화를 볼 땐 몰랐는데, 다시 보면서 감탄하면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아니 왜 이 배우가 여기서 나와. 하면서 말이죠. 특히 앞서 말했든 키리아 나이틀리의 엘리자베스 찰떡 연기가 너무 좋아서 더욱 영화에 몰입된 듯 합니다.

 

 

솔직히 드라마 버전은 크게 실망했거든요. 더불어 전형적인 로맨스 영화인데도 가볍지 않고, 원작의 고전미를 고급지고 세련되게 충분히 살려서 좋았어요. 마치 소설을 장면으로 바로 전환시킨 듯한 감동이 물씬 느껴졌거든요. 거기다 압도적인 경관의 영국 풍경들도 눈을 매우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의 복합적이고 점차 변화해가는 감정 변화도 굉장히 섬세하게 잘 살린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굉장히 애정하는 작품인데요. 이후 다른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이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어째 이 작품만큼 확 와 닿는 것은 없더라구요. 당분간은 <오만과 편견> 리메이크작이 나와도 이 작품을 넘어서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제인 에어

제인에어-포스터

2011 | 영국 | 115분
감독 : 캐리 후쿠나가
출연 : 미아 와시코브스카, 마이클 패스벤더, 제이미 벨, 주디 덴치

 

<제인 에어>는 샬롯 브론테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요. 이 작품은 서스펜스적인 요소가 살짝 가미되어 굉장히 긴장감을 주는 듯한 요소가 담겨서 그런지 리메이크작으로 많이 만들어진 작품이에요. 

 

귀족 간의 로맨스에 머물렀던 제인 오스틴의 작품과 달리 이 작품은 고아에서 시작해 거친 환경에서 스스로를 지켜온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요. 고모의 학대는 힘겹게 견디다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된 제인. 그곳에서 만난 저택의 주인 로체스터 백작과 사랑에 빠집니다.

 

사랑에 빠진 연인은 순식간에 영원을 약속하게 되지만 갑자기 예상치 못한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게 되면서 제인은 혼란에 빠지고 맙니다.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사랑까지도 소신있게 선택하는 제인을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선택에 완전히 공감이 되진 않지만, 주체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모습이 굉장히 감명깊었던 작품입니다. 

 

 

 


4. 폭풍의 언덕

폭풍의-언덕-포스터

2011 | 영국 | 129분
감독 : 안드리아 아놀드
출연 : 카야 스코델라리오, 제임스 호손

 

<폭풍의 언덕>은 샬롯 브론테의 동생 에밀리 브론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요. 언니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른 작품으로 해피엔딩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비극을 담고 있어요. 고아로 캐시의 집에 오게된 히스클리프는 캐시의 오빠 힌들리의 학대와 캐시의 배신으로 복수를 다짐하며 집을 나가버립니다. 나중에서야 이것은 모두 오해였다는 것이 밝혀지죠. 

 

그것을 모른 채 떠난 히스클리프는 부자가 되어 돌아와 복수에 성공하고, 캐시의 마음을 되돌리려 하지만 실패하고 결국 비극을 겪게 됩니다. 이 작품은 1992년에 이미 완성도 높은 리메이크작으로 나왔었는데요. 원작 스토리에 충실히 맞춰 연출되어 내용을 이해하는 데 좋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2011년작이 더 좋더라구요.

 

 

전작과 다르게 남주 히스클리프역에 흑인 배우를 파격 캐스팅했는데요. 하지만 파격캐스팅이라기에는 원작에서 은연중 히스클리프가 흑인일 것 같은 묘사가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원작에 더 맞는 캐스팅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야기 서사보다 배경지인 영국 요크셔의 황량한 들판과 바람이라는 요소를 극대화시킨 연출이 굉장히 매력적이였어요.

 

느낌과 분위기에만 몰빵한 듯한 연출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물론 서사가 다 짤리고 히스클리프와 캐시의 관계만 집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작품인데요. 저처럼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혹 빠지시는 분들만 조심스레 추천드려 봅니다. 

 

 

 


5. 작은 아씨들

작은-아씨들-포스터

2019 | 미국 | 135분
감독 : 그레타 거윅
출연 : 시얼샤 로넌, 엠마 왓슨, 플로렌스 퓨, 엘리자 스캔런, 티모시 샬라메

 

<작은 아씨들>은 미국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요. 미국에서도 엄청 사랑받는 고전으로 무려 6번이나 영화화된 유명한 작품입니다. 모든 리메이크작을 보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위노나 라이더가 주연으로 나오는 1994년작을 가장 좋아합니다.

 

일찍이 만들어진다는 소문을 듣고 캐스팅되는 과정까지도 설레면서 기다렸던 영화인데요. 한편으로는 과연 클래식하게 잘 만들어질 수 있을까란 우려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보고 나니 엄청난 고증을 통한 아름다운 연출과 섬세한 감정선, 거기다 현대적인 재해석 결말까지 추가하면서 정말이지 너무 멋진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버전이 되어버렸네요. 이야기는 1861년 발발한 미국 남북전쟁에 참가한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이 된 어머니와 각기 매력이 다른 네 자매의 성장이야기인데요. 우연히 이웃집 소년 로리를 만난 네 자매는 우정과 사랑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성격도 취향도 다 다른 네 자매의 삶을 보여주면서, 당시의 여성들에게 부여된 굴레를 느낄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그러한 한계를 뛰어넘으려 노력하는 모습에 괜시리 뭉클해지고 따뜻해져요.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자매애에 한층 감동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현대적인 감성과 더불어 아름다운 장면이 가득해 눈이 참 즐거워져서, 보고 나면 무척 행복해집니다. 따뜻한 겨울 감성을 느껴보고 싶은신 분들께 완전 강추드립니다.

 

이렇게 5편의 해외 고전소설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을 소개해드렸는데요. 클래식한 감성에 고전미가 살아있는 작품들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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