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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TV보다는 OTT플랫폼을 통해 한 작품을 쭉 정주행하는 것이 많이 익숙해졌는데요. 덕분에 해외작품도 많이 접하다 보니 요새는 오히려 국내 드라마보다는 미드나 중드같은 해외 드라마를 더 많이 보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한동안 등한시했던 한드를 오랜만에 봤는데요. 안 본 사이 생각보다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오랜만에 한드만 쭉 정주행하면서 빠져 살았네요.
2020년 상반기 드라마 5편 소개
이미 완결된 작품이라 다시보기로 한 번에 흐름을 끊기지 않고 볼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게 본 것 같습니다. 정리해보니, 올해 상반기에 모두 방영된 작품이더라구요.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들 소개해봅니다. 심심할 때 한 번에 몰아서 보기 정말 좋을만큼 몰입도가 높은 작품이 많았어요.
1. 스토브리그
이 작품은 처음에 보게 될 줄 몰랐어요. 야구의 '야'자도 모를만큼 문외한인데다가 별로 관심도 없었고, 스포츠 관련 작품이라는게 자칫 유치할 수도 있는 억지감동 모드의 정형적인 형식을 많이 봐 와서 그다지 땡기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시청률이 낮은 시대에, 공중파에서 높은 시청률로 흥행을 했었다는 점에 갑자기 호기심이 생겨 보기 시작했는데요. 초반부터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게 빠져들었어요. 역시 인기가 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나봅니다.
2019 - 2020 | SBS | 16부작
출연 : 남궁민, 박은빈, 오정세, 조병규
정형적인 스포츠 관련 작품과는 전혀 다른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고, 극적인 승리나 선수들과의 끈끈한 단결 뭐 이런 흔한 소재는 있지 않아 너무 신선했어요. 스토브리그라는 뜻은 프로 야구의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는데요. 제목처럼 그 기간에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스토리에요.
트레이드나, 계약갱신, 해외선수영입 등 야구를 전혀 모르는데도, 이해가 잘 되고 정말 흥미롭게 봤어요. 정말 초반은 순식간에 보게 되더라구요. 무엇보다 흔히 있을 법한 러브라인이 없이 담백한 주연캐릭터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묵묵히 본인의 일을 논리적으로 처리하는 모습이 전혀 과함이 없어서 더욱 현실적으로 와닿았달까요. 야구팬들에게는 익숙한 내용이겠지만, 문외한인 저에게는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나올 수 없는 소재로 완성도 높게 마무리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2.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드라마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은 우연히 찾게된 작품인데요. 포스터를 봤을 때 굉장히 신비롭고 무거운 분위기가 흘러서 소재가 다소 어두울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예상대로였습니다.
사실 타임머신이라는 소재는 이제 너무 흔해지고, 쉽게 많이 사용되다보니, 기대보다 스토리라인에 빈틈이 많은 작품이 많아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생각되요. 그래서 왠만큼 잘만든 작품이 아니면 잘 안 보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타임머신 소재에는 꼭 나오는 단서가 붙는데요. 이 작품은 1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2020 | MBC | 24부작
출연 : 이준혁, 남지현, 김지수, 양동근
하지만 이 작품이 조금 흥미로웠던 것은, 한정된 인원이 같이 1년 전을 돌아가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지만, 1명씩 죽게되면서 이야기의 방향성이 달라지는 데서 오는 것 같아요. 서바이벌 생존게임같이 죽음을 막기 위해 노력하면서 긴박해지는 스토리에 초반에는 정말 순식간에 보게 되더라구요.
스토리가 생각보다 짜임새가 있고, 각 인물들이 개성있고, 다양한 사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알고보니 '리피트'라는 일본 소설이 원작이더라구요.
어쩐지 조금 잔인한 미스테리같은 것이 일본스러운 느낌이 들긴했는데,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에서도 드라마화되었는데 국내 작품과는 결말이나 약간의 스토리가 다르다고 해요.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언제 시간이 나면 봐 보고 싶습니다.
실제 원작의 내용은 국내 드라마 중반까지만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후반부는 제작진이 따로 덧붙인 스토리라고 하네요. 굉장히 심열을 기울여 후반부 스토리를 구성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러 반전이 후반부에 등장하는데요. 왜인지 저는 조금 억지스럽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 부분이 있었어요.
빠르게 몰입되었던 초반과는 달리 후반부는 조금 늘어지는 것 같아 조금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마지막은 산으로 가지 않고 잘 마무리된 것 같아요. 이런 형식의 드라마는 아무래도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어서, 흥행한 작품은 아니지만, 원낙 스토리가 탄탄하고 매력적이기 때문에 마니아층을 형성한 것 같습니다. 그 덕인지 감독판을 요청하는 글이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3. 슬기로운 의사생활
<슬기로운 응답하라>는 올해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입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든 제작진의 신작으로, 감빵생활에 이어 의사생활 버전이 나왔는데요. 이전 응답하라 시리즈와 동일하게 친구들의 끈끈한 우정과 그들관의 사랑 이야기를 병원이라는 무대로 바꿔놓은 것 같아요.
2020 | tvN | 12부작 | 시즌1 종료 / 시즌2 예정
출연 :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
제작 단계에서부터 시즌2를 염두해두고 만든 작품이라 시즌1 편수는 다소 짧아요. 그 대신 방영타임은 조금 길어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네요. 파격적인 반전이나 긴박함, 영상미 넘치는 로맨스가 등장하진 않지만, 특유의 감성과 잔잔한 사람사는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 전혀 지루함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이 취향이라 정말 아껴가며 봤습니다. 끝나자마자 얼른 시즌2가 보고싶어서 어떻게 기다려야 하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흔히 보던 병원관련 드라마와는 달리 정말 그곳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좀 더 현실적인 부분이 가득한 드라마입니다. 개별적으로 포스팅을 할 정도로 정말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시즌2도 얼른 보고 싶습니다.
4. 쌍갑포차
드라마 <쌍갑포차>는 우연히 지인의 추천으로 웹툰으로 먼저 접한 작품인데요. 웹툰을 워낙 재미있게 봐서 드라마화가 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기대와 동시에 조금 우려가 되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괜찮더라구요.
원작의 경우 음식에 담긴 사연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끝나는 단편적인 구조로 계속 반복적으로 나아가는 방식이라면, 드라마 버전은 아무래도 결말을 내야하기 때문인지 소재와 컨셉만 동일할 뿐 스토리를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20 | JTBC | 12부작
출연 : 황정음, 육성재, 최원영
일단 주인공인 월주의 이야기가 기본 구성으로 들어가고 완결까지 이어나가기 때문이죠. 그리고 웹툰에는 없던 캐릭터가 추가되면서 굉장히 통통튀는 매력적인 등장인물들 덕분에 좀 더 에너지가 느껴지는데요.
포차를 운영하는 월주와 귀반장 그리고 본인의 특수체질때문에 우연히 알바를 하게 된 한강배와 그런 특수체질이 먹히지 않는 유일한 여성이자 경호원 강여린, 그리고 염라국의 염라대왕과 염라부장까지. 정말 캐릭터 하나하나 너무 개성적인 점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포차에서 매번 다른 음식을 판다는 점에서 한때 흥행한 일본의 '심야식당'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심야식당같은 경우, 국내에서도 리메이크가 되었지만, 흥행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것 같아요. 저는 원작인 만화도 봤는데요. 다양한 스토리가 재미있었지만, 아무래도 일본 작품이다보니 일본적인 문화가 담긴 편에는 정서적으로 조금 와닿지 않는 부분도 많더라구요.
하지만 이 작품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포차에서 진행된다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익숙한 장소에서 사연이 담기니 좀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어요.
초반까지만 굉장히 신선하고 무엇보다 신과 전생에 대한 구성들이 흥미롭고, 인물들의 연기도 과하지 않아서 좋았는데, 후반부에 너무 신파로 가는 점이 너무 정형적인 느낌이 들어서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어요. 하지만 그래도 결말이 밝고 깔끔하게 끝나서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역시 처음만큼이나 끝은 중요한 것 같아요.
드라마는 12부작으로 다소 다른 드라마보다는 짧습니다. 그러새 후반부로 넘어갈쯤, 어느새 정든 포차 주인공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생각하니 아쉽더라구요.
처음에는 주인공들의 사연으로 끝이 났지만, 충분히 다른 이들의 사연들로도 내용을 연장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말이죠. 부디 새로운 구성을 통해 시즌2가 나오면 정말 좋겠네요. 물론 그럴려면 또 새로운 미션이나 내용이 추가가 되어야겠지만 말이죠.
5.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원래 가족관련 드라마는 잘 안보는데 말이죠. 자꾸 유튜브에 짤로 돌아다녀서 눈에 밣히더란 말입니다. 뭔가 묘하게 그동안의 가족드라마와는 다른 내용도 있는 것 같아 호기심에 중반부터 보게되었는데, 순식간에 밀린편을 보고 다음 회차를 기다리게 되어버렸어요.
2020 | tvN | 16부작
출연 : 한예리, 추자현, 신재하, 정진영, 원미경
가족관련 드라마는 그 동안 주말극이나 일일드라마에서 막장스러운 스토리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드라마는 막장스러우면서도 조금 달랐던 것 같아요. 물론 드라마처럼 가족구성원이 동일하진 않지만, 왠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참고 견디지만 정작 남보다도 아는 것이 없다는 점을 핵심적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기에 다시 서로를 보듬어 가는 모습을 다룬 드라마인데요. 이 드라마의 핵심은 바로 캐스팅에 있지 않나 생각될 정도로 배우들의 엄청난 연기력 덕분에 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었어요.
드라마는 가족이라도 말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고, 그로 인해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원치 않게 사랑하는 이에게 가장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관계에 대한 부분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작품이였습니다.
이렇게 2020년 상반기 드라마 중 재미있게 본 5편을 모두 소개해보았는데요. 올 한해 가기 전 하반기에는 또 어떤 재미난 작품이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 혹시 아직 안 보신 작품 중 끌리는 드라마가 있으시다면 선선한 가을에 쭉 정주행해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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