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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재미있게 보고 시즌2를 기다리면서, 이전에 봤던 드라마가 생각이 나서 다시 정주행하게 되었는데요. 다시 봐도 재미있더라구요. 바로 또 다른 의학 드라마인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작품입니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 소개

평소 의학이나 수사물 장르를 좋아하다보니, 대부분 꼭 챙겨보는 편인데요.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기존의 긴박하고 빠른 흐름으로 흘러가는 의학드라마와는 달리 좀 더 서정적이고 잔잔한 분위기를 가진 이색적인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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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그대에게

방영 : 2018
채널 : tvN
회차 : 16부작
출연 : 이유비, 이준혁, 장동윤

 

의학드라마에 시라니. 다소 안 어울려 보이는 조합의 제목에 처음에는 어떤 내용일지 상상이 가지 않았는데요. 의외로 적절하게 잘 조화되어 생각보다 재미있게 보았고 여운도 있어서 지금은 가끔씩 챙겨보는 최애 드라마가 되었죠.

 

 

 

다소 낯선 용어 코메디컬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독특하게도 병원을 무대로 하지만 주인공이나 주변인물들로 의사가 나오지 않는데요. 그 이유는 재활치료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인공들의 직업은 물리치료사와 방사선사로 나오는데요. 이 분들도 병원에서 환자를 돕는 의료종사자이긴 하지만 긴급하게 바로 치료를 해야 하는 최전선 위치에 놓인게 아니라, 치료 이후에 재활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극의 분위기는 한결 여유롭고 평온하게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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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코메디컬 스태프(comedical staff)란, 병원직원가운데 진료보조부문의 직원총칭을 지칭하는 말로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약제사, 그밖의 의료기술자를 가리킵니다. 추가적으로 의사는 메디컬 스태프, 간호사는 너싱 스태프로 불립니다.

 

 

 

시를 사랑하는 계약직 물리치료사 여주인공

주인공은 물리치료사 우보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요. 성실하고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도 따뜻해 친절직원으로 뽑히기도 하지만, 매번 계약직이라는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고 마는데요. 조금이라도 더 돈을 적게 쓰려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다시 또 계약직을 뽑는 의료계의 현실이 비단 다른 직종의 현실과 다를바가 없어 씁쓸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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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계약직이지만 그래도 매번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직업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는데요. 사실 우보영이라는 인물은 과거 형편으로 인하여 국어국문과를 포기하게 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읽으며 위로를 받는 인물입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좋은 시를 주변에 소개하면서, 점차 병원을 따뜻한 시들로 물들여 가는 역할을 하기도 하죠. 물론 다 좋아했던 건 아니였죠.

 

 

 

짝사랑하던 남자가 동기로

과거 그녀가 대학시절 짝사랑했던 신민호는 그녀의 시 선물을 극도로 싫어하며, 매몰차게 고백을 거절하기도 했는데요. 그랬던 그가 실습생으로 병원에 들어오게 되면서 시끌법적한 병원생활이 시작됩니다. 신민호는 자신을 좋아하지 말라며, 오로지 놀고 여자친구를 만들 생각에만 빠져 있는 인물인데요. 의사집안에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는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온 덕에 남에게는 다소 무심하고 굉장히 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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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물리치료사도 아버지의 강요로 하게 된것이며, 언젠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임시적으로 들어온 것이죠. 하지만 점차 일을 하면서 물리치료사에 대한 일의 무게와 책임감 더불어 사명감을 조금씩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과거 답답해서 싫어했던 그녀의 따뜻한 마음을 깨닫게 되며, 점차 그녀를 좋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다른 이를 좋아하고 있었죠.

 

 

 

차갑고 냉정한 실력파 예샘 등장

그러던 어느 날 전 병원에서 여자친구와 병원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받고 마음을 굳게 닫아버린 물리치료사 예재욱이 들어오게 되는데요. 차갑고 냉정하게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매번 "제가 충고 하나 할까요?"를 서두로 팩트폭격을 날리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물리치료사로 능력이 뛰어나며 직업에 대한 의식도 투철해서 모두가 인정하는 프로로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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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람들에게 마음을 닫고 있던 그에게 갑자기 전혀 다른 성격의 발랄하고 귀여운 그녀가 다가옵니다. 바로 마음씨 따뜻하고 성실한 우보영이 그 주인공인데요. 착한 마음씨를 미리 알아본 그는 자신도 모르게 점차 그녀에게 잘해주고 챙기게 되는데요. 그러나 자꾸 마음이 갈수록 이전에 상처때문에 냉정히 벽을 치게 되지만, 결국 자꾸만 그녀에게 마음이 가게되고, 결국 용기를 내어 그녀의 마음을 받아들입니다.

 

 

 

삼삼하고 따뜻한 코메디컬 드라마

기존의 스펙타클하거나 긴박한 의학드라마를 생각하고 본다면, 다소 이 드라마는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 흔한 막장도 없고, 엄청난 다툼과 음모도 없는 착한 로맨스 드라마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드라마가 좋았던 이유는 뻔하지 않은 소재가 적절히 잘 조화되어 신선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우선적으로는 병원을 무대로 하고 있지만, 주인공이 의사가 아니라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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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재활치료나 물리치료사에 대한 부분을 새롭게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 재활도 큰 부상 이후에는 꼭 해야하는 중요한 치료인데도 불구하고 스토리적으로는 별 매력으로 생각되지 않았던 분야였죠.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면서 결국은 소재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다루고 소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시를 감성적으로 잘 활용한 연출

그것을 느끼게 해 주었던 것이 바로 시였죠. 어찌보면 조금은 천천히 꾸준히 해나가는 재활과 천천히 음미하면 읽어야 하는 시는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볼 때도 느꼈지만 의사나 병원도 결국은 직업이며 직장이기 때문에, 그곳을 다니는 분들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와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걸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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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서 좋았던 점도 있고 힘든 점, 창피한 점도 느끼며 더불어 동료와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그러다가도 동료애를 느끼기도 하고 또한 운명처럼 사랑을 하게 되고 그렇게 행복한 연애를 하기도 합니다. 가끔 힘들때는 음악이든 그림이든 시든 자신에게 맞는 것으로 위로받으며 힘겨운 일상을 버터낸 다는 점에서 공감이 많이 되더라구요.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던 로맨스

극적인 전개와 반전은 없지만 좋은 남주와 여주가 천천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의 상처를 시를 주고받으며 위로하며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드라마긴 하지만 참 아름답다고 느껴졌어요. 더불어 장면마다 상황에 어울리는 시들을 등장인물들이 읊어줄 때 이전에는 잘 읽어보지 않았던 시들을 새삼 느끼게 되더라구요. 보는 내내 힐링하는 기분이 들던 드라마였어요. 적절히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웃긴 에피소드들이 굉장히 코믹해서 잔잔하지만결코 지루하지게 느껴지지는 않아서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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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의학드라마도 재미있지만 가끔은 이렇게 이색적인 소재의 드라마도 참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혹시 그동안 봐오던 의학드라마가 아니라 조금 더 색다른 장르의 작품을 보고 싶으시다면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 한 번 봐보시기를 조심스레 추천드려봅니다.